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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총리님에 대하여

... 조회수 : 1,331
작성일 : 2009-12-18 14:03:39
한총리께서 총리직에서 물러나신 직후에
여러 달 동안 총리님을 뵐 일이 있었습니다.
일산 풍동의 새아파트에 막 입주하셨던 때이지요.

총리님댁엔 집안일을 도와주시는 아주머니가 일주일에 두번쯤, 오전에만 오시는 듯했습니다.
제가 갈 때마다 총리님은 손수 커피를 내리고 참외를 깎아 주셨습니다.
집안엔 요즘 여자들이 좋아하는 꽃무늬 이쁜 접시같은 것도 없어 싱크대 선반이 휑했지요.
그래도 국회의원이며 여성부장관, 환경부장관, 총리까지 지내신 분인데 이럴 수 있나...할 정도였습니다.
알고보니 침대며 식탁 같은 가구는 '번듯한 아파트에 살게 됐다'고 식구분들이 선물하신 거였구요,
거실에 놓인 검정 피아노는 음악을 하려하는 아들을 위해 새로 산 중고품이었습니다.

총리님과 함께 하는 동안
저는 그분이 한 나라의 총리를 지내신 분이라는 걸 종종 잊어먹었습니다.
그만큼 소탈하고 꾸밈이 없으셨습니다.
지역구 일로 관계자들이 찾아오면 티셔츠에 저지바지,
설거지하시던 차림으로 맞으셨습니다.


....

한총리의 부군께서 긴 옥살이를 하시는 동안
한총리님의 집안은 풍비박산이 났습니다.
고등학생이던 남동생은 철봉에 맞아 허리를 다쳐 불구가 되셨고
의대생이던 막내동생분은 전문의 과정에 들어가보지도 못했습니다.
여동생분은 언니와 형부의 옥바라지와 집안 돌보기로 젊음을 다보내고 결혼을 못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모든 식구들이 그때까지도 너무도 힘들게 살고 계셨습니다.
(그때, 저는 정말 묻고 싶었습니다.
"대체 언니가, 누나가 총리가 되어 좋은 게 뭔가요?")
...

총리님과 함께 하던 일은 결과를 맺지 못하고 끝이 나 버렸습니다.
제가 마음을 다쳤을 거 같아
총리님의 부군이신 박교수님께서 밥을 사주시겠다고 하셨습니다.
일산에 있던 선거사무실 근처의 밥집에 들어갔는데
교수님께서 사주려한 참치회는 너무 비쌌습니다.
주머니를 만지며 민망해 하시는 교수님을 위로하며
우동과 튀김을 먹었습니다.

그 이후로 시간이 많이 흘렀습니다만
빨간 색 티셔츠 차림으로 커피를 내리고 참외를 깎아주시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

당당하게 나아가신 만큼
더큰 인물되셔서 돌아오십시오.
IP : 180.66.xxx.63
3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9.12.18 2:06 PM (121.140.xxx.230)

    눈물나려 하네요...ㅜㅜ

  • 2. 정말
    '09.12.18 2:07 PM (125.177.xxx.10)

    요즘 나라 돌아가는 걸보면..한숨만 나오네요..
    또 어떤 구실로 한총리를 괴롭힐지..갑갑합니다..
    힘내셨으면 좋겠어요..

  • 3. 정말
    '09.12.18 2:13 PM (125.178.xxx.192)

    무감각한 수많은 사람들때문에 더 열이 받습니다.
    관심들이 없어요. 주변을 둘러보면요

  • 4. /
    '09.12.18 2:15 PM (222.239.xxx.77)

    정말 노통곁에는 보물같은 분들이 많네요.
    두번 당하진 않을껍니다....절대로!

  • 5. 아~
    '09.12.18 2:17 PM (211.177.xxx.101)

    정말 쓰레기같은 세상이네요~~~~~~~~

  • 6. 추운 날씨에
    '09.12.18 2:17 PM (121.191.xxx.3)

    걱정이네요..힘내세요 총리님!

  • 7. 소망이
    '09.12.18 2:18 PM (58.231.xxx.232)

    힘내세요 총리님!

  • 8. ..
    '09.12.18 2:24 PM (222.107.xxx.168)

    저런 가족사는 몰랐습니다 ㅠㅠ
    '제가 일생을 그렇게 살지 않았습니다'라고 인터뷰 하시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저희가 압니다, 저희가 믿습니다. 힘내십시오.

  • 9. 노대통령께서
    '09.12.18 2:30 PM (125.178.xxx.192)

    차기대통령감으로 찍으셨다는 말에
    그분의 인품을 그냥 알아버렸다지요

  • 10. 노통서거
    '09.12.18 2:30 PM (116.40.xxx.63)

    때와 같이 여전히 의심하고 보수찌라시글에 동조하고
    흔들리는 무관심한 국민들 역시 마찬가지.

  • 11. ㅜㅜ
    '09.12.18 2:31 PM (203.229.xxx.234)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12.
    '09.12.18 2:33 PM (125.252.xxx.14)

    기구한 인생이었다.
    그 가족까지.. 희생당한..

    와.. 돌겠네..

    오..신이시여..넘 가혹하지 않습니까

  • 13. ...
    '09.12.18 2:33 PM (122.35.xxx.34)

    정말 노통곁에는 보물같은 분들이 많네요.
    두번 당하진 않을껍니다....절대로! 222222
    언제까지나 믿고 지지합니다..

  • 14. 고난
    '09.12.18 2:35 PM (221.138.xxx.65)

    이겨내시고 ...
    늘 응원합니다.

