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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전화로 소리를 질렀어요.

슬픔 조회수 : 2,193
작성일 : 2010-01-05 20:36:49
엄마가 어렸을적부터 한 이야기가 다 가슴에 남아요.

해마다 넌 **살인데, 왜이러냐, 창피하다.
넌 내년에 몇살인데... 이래야 하지 않냐.
새해니깐 이런 얘기 들은게 자꾸 생각이나서 몇날 몇일 잠을 못 잤어요.

엄마는 나보고 맨날 남의집 아들 보다 나은 장남 노릇하라고 얘기했어요.
너 위해 하는 소리라고 하지만,
다 엄마 위신 세우기 위해 하는 소리에요.

내가 화내거나 그러면 하는 소리가...
남들보기 창피하다는거에요.
내가 뭘 느끼는지, 뭐가 원인인지 생각하지 않아요.

오늘 엄마가 안부 전화했어요.
저는 몇일째 저 생각으로 잠을 못잤구요.
오늘 아침 꿈에 엄마한테 소리지르다가 울다 깼는데 결국 그러고 말았네요.

내가 엄마한테 섭섭한거 얘기했어요.
그랬더니 엄마 말은 이래요.

-기억 못한다. 니가 뭔 얘기 하는지 모르겠다.
- 내가 잘 못한거 있으면 그냥 니가 잊고 살아야지.

우리엄마 생리대 피 보고 내가 뭐냐고 물으면
니들이 말 안들어서 그런거라고 그랬어요.

생리때니깐 엄마가 누워있고 그럴때,
피보고 놀래서 물어보면 그렇게 말했어요.
그런 엄마였어요. 그러니 평소에

오늘 엄마보고 어렸을때
해마다 나보고 몇살인게 왜그러니 등등
해마다 나이 갖고 엄마맘대로 안되는걸 탓한게 너무 싫었다고 생각나서 힘들다니깐

왜 그때 얘기 안하고 지금 그러냐고 그러네요.
그래서 열몇살짜리가 뭘 아냐고,
엄마는 서른도 넘고 마흔도 넘었는데 왜그랬냐고 하니깐 아무말 안하네요.

몇일전에 전화번호 바꾸려다가 말았어요.
엄마는 그냥 전화해서 본인 하고 싶은말 하고 끊어요.
주로 내가 하고싶은건 하지말라고 하고, 뭐 하라는 소리만 해요.

그리고 가끔 그중에 상처가 되는 소리를 하기도 하죠.
엄마는 하면 그만인데 나는 계속 마음에 남고,
그게 어쩌다가 아니라... 아주 일관성있는 소리를 항상하니깐...

나는 자살한 의대 합격생 이해해요.
내가 아무리 남들보기 좋은 학교를 나오고 직업을 가져도
그게 부모가 주는 시험을 하나 통과한것 뿐이에요.
그런게 계속 될테니깐, 내가 성취한건 내 행복이 될수 없어요.

엄마가 그래서 어쩌라고 하는거냐고 해서
이제 기억할 수 있는 말만 하라고,
상대방이 어떻게 들을지 생각하고 말하는게 대화라고 말했네요.

부모 자식간에 악연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요.
엄마 입장에서는 평생 말잘듣고 공부잘하고 그러던 딸이 서른넘어서 왜이러나 싶을꺼에요.
자식 낳으라고 종종 잔소리하는데 오늘 그 얘기도 해버렸네요.
엄마같은 부모 밑에서 자식 낳고 싶은 생각이 들것 같냐구요.

제 말이 심할 수도 있죠.
그런데 우리 엄마는 몰라요.
처음 얘기한거 아니죠.
내가 얼마나 상처가 되었는지 몇년에 한번씩 얘기했어요.
그래도 항상 모른대요.
오늘도 그러네요. 넌 왜 그냥 이해하고 잊어버리지 못하냐고...
그건 내가 노력하고 있는 바이지만, 엄마가 나한테 할 수 있는 말은 아니라고 했어요.

요즘 날이 흐려서 우울증까지 온 걸까요?
저 요즘 건강이 다시 안 좋아졌거든요.
다시 약도 복용하고, 몸도 정상은 아니고...
새해인데 힘드네요.
IP : 115.136.xxx.247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마
    '10.1.5 8:47 PM (121.130.xxx.42)

    원글님 어머니는 원글님 나이에 아이를 낳아 기르셨을 겁니다.
    아직도 어린아이처럼 엄마에게 분노를 터뜨리는 원글님 그 나이에
    엄마는 나와 동생들을 키우고 계셨구나.... 불쌍한 마음으로 이해해 보세요.
    엄마도 초보 엄마 노릇하느라 다 미숙하고 힘겨웠을 거라는 걸.

