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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바보같이 사는건가요

의욕상실 조회수 : 864
작성일 : 2009-12-18 17:16:21
결혼15년입니다.

어리석게 콩깍지가 씌여 이런 남편하고 연애하고 결혼했어요.

줄곧 제가 돈을 벌었구요.

남편은 중간중간 돈을 벌어서.. 시어미니 빚 다 갚고

집엔 돈을 찔끔찔끔 혹은 안 가지고 오구요.

그게 버릇이 되어서 사업이 잘 되어 큰 돈을 만지게 된 시점에도

역시 다 자기 어머니랑 동생한테만 쏟아부었습니다.

시어머니는 효도 엄청 받고 돌아가셨어요.

"며느리 잘 들어와서 집안이 일어섰다"는 말을 곧잘 들어요.

그말이 진저리가 쳐지네요.

시어머니가 남긴 아주 조그만 아파트가 있는데, 남편이 동생 명의로 해줬대요.

그 아파트 역시 남편 돈으로 한거예요.

모든 경제적인 문제에서 저는 제외되고 혼자 독단적으로 처리하구요.

남편 월급 얼만지 한번도 안 적이 없습니다. 안 알려줘요.

저는 월급쟁이 15년째고 중간에 공백이 삼사년 있었어요.

젊었을땐 직장에 집안에 신경쓰느라 남편이 그러건 말건 신경 안 쓰이더군요.

사실 남편이 돈을 안가지고 들어와도 제 돈으로만도 살수 있었어요.

그래서.. 그다지 불행을 못 느꼈었는데.

이제 사십이 넘어가고 삼년 공백끝에 여름부터 다시 일을 시작했는데..

삼년동안은 그래도 생활비를 주더니만..

제가 일을 시작하자마자 생활비를 또 끊습니다. 몇달 되었습니다.

제가.... 이번엔 미칠것 같아요.

저한테 감정이 있거나 하진 않아요. 그저 일이 잘 안된다고 합니다.

사람이 유약하고 우유부단한 성격이긴 해요. 저한테 무한히 기대하고 바라구요.

제가 쉬던 삼년동안도 제발 일좀 하면 안되느냐 사정을 하더군요..

저는 쉬었다 얼마든지 다시 할수 있는 직종입니다.

근데 이제 넌덜머리가 납니다.

남편의 일이 잘 안되는것도 알고, 심성이 나쁘지 않은건 아는데,

무능함과... 나한테 기대는 유약함과...

젊었을때 자기 본가만 챙겼던 과거가... 이제서야 물밀듯

엄청난 분노로 몰려와요.

그리고 제 인생이 서글퍼요.

근데... 애들만 없음 이혼하겠어요.

애들한테 좋은 아빠라서 이혼을 못 하네요.

저는 남편이 없다고 생각해온지 오래되었어요.

평생 뜯기고 살 것같은 느낌이라 도망가고 싶어요.

애들을 데리고 나올까... 생각도 드는데..

우울해서 생각도 제대로 정리가 안되고.

빠져나올 여지가 없는 미로에서 헤매는 느낌..

내인생이 망했구나 싶은.................................

그저 이런 인간하고 결혼해서 아이를 둘씩이나 낳은

내 어리석었던 판단이 원망스럽기만 하네요.














IP : 124.3.xxx.130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우선
    '09.12.18 5:38 PM (220.80.xxx.42)

    위로 드려요 많이 힘드시지요?....
    20년... 길다면 길지요 그동안 참 힘들게 살아오신것 같네요
    저도 비슷한 경우라서 남의 일 같지가 않아요

    저도 남편 원망 많이 하고 시댁원망 많이 하고
    심한 우울증에 시달렸답니다
    (원글님도 지금 우울증인것 같아요)

    시간이 지난후에 안것인데 남탓 할게 아니더라구요
    내가 잘못이었어요 남편을 20년동안 그렇게 만든 장본인이
    바로 저였더라구요

    이렇게 내인생을 마감할수는 없다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더군요
    그래서 바로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었어요
    그리고는 남편한테 '난 이제 능력이 없다 나이가 40이나 먹으니
    여기저기 안아픈데가 없고 수입도 예전같지가 않아서 더이상
    돈을 못 벌겠다 애들이랑 나 세식구, 당신이 책임져라'

