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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 하고 있네..

궁금해요 조회수 : 839
작성일 : 2009-12-28 19:46:47

제목이 좀.. 그런가요..?

토요일밤에 남편이 저한테 한 말 입니다.

제가 저 말을 듣고 너무 남편한테 실망하고 화가나서 일요일 하루종일 눈도 안마주치고,
오늘 퇴근하고서도 그랬더니 별거 아닌것같고 오래 꽁 하고있다고 화를내고선 또 나가버렸네요.

토요일 상황은 이랬습니다.

저에겐 가끔 찾아오는 아주 심한 두통이 있습니다.
타이레놀 4알을 먹고, 4~5시간 정도 지나야 겨우 진정이되는 아주 심한 편두통이지요.
토요일 저녁, 남편은 운동하러(사실은 클럽 월례회)가고, 아이들은 할머니댁에 놀러 갔어요.
남편과 아이들을 보내면서.. 야.. 자유부인이다... 안그래도 머리가 아프기 시작하는데..잘됐다.. 했었지요.

11시정도부터 두통은 최정점을 향해 달리고, 마침 집에 약도 다 떨어져 온 집안을 뒤진 결과,
겨우 타이레놀 한알을 찾아서 그거라도 먹고 두통을 견디던 참이었습니다.
12시 5분전에 남편이 얼큰하게 술이 취해서 들어왔더군요..

왔어~ 하면서 얼굴을 찡그리니 남편이 왜 또? 어디 아퍼? 하길래
머리가 너무 아프다고.. 토할것 같다고.. 응급실에 가나,마나 고민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남편이 앞으로 다가오는데.. 술냄새에 가뜩이나 안 좋은 속이 더 울렁거리고 머리가 아팠습니다.
아.. 머리가 너무아프다.. 얼렁 들어가서 자라..그랬더니
나 내일 출근한다.. 하더라고요..(출근하니 아침에 깨워달란 소리)
참.. 지금 이상황에 그 말이 꼭 하고싶냐.. 출근하는거 안다..했더니
혹시나 까먹을까봐 그렇지..

안 까먹으니 걱정하지말어~ 지금 누구는 응급실을 가나 마나 한다는데 지금 꼭 그말을 해야겠어~~
제가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랬더니.. 왜 짜증을 내고 난리냐고 도리어 버럭 하더군요..
술냄새 나서 더 머리아프니까 제발 좀 들어가서 자라고~~ 하고는
이불을 뒤집어쓰고 있다가 또 답답해서 벽에 기대서 멍하니 앉아있는데

갑자기..
쇼하고 있네.. 쇼 좀 그만해라.. 너는 내 얼굴 보면 머리아프냐? 내가 그렇게 싫냐?
TV잘보고 앉아있구만 뭐 머리가 아퍼..?
방으로 들어갔다가..다시 조용히 나와서 저를 지켜보고 있었던겁니다.

하도 어이가 없고 화가 나는데..
남편이 술을 먹고 다투기 시작하면 물건을 부수고 말을 함부로 하는 경향이 있어서 또 그럴까봐
쇼 아니고 진짜 아프다.. 나  TV끄고, 불끄고 잘테니까 당신도 얼렁 들어가서 좀 자라
하고 다 끄고 와서 누웠더니..

쇼하지말고,  니 보고싶은   TV  계속 보셔.. 난 잘테니.. 하고는 불켜고,  TV를 켜고 들어가더라고요

남편은 술기운에 바로 잠들어버리고
저는 새벽 4시까지.. 두통에. 남편의 망말에 상처받아서.. 잠도 못자고 있다가
7시가 되어 알람소리를 듣고 남편을 깨워주고는 그때부터 깊게 잠들어서 아침 10시까지 잤습니다.

남편은 추운날 출근하는데, 아침은 커녕 내다보지도 않는다고..
그렇지만 어제 본인이 한 말 때문에 화났나보다..생각하고 저를 배려해서 그냥 출근 하셨답니다..
저는 두통 후유증에 하루종일 한끼도 못먹고 있다가.. 저녁에 남편 퇴근하는거 보고..
저녁은 알아서 차려먹는다고 하길래.. 그 길로 들어가서 잠들었습니다.

