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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이른(?) 크리스마스 인사
어렸을 때 성당에서 하는 크리스마스 행사를 구경했던 적이 있어요. 그 성당은 제가 자란 읍에서 딱 하나 있던 성당이었는데 동네 애들 놀이터도 겸하던 곳이었죠. 성당에 달린 마당이 넓어서 정말 어렸을 때 기억을 떠올리면 거기서 놀았던 기억이 한 80%는 차지하는 것 같아요. 성당 다니는 아이들은 아무도 없었는데.^^
그 성당이 어떤 구조로 이루어져 있었냐 하면, 정가운데 '소박한 위엄'을 자랑하는 본당 건물이 있었구요, 그 건물 오른쪽으로는 풀밭이, 왼쪽에는 작은 운동장 같은 게 펼쳐져 있었어요. 본당 앞으로는 앞마당이라고 해야 하나? 그냥 '공구리'쳐진 공간이 있었죠. 울창한 나무들도 많았고 작지만 알뜰하게 가꾸어진 화단에는 이쁜 꽃들도 많았던 기억이 납니다.
또 풀밭 한쪽에 있던, 지붕을 초록색 페인트로 칠한 아주아주 자그마한 슬레이트 집. 거기가 수녀님들께서 기거하시던 곳이었죠. 그보다는 조금 더 큰, 하늘색 페인트가 칠해진 슬레이트 집도 있었는데 거기는 신부님께서 기거하시는 곳이었어요. 그 신부님 관사(?) 옆으로는 성모상이 있었구요...
아무튼 저희는 틈만 나면 그 성당으로 출동해 풀밭을 뒹굴기도 하고 나무에도 올라가고 신부님 관사도 몰래 엿보기도 했었어요. (신부님께서 파란 눈을 지니신 외국인이셨거든요. 계속 외국인 신부님들이 부임했었음. 그래서 몰래 훔쳐봤더니 소파 같은 게 놓여 있어서 아항, 미국 사람들은 역시 저러고 사는구나 생각했었네요.^^ 그때는 서양사람이면 무조건 미국사람이라고 생각했었으므로.^^)
어느 해, 눈이 귀했던 그 동네에 함박눈이 펑펑 내려서 눈이 소복히 쌓인 적이 있었는데 성당 운동장에서 양쪽으로 편을 갈라 정말 원없이 눈싸움을 했던 기억도 있네요. 또 풀밭에서 뒹굴다가 나무들이 '우거져' 있는 곳으로 가서, 무슨 열매를 땄던 것 같아요. 그러다 그만 한 아이가 말벌에 쏘이는 '사고'가 일어나고 말았죠. 그리고 몸이 금세 푸르딩딩하게 부풀어오른 그 아이는 물론 그 아이를 지켜보고 있던 우리들마저 겁에 질려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었는데, 소식을 듣고 달려오신 동네 어른들께서 우리들 보고 비키라고 소리 치시더니 그 아이 옷을 벗기고는 무언가를 휘익, 끼얹으시더라는. 바로 오줌을.^^;
그렇게 날이면 날마다(일요일은 제외..^^) 동네 아이들이 성당으로 찾아와서 온갖 데를 헤집고 다니는데도 수녀님들께서 싫은 소리를 하셨던 적이 한번도 없으셨어요. 우리 보고 성당에 나오라고 꼬셨던(?) 적도 없으셨고. 그랬는데, 언젠가, 크리스마스가 다가올 무렵 저희들에게 그런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크리스마스 이브 밤에 성당에서 연극을 하는데 부모님께 말씀드려서 허락하시면 와서 구경하라고.
제가 자란 동네는 주민들의 90% 정도가 불교 및 토속신앙을 믿는 동네였어요. 그래서 동네 아주머니들이 백중날 같은 걸 중요하게 여기셨더랬죠.^^ 암튼 그랬는데도 부모님들께서 크리스마스이브에 성당에 가는 걸 기꺼이 허락하셨어요. 다시 말해 동네 어른들이 천주교에 한해서는 '정서적' 거부감이 일절 없으셨던 거죠. 그런 변방의 문화를 살펴보면 천주교가 어떻게 이땅에 서서히 '융화'해왔는지를 더욱 생생히 가늠해볼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보기도 한답니다.
