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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부부 고민이예요 (좀 길어요...ㅠ.ㅠ)
아이들은 4학년, 7살 이고요...
이제 주말부부 하고 싶은 맘에 갈등만 되네요.
저와 남편은 둘다 나서부터 대학때까지 서울에서 살았구요.
어쩌다 남편 직장이 이쪽으로 잡혀서 이곳에서 터를 내리고 살게 됐는데요.
주말부부를 하게 된다면? 하는 생각을 요즘 들어 많이 하게 되네요..
이유인 즉,
저는 이 도시가 너무 싫습니다.
맘에 맞게 재미있고 한참동안 수다떨어도 질리지 않고
얘기가 떨어지지 않는 친구가 단 한명도 없어요.
사실 남편과의 사이도 좋고요.
남편에게 의지도 많이 하고 친구처럼 지내서 참으로 좋은 짝꿍인데
남편에게 말 할 꺼리가 안되는 자질구레한 일상 얘기들 있잖아요.
그런 얘기 터놓고 점심 한끼 먹으며 할사람이 없어요.
지방 소도시 특성상 한집걸러 한집 전부 아는 사람들이고요.
또 어찌나 다른 사람 사는 얘기에 관심들이 많은지..
차 번호판 외워가면서 이집 저집 사생활 캐고 다니고
아이들 성적이며 어디서 뭘 하고 다닌다는 정보, 소문에 무지 민감하고
확대 재생산 하는거 기본이예요.
대도시라면 있을수 없는 일 비일비재 해요.
이 도시에 처음 왔을때 뭣모르고 친하게 지내던 몇 사람과
완전히 안좋게 끝나는 바람에 그 뒤로 제가 좀 사람과 친해지기를 기피하게 된거 같아요.
여기 사람들과 친해지게 되면 결국 그 사람들과 수다떨고
내 마음 보인것이
결국엔 나에게로 돌아온다는걸 너무나 뼈져리게 깨달았어요...
또 선생님들도 너무나 고압적이고 본인 위주로 본인 피해 안가게끔 하시고
하다못해 식당주인들 까지 어찌나 불친절한지..
정말 8년째 살지만 적응이 안되요..
서울엔 엄마, 아빠,
초등때부터 친구들..
아 하면 어 하는 친구들....
만나서 얘기하면 저절로 체증이 쑥 내려가는 그런 친구들이
만나자고 하면 당장 달려나와줄 친구들이 있는데..
너무 답답합니다.
둘째로 아이들 교육 때문이란걸 빼놓을순 없겠죠
저희 남편 직장에 다른 분들도 많이 주말부부 하시더라구요.
아이들이 아빠랑 너무 친해 떨어져 있는걸 상상도 못하고
저또한 애들 아빠에게 아이들 부분도 많이 의지 하는 편이라
닥쳐봐야 알겠지만
여기는 지방소도시답게 학원이며 등등
제 맘에 드는데가 없고...
고를수 있는 초이스가 많지 않아서
여기 우르르, 저기 우르르
검증되지 않은 선생님들이 너무 판을 쳐요...
지금은 아이들이 어려 주말에 서울도 잘 다녀와요.
그런데 아이들 점점 더 커지면 주말에도 공부하느라 서울 갈수도 없겠죠?ㅠㅠ
지금도 서울에 가면 양가집에서 하루밤씩 얻어자느라 불편하긴 해요..ㅠ.ㅠ
그것도 단점에 드네요...
물론 이도시에서 사는 장점도 많죠.
1.남편과 항상 같이 있을수 있다. (다르게 말하면 남편 한눈 팔지 못하게 감시?? ㅎㅎ)
2. 주말부부를 함으로써 오는 생활비의 절약
3. 교통 체증이 없다 (다르게 말하면 갈데가 별로 없다..ㅠ.ㅠ)
4. 적은 비용으로 나름 크고 깨끗한 집에서 살수 있다 (아파트 값이 서울에 비해 무지 싸요..)
5. 가까운 곳에 자연이 있어 등산 같은걸 잘 할수 있다 (그래도 공원 같은건 서울이 더 잘되있네요.)
어쩔땐 이 도시에서 직장을 잡게된 남편이 너무 원망스럽고요
그런 남편과 결혼한 제가 원망 스러울때도 있어요...
하지만 이게 운명이라면
제가 스스로 판단해서 또 헤쳐 나가야겠죠.
서울의 빤짝빤짝 불빛만 봐도 고향에 온것같이 넘 설레고 떨리는 제마음....
이해하실수 있으신가요?
제 얘기 듣고 판단하고 조언해 주실 선배님들, 82님들 안계신가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1. ....
'09.12.17 11:40 PM (222.235.xxx.252)사이좋은 남편과 함께 사는 그곳이 아이들에게도 두분에게도 좋은 곳이에요
주말부부 하지 마세요2. 그럼에도불구하고
'09.12.17 11:41 PM (116.34.xxx.144)가족은 모여 살아야 좋다...
3. 글쎄요
'09.12.17 11:59 PM (219.77.xxx.176)서울에서도 다들 그리 아짐들이 뒷담화하고 소문내고 살아요.
원글님이 애들 키우면서 서울 살아보신게 아니라 막상 겪어보면
다 똑같다 싶으실 거에요. 어릴때 친구들도 경제상황이나 아이들 문제로
예전같이 툭터놓고 못지낼 수도 있고요.
원글님이 아쉬워하시는 건 이해하지만 단순히 서울 간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에요.
당장 두 집살림하면서 친구들만나 밖에서 차마시고 밥 사먹고 하는 거 부담 안되실까요?
남편되시는 분은 그 곳이 너무 좋아서 사시는 건지, 아니라면 누구는 돈 번다고 홀아비 생활하고
누구는 서울가서 친구들 만나 놀고..이러면 부부사이 좋게 유지되기 힘들죠.4. .