  • 2. 동감
    '10.1.5 8:52 PM (211.187.xxx.39)

    저도 이해갑니다.
    4학년도 후반입니다만, 아직도 엄마, 아버지의 잔소리에 시달립니다.
    예전엔 자식 생각하는 맘에...라고 부모맘을 생각도 해봤지만,
    근래엔 특히 작년부턴 등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저도 맘 아플까봐 심한 소리 적당히 했지만,
    정말 이제 50 다 되어가는 제가 제 원대로 살고 싶어서요.

    일주일 전에도 아버지의 꽥-- 지르는 소리를 들어야 했는데........
    부모에 대해 불쌍하거나 잘해야겠다는 맘을 안 가지려합니다.

    우선은 내가 먼저.
    내가 살아야....내가 살고 싶은 삶을 잘못되더라도 내 방식대로 살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비록 버린 자식이란 소리 들어두요.

    님...
    힘내세요.
    착한 며느리...착한 딸 컴플렉스에서 벗어나 보면 어떨까.. 생각해봅니다.

  • 3. 동감
    '10.1.5 8:58 PM (211.187.xxx.39)

    첫 댓글의 엄마에 대해 불쌍한 마음...갖는 다는게...
    평생을 자식을 억누르고, 휘드르며 사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자식도 불쌍한 존재랍니다.
    누구나 기준이 있고, 가치관도 다르고 왜?? 부모들은 다른 가치관을 인정안하고 본인 가치관만 주장하는지...

    자식을 키워보니, 특히나 더 부모의 욕심이란 생각입니다.
    정말 부모 자식간에 악연이 있는 거 같습니다.

    전 아이와 친구처럼 지낼 수 있어서 참...고맙습니다.
    이런 비결중에 하나는 아이이야기를 많이 들어주고, 아이입장에서 생각해주기입니다.
    돌고돌아 늦게 가는 아이보면 답답하기도 하지만,
    친구같은 딸아이와 이야기 나누고 팔장끼고 영화보며 쇼핑하면 기분이 참 좋습니다.
    그렇게 살 수도 있어요.

  • 4.
    '10.1.5 9:14 PM (112.148.xxx.113)

    저도 냉정하지만 윗님과 같은 조언을 하고 싶네요. 서른이 넘었는데 아직도 모든 불행의 원인을 부모에게 두고 원망하고 화풀이하고 신경질 내고 분풀이를 하고 있는 님 자신을 보세요.

    부모도 그저 약한 인간이라는 존재에 불과해요. 신이 아닙니다.

    엄마 같은 부모 밑에서 큰 자식이 자식을 낳고 싶냐고? 날카로운 송곳으로 엄마를 푹 찔렀잖아요? 나의 상처만 상처고 현재 진행 중인 님이 엄마에게 주고 있는 언어 폭력과 상처는 상처가 아닐까요? 엄마도 피 흘리고 있네요. 자식한테 그런 소리 듣고 무덤덤한 사람이 있을까요? 혹시 엄마를 신이나 아니면 찔러도 피가 나지 않는 돌로 생각하는 건 아닌지?

    그렇게 할켜도 할켜도 분이 풀리지 않는다면 당분간은 만나지 않고 살길 바랍니다. 아직도 엄마에게 바라는 게 있으니 그렇게 분하고 원망스럽고 화가 치미는 거겠죠. 이제는 성인으로서 같이 늙어가는 처지가 되었건만. 안타깝습니다. 어머니도 일방적이고 집요한 잔소리와 압박을 고쳐야 할 텐데 나이든 사람이 쉽게 바뀌지는 않죠.

    어머니에 대한 기대를 접고, 서로 상처를 주고 받는 기회를 최대한 차단하려면 멀리 하는 게 유일한 방법 같네요. 연락도 접촉도 하지 말고 몇 년간은 안 본다는 심정으로 지내보세요. 님도 받은 상처를 스스로 치유하고 벗어나고, 엄마도 자기 언행을 돌아보면서 생각할 기회를 가질 수 있겠죠. 어른도 자식과 멀어지면 나중엔 좀 수그러 들더라구요.

  • 5. ...
    '10.1.5 9:47 PM (116.41.xxx.86)

    부모가 자식에게 주는 상처는 부메랑 같다고 갑니다..
    님이 어릴때 받았던 상처 어릴때 말못하고 고스란히 담아놓고 계셨겠죠.
    이제 그 부메랑이 부모에게 가는중입니다.

