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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남자 그냥 믿는게 답일까요?

고민 조회수 : 1,229
작성일 : 2009-12-14 14:36:55
원래는 이 남자의 남동생에 관한 고민부터 시작해서 이 사람 어머니로 넘어가서 근본적으로 이 남자의 사고방식이 달라질 것인지 아니면 내가 너무 예민한거라서 그냥 믿고 가도 되는 사람인지 고민입니다...지금 이래저래 걱정입니다.

일단 고백할 것은 제가 능력이 없어요. 앞으로도 한 5년 정도는 한달에 100만원 전후의 수입으로 경력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문제의 남자 참 똑똑해요. 좋은 공대 나와서 국내MBA석사도 따고 모증권사에서 투자업무를 하고 있어요. 월급도 실수령액 3백만원 중반대 잘받고 있고 4천만원짜리 작은전세집도 자기가 마련한 남자입니다. 술자리 싫어하고 담배도 안피고 게임중독도 아니고 전자기기덕후도 아니고 여자는 마누라 밖에 없는 남자입니다.

이 남자 서른살짜리 남동생이 있어요. 지방M시 지방대 나와서 방황하다가 서울에서 일자리 찾겠다고 형에게 신세지다가 몇달전 다시 M시로 돌아가 작은회사 다니다가 그만두고 사회복지일을 하겠다고 합니다. 지금은 작은 요양원에서 일하고 있는데 사회복지사?노인요양복지사?자격증1급을 따려면 대학이나 대학원을 나와야하는데 나중에 기관의 장을 하기 위해서 대학원을 가겠다고 합니다. 이 남자 등록금을 자기가 대주겠다고 합니다. (얼마전 이 남자가 남동생 돈 천만원 썼던거 1200만원정도로 갚았는데 그돈과 어머니가 도와준 돈으로 새차를 샀다고 들었습니다. ) 자기가 조금만 도와주면 동생이 자리를 잡지 않겠느냐 였습니다.

처음의 고민은 /1. 노인요양사업의 전망이 지방M시에서 과연 얼마나 수요가 있을 것인가 전망이 있는것인가/ 박봉인거 뻔히 아는데 계속 등록금이건 학비건 보태줘야 할꺼고(이 남자 남동생 대학 다닐때 책값이라고 용돈이라고 얼마씩 보태주던 사람입니다.) 결혼할때 모아둔돈 없는데 돈천만원이라도 보태줘야 시집오겠다는 여자(사랑의 포로가 되버린...)라도 있을 듯합니다만

지금은 이 남자 사고방식 뜯어고쳐야 하는데라는 고민입니다. 본인이 말하기 어려운건 계속 숨기다가 조금 캐보면 한보따리씩 나와요.(저한테 거짓말은 안하는데 진실의 일부만 말하거나 눈치채고 집요하게 물어보면 자꾸 대답을 회피하죠)아버지가 경비일 하시는 거 집에 명절 생신에 드리는 돈 말고 한달에 3~50만원 보내는거 부모님 임플란트비용 암진단 소동에 병원비 본인이 감당하는거 이런 자잘한 돈문제의 근본 원인 내가 더 여유가 있으니 돕겠다인데...제가 볼땐 돈은 돈대로 쓰고 단 한번도 고맙게 생색나게 돈쓰는 걸 못봤어요.

평생을 부모님과 형제 뒷바라지에 묵묵히 일하던 저희 아부지 몇년전에 형제때문에 최후의 집까지 날리셨어요. 그 뒤로 지금도 아버지 하시는 사업에 형제들이 얹혀있어서 어머니 근심이 크시구요. 이래서 아들은 어머니와 비슷한 여자를 만나고 딸은 아버지랑 비슷한 남자를 만난다는 말이 있는건지...저 나름 백조의 물갈퀴질 이었을지언정 강남에서 곱게 자란 처자였고 제 주변 친구들이나 저 좋다고한 남자들이나 만났던 사람들 다 자기 앞가림만 잘하면 되는 사람들 이었어요. 이 남자는 자기가 자기 집안을 세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장남 장녀였으나 형제들에게 유산을 빼았긴 부모님들이 친척들한테 기죽지 않기 위해서라도 자기가 공부잘해야 하고 성공해야 하는 사람입니다. 말은 우리 부모님이나 제 언니한테도 도울일 있으면 돕겠다고 하지만...저희집은 그럴일 없습니다. 등록금 몇백만원이 없어서 내달라고 하느니 학자금 대출을 받고 없고 전세값 천만원 모자라서 빌리느니 옥탑방 들어갈 사람들 입니다.

