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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가는 시댁..답답한 친정..(깁니다)
이제 만삭의 임산부입니다.
너무 답답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시댁.. 외동아들인 남편과 결혼했습니다. 시댁에는 돈으로만 치자면 정말 어려운 집안입니다.
시아버지 시어머니 아직 일하십니다. (나이는 60대 중후반)
큰 돈 못 버시지만 외아들네 짐되기 싫어, 근근히 버시면서 사십니다.(한달 추측 한 5,60만원 버심 두분이서)
용돈요? 많이 못드려요 한달 20만원. 그리고 보험료 내드리는 정도.
그래도 항상 저희 부부에게 고마와 하시고 미안해 하세요.
많이 못 베풀어 준다고..저는 외며느리로 더 도움이 되지도 못해서
항상 송구스런 맘입니다. 그렇다고 크게 살갑게 해 드리지도 못해요. 제 성격상..
친정.. 몇년전 친정 아버지가 암 발병 이후 가세가 많이 기울었습니다.
언니, 저, 남동생 그렇게 삼남매예요. 친정 아버지 어머니 모두 60대 중반..
암 발병 하시기 전엔 아버지 직장에서 나름 최고(?)의 자리에 계셨고, 어머니 역시
그 와이프로서 우아(?)한 생활을 영위하고 계셨지요.
그런데 암 발병 이후 아버지는 명예퇴직을 하게 되셨고, 그나마 연금 생활이 가능하긴 했지만
현직에 계실 때보다 형편이 많이 기울었지요. 치료비도 그렇고..(현재 서울로 정기적으로 다니고 계십니다)
근데 최근 아버지 병세가 좀 악화되었습니다.
근데 새로 시작하게 될 치료비값이 한달에 1400만원이래요. 1400원도 아니고 1400만원..
정말 불효여식 입니다만, 듣는 순간 눈앞이 캄캄했어요.
친정 엄마는 그 새로 시작하는 치료약에 완전 희망을 쏟고 계시지만,
그 치료약이 100% 효과 있다는 보장은 없거든요.
아직 국내에 임상시험 중인 약이고..
그런데 이 약을 안 먹게 되면 죽음을 선택하는 것처럼 철썩같이 믿고 계세요.
즉, 원래 치료하던 약(이것도 싼 약은 아닙니다.. 한달 치료비 70만원 가량 들어갔었어요)으로 어떻게 해보자 다시 자식으로서 제안해볼 여지가 없어요. 새로운 약은 무조건 효과가 있을 것이고, 친정 아빠를 살리는 길이라고 친정엄마는 믿고 계세요.
문제는 역시.. 돈입니다.
이미 병원에서 엄마가 99% 그 약을 먹기로 결정은 하셨고, 우리 삼남매에게 통보를 하셨는데,
어떻게 하실지 대책도 없는 상태에서 결정하고 통보하니 진짜 죽을 맛입니다..
자식들이 "당연히" 어떻게 마련해 줄 거라 믿고 계신 것 같아요.
정말 엄마 아빠 앞에서는 못드리는 말씀이지만.. 자식이 무슨 화수분인가요..ㅠ
당장 그 약 보증금 500만원은 내야 한다는데, 말씀만 던져 놓으시고 우리 반응 살피시고..
아 마음 갑갑해집니다..
언니랑 저는 전문직입니다만, 언니나 나나 양가 도움없이 서울서 결혼생활 시작하면서
집 밑으로 들어가는 대출금 갚느라 정신없고.. 또 언니는 이제 조카가 갓 돌 되려하고.. 저도 다음달이면
아가 태어나고.. 언니는 그나마 직장 복귀했습니다만 전 아예 직장 그만둔 상태거든요. 남편 혼자 벌고 아가 태어나면 그거 먹고살 걱정에도 마음이 답답해지는데..
언니나 저나 친정에서 육아 문제 도움은 커녕 큰 도움 안받고 스스로 다 알아서 하는 타입이거든요.(오해 마세요 친정에서 육아나 금전적으로 도움 받는 거 당연하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요즘 많더라구요.) 대학 학비도 각자 일해서 다 갚고, 결혼도 집에 손 하나 안벌리고 둘이 알아서 갔습니다..