그래서 크리스마스 이브 저녁에 설레는 마음으로 동네 아이들과 함께 성당엘 갔어요. 성당에는 본당 건물과 운동장을 사이에 둔 곳에 작은 강당이 있었죠. 저희는 거기로 안내되어 가서 아기예수가 태어나기까지의 이야기를 다룬 연극과 청년부 언니오빠들이 하는 중창 및 꽁트 같은 걸 봤어요. 그 꽁트에는 '아주공갈 염소똥 일 원에 열세 개, 배 아픈 데 먹으면 낫는다고 하더라..'하는 만담인지 노래인지가 들어있었는데 그거 들으며 우리가 막 까르르 웃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게 나네요. 지금 생각하면 참 유치한데.^^ 그리고 왜 그랬는지 몰라도, 동방박사들이 요셉의 집으로 찾아와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던 장면에서 제가 막 감동을 받아 혼자 눈물 글썽거렸던 기억도 나요.^^
그것만으로도 좋았는데 공연이 끝나니까 또 저희들한테 수녀님들께서 다가와 보름달빵이랑 우유를 나눠주시데요? 잘 봤니, 하시면서.^^ 그래서 기분이 더더욱 좋았던 그날, 성당에서 불과 100미터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집으로 오면서 올려다 본 하늘에는 동방박사들을 요셉네 마굿간으로 인도해주었을 성싶은 별이, 마치 알전구들을 박아놓은 것처럼 반짝이고 있었고 입에서는 그 별빛이 흘린 가루 같은 입김이 은빛으로 퍼져나와 차가운 밤공기 속으로 흩어졌던 생각이 나네요,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니까.^^
그처럼 모두 기분좋고 행복한 크리스마스가 되시구요 (급 마무리.--;), 제가 정작 하고 싶었던 말은 우리말에 '잣눈'이라는 단어가 있다는 걸 처음 알게 되었다는 얘기였어요.-_- 다음 뉴스화면 메인에 뜬 신문 기사를 보고 알게 됐는데 그게 척설과 같은 말이더군요. 척설은 들어본 것 같은데.
또 눈을 가리키는 단어 중에는 '도둑눈'이라는 것도 있다네요.^^ 밤 사이에 몰래 내린 눈. 그리고 '풋눈'이라는 말도 있대요. 초겨울에 처음 내린 눈. 풋눈. 아... 이뻐라.^^
눈 얘기를 듣다 보니 자연스럽게(?) 크리스마스가 연결돼서 저런 얘기까지 주절주절 풀어놓게 됐네요. 암튼 좀 생뚱맞게 들릴 수 있겠다는 걱정이 살짝 들긴 하지만, 모두 즐겁고 행복한 크리스마스 되세요.--;
1. 프리댄서
'09.12.22 1:16 PM (218.235.xxx.134)서울신문 '우리말 여행 - 잣눈'
http://issue.media.daum.net/culture/kortrip/view.html?issueid=3992&newsid=200...2. 不자유
'09.12.22 2:45 PM (110.47.xxx.181)척설을 잣눈이라고도 하는군요...
국문학 전공한 것이 무색하게 ...
잣눈이라는 표현은 처음 듣는 것 같네요.^^::
항상 프리댄서님 글에서는 많은 것을 배웁니다.
부활절 계란 먹으러, 성탄절에 초코파이 먹으러
인근 교회나 성당으로 아이들 몰려 다니던 기억이 나네요.
요즘에는 먹을 것이 풍부했지만, 옛날 저 자란 판자촌에는
그런 간식도 참 귀했어요.
성탄절 새벽, 성가대 가운 입고 새벽송 도는 언니 오빠들
교인들이 담아준 과자, 간식들을
어린이 성탄 예배 때 골고루 나눠 주면 환호성 하던 기억...
오래간만에 떠올려 봅니다.
즐겁고 행복한 연말 연시 되시길 빕니다.^^3. 멀리서
'09.12.22 3:43 PM (84.137.xxx.148)프리댄서님 글 빼놓지 않고 읽고 있어요.
처음으로 글을 다는 것 같은데 성탄축하 인사라..더욱 감사하네요.
여기서는 Frohe Weihnachten~! 이라고 하지요.
새해에도 미끄럼타듯 잘 미끄러지시기 바랍니다..라고도 인사하구요.
프리댄서님 글 읽는 동안 참 많이 즐거웠답니다.
잊어버린 감성이 새록새록 묻어나는 글도 있었고
골치아픈 얘기 속에 나 자신을 집어 넣고 며칠 끙끙 앓은 적도 있구요..
