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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분들 마음을 어떻게 읽어야 할까요? 친정엄마 칠순때문에 속상해요

맏딸 조회수 : 1,326
작성일 : 2010-01-13 17:58:05
저희 친정엄마 칠순이 오늘이예요.
칠순을 어떻게 할지 작년가을부터 고민이었는데 여행은 별로 안 좋아하시고(환갑때 동생이 일본에 있어서 보낸드린다고 했더니 한사코 안 가신다고 하셔서 여권을 몰래 만들어서 보내드렸어요) 당신께서 전부터 혼자인데(아버지께서 돌아가신지15년 됐어요) 친척들 불러서 잔치하는건 민폐라고 하셔서 저희 형제들끼리 의논한결과 모여서 식사하고 현금을 드리기로 했어요. 현금만 드리기는 뭣하다고 나름대로  선물도 마련했고요
가끔 서울에 오시는데 볼일만 보고 가시니 이번 기회에 날 잡아서 서울구경도 제대로 시켜드리고요.

그렇게 올라오신다는 계획아래 여동생이랑( 집에서 차리기로 했거든요) 메뉴 고민해서 음식준비 나누고 장소도 예약하고 다 준비해놨는데 안 올라오신다고 하네요. 아파서 만사가 다 귀찮은데 밥 먹으러 서울까지 가냐면서...
사실 요즘 팔에 염증 생겨서  계속 아프다고 하셨거든요.
그래서 정말 아파서 그러신가 그러면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하다가 아침에 전화했더니 '어떻게 날짜는 아냐?'고 약간 빈정거리듯 하셔서 '아무렴 생신날짜를 잊겠냐'고  올라오시라고 했더니 아파서 귀찮다 그러시며 끝에 그러시네요. 다른 집 보니까 칠순이라고 여름에 여행간다고 난리더라 봄 되면 여행이나 가지 뭐.  그 순간 새해에 집에 갔을 때 일이 생각나더라구요. 얼핏 다른 친척 칠순얘기가 나와서 '엄마도 여행갈까'그랬더니 화를 내시며 '추운데 어딜 가냐. 갈려면 날씨 좋을 때 미리 가지' 그러셨거든요.
암튼 그 일도 떠오르고 그래서 전화 끊고도 마음이 좀 그랬는데  아까 남동생한테 전화왔네요.
꽃바구니를 보냈는데 엄마가 전화해서는 잔치도 안 하고 사람들한테 얘기한 것도 없는데 꽃바구니가 있으면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냐며 꽃바구니를 돌려보냈다고..... 그 얘기를 듣고보니 아픈 것도 아픈 것이지만 뭔가 단단히 삐치신 것 같아요.

저희는 나름대로 평소의 엄마 취향이며 성격을 고려해서 계획했는데 이건 아니었나봐요.  남들 하는대로 했어야 했나 싶고 여행이라도 미리 못 챙겨드린게 아쉽네요. 저흰 미리 하는 건 생각도 못했거든요.  다들 미리 여행 보낻리고 그러나요?

안 올라오시겠다니 애써 세웠던 계획은 무산되고 그냥 보낼 수는 없고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네요. 집으로 가기로 했는데 어떻게 마음을 풀어드려야할지 모르겠어요.

연세 드시면 애같아진다고 하더니 정말 어른들 속마음은 모르겠어요


IP : 110.11.xxx.197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래서
    '10.1.13 6:17 PM (61.38.xxx.69)

    지금부터라도 하란대로 하세요.
    속마음 읽으려다 내 속 터집니다.
    하란대로 해야 열 번쯤 지나면 정말 속마음 나옵니다.

    저는 아이에게나, 친구에게도,
    학교 행사에서도 사소한 일부터 하란대로 합니다.
    그럼 상대방이 알아요. 저 사람은 하란대로 밖에 안한다
    그래서 진짜 원하는 것을 어필합니다.

    그러면 편해요.

  • 2. 그냥 제생각
    '10.1.13 6:18 PM (123.204.xxx.197)

    친정어머님의 성향이 어떠신지를 몰라서...말씀드리기 조심스러운데요.
    그냥 이런 생각도 있구나...하는 수준에서 들어주세요.

