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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잘못 한건 맞겠지만.. 근데도 속상한건요...

친구 조회수 : 800
작성일 : 2010-01-12 15:11:40
꾸준히 연락하고 지내는 친구가...
정말 다섯 손가락 안에 꼽습니다.
이젠 정말 저도 잘 모르겠어요..
저는 나름대로 한다고 한것 같은데 친구...

대학때 같이 모여서 놀던 친구가 저 포함해서 3명이고...
이러저래 연락하고 지냅니다..

그 중에 한명은...
만난지 10년이 넘었지만 자신의 신상이나 주변 이야기 잘 안하는 친구라는건 알았어요...
연애를 3년가까이 했지만 결혼하기 3달 전에 남자친구가 있어서 연애를 하는 줄 알았고 지금도 솔직히 언제 어떻게 만나서  결혼했는지도 잘 모릅니다.
왠지 이 친구한테는 그 친구의 신변 이야기를 안 물어 보게 되더라구요...
그렇다고 결코 이 친구가 그렇게 말이 없고 그런 친구는 아니예요..
이야기 꺼리도 많고...

근데 이젠 이 친구를 십년을 만나고서 알았어요...
자기이야기를 하지 않는 대신에 늘상 이야기 꺼리는 자신의 주변 사람들 특히나 친구들 이야기 라는거요...(저는 대학 친구니 대학때 같이 다녔던 친구 이야기는 하지 않지만 자신이 고등학교때 부터 알았던 친구부터 직장 동료들 등등....)

그리곤 결국 저도 얼마전에 뒤통수 맞고...
원래 하던 일 자체가 엄청나게 바닥이 좁은 곳이여서 소문도 무성하고 말도 빨리 도는곳이긴 한데..
근데 어떤 다른 친구가 전화 와서 그러네요..

누구 누구 아냐고..
그래서 그냥 대학때 같은 학번이긴 한데 다른건 없다고 했어요..
얼굴 안본지 몇년은 되었고 서로 연락하고 그런건 없다고..
근데 전화 온 사람이 그러네요..
그 사람은 너랑 굉장히 친하다고 하면서 너 이야기를 엄청 많이 하더라고...
그리곤 이런 저런 이야길 하다가 자기도 좀 놀란것이 너의 세세한 부분까지 다 알고 있어서 놀랐다고 하는데...

네...
그 신변 이야기 잘 하는 친구가 제 이야길 건너서 계속 전하고 있었던 거지요....
그리곤 그 이야기가 건너 돌고 돌아 결국엔 제 귀에도 다 들어 오구요...

그냥 사람 사는 일 다 그럴수도 있고 다 그런것이다 맘을 다 잡았는데...
부러 이야기 안해도 될 저의 치부 같은것 까지  다 이야기 했고..
전화 온 사람은 저의 치부 같은걸 그나마 알고 있었으니 망정이니...
자기도 좀 황당 했다고 하더라구요...(전화 온 사람은 그런것 까지 알고 있어서 정말 친한 줄 알았는데 제 이야길 듣고는 자기도 좀 황당하다고 이야긴 하네요..)

그냥 다 제 잘못이지요...
주절 주절 그래도 10년 지기 친구라고 생각 했고...
그냥 워낙에 다 터 놓는 편이여서 그랬는데..
이제는 정말 이러면 안되는 구나....
안되는 구나...

십년을 넘게 같이 지냈던 친구에게서 이런 일 겪고 나니 좀 속상한 마당에...

또 십년을 넘게 같이 보냈던 친구는...
그냥 원래 자체가 고민이며 잡다하게 많은 친구이긴 합니다...
자기가 세상에서 제일 약자라고 생각 하면서 사는 친구이지요..
근데 솔직히 한번씩 그냥 그랬습니다..
사회에서 어떤 일이 있어서 속상하다고 전화 했을때 저는 들어 보면 그러거든요..
정말 친구의 상황대처가 잘못 된걸 알겠지만 근데 그걸 이야길 못하겠더라구요..
그래서 정말 아니다 싶을땐 돌려서 말해주고 온갖 고민으로 하루에 한번꼴로 전화와서 자기 고민을 두시간씩 털어 놓을때도..
정말 왠만하면 다 들어 주고 조언을 해 준 친구인데...