    내일모레 마흔인데도 그 부메랑에 아픕니다.
    용서가 안됩니다.어떻게 해야됩니까?
    이해해야지..했는데..
    자식을 낳으니 더 이해가 안됩디다.
    저 금쪽같은 자식한테 어떻게 그렇게 막말과 저주를 퍼붓고 폭행과
    온갖 스트레스의 쓰레기통으로 생각하는지.
    자식낳으니 더 용서 안되요.
    내자식에겐 나같은 상처 주고 싶지 않은데
    나도 보고 배운게 그런거라 순간 나오는 욱하는 마음이
    정말 찢어지게 아픕니다.....................................

  • 6. 나도 공감
    '10.1.5 9:59 PM (125.133.xxx.170)

    우리가 어렸을때 부모한테 야단맞으면서
    많이 들었던말이 "매를 벌어라 매를 벌어"였는데
    가끔 자식들의 불효를 버는 부모들 많이 있더라구요
    정말 부모한테 받은상처는 왜이리도 안잊어지는걸까요
    그래도 부모한테 이러면 안되는데 하는 마음때문에 그 안잊어짐이 더 괴롭고요
    왜 그런부모들을 이렇게 자식들에게 불효를 벌었을까요
    그렇게 자식들한테 모질게 해놓고 이제는 너무 초라하고 불쌍한 노인들이 되어있는게 더 괴롭습니다
    똑같이 해주고 싶었는데 상대방이 체급이 달라져서 싸울수가 없네요
    저는 시부모 이야기였습니다

  • 7. 저도
    '10.1.5 10:06 PM (115.22.xxx.221)

    저도 지금 아버지의 말때문에 상처받은 1인입니다.
    정말 견디기 힘드네요. 자기자식한테 모진말 다 퍼붓고는 돌아서서는 남에게는 더없이 모범적인 사람인양 행동하고 저희들에게도 자기처럼 그렇게 유하게 살라고 충고를 하시는데 돌아버리겠습니다.

  • 8. .
    '10.1.5 10:07 PM (114.206.xxx.118)

    한번은 겪어야 할 과정을 겪고 계신거에요. 오히려 사춘기때 얌전히 순종하던 애들이 성인이 되서 어느 순간 폭발한다고 하더군요 더 나이들어서 겪기보다 지금이라도 겪고간다 생각하세요. 님의 아이들에겐 부다 좋은 부모가 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마음 속 응어리는 어떤 식으로든 풀고 가세요

  • 9. ...
    '10.1.5 11:01 PM (222.120.xxx.87)

    정말 악연은(?) 되풀이 되는듯 ..저도 어렸을때 상처를 많이받고 자라서
    제자식들한테는 다정한 엄마가 되려고 엄청나게 노력했는데도..
    큰애가 한다는말이 "난 엄마가 다정한지 모르겠어!엄만 좀 무서운편이야!"
    그러더군요
    저도 모르게 제표정에서 그런모습이 비춰졌나 보더군요
    그래서 좀더 열심히 노력하려구요
    제딸들은 부디 행복하고 따뜻한 유년기를 보내기를 바라면서...
    님도 힘내세요!

  • 10. 이해
    '10.1.5 11:23 PM (125.182.xxx.123)

    슬픔님 저는 이해해요.
    저도 나이가 먹을만큼 먹었지만,
    스스로 추스릴려고 노력하지만 성장과정의 상처와
    자기중심적인 어머니가 제게 주는 스트레스가 견디기 힘들때가 많아요.
    멀리하고 싶지만 늙은 노인네가 불쌍하기도 하고
    어느 일본작가의 말 "가족이란 누가 보지않으면 내다버리고 싶은 존재"란 말에 공감가는
    나 자신도 싫어요.

  • 11. 잘가는중일거예요
    '10.1.6 12:10 AM (116.40.xxx.143)

    지금 엄마한테 그간 하고픈 말 주기적으로 하는 것도,
    같은 상처 주고싶지 않아 아이를 낳지 않는것도 더 좋은 방법 찾으려고 그러는걸꺼예요
    다만 계속 얘기해도 엄마 언행이나 내 마음에 변화가 없다면
    나를위해 더 좋은 방법을 찾아야겠죠
    우선 나를 괴롭히는 그 말들을 듣지 않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구요
    사실 그게 꼭 들어야 들리는게 아니고 계속 내 안에서 되뇌이느라 들을수밖에 없으니
    그간의 상처를 돌아보고 치유하고 위로하고 인정하는 방법도 찾으시면 좋겠어요
    가장 의지하고 살수밖에 없는 부모로부터 알게모르게 죄의식을 심어주면서 양육 받았던거...
    일단 내 상처 바라보고 좀 여유가 생기면 엄마입장도 이해 할 날도 오겠죠
    이해 못해도 그건 또 엄마 몫이니까...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구요
    괜찮아요.... 다 잘되려고 그러는거예요

