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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따로 돈 관리하자는 남편

각오했어요 조회수 : 5,233
작성일 : 2009-12-20 14:31:55
남편은 박사 과정, 저는 지금 회사 다니고 있어요.
아기는 생후 6개월째구요.

작년에 연애해서, 연애하자마자 아기 생기고, 결혼하고
아기 낳고 참 다사다난한 커플이었답니다.
출산휴가받아서 아기 돌보다가 이번 10월쯤에 복직했구요.

복귀하고나니 일이 참 많더라구요.
저도 또 욕심이 있는 사람이라, 열심히 일한다고 하다보니 야근도 잦아지고,
남편에게 소홀한 것도 사실이에요.


제가 직장복귀하고 당장 쓸 돈이 없어서 많이 쪼들렸어요.
그러다 보니 시어머님께도 빌리고, 저희 부모님께도 빌리고, 현금서비스도 받아 쓰고
서로 많이 힘들었죠.

남편이 장학금을 받기로 되어 있어서,
그거 받고 부모님께 빌린 빚 청산하고, 카드값도 모두 갚고
제 월급 받은 걸로 서로 저축하자 이런 이야기하면서 장학금 나올 날만 기다렸죠.


지난주에 갑자기 저보고 야근이 너무 많다, 일찍 와서 애 봐라 이런 이야기를 하더니만
돈 관리는 이제부터 각자 하자고 하더라구요.

그냥 화가 나서 하는 소리 같다고만 생각했는데,
오늘 갑자기
시어머님께 빌린 돈은 자기가 갚았으니,
우리 부모님(친정부모님)께 빌린 돈은 네가 갚으라고 하더군요.

각자 번 돈으로 각자 쓰고 아기한테 들어갈 돈은 반씩 분담하자고 하더군요.
그동안 제 카드로 생활했었는데, 그 카드값은 어떻게 할 거냐고 했더니

왜 내가 그것까지 책임져야 하냐며, 네 카드값은 네가 알아서 하라고 하더군요.

각자 살자고 하면서...

사실 각자 사는 건 문제가 아닌데, 이 사람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요.

제가 너무 서운한 건, 사실 경제적 분리라는 게 그냥 돈 문제만은 아니잖아요.
함께 살겠다는 마음이 없는 것처럼 느껴져서 저로선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네요.

그동안 사이도 너무 좋았고, 우리 무척 좋은 커플이라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이런 일이 닥치니까 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이 사람 왜 이러는 걸까요?

아무리 생각해 봐도 답이 나오지 않아요.










IP : 121.131.xxx.167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무슨
    '09.12.20 2:34 PM (211.117.xxx.26)

    사건이 있었던 거 아닌가요?
    남편이 갑자기 저러는 건 무슨 일이 있었단 얘긴데..
    잘 얘기를 해 보시면서 무슨 일인지 한번 속마음을 알아보세요..

  • 2. 무슨
    '09.12.20 2:42 PM (116.125.xxx.69)

    일이 있었더래도...저런 식의 반응은...참....헤어질 준비하는 사람으로 밖에 해석이 안되네요..
    아기한테 들어가는거 반반씩하자....?
    갈수록 부부로 사는게....어렵네요..... 장난하나....?

  • 3. ...
    '09.12.20 2:48 PM (222.234.xxx.152)

    그럼 결혼은 왜 했대요?
    뭔일이 있으면 서로 상의 해서 해결 하면 될걸..
    만정 떨어지게 저렇게 나오다니....
    조곤조곤 물어보세요 연유가 뭔지...

  • 4. ??
    '09.12.20 3:05 PM (59.10.xxx.80)

    아기한테 들어갈 돈은 반씩 분담하자 --> 정말 미췬거 아녀요?

  • 5. 원글님
    '09.12.20 3:16 PM (123.111.xxx.19)

    남편이 이제부터 돈이 정규적으로 웬만큼 들어올때가 생긴건가요?

  • 6. 원글
    '09.12.20 3:30 PM (121.131.xxx.167)

    아까 윗님 조언대로 무슨 일이 있냐고 물어봤더니 아무것도 아니라네요. 파람 피는 것도 아니고, 다만 자기가 나한테 도움을 받고 살지 않고 있다는 걸 분명히 하기 위한 거래요.
    남편은 내년에 휴학하면 학교에서 하는 일을 할 수 있어서 고정적으로 수입이 생기긴 해요. 많진 않아요.

  • 7. 그동안
    '09.12.20 3:51 PM (211.109.xxx.223)

    남편분이 많이 서운한 점이 있으셨을 것 같습니다.
    앞뒤 다 자르고 남편의 말 한마디만 여기 옮기셨으니 남편이 이상해보이긴하지만
    남편분입장에서 말해보라고 하면 하실 말씀 많을 거예요.

    공부하는 입장에서..고정적으로 수입이 없다는 이유로 남편 노릇 못한다는 눈초리 받고
    집에서 갓난아이 돌보고 논문까지 쓰고 있다면 진짜 힘든 거 맞아요.

    "야근이 너무 많다, 일찍 와서 애 봐라"--남편이 이런 말 할 때, 어떤 대응을 하셨나요?

    "회사 일이라 어쩔 수 없다. 당신이 집에 있으니 좀 더 참아야 한다, 나는 직장에서 인정받기를 원한다" 이런 식의 대응을 한다면..남편 입장에서 참 서운했겠죠.

    위의 대사를 남녀 바꿔서 생각해 보세요. 갓난아이 키우는 전업주부가 남편에게 힘들다고 좀 도와달라고 했는데 남편이 저렇게 말하면..어떤 기분이 들까요.

    그런 상황에서 남편이 시댁쪽 빚은 열심히 갚으셨네요. 친정댁 빚보다 시댁쪽 빚을 먼저 갚은 이유를 좀 헤아려 드리세요. 자존심이 너무 상해 있는 상황 같습니다.

    "너에게 도움을 받고 살지 않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싶다"는 남편의 말 듣고 아무 느낌도 없으신가요? 두 분의 대화가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바람 차원이 아닙니다. 이건.

  • 8. 원글
    '09.12.20 4:04 PM (121.131.xxx.167)

    그동안님 정말 감사합니다. 다시 생각해 보니 제가 너무 무신경하게 대한 것 같네요. 저희 너무 사이가 좋다고 생각해서 내가 하는 모든 행동 남편이 받아들여 주겠지만 생각했던 것 같아요.
    자존심이 많이 상해 있는 상황 맞아요. 에휴..제가 이렇게 아둔했네요. 정말 감사합니다.뭔가 눈이 트이는 기분이에요.

  • 9. 그동안님
    '09.12.20 4:22 PM (220.95.xxx.183)

    현명하시네요,,,지나가다 저도 도움받습니다.
    감사 드려요*^^*

  • 10. 어떤 일이든...
    '09.12.20 6:10 PM (110.12.xxx.169)

    입장 바꿔 생각해 보면 답이 나오는듯....

    뭐라 의견 구하는 글이 올라오면 도움되게 댓글 달아야 하는데,
    미치*이니 뭐니 단체로 욕부터 해대고 같이 열내고 그럴때가 더러 있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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