    보통 생일은 미리 챙겨도 지난생일은 챙기는 거 아니라고 하지요.
    여행을 보내드릴 생각이었다면 미리 보내드리는게 대부분이고요.
    칠순도 자손들이 바쁘니...꼭 당일날을 고집할 필요 없이 저번 주말에 자식들이 다 어머님 계신곳으로 가셔서 챙기셨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어요.

    보통 환갑잔치 안하면 칠순은 크게하고...그러니까...어머님께서 시골에 보수적인 동네에 사신다면 남들 눈도 많이 의식하셨을듯 싶고요.
    자식들이 칠순잔치도 안해주냐고...말들이 돌거 분명하거든요.
    서울이고 옆집에 누가 사는지 몰라도...친구들 사이에는...서로 비교하죠.
    진심으로 그런거 다 필요없고 귀찮다고 안하시는 분도 계시긴 하지만...극히 소수고요.
    원글님 어머님께서 어떤분인지는 잘 모르니 단언할 수는 없지만...
    여행이라도 미리 보내드렸다면 잔치안하는 명분이라도 남들에게 내세울수 있겠지만,그것도 없었고....
    이런거 저런거 쌓여서 내 칠순에 자식들 배려해서 내가 서울로 가야하나?애들이 날 배려해서 이쪽으로 올 수는 없는건가?그렇게 서운하셨을 수도 있을거 같고요.(순 제추측,맞는단 보장은 ??)

    어머님께서 미리 솔직하게 요구사항을 말씀하셨으면 서로 좋았을텐데...
    그런 어른도 드물죠....많은 분들이 자식이 알아서 얼마나해주나 보자..그런 심리가 있는듯 하고요.

    저녁이라도 가신다니 최대한 네네 하고 맞춰드리면서 기분 풀어드리세요.

  • 3. .
    '10.1.13 7:09 PM (211.223.xxx.193)

    저는 노인들도 생각이 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 바쁜 세상에 당신들이 말도 하지 않고, 말로는 거절해놓고 은근히 기다리는 것까지 어떻게 헤아립니까. 울 친정엄마가 꼭 그러시거든요
    저는 말하시는대로 하겠다고 잘라 말합니다

  • 4. 제경험
    '10.1.13 7:11 PM (220.86.xxx.176)

    으로는 노인분들 조급증이 있어요.
    저는 아직 생일이 오려면 1주일이나 남아서 그냥 있었는데..
    아버님이 생일 왜 안챙기냐고..전화..너희 어머님 골났다고 해서 ..아직 생일 안됐는데요
    암튼 그주에 생일 잔치 해드렸어요.

  • 5. 미리하셨어야죠^^
    '10.1.13 7:30 PM (114.202.xxx.164)

    보통 생일 잔치는 미리합니다.
    오늘이시면 식사를 하더라도 지난주말이나 일욜쯤..

    여행이야 날 좋을때 천천히 보내드려도되죠~
    봄에 가시면 되구요..

    노인분들..다 싫다 됐다 하시면서 막상 안하면 서운해하고 울고 짜고 하십니다.
    도대체 이해가 안가지만 어쩌겠어요.

    음..일단은 일은 터졌으니 가서 잘 달래드리고 식사하시고..따뜻한 봄에 여행보내드리세요~
    아님 친한 친구분들이랑 온천여행이라도 다녀오시라고 하시기도 하더군요.

  • 6. .
    '10.1.13 9:38 PM (58.227.xxx.121)

    서울로 올라가는건 어머니 마음에 안드는 계획이었던거 같구요.
    어머니가 싫다시면 다른 대안을 제시해 드리고 이것저것 자꾸 권해드렸어야 하는데
    서울로 안온다시고 했다고 자식들이 더이상 권하지도 않고 그냥 생략하려고 해서 섭섭해 하시는거 같네요.
    어머니는 칠순을 안할생각이 아니라 서울에 올라가서 하는 계획이 마음에 안드셨던거죠.
    내놓고 이거 해달라하긴 좀 민망하지만 속으로는 원하시는 뭔가가 있으셨던거 같구요.
    아마도 어머닌 동네 잔치라도 하시고 싶으셨는데 서울로 오시라고 하니 그게 싫으셨나보네요.
    그런데 오늘이 생일이시면 지난 주말에라도 자식들이 내려가기라도 해서 하다못해 생일상은 차려드렸어야 했던거 아닌가요?
    어머니 안올라오신다고 그냥 생일도 아니고 칠순에 달랑 전화 한통에 꽃바구니 드리는건 서운해 하실만 한거 같아요.