제가 매정하고 가족인데 어떻게 그러냐고 하는데 전 저희 아버지 케이스를 봐와서 지금이 시작인거 같아서 마음이 무겁습니다.

고민은 간단하게 축소해서 그깟 대학원 등록금 몇백만원 해주면 남동생이 자리잡아서 앞으로 도와줄일 전혀 없고 부모님 병원비나 명절비용 같은거 형제가 함께 준비할 수 있을까요? 이 남자 학자금 빚 갚은땐 그려러니 했는데 다 갚고 나서도 2년새에 모은 돈이 없었어요. 전세집이고 연봉이 6천만원인데두요. 전 그만큼 가족 도와줬다고 생각하는데 본인은 그 기간동안 부모님께 일년에 600만원 정도 밖에 안드렸다고 합니다. 돈들어가는 취미가 있는 것도 아닌데 택시로 출퇴근하고 매끼니 밖에서 사먹느라 다 썼다는 건가요? 그때 저랑 데이트는 한달에 한두번 만나서 백반집에서 밥먹고 3~4천원짜리 커피 마시고 영화관 가는게 다였어요.

지금 등록금건은 본인이 해결하라고 하고 차곡차곡 모아서 나중에 결혼할때 천만원 정도 도와주는게 낫다는게 제 의견인데 정말 그간의 정황이 집안의 현금자금줄이었다면 M시 부모님이 절 벼르고 계실텐데 미치겠어요.
IP : 218.232.xxx.28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09.12.14 2:45 PM (218.38.xxx.130)

    어려운 문제예요
    그 남동생이 대학원 도와주면 나중에 자리 얻어 원장까지 생각하면서 형에게 고마워할까?
    그때 가서 조카들에게라도 보답을 할 인종인가?
    시부모의 병원 소동은 내막은 모르지만 아들을 현금줄로 아는 부모님, 어렵습니다.

    제 동생뻘이신데 동생 같음 그냥 헤어지라고 조언하겠습니다.
    왜냐구요?
    여자에게 시댁 너무나 중요해요.
    시부모가 최소한의 앞가림을 하느냐 못하느냐가 정말 (경제적인) 삶을 꾸려가는 데 결정타예요.

    그리고 자기 돈으로 자기 집 도와주는데 여자가 옆에서
    천만원 모아서 도와줘라, 병원비는 안된다 이런 말 고깝게 들을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지금은 연애하니깐 별 말 안 해도.. 마누라 되면 버럭질할 것 같아요.

    집안의 현금줄...절대 그 줄 잡지 마세요. 진흙탕 싸움 순식간이에요.

  • 2. 응?
    '09.12.14 2:55 PM (211.216.xxx.224)

    글 초반에 "작은전세집도 자기가 마련한 남자입니다. 술자리 싫어하고 담배도 안피고 게임중독도 아니고 전자기기덕후도 아니고 여자는 마누라 밖에 없는 남자입니다."라고 하셔서
    원글님이 와이프인줄 알았는데 끝으로 가니 그냥 결혼 생각하시는 분 같은데..
    어떻게 된건가요? 제가 이해를 잘못한건지......

  • 3. ..
    '09.12.14 3:01 PM (125.139.xxx.93)

    경제력이 없는 부모라면 자식들이 당연히 도움이 되어드려야 겠지요
    저희도 결혼전엔 생활력없는 어머니에게 많은 돈이 갔지만
    결혼하고 나니 달라지더군요
    당장 내 가정이 있는데 결혼전처럼 쓸 수는 없으니까요

    근데 글의 앞뒤가 너무 달라서 혼동이 오네요.
    그냥 스펙만 놓고 보면 원글님이 더 처져요

  • 4. ...
    '09.12.14 3:32 PM (124.54.xxx.101)

    저는 원글님이 결혼전에 이런고민 하는거 이해가 되네요
    저희 남편 자기집에서는 정말 보물덩어리 같은 존재입니다
    효자에다가 형 누나들 상황 다 배려하면서 자기가 집안일에 제일 큰 돈 내놓고
    아들 셋중 혼자 생활비 내고 부인 하고 상의도 없이 부모에게 전신 안마기 2백만원짜리
    사주고 그걸 당연하게 생각하네요
    물론 수입이 많다면 상관 없지만 항상 쪼달린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이구요