항상 검소하고 겸손한 시댁과 어쩔 수 없는 문제지만, 자식된 도리로 정말 마음 답답하게 하는 친정.. 진짜 맘이 안 갑니다. 저 첫애 출산인데 친정 엄마는 관심도 없어요. 어쩔 수 없지만..
이제 출산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답답한 마음에 주저리주저리 적었습니다.
임산부 넋두리려니 생각하시고 너무 매몰찬 댓글은 달지 말아주세요 부탁드립니다..
1. 행복
'10.1.14 12:05 AM (59.9.xxx.55)뱃속의 아가 생각해서 넘 걱정 많이 하지마세요.
사람 사는일 다그런게 어짜피 산사람은 살게되있답니다.
아줘 걱정을 안할수는 없지만 머리싸매고 고민한다고 크게 달라질꺼없구요.
힘들게 사시는 시댁어르신들이시지만 아직 건강하시다면 그나마 다행인거구요.
암투병중이신 친정아버지도 아직은 친정어머니 곁에 계셔주시니 것두 다행이라 생각하셔요.
(결혼전 친정아버지 암으로 돌아가셨고.. 시아버지는 남편 고등학교다닐때 암으로 돌아가셨어요)
앞으로 태어날 아가는 님 가족에게 행복을 가져다줄꺼에요.....2. 에효
'10.1.14 12:20 AM (210.123.xxx.148)140만원도 아니고 1400만원이나 되는 치료비를 상의도 없이
결정하시다니... 아버님을 완쾌시켜드리고 싶은 심정은 이해하나
저리 큰돈을 내야하는 자식들 부담도 생각하셔서 먼저 의논을
하셨으면 좋았을듯 싶습니다.
님마음 충분히 이해합니다.
부모님 병환에 치료비걱정하는거 불효라 자책하실수 있지만
그러지 마세요. 저리 큰돈이라면 친정어머니께 좀 야속한 마음도
충분히 생기실수 있을듯 싶어요.
게다가 임산부이신데 ..ㅌㄷㅌㄷ
정 어려우시다면 사정을 솔직히 얘기해보세요.3. ..
'10.1.14 12:28 AM (61.255.xxx.149)1400만원 치료비를 한두달도 아니고 계속 댈수있는 집이
몇이나 될른지요,
원글님은 출산도 얼마 안남으셨다는데 되도록이면 치료비이야기는
먼저 어머니께 하시지말고, 이야기하셔도 어렵다 말씀 드리세요,
지금 하시는 치료로 계속 하시면 되는거지, 아직 효과입증도 안된 상태의 약을
어떻게 저리 큰돈을 들여서 계속 할수 있겠어요,
한달에 몇천만원씩 벌면 몰라도요,,,,
힘드시겠네요,,,, 마음도 계속 불편하실거구요,
기운내시고, 언니와도 잘 상의해보세요,,,,4. 토닥토가
'10.1.14 12:28 AM (87.217.xxx.98)만삭의 임산부이신데 이런 스트레스를 견디셔야 한다니,,,
친정어머니께 사정을 솔직히 얘기하세요.
확실치도 않은 약효과 대비 지나친 금액이네요.
이기적인 말이지만 내가 살아야 우주도 존재하는 거쟎아요.
원글님 가정부터 지키세요.5. .......
'10.1.14 1:33 AM (58.140.xxx.177)그 약 먹은 분 계시는데.. 11월 말에 돌아가셨어요.