참 많이 감사했습니다.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즐거우시길 바랍니다^^4. 프리댄서
'09.12.22 6:46 PM (218.235.xxx.134)부자유님. 작년에 아이들 성탄 선물 미리 '작업'하다가
둘째한테 들켰다는 글 올리시지 않았나요?ㅋㅋ
올해는 부디 산타노릇 감쪽같이 해내시길 바랍니다.
막내까지 산타의 정체가 엄마아빠인 줄 알면 안 되잖아요.^^
앗, 그리고 '멀리서'님.
독일에 사시나요? (독일어 아니면 왕창피^^)
변변찮은 글들을 좋게 봐주셨다니,
제가 오히려 감사하면서 얼굴이 조금 화끈거리기도 하네요.
부끄...
얼마 전에 마침 <늦어도 11월에는(원제가 'Spatestens im November'라고 하네요)>이라는 소설을 읽었어요. 요즘 동네 동사무소마다 마을문고를 꾸몄다기에 우리 동네는 어떻게 꾸며져있나 구경갔더니 저 책이 있더군요. 그걸 빌려와서 순식간에 읽어 치웠죠. 번역자가 후기에서 '이 정도면 연애소설도 예술이다'라고 평했는데, 저도 격하게 동의했어요. 내용은 유부녀가 바람나서 남편과 아이를 두고 집 나간 이야기.ㅋㅋ 아주 거칠게 단순화하자면 저렇게 요약이 되는데, 심리묘사가 일품이었습니다. 그리고 아주 미묘하게 몽환적인 분위기 하며. 마치 독일의 11월을 체험한 듯한 느낌이었죠.
가끔은 빽빽한 일정 속에서 허우적거려야 하거나 일이 마음대로 진행되지 않을 때 저런 소설을 읽는 것도 좋더라구요. '멀리서'님께서도 멀리서^^ 건강하시고 뜻하는 바들이 모쪼록 '미끄럼타듯 (뜻하신 대로) 잘 미끄러지시기' 바랍니다.^^
모두 메리 크리스마스~!
Frohe Weihnachten~! (근데 어떻게 발음하는진 잘 모름ㅋㅋ)5. 히히
'09.12.22 8:48 PM (221.149.xxx.145)저도 프리댄서님께 성탄인사 드리고 싶어요.
읽을 때는 어려워도 마음에 오래 남는 글 감사히 읽고 있습니다.
내년에도 마음의 양식이 되는 좋은 글 많이 올려주세요.^^6. 不자유
'09.12.22 10:47 PM (110.47.xxx.29)이크~~가입 초기에 썼던, 그 사소한 글을 다 기억하시다니...
정말 프리댄서님 기억력은 대단하십니다^^::
올해에는 산타가 막둥이에게만 올 거랍니다.
언니들이 하도 엄마 말을 안 들어서
산타할아버지께 우리 큰 딸들 대신 어려운 아이들에게
선물을 드리라 한다고 말했습니다.
요것들, 산타가 엄마와 모종의 관계인 것을 이미 알기에
깨끗이 포기하고, 막둥이에게 올 산타의 선물만 기다린다지요.ㅎㅎ
'풋눈'은 이미 내렸고 오늘 밤 '도둑눈'이라도 내렸으면 좋겠네요.
동짓날 밤이라 길고도 길텐데...^^ 프리댄서님, 즐거운 성탄~!!7. 계속 멀리서
'09.12.22 11:02 PM (84.137.xxx.148)Frohe = Merry
Weihnachten = Christmas
프로헤 바이나크텐..이렇게 발음되어요^^.
오늘이 마침 성탄방학 들어가는 날이에요.
아이들이 아침에 뜨끈하게 콩나물국 한 그릇씩 먹고 학교 나가는데 참 감사하더군요.
일러주신대로 잣눈이 쌓인 여기서 인터넷으로 콩나물을 주문해서 먹고
무사히 한 학년을 마무리 하다니..참 감사했어요.
학교 후에는 여러가지 스케줄을 읊더니만
모두 다 어찌 되었는지 관두고 친구와 집으로 돌아와서 엄마표 볼로네즈스파게티 한그릇씩 먹고 나가서 눈 사람 만들고 있네요.