'09.12.18 12:05 AM (125.184.xxx.7)윗분님 말 백배 동감.
사람 사는 곳 다 비슷하잖아요.
사람이 다를 뿐이죠.
친구 문제도
장소가 아니라 시간의 흐름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더 많고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가족이 함께 있는다는 것.
지금 있는 그 곳에서 행복을 찾아 보심이.5. 고민맘
'09.12.18 12:54 AM (59.30.xxx.75)답변 주신 모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소중히 생각할게요...
과연 그냥 여기 있는게 나을까요?
전 왜 이렇게 여기가 싫죠?
그냥 탈출하고 싶은 창살없는 감옥같은 생각이 나네요.
우리 가족 빼고는 아무하고도 단절된듯한 삶이 넘 싫으네요...ㅠ.ㅠ6. ...
'09.12.18 1:11 AM (121.140.xxx.230)그 마음 이해합니다.
어디 사시는지...꼭 제가 살았던 곳에 사시는 분 같은 생각이...
저도 10년 전에 경북의 중소도시에 살았었지요.
여기저기 들려오는 거친 경상도 사투리에 처음부터 기가 눌려서
사람들도 무섭고 못사귀고 참 외로웠습니다.
몇 년 지나니 도시의 한가로움이 좋아지더군요.
나름 자연을 벗하여 외로움을 달랬습니다.
산에도 다니고 강변에도 가고 시골길을 드라이브하면서
은근히 역사적 사적도 많은 걸 발견했어요.
도서관, 문화원 다니면서 그 도시에 관심을 두니 배울 것도 많고 볼 것도 많더군요.
애들 교육...좀 어려운 문제이지요.
중소도시일수록 과한 교육 열기도 있었어요.
도시에서 1등한 아이가 뭐한다...하면 우르르...
연극 한 편, 음악회 한 번 볼 기회도 없고...책방도 변변찮고...
그러나 우리 애들...
아직도 논밭사이로 맘껏 뛰놀던 그 시절을 무척 그리워합니다.
마음에 고향이 있는 것과 없는 것...
이담에 언젠가 마음이 팍팍할 때 큰 위로가 될 줄 압니다.
어릴 때는 자연 속에서 사는 것도 큰 행복입니다.
원글님 사시는 곳에 관심을 가지고 즐겨보세요.
저도 서울 온 지 얼마 안7. 고민맘
'09.12.18 1:47 AM (59.30.xxx.75)위로 감사드려요.
저는 님께서 말씀하신 경북은 아니지만 넘 비슷하네요.
특히 과한 교육열기...넘 공감합니다.
지나칠정도로 아이 교육에 예민하고
또 아이들 성적, 외모 품평도 얼마나 심한지..
기가 질리네요...
저도 좀더 맘잡고 살다 보면 여기를 좋아하게 될까요?8. 절친노트
'09.12.18 1:57 AM (58.120.xxx.243)님 이해 갑니다.저도 경북에도 살고 중소도시 살았는데요.그나마 광역시가 고향입니다.
반짝이는 불빛..이해갑니다.그 셀레는 마음..
근데요.들어온지 2년입니다.
제가 나가 있엇던 7년간 많은 이들이 변하고 심지어 친구도..저를 많이 잊엇습니다.
새로운곳에서 새 관계를 충실하면서 살아가면 되빈다.
고향에 들어오니 별거 아닙니다.
그리고 무엇보다..타향이니 남편이랑 사이가 좋아집니다.부군외에 더 중요한거 없을꺼 같은데요...
전 이제..이 시티 라이프에서 실증이 나려합니다.9. 그게
'09.12.18 4:01 AM (124.49.xxx.81)생각과 같으면 얼마나 좋겠어요....
10. ..
'09.12.18 8:29 AM (125.139.xxx.93)저는 지방 중소도시에 살아요. 그래도 학교 엄마들이나 주변 사람들이랑 얽힐 일이 전혀 없어요
원글님이 서울에 대한 미련을 접지 않으시니 지금 사시는 곳이 힘드시지 않나 싶어요
학교 선생님이 고압적이고 식당 주인은 불친절하고, 학원선생님은 검증이 안되고...이건 서울에 가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구요. 선택의 폭은 좀 넓겠지만요.
비교는 내 마음을 불편하게 하고 뿌리 내리고 지내기 힘들어져요.11. 이해해요
'09.12.18 10:40 AM (211.214.xxx.45)저도 서울에서 나고 자라서 직장생활도 서울에서 했어요.
근데 부모님이 뒤늦게 부산으로 가셔서 부모님뵈러
일년에 두번정도씩 부산에 갔는데 그때마다 정말
그 답답함에 미치겠더라구요. 부산도 큰도신데라도
이상하게 생각하실수도 있지만 그 좁은도로며
우회도로 없는 그 답답함. 텔레비젼도 서울과는
광고도 다르더군요. 편성프로도 다르고.
고속도로 서울 톨게이트 들어서면서 서울이라는
글자만 봐도 얼마나 가슴이 뭉클하던지...
반가와서 눈물이 나더라구요.
님이 이상하신거 아니라는 말 하고싶어서
몇자 적어봅니다.
근데 저 지금 서울에 안살고 인천사는데요.
신랑이랑 아이들이랑 제직장 가지고
사니까 살아지네요...^^12. 고민맘
'09.12.18 10:59 AM (59.30.xxx.75)답글 감사드려요.
맞아요. 아예 그런 선택의 여지가 없이 여기 아니면 안된다고 하면
이런 갈등도 없겠죠.
주위에서 서울이 고향이거나 기반으로 두신 분들은 한분 두분 떠나시는 모습보면서
더욱더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지 몰라요.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