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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엄마가 되고 싶어요.
전 나름대로 매우 쿨한 엄마라고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아이에게 선택권도 많이 주고 그리 닥달하지 않는 엄마라고 자부했죠.
그게 얼마나 큰 자만심인지 얼마전까지만해도 몰랐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아이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좀 컸다고 그런가부다...하고 아이탓으로 돌리며 한번씩 큰소리 내긴 했지만 때린적도 없고 혼낸후에는
꼭 안아주고 마음도 풀어줬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그게 다 제 생각일 뿐이었어요.
말로 혼내고 말았지만 결국 집안 분위기 싸아해져서 애가 종일 내 눈치만 살피고 엄마 눈에 들려고
그리 애쓰는것도 눈에 안찬다는 이유로 거들떠보지도 않았으니까요.
어느날 남편이 진지하게 그럽니다.
아이에게 바라는게 무어냐고.
전 아이가 원하는 대로 하길 바란다고 대답했지만 결국 그것도 허울일뿐 결국 내가 생각한 대로 자라주어야
직성이 풀린다는 걸 깨달았죠.
울 엄마가 내게 했던 그 모진 방법을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아이에게 강요하고 살았던 겁니다.
평소에 별말없던 남편이 한마디 하더군요.
"그러다 애 엇나간다.아주 틀어져버린다구."
그 말에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엄마라는 사람이 자기자식을 왜 있는 그대로 봐주지 못하고 행동 하나하나 다 뜯어고칠 궁리만 하고
살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널 위해서라고 닥달하는 부모는 양반이란 생각이 듭니다.
저는 안그런척 했지만 날을 세우고 아이의 행동 하나하나를 바라보았으니까요.
아이도 얼마나 숨막히고 얼마나 답답했을까요?
조금만 내맘에 안들면 냉냉한 눈빛으로 바라보았으니까요.
근데 그걸 인식조차 못하고 살았던 나 자신이 끔찍하게 느껴졌습니다.
욕하면서 닮는다더니 어쩜 그렇게 닮고 싶지 않았던 엄마의 모습이 내게 인이 배겨있는지 모르겠네요.
그래도 곁에서 짚어준 남편이 무척이나 고맙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달라질지 어떻게 변해야할지는 잘 모르겠어요.
다만 내 틀에 아이를 맞추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은 되새겨봅니다.
나도 미숙하고 모자란 인간인데 자식에게 그리 왜 그리 완벽한걸 요구했는지 지금 생각해도 이해가 안가네요.
1. ㅠㅠ
'10.1.13 12:36 PM (122.37.xxx.26)유난히도 추운 아침에 쓴소리해가며 아이를 학원에 보내놓고
마음이 너무 안좋아요...
저 역시 원글님처럼 아이를 제 틀안에 끼워 맞추려하는 걸 잘 알고 있고
고치려고 매번 마음을 다잡으면서도 쉽지가 않네요...
많이 공감하고 반성합니다......2. 지금 제마음
'10.1.13 1:02 PM (121.130.xxx.204)제가 요즘에 느낀거랑 너무 같으세요. 딴에는 다른 엄마들보다 잘놀아주려 노력하며 아이를 있는 그대로 봐주자 했지만 그게 다 제변명임을 많이 느끼고 있어요..
아, 나도 대놓고 자랑만 안했다 뿐이지 자식 잘키웠다는 소릴 다른 사람으로부터 들으며
엄마로서의 욕심을 채우려 했을뿐인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문제는 앞으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길을 잘 모르겠어요..
제 마음수양이 많이 부족해서 앞으로 더 힘들거란것 밖에요..3. 쉽지않아
'10.1.13 1:43 PM (116.41.xxx.186)맞아요~욕하면서 닮나봐요.제가 그랬듯 제딸이 나중에 이모습이 될수도 있겠죠.
어찌보면 제가 자식에게 응시하는 시선이 곧 세상과 사람을 향한 시선과 같을지도 모르겠어요.
날마다 소망합니다...조금만 더 바보엄마로 살았으면 좋겠다고...4. 다리아
'10.1.13 2:26 PM (98.149.xxx.223)원글님 마음이 제 마음과 비슷해서 로그인했습니다. 요즘은 조금 나아졌지만 저도 이제 중학생인 아들이 기대에 못미친다고 생각해서 정말 부끄러운 말과 행동을 했었답니다. 올해 계획은 좋은 엄마가 되는것, 언제라도 아이들이 나에게 다가와 기댈 수 있는 푸근하고 현명한 울타리가 되어 주는것입니다. 우리 그렇게 되기로 해요.
5. 둘리맘
'10.1.13 3:06 PM (112.161.xxx.72)저도 반성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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