학교에서는 마지막 날 반선생님과 작은 크리스마스 파티를 하는데
모두에게가 아니라 각자 자기 친구들에게 서로 선물을 주고 받고
선생님의 선물을 게임을 하거나 해서 한 사람이 가지기도 해요.
작년에는 저희 딸이 받았는데 올 해는 다른 친구가 받았다고 하네요.
선물을 받고서야 어이쿠 넌 선생님께 카드라도 한 장 썼니..하고 제가 물었던
기억이 나네요.
여기서는 참 자유롭게 살아요.
선생님께 꼭 선물을 안해도 되고 말이죠..
오늘 파티에서개구장이 녀석 한 놈은 아빠 콘돔을 선물로 가져와서
빵 터졌다고 깔깔대고 웃는 걸 보고
제가 고개를 저었더니만
엄마 그건 아빠꺼야..그냥 재미지. 라고 덧붙어요.
그게 어찌 재미냐..한다면 전 정말 한순간 고루한 사람이 되는 거겠죠.
읽으신 책에 관한 내용을 잠시 생각해 봤어요.
직접 원본을 읽어본 건 아닌데(아 언제 그럴 실력이 될까요..만)
지금 이 순간에도 깔깔 거리는 아이들의 웃음으로 가득찬 집에서
드는 생각은 행복하다면..무엇보다 내가 행복하다면 되지 않을까 라고 짧게 생각해 봤어요.
콘돔을 가지고도 장난을 치고
내가 할 수 없다는 것에 부끄러워도 하지 않고
선물 받은 차 이름을 바닐라라고 지금 읽고 가도
(방금 친구에게 받은 차를 가지고 와서 자랑을 하는데
그 위에 루이보이스는 못 읽고 엄마 나 바닐레 차 받았어~하는군요 ㅎㅎ)
내가 지금 행복하다면...
그걸 위한 것이라면 후회하지는 않지 않을까는 생각이 드네요.
(아..위험해라..행복론이 모두 다 끝인 것 처럼 얘기하네요 ㅋㅋ)
친구 아이 양말이 눈에 폭 젖어 왔는데도
말 않고 그냥 올라가 놀길레
지금 히터 위에 올려 놓고 있는데
친구인 마누..가 참 고맙네요.
같이 놀아줘서...
(아이쿠 저도 평소에는 이 지겨운 인생..할 때가 더 많습니다만
오늘 괜시리 프리댄서님의 답글을 보고 맘이 심숭해져서 수다스러워졌네요^^).8. 멀리서..
'09.12.22 11:03 PM (84.137.xxx.148)不자유님께도 인사를 드리고 싶었는데..
헤헤 여기다 살짝 끼어서 인사할께요.
성탄의 기쁨 마음껏 누리시고 복된 새해 맞으시길^^9. 프리댄서
'09.12.23 2:08 AM (218.235.xxx.134)부자유님. 글을 재미나게 쓰셔서 기억하고 있는 거죠.
근데 올백^^까지 맞았는데도 엄마 말을 안 들은 게 되면 첫째와 둘째가 얼마나 섭섭하려나.^^; 어쨌거나 산타할아버지로부터 선물을 받고는 함박웃음을 지을 '미지의' 막내를 생각하니 저까지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네요. 얼마나 그 선물을 기다리고 있을까나. 아무튼 딸 셋 엄마 부자유님. 무조건 파이팅입니다.^^
히히님. 아웅, 제가 장황하게 말하는 버릇이 있는 데다 괜히 말을 빙빙 돌리며 해서 그런가 봐요.ㅠㅠ 그래도 좋게 읽어주셨다니 저도 히히예요. 히히, 기분 좋아라.^^
그리고 '멀리서'님. 바이?나흐텐? 뭐 이러면서 더듬거렸는데 정확한 발음이 프로헤 바이나크텐이군요.^^ 근데 와.. 말씀해주신 크리스마스 풍경을 듣고 있으니 눈이 푹푹 내리는 날 어느 집 창문으로, 안에 벽난로가 활활 타오르고 있고 아이들은 뛰어다니며 깔깔 웃고 있는 그런 장면을 엿본 느낌입니다. 그러고 보니 82에 독일에 살고 계시는 회원분들이 좀 되시는 것 같애요. 순덕이엄마님과 모두락님? 그 분도 독일에 사신다고 하신 것 같고. 거기에 '멀리서'님까지.^^ (그래서 독일이 막 친근하게 느껴지다는..ㅋㅋ)