근데 정작 이 친구의 경우엔...
제가 조금 힘들어 살짝 친구에게 손을 내밀려고 하면 진짜 단 2분도 못듣고 발을 빼 버립니다....(그렇다고 정말 저도 수시 때때로 그러지도 않고 어쩌다 그냥 이런일이 있었는데.. 그러면서 저도 푸념 아닌 푸념을 하는 거지요...)
네..
이 친구가 이러는것도 잘 알고는 있고..
한번씩 이럴때 마다 저도 엄청 속상한데....

남편은 그럽니다..
정말 그 둘을 너는 친구라고 생각 해서 십몇년씩 그렇게 인연 맺고 사냐고....
다시 한번 생각 해 보라네요...
너의 치부를 온 동네 다 까발리듯이 말하고 다니는 친구 하나....
정작 자기가 힘들때는 미친듯이 달려 들면서 또 니가 힘들어 그럴때는 그렇게 매몰차게 거절 하는 그런것이 친구냐고...

다시 한번 생각 해 보라고 하네요....

그래서 제가 너무 너무 속상해서 그랬습니다..
그래...
나는 그 둘 정리하고 나면 정말 이젠 친구라고 부를 사람도 없다고..
그래서 미련 바보같이 그런 거 당하면서도 붙잡고 있다고 그랬어요...
그래...
남들에게 친구 한명 없다는것이 그래도 살면서 얼굴 팔려서 그래도 친구 관계 유지하고 산다고 해 버렸습니다..

그리곤 어제 정말 잠을 못잤어요...
울다 생각하다...

이제 제 나이 서른이 넘었습니다...

분명 이런것엔 제 문제도 상당하다고 생각 합니다...
사람 관계는 절대 주고 받는 것이지 일방적이진 않다고 해요...

근데....
정말 힘들어요...
아직까지도 이런 친구관계로 인해서 힘든것이.. 저도 정말 힘이 드네요..
IP : 221.139.xxx.247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토닥토닥
    '10.1.12 3:26 PM (123.204.xxx.250)

    친구가 없으면 또 어떤가요?
    원글님이 그렇게 막 취급당해도 좋은 존재인지?생각해보세요.
    인생 짧아요.
    만나면 마음이 따뜻해지는 사람,편안해지는 사람...이런 사람만 골라 만나지는 못하더라도
    날 괴롭히는 사람을 친구라고 계속 만날 필요는 없지요.

    인생에 친구가 있으면 좋지만,없다고 해도 큰일나지는 않아요.
    더우기 현대는 오타구의시대인데요.
    히키코모리만 아녀도 합격입니다.

  • 2. 친구...
    '10.1.12 3:56 PM (58.120.xxx.250)

    저도 원글님과 비슷한 상황이었어요...
    전 중학생때부터 친구였던 애들과....결국엔 고교 졸업하고...
    대학가고...또 친구들은 남자친구였던 애들과 일찍이 결혼하고..
    그러면서 이래저래 말들이 많아지고...다툼도 많아지고
    그래도 친구니까...친구없는 외로움보단...낫다는 생각에
    그 친구들과 (사실 제 친구들은 원글님보다 더 한짓들도 많이 했어요 ㅠㅠ)
    계속 친구라며 지내왔었는데요...
    결국은 남친 (지금 남편)이 친구도 친구나름이라고...
    못만나게 해서...(그땐 참 많이 싸웠네요...못만나게 해서)
    정리했었어요...
    첨엔 많이 외롭고 왕따같이 느껴지고..좀 그러는데
    금방 괜찮아져요...
    남들에게...이용당하는 느낌보단 혼자인 느낌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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