  • 12. ^^
    '10.1.6 11:17 AM (221.151.xxx.105)

    세상일이 티비처럼 행복한 순간으로만 체워지는 것은 아닌가봐요
    그러니 이렇게 안되는 것에 힘들어 하지 마세요
    나 사는 방식도 옳은거니 라고 믿으세요
    저두 이일로 정말 힘든 사람입니다
    저는 맘이 약한 사람 인것 같고 그래서 더 힘든가 봅니다
    더 상처 받지 마세요
    정말 흉이라도 실컷 보고 싶을때 많습니다

  • 13. 그냥
    '10.1.6 12:13 PM (221.150.xxx.86)

    마음으로부터 어머니를 내려놓으세요 물리적으로도 서서히 멀어지시구요

    (더 솔직히 말씀드리면 겉으론 네네 하면서 마음으론 어머니를 버리셔야
    편하실것 같네요)

    그단계가 지나야 조금 가여워지실거예요

  • 14. 떨어져 /
    '10.1.6 2:06 PM (203.234.xxx.3)

    떨어져 사는 게 해답인 거 같아요.. 서로 놓지 못하는 끈이 ...

    떨어져 살고, 3개월에 한번씩 안부전화하고.. 그렇게 한 5년 살면 좋은 기억도 생각나더라구요.

  • 15. 한마디..
    '10.1.6 2:16 PM (203.234.xxx.3)

    한 마디 더.. 그리고 부모들이 자식에게 원망 들으면 자기 변명하는 거 참 별로에요...
    저도 부모 원망 많이 했는데(차별대우) 저희 엄마는 무조건 미안하다 하셨거든요..(아버지는 돌아가심).. 사실 그래서 저는 이제 홀가분해요. 엄마 원망하는 것도 없고...

    저도 엄마를 많이 원망하면서 자랐어요. 제 경우엔 아버지가 남녀차별이 너무 심해서 저를 천덕꾸러기 취급했어요. (닭 사와서 제가 먼저 닭다리 잡으면 뺐어서 오빠나 남동생 주실 정도.. 10살배기에게 그게 얼마나 서러운지요. 그게 계속 반복된다고 생각해보세요..)

    저는 아버지에게서 벗어날 날만 기다렸고 (죽어라 공부해 서울로 대학오고 대학나오자마자 기를 쓰고 취직) 아버지를 많이 원망했고, 취직한 다음에는 1년에 1번 내려갈까 말까였어요. 주위 사람들이 그렇게까지 집에 안가냐고 할 정도였고.. 심하게는 4년에 한번 내려간 적도 있었네요.

    아버지를 원망했지만, (원망이라기보다 자라면서 좋은 기억, 사랑받았던 기억이 없어서 취직하고 제 돈으로 생활하면서 굳이 아버지엄마가 그립지 않았어요. 취직하면서 본가와는 정신적으로 완전 의절한 거죠..)

    엄마도 원망했었어요. 엄마는 여자인데 왜 아버지의 차별을 막아주지 않았을까 하고요. - 엄마 유년시절 기억 듣다보면 엄마는 딸 넷(외삼촌 둘)에 셋째딸인데도 엄청 이쁨 받고 자랐더라구요. 병약해서 외할머니가 항상 업어서 재웠다는 이야기...

    그런 이야기를 듣다가 제가 (다 커서) "엄마는 그렇게 사랑받고 자랐는데 왜 나는 딸이라고 차별했어?"라고 물어보니 엄마가.. 우시더라구요. 아버지가 차별하는 게 싫어서 엄마는 더 이뻐라 했는데 그래도 너는 그렇게 느꼈구나 하면서요.

    그리고 제 형제들(남자형제들)이 집에서 온갖 뒷바라지 다 받고도 솔직히 제 몫 못하고 아버지 어머니에게 막 대했었어요. 형제들 뒷바라지 얘기(돈 대준 얘기) 듣다가 제가 "그런 애기 들으면 난 참 받은 게 없네?"했더니 엄마가 또 미안해 하시고...

    저희 엄마는 그런 거에 그냥 미안하다고만 하시거든요.. 그래서 저는 그 순간에는 유년 시절 생각나서 막 분통을 터뜨리지만 지금 엄마에 대해 나쁜 감정이나 원망하는 마음은 없어요.

    여기 82에서 보면 친정엄마와의 갈등, 자식과의 갈등에서.. 미안하다 하면서 자기 합리화로 토다는 부모들 있어요. 미안하다면.. 미안하다는 사과만 하세요.. "그렇지만, 그래도, " 이런 말은 정말 하지 마시고요..

    - 40년만에 부모를 용서한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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