  • 7. 서울로
    '10.1.13 9:55 PM (122.36.xxx.11)

    올라 오시라고 한게 가장 안 좋았을 듯.
    몸도 아프고 귀찮기도 한데다
    자기 생일 먹자고 날 추운데
    서울까지 혼자 처량하게 갈 생각하면...
    충분히 기분 상하지 않았을까요?
    그깟 생일 못먹어 내가 환장했냐? 싶은
    꼬인 생각도 들고..
    꽃바구니 돌려 보내신 걸 보면
    맘이 많이 상하셨을 듯.
    입장 바꿔 생각하면 저라도 슬펐을 것 같아요.
    칠순이잖아요. 다른 때는 다 참고 자식들 입장 먼저
    헤아린다고 해도 .... 평생 한번 한다는 큰 잔치인데..
    서럽고 허무하구 울적하고 화나고..그러셨을 겁니다.
    맘 잘 달래주세요.
    나이들어 애 같은 게 아니라 자식들이 엄마 입장에서
    생각하는 맘이 부족했던 거 같아요.

  • 8. 평소
    '10.1.14 12:02 AM (115.240.xxx.134)

    칠순,팔순 잔치를 못마땅하게 여기던 어르신들도 막상 잔치 해드리면 좋아하십니다.

    저희 시아버님 지난해 팔순이셨거든요. 한사코 마다하시는걸 저희 완전 무리해서 해드렸더니 거짓말 조금 더 보태 6개월째 좋았단 말씀하시네요^^

    어른들 맘이 그런가봐요. 하기전에야 자식들한테 무리다 뭐다 해서 거절하시지만 내심 친지분들께 얼굴도 살고 오래간만에 다들 모여서 한바탕 웃고 떠들고...

    외동아들이고 벌어놓은 돈 하나없이 무리하긴 했지만 정말 제가 잘했다고 생각하는 일중에 하납니다.

    어머니 맘 잘 위로해 드리세요.

  • 9. 에구
    '10.1.14 1:29 AM (218.52.xxx.39)

    윗분들 말씀이 답이네요
    너무 본인들 편한대로만 단순하게 생각하신듯

  • 10. 팔순
    '10.1.14 9:27 AM (124.54.xxx.19)

    요즘 노인들 오래사사셔 팔순은 흔하고 구순도 많아요. .
    뭘 그렇게 오래산게 자랑이라고 동네잔치하고 난리법석인지 모르겠어요. 자식들이 돈걷어서 그냥 통장에 입금해 드리면 그것도 좋아라하십니다. 돈도 중요하니까요. 그리고나서 모두 내려가셔서 밥한끼라도 나가서 외식하면 그것도 괜찮아요. 저도 작년에 친정아버지 칠순이었거든요. 어떻게 하실거냐 했더니 엄마가 동네잔치를 원하더군요. 그래서 우리가 내려간다니까 친정엄마가 알아서 하신다길래 저도 어렵고 해서 60만원 보내드렸는데, 다른 형제들은 신경쓰지 말랬다고 그냥 말더라고요. 그분들은 일생에 한번인데 잔치를 하고 싶은거고, 자식들이나 그외의 피안섞인 새자식들은 오래 살은게 뭐가 그렇게 축하할일이라고 잔치에 여행에 그난리냐고 하는거죠. 울나라에 웃긴것 중 하나가 태어나면서 부터 백일,돌,매년 돌아오는 생일이나 제사나 육순,칠순,팔순 이런거에 목숨을 건다는 거예요. 달력을 봐도 무슨날 무슨날,,바쁜데 챙겨야 할게 너무 많잖아요 못챙기면 서운해하고. 다 사람사는 세상이라지만 너무 피곤하게 사는거 같아요. 그만큼 살았다면 인생을 뒤돌아 보는 정리를 노트에 차분히 써서 자신을 성찰하는게 좋지 먹고마시고, 휘청거리고,, 이나라가 언제나 철들라나..님은 고민하신 글에 제 생각을 써봤네요.시간이 안되는 다른형제들 모아서 하자 소리 할거 없이 님이라도 내려가셔서 맛난거 사드리고 칠순 용돈이라고 하시면서 봉투에 50만원이라도 담아서 드리고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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