  • 15. 정말이러다간
    '09.12.18 2:39 PM (203.247.xxx.210)

    조작선거도 가능할 것 같은...

  • 16. 정말!!
    '09.12.18 2:40 PM (112.145.xxx.124)

    새로운 사실을 알게되네요
    보이는 것만 보고 살아온 시간들이 부끄러워집니다
    ~~~

  • 17. 소금눈물
    '09.12.18 2:48 PM (121.159.xxx.2)

    제 블로그에 퍼갈게요.
    하루종일 눈물 흘리며 뉴스를 보다 님글을 읽으니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ㅠㅠ
    감사합니다.
    이런 우리 총리님을.......ㅠㅠ

  • 18. 후..
    '09.12.18 2:49 PM (61.32.xxx.50)

    함께 하겠습니다.

  • 19. .
    '09.12.18 2:54 PM (203.229.xxx.234)

    퍼가도 될까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20. 긴머리무수리
    '09.12.18 2:56 PM (58.224.xxx.200)

    저도 가족사는 처음 알았어요..
    결혼하시고 바로 부군께서 옥살이를 하셔서 신혼은 옥살이를 끝내고 시작하셨다는거,,그래서 자손을 늦게 보셨다는 것 정도 밖에 몰랐어요..
    이런 눈처럼 흰분을 왜 이 정부는 흠집을 못내서 안달일까요??
    뭐가 그리 두려워서요??

    만약에 한총리께서 대선에 나오신다면 저 두팔, 두발 다 걷어부치고 대선운동 할 생각 있습니다..

  • 21. 힘내세요
    '09.12.18 2:57 PM (118.37.xxx.177)

    당신의 진실을 믿습니다!!

  • 22. 아롬이
    '09.12.18 3:05 PM (59.11.xxx.138)

    정말 눈물이 납니다...참 세상 살기가 무섭고 두렵네요...
    어쩌다 이렇게까지 되버린걸까요? 이 놈의 나라 치가 떨리네요

  • 23. 죽일넘의정권
    '09.12.18 3:11 PM (58.120.xxx.75)

    제발~
    제발~

    이 정권을 진짜 단 한방에 묻어버리고 싶어요 아니 한방에 묻기에는 너무 아깝죠
    천천히 질기게 고통스럽게 묻어야할까요
    입에서는 쌍욕이 막나옵니다.
    이러다 진짜 홧병에 죽겠어요

  • 24. ...
    '09.12.18 3:12 PM (118.35.xxx.153)

    눈물 납니다
    아픈맘 주체할수가 없네요

  • 25. ....
    '09.12.18 3:18 PM (220.85.xxx.26)

    한명숙총리님이 부군님과 주고받은 옥중서신인 "사랑은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이 책을 보면...정말 한총리님 말씀대로...저는 인생을 그리 살지 않았습니다를 믿을수 밖에
    없습니다..고생을 많이 하셨어도, 얼마나 인품을 닦으셨는지, 한번 실제뵈었는데..
    어찌나 온기가득 아름다우신지요....ㅠㅠㅠㅠ

  • 26. ..
    '09.12.18 3:35 PM (114.201.xxx.126)

    그분의 단호하고 의지굳은 목소리가 들리는듯 합니다.

    ㅠ.ㅠ

  • 27. ...
    '09.12.18 3:35 PM (124.56.xxx.155)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하시면 그 열풍이 두려웠겠죠.
    출마하신다는 선언을 하시지도 않았는데 차기 서울시장을 묻는 여론조사에서
    현 서울시장을 제치고 1위 하셨잖아요.
    주위에도 보면 이쪽저쪽 별 관심없는 사람들도 한명숙님에 대한 인식은 긍정적이더라구요.
    그러니 흠집내면서 내년 지방선거 전까지 판결이 나지 않게 한총리님의 발을 묶어두려 하겠죠.
    ㅜㅜ

  • 28. .
    '09.12.18 3:51 PM (116.127.xxx.136)

    그리 힘들게 사셨는데도 누구보다
    고우세요 이리도 추운날 저렇게 발광하는 놈들 눈에도
    가만히 둬선 안되는 인물인게죠.
    그래도 인간들이라고 사람보는 눈은 달렸나 봅니다
    쳐죽여도 시원찮은 놈들

  • 29. 되는대로
    '09.12.18 3:52 PM (221.144.xxx.54)

    부드러운면서 강한 여성 대통령 한 명숙
    그런 나라에서 살고 싶다.

  • 30. 믿음
    '09.12.18 3:57 PM (211.47.xxx.2)

    두번 당하진 않을껍니다....절대로! 333
    힘내세요... 한명숙총리님 뒤에는 우리들이 있습니다.

  • 31. 큰 분
    '09.12.18 4:47 PM (211.117.xxx.40)

    큰 분이십니다.......

  • 32. 두아이엄마
    '09.12.18 5:15 PM (115.93.xxx.12)

    이분이 참 훌륭한 분이셨군요....전혀 몰랐었는데..

  • 33. 역시
    '09.12.18 5:37 PM (121.144.xxx.37)

    한명숙님도 오랫동안 감옥살이 하셨고 부군의 감옥살이 뒷바라지에
    고생을 했는데.....그냥 잘되는 꼴을 못보고 인격살인을 하려 애쓰네요.

  • 34. ...
    '09.12.18 6:59 PM (220.85.xxx.26)

    부군 감옥살이 하실때.. 한번은 지하조사실에 끌려가서 구타도 당하셨다고 하더군요.
    그동안 부군께선 그 사실도 모른체 연락이 안되어 가슴을 졸이셨다는.... 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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