오늘 퇴근후에 저녁을 차리는데 남편이 계란 후라이를 하면서 계속 말 안할거야? 하더라고요
그래서.. 응.. 뭐 할말 있어? 했더니
남편이 대체 언제까지 농담 한마디로 삐져서 그러고 있을거냐고 화를 내더군요
그걸 농담이라고 생각하고 내뱉는 자체가 문제라고. 나는 그걸 농담으로 흘려 들을수가 없다고했더니
제 제스추어를 삿대질이라고 하면서 화를 내고,
본인은 추운날 출근해도 밥도 안차려주는것도 아무말도 안하고 농담 했던것도 미안하다고
화해의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제가 받아들이기는 커녕 제 생각만 한다며 화를내고 나가버리네요.


저는.. 쇼하고있네.. 하는 말을 듣는 순간..
정말 그나마도 얼마 없던 만정이 다 떨어져서..당분간 쳐다보고 싶지도 않았는데요..

제가.. 제생각만 한건가요...?

객관적인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IP : 123.213.xxx.143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도
    '09.12.28 7:56 PM (125.131.xxx.206)

    님 같은 상황이었으면 당연히 섭섭하고
    화가 났을 것 같습니다.

    그건 그렇고...그렇게 심한 편두통이 가끔 찾아온다면
    약을 좀 상비해 두시는 건 어떠실지요.
    저도 가끔 심한 편두통이 있는지라 그 고통이
    어떤지 잘 알거든요...

    일반적인 두통약 5알을 먹어도 나아지지 않는 심한 두통...
    전, 병원에서 약 처방받아 두고 먹고 있습니다.

  • 2. 그정도로
    '09.12.28 7:59 PM (180.69.xxx.196)

    심한 두통이면 그저 약 몇알로 끝낼게 아니라, 검사를 받는게 좋을듯
    뇌사진이라도 찍고 정밀검사하세요.

  • 3. 앞으,로
    '09.12.28 8:00 PM (211.49.xxx.134)

    수시로 서방에게 쇼하고 있네...그러세요.
    무슨 일에서나,,, 꼭 되갚아주세요.
    기분이 어떤지..느껴봐야 정신차리지...

  • 4. 끔찍한 편두통
    '09.12.28 8:04 PM (211.178.xxx.81)

    편두통을 앓아 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면 아마 대부분 원글님 남편 같은 행동을 보일거에요.

    제가 가끔 심한 편두통으로 구토와 어지러움으로 반죽음 상태가 되어서 응급실 간 적이
    있기 때문에 원글님 상황이 어땠는지 그림을 보듯이 그려집니다.

    하지만 이 끔찍스러운 두통을 모르는 사람은 그 두통이라는 것이 눈에 보이는 현상이 아니라
    이해하기가 대단히 어려운 형편이지요.

    제가 매우 심한 편두통으로 토하며 괴로워 할 때 남편의 무관심 내지는 귀찮아 하는 모습을
    보고 더도 덜도 말고 너도 한 번 이런 고통을 겪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하지요.

    원글님의 상황에서는 자신만 생각한 것 아닌 것 분명하고요
    남편분 입장에서 보면(술 잔뜩 취해서 들어온 상황)그렇게 반응한 것도 어쩔 수 없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자와 남자는 말하는 언어가 다르다고 하는데 (우리가 하는 말들이 다 똑같은 말은 아니지요)
    같은 상황에서 서로 자기의 입장만 내세워 부각시켜서 생긴 깊은 오해라고 생각해요.

    서로 마음이 편한 상태일 때 이런 사실에 대해서 말씀해 보시고 원글님의 상황을
    알려주세요.(편두통에 대한 상식이 너무 없으시네요. 남편분께서)

  • 5. 남편께서는
    '09.12.28 9:37 PM (121.166.xxx.163)

    쇼 하고 있네...가 농담이셨군요...
    하루종일 아내 혼자 놔두고, 재미나게 시간 보낸게 괜히 미안하니까...
    그냥 농담삼아서 미안한 표현을 그렇게 하신듯 싶어요.

    농담이라고 하셨으니까, 더이상 그 말씀에 맘상해하지 마시구요..
    다만 이번을 기회로...저라면..
    난 정말 쓰러질정도로 아프고, 힘든데
    그렇게 얘기하니까 많이 서운하더라.
    앞으로는 그런 농담은 하지말아줘 라면서 얘기할것 같해요.

    그나저나 편두통은 괜찮으세요???
    시간내서 두통클리닉 한번 가셔서 검사한번 받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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