    이런 사람들은 결혼전에도 그랬고 결혼후에도 변하지 않더군요
    원글님 남자친구분도 상당히 효자에다가 동생까지 그렇게 챙기는거보면
    결혼후에도 절대 변하지 않을거 같아요

    이런사람들은 자기집에서는 없어서는 안될 존재들이지만 결혼상대로는 절대 아닙니다
    아마 동생이 자리 잡아도 나보다 학벌이 안좋으니 나보다 직장이 안좋으니 수입이 적으니
    하면서 집안일 혼자 다 책임지려고 할거예요

    옆에서 잔소리하면 나쁜 마누라 되고 결국엔 불화의 원인도 되더군요

  • 5. ..
    '09.12.14 4:28 PM (220.122.xxx.189)

    자기 자식 낳고나면 달라짐..그렇게 애지중지하던 동생이고 조카고 눈에 안들어옴..--

  • 6. 헤베
    '09.12.14 5:07 PM (115.136.xxx.103)

    제가 보기엔 남자가 안바뀔 것 같습니다. 일단 부모님 고생하시고 동생까지 자기 힘으로 안하고 의존심이 있네요.(그래도 짧은 직장 생활에 천만원 모아 놓은것이나 사회복지사라도 하려고 마음 먹는 걸 보면 아예 싹수가 노랗지는 않네요) 결혼시도 최소한 천만원정도는 보태줘야 하겠네요. 한 달 생활비 30-50은 앞으로 죽 될것이고 그나마 경비 그만두시면 60은 들어갈거구 병원비 치아비 두분 계속 들어갈겁니다. 노화된 집안 가구나 전자제품비용도 있구요. 이런 상황에서 모아 놓은 돈이 전세 4천이라는 점은 솔직히 이해가 안되는 것도 아닙니다. 시집이 돈 먹는 하마일것 같네요.

    하지만 한가지 염두에 두실 점은 그 시집에서 남자를 단독으로 분리해서 보지는 말라는 점입니다. 그남자가 그 정도의 자리에 오르는데 부모님의 물심양면의 노력과 가정교육이 있었을거구요. 동생도 형에게 천만원 빌려준거 보면 서로 부비며 살아온 가족입니다. 그래서 가족들은 형 혹은 장남에 대한 보상심리가 있을게고 남친은 가족에 대해 부채감이 있을겁니다. 그렇게 열심히 사는데는 가족에 힘이 되고 싶은 마음도 있기 때문에 커다란 동기부여가 되었을거에요. 즉 남자만 본다는 말자체가 불행의 시작이구요, 그 가족도 그 남자의 일부이기에 끌어안을 각오가 되셔야 한다는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결혼 후 여자분이 너무 잔소리를 하거나 생활비를 줄이길 강요하거나 가족에게 들어가는 비용에 싫은내색을 한다거나 혹은 너무 싫은 나머지 가족에게서 남편되실분을 완전히 분리시키려는 태도를 보이시면 남친은 아내를 자기에게 더 큰 부담을 주는 사람 혹은 나를 사랑하지만 내 일부인 내 가족은 사랑하지 않는 사람...하여 원망하며 부부 사이가 나빠질 수도 있습니다.

    정말 사랑하신다면, 이 사람의 짐 마저 함께 지겠다는 생각을 하신다면 눈 딱 감고 믿으시구요, 그래도 아마 한달에 100만원-150만원은 이래저래 시집으로 들어간다는 생각하시며 맘을 비우셔야 하구요 동생을 자립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도 수반되어야 할겁니다.동시에 아내를 완전히 믿게 하여야 님의 말씀도 좀 따를 것이고 그렇게 하기 위해선 남다른 현명함이 필요하시겠네요. 아내가 시집을 부양하는 것으로 자꾸 딴지를 걸면 경제권을 안주려 할수도 있고 비자금 조성 보너스 등등을 속일수도 있습니다. 정말 앞으로의 길이 험난할거에요.

    이런 상황이 너무도 싫다! 그렇게까지 사랑하진 않는다 싶으시면 주위에 평판이 좋은 듯 하니 다시 선을 보시거나 소개팅을 하셔서 남자는 좀 못하다 싶어도 시집이 편한 집을 고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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