    그러면서 최악의 경우 애들하고 길바닥에 나앉을 각오까지 하고 덤볐네요
    (서로 싸우고 기싸움하고 사연이 많았어요 하지만 지지않으려고 끝까지 버텼어요)
    결과는요.... 내가 빠지니 남편이 먹여살리더군요(수입이 적어도 인정해줬어요 고맙다고
    하면서)

    상대방을 그렇게 무능하게 만든것은 바로 나자신입니다
    죽기를 각오하고 행동으로 옮겨보세요 됩니다

  • 2.
    '09.12.18 7:28 PM (222.234.xxx.76)

    저와 비슷한 처지네요. 저도 윗님처럼 해봤습니다. 근데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제가 다시 일을 시작했어요. 제가 일을 안하고 집에 들어앉아있으니 남편이 돈을 벌어 가져다는 줍디다. 근데요, 그 유세가 얼마나 큰지. 쥐꼬리만큼 가져다 주면서 돈때문에 스트레스를 얼마나 주는지. 저도 낭비벽이 있는 사람이 아닌데 애한테 비싸지도 않은 옷 한벌 사주지도 못하고, 월말이 돼서 한달동안 돈 어떻게 썼다고 가게부를 보여주면 왜 돈을 망탕 썼냐고 야단치고. 차라리 돈이라도 내 맘대로 쓰자 싶어서 결국 다시 일을 시작했습니다. 제가 다시 돈을 벌게 되니 남편은 또 원래대로 돌아갔습니다. 지금 저쪽 방에서 이불 쓰고 킬킬거리며 개콘 재방송 보고 있어요.
    제 생각에는 남편의 무능력은 아내의 영향 탓도 있겠지만 천성적인 것입니다. 연약하지 않고 능력있는 남편은 아내가 벌든 안 벌든 항상 남자답습니다. 여자의 잘못이라면 남자 보는 눈이 없었다는거지요. 애때문에 이혼못하는 이상 그러려니 하고 살수밖에요. 저도 그러려니 하고 살고있습니다. 술, 담배, 여자 같은 악습이나 있는 사람이라면 한바탕 뒤집어엎으련만 돈 못 벌고 여자한테 기대는 것 제외하고는 꼬투리 잡을 것도 없습니다. 애 하나 더 키운다 하고 살지만 가끔 힘들고 지칠 때 기댈 수 있는 어깨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3. ..
    '09.12.18 7:47 PM (220.127.xxx.50)

    능력있는 여자의 비애에요
    님도 재산관리 잘하시고 차츰 모든재산의 명의 님으로 바꾸시고 사업이 안되던 잘되던
    생활비는 꼭 받으세요 특별한 잘 못 없다면 아이들 클 때까지 그냥저냥 사시는 것이
    나을테니까 님은 님대로 아이들과 즐겁게 생활하도록 노력하세요

  • 4. ..
    '09.12.18 9:38 PM (61.255.xxx.149)

    아이들때문에 이혼하기가 힘드신데,
    일단 남편에게 생활비 받아내세요, 싸워서라도요,

    남편이 일이 잘 안되도 생활비 줄 여력은 되는것 같은데
    아내 능력 믿고 안주시는것 같으니 크게 싸워서라도 받아내시고,,,,,
    그리고 난 다음에도 불행하다 생각되시면 그때 이혼을 생각하시든지요,,,,,

    여지껏 남편이 큰 돈을 번 시점에도 돈에 크게 신경을 안쓰고 사셨으니
    남편도 아내를 믿거니하고 지금처럼 행동하시는거지만,

    아내도 변했고ㅡ 생활비를 주지 않으면 결혼생활이 불가능하겠구나싶으면
    남편도 이혼할 맘이 있는것이 아니면 변하겠죠,,,,,

    불만이 있으시면 불만을 이야기하시고 해결하세요.....

    그리고 남편이 사업이 잘될때는 경제적인 면에서 남편이 해줘야할것들에서
    방임하지마시고 요구하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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