어쨌든 그 웃음, 그 포근한 정경 속에 어쩌면 인생의 답이 있는지도 모르죠. 사실 <늦어도 11월에는>은 작가가 의도적으로 '진부한 스토리'를 택한 것 같았어요. 결말도 진부하답니다. 사랑의 도피를 떠난 남녀가 자동차가 전복되어 죽고 마니까요.^^ 그런데도 아련한 무엇, 빨래를 널거나 화분에 물을 주다가 문득 내다본 베란다 창밖으로 아지랑이가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것 같은 그런 뭔가가 있었어요.^^ 옆집에서 돌리는 세탁기 소리가 단조롭게 들려오고 저쪽 어딘가에서, 놀이터에서 노는 듯한 아이들 소리도 허공에 붕 뜬 채로 들려오는 뭐 그런 때 불시에 나타난 아지랑이 같은 것... 그런 걸 그리기 위해 작가가 의도적으로 진부한 설정들을 한 것 같았고, 그 진부한 설정들을 가지고도 큰 극적인 사건 없이 그런, 아주 묘하게 가끔씩 삶속으로 '스며드는' 몽환적인 무엇을 잘 그려냈더라구요. 거기서 작가의 역량도 확, 느껴졌구요. 또 그 소설이 발표된 게 55년이었으니까 그걸 확대하면 전후 독일을 떠돌던 어떤 불안을 그렸다고 할 수도 있을 것 같고 독일을 결국 패전으로까지 이끌었던 기성 질서에 대한 반항으로도 읽을 수 있을 것 같고 그랬네요.^^
그런데 그런 아지랑이도 정말 어쩌다 한번씩 봐야지, 매일 그거에 휩싸여 있다고 생각하면..^^ 어쨌든 히터 위에 올려진 젖은 양말이라... 저까지 마음이 포근해지네요.
그리고 콘돔 얘기 하시니까 불현듯 생각나는 게, 한 십몇 년 된 것 같네요. 술자리에서 어쩌다 '콘도' 얘기가 나왔는데 혀가 꼬이는 바람에 그걸 자꾸 '콘돔'으로 발음했다는... 정신은 멀쩡(?)해서 '내가 지금 콘도를 잘못 발음하고 있구나'를 깨달아 그걸 바로 잡으려고 거푸 시도하다 보니 콘돔을 본의 아니게 수도 없이 발음했다는... 누구라고 말은 못하구요. 흑.
암튼 모두모두 프로헤 바이나크텐~!입니다.^^10. 不자유
'09.12.23 11:34 AM (110.47.xxx.116)멀리서님, 제 인사까지 챙겨주시니 고맙습니다.
독일의 눈 내린 정경, 상상하면서 댓글 잘 읽었습니다.
멀리서님도 프로헤 바이나크텐~!11. 쟈크라깡
'09.12.23 6:02 PM (119.192.xxx.200)원글과 덧글이 모두 미소짓게 만드네요.
전 방학 첫날부터 난리법석인데 눈오는 푸근한 크리스마스라니 정겹습니다.
예전에 따뜻하고 정겨웠던 기억처럼
훗날 오늘도 그러하겠지요?12. 가원
'09.12.24 4:40 PM (125.128.xxx.1)내일이면 드디어, 성탄절입니다^^ 오늘 점심 때 친한 선배들한테 제가 밥산다고 식당에 가보니 스파게티집은 역시나 자리가 없더군요(-_-;;) 뭐냐. 남자들이 일찍부터 자리 잡고, 어차피 성탄절 때 붙어 다닐거면, 직장인들 많은 곳은 점심 때는 살짝 피해 주는 게 예의 아니냐구!!! (버럭버럭^^) 성질내다가 그냥 피자h가서 피자랑 샐러드 잔뜩 먹고 왔답니다;;;; 사족인데, 피자H은 맛도 별로고, 서비스도 별로인 거 같아요(제가 가는 곳만 그런지 모르겠지만요;) 거기보다는 MR피자가 훨 맛나게 느껴지는것이;;;;;... 저 피자가게와 아무 관련 없습니다요;; 쿨럭;;;
프리댄서님, 댄서님께 살짝 자랑하고 싶어서(우히히힛;) 내용과는 전혀 관련 없는 글 올립니다;
전에 저 회사에서 시험보는 거 있다고 했잖아요?
