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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춥네요 조회수 : 241
작성일 : 2009-12-30 12:56:02
딸과 며느리 이야기가 나오니 예전 생각납니다
십년도 더 전에 일년에 고작해야 서너번 방문하시는 시어머니께서 한번은 제집에 오셔서 베란다에 내 놓은 쓸모없는 작은 장독 두개를 정갈히 씻어 집 안쪽으로 옮겨 부엌살림 살이 몇가지와 함께 정리하셨습니다
그 별것아닌 그분의 움직임에 소갈딱지 없는 제가 아주잠깐 울컥하고 짜증났었습니다
" 내 살림살이를 왜 ???????"
물론 맘속으로만요
결혼한지 이년조금 넘은 시점이었습니다

그분은 제집에 오셔서 냉장고문도 한번 열지 않으시고 장농문도 한번 열지 않으시던 분이었거든요
시어머님께서 제 살림살이에 손대신건 그때가 첨이고 마지막이셨습니다
그 얼마후 돌아가셨으니까요

봄부너 베이비시터일을 하고있습니다
사람좋은 그댁 안주인의 친정어머니께서도 더러 오시고
시어머님께서도 더러 오십니다만 확연한 차이가 있습니다
친정어머니께서는 오시면 집안살림이곳저곳을 손보시고 정리하시고 참으로 바쁘시고
그댁주인내외 일나가시고 아이와 저 둘만 있는 적적한 집이 사람사는냄새가 납니다
그런데
시어머니께서 오시면 그 상황은 달라집니다
텔레비젼도 당신맘내키실때 켜서 보시질 않으십니다
안방도 안들어가시고 물론 냉장고문도 열지 않으셔서 더운여름엔 저분은 물도 안드시나.. 생각이 들어 제가 물을 미리 내어드리면 아주 달게 드십니다

그댁 시어머님오시면 제가 더 어렵습니다
제게도 함부로 말을 하지 않으시고 움직임도 조심스러우시니
그분께 맘써드리느라 제일이 조금 늘어납니다만
제 어머니처럼 맘써드리고싶은 마음이 생기는 분입니다

그댁 안주인이 까탈스러운사람도 아니고 참 예쁜성품을 가진 분이신데도
젊은 사람들이 싫어할만한일이라 생각해서 조심하시는듯 싶습니다

제 시어머님께서 자리 옮겨주시던 작은 항아리를 아직도 버리지 못하고있습니다
젊은나이의 치졸함을 가끔 그 항아리를 보면서 상기하기도 합니다
돌아가시고나니 좀 더 따뜻하게 대해드릴껄... 후회되기도 하구요
친정어머니께서 일찍 돌아가셔서 결혼하면 시어머니와도 잘 지내고싶었는데 친해질만한 여유도없이 일찍 돌아가셔서 고부갈등글을 읽으면 실감하기 어려운것도 사실입니다
그 별일아닌 작은 항아리를 씻어 옮기셨던분이 제 친정어머니였었다면 그런마음은 들지 않았지않을까.. 그냥 그런생각이 듭니다
IP : 122.35.xxx.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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