암은 상태가 어느정도 진행되었다면 완치는 불가능으로 보여져요.6. 못하겠다하세요
'10.1.14 2:29 AM (118.35.xxx.120)못하겠다 하세요. 제 친구엄마가 그랬어요. 암이고 정말이지 곧 죽을만한 상황인데도 생명의 끈을 놓지 아니하고 식구들 괴롭혔어요. 자식이랑 남편도 할만큼 다했고,그냥 남은 인생 편안하게 살다 가길 바랐는데 만나는 친구들 마다 붙잡고 남편이고 자식이고 다 필요 없다고 외고 다녔죠. 암투병 중인 친구얘기만 듣고 그 자식들 못쓰겠다고 엄마 친구들이 쓴소리 할때마다 속에 천불이 났다더만요. 한번 크게 천사백이면 마지막 도리로써 해볼만 한데 한달에 천사백 이라니요. 만약에 그 약 먹고 낫는다 하더라고 도움주지 마세요. 제 아는 언니네가 아버지가 한전 지점장 할 정도로 사회적인 지위가 좀 있으신 분이었는데 췌장암 통보 받으니까 의사 왈 "돈이 좀 있으시니까 이것저것 암에 좋다고 개떼처럼 달려들 것이다. 현대 의학으로는 가망 없는 상태니 절대 쓸데 없이 돈쓰지 말라" 고 신신당부하더라고요. 돈냄새를 맡고 정말 구름떼 같이 약장사들이 모여들더랍니다 물론 한달도 안되어 돌아가셨고요... 결론은 절대 지원해주지 마시라고요.
7. ....
'10.1.14 10:04 AM (211.194.xxx.188)"항암제로 살해 당하다" 이 책 읽어 보세요 도움이 많이 되실거예요
8. 살길은..
'10.1.14 10:18 AM (115.23.xxx.39)님의 솔직한 경제상황 이야기.
최선을 다해서 얼마 드릴 수 있습니다. 요기까지.
말이 길어지면 어머님 입장에선 변병으로 들리게 됩니다.
나중에 아버지 돌아가시면 어머니 돌아가실 때 까지 평생 원망 듣습니다.
제가 장본인 입니다.
전 님과 반대로 시댁쪽... 아버님 돌아가신지 3년 넘었는데도 아직도
"'니가 그때 쫌만 더 해줬으면 아부지가 지금까지 살아계셨을텐데...' 헉!
앞으로 20년은 더 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9. ...
'10.1.14 10:55 AM (121.138.xxx.162)제 기준에서는 님과 언니가 전문직이고, 또 집도 있으신데.....하는 생각이 듭니다.
제 남편이 암이라면 1400만원이 든다고하더라도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다 해보고 싶을것같습니다.10. 음
'10.1.14 11:33 AM (98.110.xxx.89)60 이 넘으면 그때부턴 덤으로 사는 인생.
11. 원글
'10.1.14 11:48 AM (125.186.xxx.36)댓글 달아주셔서 모두 감사드립니다. 자고 일어나니 한결 낫네요.
굳이 시댁 이야기를 꺼낸 것은.. 시댁 분들은 검소하시고 어떻게든 아껴서 아들네 신세 안지려고 하시는 마음 씀씀이가 눈에 보여서요.(눈물 납니다.. ) 그런데 친정 어머니는, 원래도 씀씀이가 크신 분인데다가 저렇게 치료비로 목돈이 들어가는 상황에서도 자식들이 알아서 해 주기만 바라고 계시다는 거예요. 그래서 해줘도, 해줘도, 계속 남의 집과 비교하며 남들은 사위가 이거 해 줬다는데, 남들은 딸들이 이거 해 줬다는데.. 뭘 해드려도 만족했다는 말씀 듣기, 커 가면서 정말 힘들었습니다.
긴 병에 효자 없다지만, 저희도 자식된 도리로 어찌 할 수 있는 데까지 안 해보고 싶겠습니까.
단지 언니는 집 장만한 대출금이 한참 남은 걸로 알고 있고, 저 경우는 전세 대출금인 경우거든요... 학자금부터 결혼까지 저희가 알아서 다 했는데, 너무나 고가의 병원비까지 대려니(물론 당연히 자식된 도리로 하는 것이지만) 한숨만 나오고... 이렇게 생각하는 제가 나쁜 거겠죠?
무엇보다, 나이 들어서까지 건강한 게 좋은 것 같아요..
젊어서 고생하셨던 우리친정 아버지, 너무 서운하셨을 거 같아요..
마음 추스리고, 출산 준비 잘 하렵니다.. 말씀들 너무 감사했어요..12. ..
'10.1.17 1:06 PM (59.11.xxx.86)친정 부모님 집을 파셔야 하는 거 아닌가요....
만일 부모라면 자식 살리는데 한 달 1400만원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100퍼센트 다 가능하지는 않으리라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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