공동 1등으로 합격했습니다.. 푸하하하핫;;;
(물론 운이 엄청나게 좋아서였지만요;;;)
회사 시험은 도무지; 합격할 자신 없어서, 편입한 학교공부랑 같이 진행했는데,(인문학 배워요^^) 기말 끝나고 평점이 대략 3.8나왔습니다ㅠㅠ (무지 만족합니다;;;;)
회사 시험 발표하기 이틀 전엔 꿈에 김연아가 나왔어요.
울 이쁜 연아가 나왔으니, 무조건 로또 사야돼!
하고 로또 샀는데, 로또는 꽝...-_-;;;;
발표 하루 전에는 노짱이 제 꿈에 나오신 거예요.
왜 이렇게 반갑고 고맙던지, 손 붙들고 건강하시라고 제발 건강하십사, 안부인사 드렸는데,
그 다음날 발표하는데 제가 합격했더라구요;;; 허허헛;;;
무지 기쁜 게 아니라, 얼떨떨하고 노짱이 꿈에 나오신 이유가 나중에 내가 돈 조금이라도 벌면, 그거 모두 아프고 여린 사람들한테 환원하고 세상을 떠나라는 거구나... 갑닥 깨달음이 오더라구요....
암튼, 요즘 여기저기 밥 사고 다닙니다^^;
프리댄서님께도 제가 거한 밥 한상 모시고 싶은데 말입니다ㅠㅠ
(언젠가 기회되면 꼭 모실께요^^ 맛난 거 드시고 싶으시면 꼭 기억하고 있어 주세요^^)
건강하시고, 성탄절 즐겁고 행복하게 보내세요^^
프리댄서님 글 보면 너무 즐겁고 행복해 집니다.....
자주자주 뵙길 빌며^^13. 프리댄서
'10.1.4 2:48 AM (218.235.xxx.134)아.. 답글이 너무 늦었네요.--;
자크라깡님. 애들 다 키우신 분들 말씀으로는 애들이 커서 남자친구, 여자친구 만나러 가버리고 부부만 덩그마니 앉아서 저녁을 먹을라치면 애들 어렸을 때 애들이 아파서 응급실 달려갔던 기억까지도 그리워진다고.^^ 그러니 애들과 난리법석을 같이 떠실(?) 수 있을 때 마음껏 떠시길 바랍니다.^^* 물론 그러면서도 애들이 알아서 숙제도 하고 공부도 하기를 기원해드릴게요.^^;
오마낫, 가원님!. 가만 있어 보세요. 살다 보니 제가 승진시험에서 1등한 사람을 다 알고 있는 날도 있습니다!!!! 영광이에요, 정말!! 이거 같이 기념촬영이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세상에, 세상에... 어떻게 1등을.@@ 와.. 정말 새해 벽두부터 힘이 불끈 솟아오르는 소식입니다. (근데 왜 제 어깨에 힘이 들어갈까요?^^;;;)
그리고 학점도 띠융~! 저는 선동열 방어율과 경쟁하면서 맨날 학점미달로 갤갤거렸었는데.^^ 고로 보통 분이 아니시군요. 버럭! 능력자셨잖아요!!!
정말 열심히 사시는 모습 너무 보기 좋습니다. 옆에 있는 사람들도 기운이 팍팍 나구요. 저도 가원님께 기 받고 가요.^^ 그리고 밥 먹을 때.... 반주도 나오는 거죠?^^;; 그럼 뭐 먹을지 생각해 두려구요. 암튼 엄~~~청, 이만~~~~큼 축하드리구요, 열심히 시험 공부한 당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다시 한 번 추카추카. 와... 정말 신나라.^^;
그리고 모두 '프로헤 새해'입니당.^^
어떤 분께서 키톡에 '복사하기를 눌렀다가 붙여넣기로 붙여놓은 것 같은 일상들의 나날'이라던가, 뭐 그 비슷한 죽이는^^ 표현을 쓰셨던데, 그래서 저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인사말을 좋아합니다. 늘상 똑같은, 그날이 그날인 나날들에서 한번쯤, 그게 매번 공수표로 귀결될지언정 새해 복 많이 받으라고 하면서 슬쩍 들떠보는 것. 비눗방울을 불어보는 것. 가슴이 부풀어보는 것. 혹은 한 살 더 먹어서 기분 더럽다고 투덜대보는 것. 모두 좋죠.^^
이 댓글 보시는 분들, 모두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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