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죽었다 다시 태어나고 싶다...

우울 조회수 : 1,607
작성일 : 2009-12-13 00:13:54

방금 자러들어가는 남편이 안아주며 "힘들지..? 이제 좀 쉬어.." 하는데,
"죽었다 다시 태어났으면 좋겠다.. 사는게 넘 재미없다.." 라고 했네요.

남편은 왜 그런 소리를 하냐고 머라 하고...
자기 같은 남편 만나서 미안하다고 하고 자러들어갔는데..
우울증인지, 농담이 아니라 정말 딱 그 심정이네요.

어렸을때부터 자존심이 강해 탄탄대로로 쭉쭉 잘나가는 인생도 아니었지만
나의 선택엔 후회란 없다라는 생각을 가지며.. 주어진 현실에서 최선을
다하며 살았고, 후회 같은걸 하며 지내는 그런 어리석은 짓은 안한다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툭하면 눈물이 줄줄 흐르고, 무기력하고, 불행함이 가득찬 중년을 바라보는
아줌마가 되어있네요.
옛날에는 동안이라 6살 이상 어리게 보곤 했는데.. 지금은 거울 쳐다보기도 싫고,
가장 중요한 시간을 함께 보낸 베프는 수년전에 사소한 일로 다투어 지금은 연락도 안하는 사이가
되었네요.
금전적으로나.. 여러가지로 내가 많이 도와주고 많은 시간을 함께 했던 친구였는데,
지금은 그 시간들이 너무나 아깝단 생각이 듭니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될 줄은 정말 몰랐네요.
옛날에 기억으론 친구 다이어리를 무심코 보았는데, 이용하지 말자...뭐 그런 내용이 적혀 있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니 제 친구는 저를 필요에 의해 만났던게 아닌가 싶네요.

아무 설레임 없이 중매로 만나서 추진력 강한 남편 덕에 결혼도 어찌하고.. 여러가지 굴곡도 있었지만,
애 하나는 갖자 싶어, 불임도 아닌데 저 혼자 산부인과 다니며 아이도 하나 겨우 가졌습니다.
아이라도 있어야 살겠다 싶어서 가졌는데 지금은 아이땜에 이혼도 못하겠다 싶네요.
남편과는 겉으로는 좋아보이고, 저도 시댁에 매주 방문하며, 집안 대소사 신경쓰며 잘한다 소리 듣는 편이지만,
실상은 남편과 동거인과 다름이 없네요.

매일 늦게 들어오는 남편은 시간이 있으면 그나마 티비보다가 잠들기 일쑤이고,
부부관계도 거의 3년이 다 되도록 없습니다.
저도 밝히는 편은 아니지만 문제는 문제다 싶어 여러번 수없이 대화를 했지만,
미안하다.. 기다려달라.. 는 말뿐 달라지는건 아무것도 없네요.

산후조리할 신생아때부터 거의 혼자 목욕시키고.. 아기한테 문제가 생겨 3개월은 매일같이 아기 데리고 병원을
다녔었어요.
아직도 육아며 집안일은 혼자 다하고.. 아이 재워놓고, 아침 준비며.. 밀린 집안일 하다가, 거실에서 티비보다
집안이 떠나가도록 코고는 남편 달래서 방으로 들여보내놓고 나면.. 혼자 있는 시간엔 어느새 술 한병.. 두병..
비우고 있네요.
이쁜 아이들 두고 세상의 끈을 놓아버리는 여자들 보면 정말 이해가 안갔는데...
정말 한순간에 그럴 수도 있을거 같단 생각이 들어요.

남편에게 정신과 상담이라도 받고 싶다고 알아봐 달라고 했는데...
막상 상담 받아도 뭔가 시원히 해소 될 것 같지도 않고, 만약.. 만약에 또 무슨일이 생기면 기록이 남아서
좋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머리만 복잡합니다.
게다가 요즘엔 금전적으로도 많이 힘들어.. 지갑에 2주일째 넣어둔 만원.. 오늘 남편이 이발해야 한다길래
주었어요.
하이킥에서 나온 말 생각납니다.. 참.. 어이가 없네요.

오늘도 술한잔 먹고 싶은 마음을 차한잔 타놓고 마시며 달래고 있는데...
마음이 이렇게 우울할때는 어떻게 해야할지 도무지 모르겠네요.
저의 이런 상태나 문제들은 남편은 잘 알고 있고, 대화도 많이 했구요..
주변 다른 사람들은 전혀 모르고 있습니다.

책도 읽어보고, 일부러 코메디 프로를 보기도 하지만 마음은 점점 황폐해지는데 이럴땐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고.. 게시판에 일기쓰듯 주절주절 하소연 하네요. ㅡ_ㅡ

IP : 118.223.xxx.189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제가 다 마음이
    '09.12.13 12:28 AM (210.181.xxx.68)

    아프네요.
    안아 드릴께요. 토닥토닥..
    인생이 늘 구비가 있어요. 재미 없을때도 있고 재미있을때도 있고 달관하는 마음일때도 있고요
    저도 내년이면 50인데 1년에 10달은 남편이 옆에 없어요.
    외국에 나가 있지요. 애 둘 보며 살았어요.
    젊을때 마음 한구석이 텅 빈것 같은 허허로움.. 울면서 잠들때도 참 많았답니다.
    그렇지만 매일 매일 변화하는 애들 보고 기쁨과 보람을 느끼며 살아 왔어요
    원글님 남편분과 더 가까이 지내세요
    왜 각방 쓰고 남남처럼 지냅니까 ? 인생 그렇게 길지 않아요
    나는 남편이 오면 아이 같이 굽니다. 남편도 아이 같이 사랑받기를 원하지요
    서로 감싸안고 정 붙여서 살다 보면 좋은날도 돌아옵니다.
    긍정적으로 즐겁게 지내세요.

  • 2. 우울증
    '09.12.13 12:30 AM (125.178.xxx.192)

    기미가 있으시네요.
    그럴땐 신경정신과 가서 약의 도움을 좀 받으셔도 됩니다.
    일반병과 똑같이 생각하심 되요. 엄청나게들 가더군요. 제가 가 보니.

    스트레스가 많은경우 약 받으러 오는경우도 많구요.

    일단 가셔서 상담받고 그에 맞는 약좀 처방받으세요.
    꾸준히 복용하면 나아집니다.

    참 비용은 큰 병원 아닌이상 얼마 안되요.
    저 처음가니 이것저것 검사하고 18000원정도 나왔구
    그 뒤로 12000원정도 나왔으니.

    내몸보다 소중한게 어딨어요.
    무엇보다 엄마가 건강하고 행복해야 내아이도 행복한거란 생각으로
    아이를 위해서라도 돈 아끼지마시고
    다녀오세요.

    남일같지않아 글 적었어요.
    기운내시구요.
    우울증 이런게 약먹는다고 낫겠어? 저도 생각했는데
    많이 도움됩니다. 꼭 이용하세요.

    잘 될거라고 믿으시구요.
    우리는 아이를 키우는 엄마잖아요.

  • 3. ...
    '09.12.13 12:33 AM (121.133.xxx.68)

    혼자 있는 시간을 가급적 줄이세요. 일을 갖으셔도 좋구요.
    천성적으로 우울모드라고 느끼신다면 더욱 그렇구요.
    몸을 바쁘게 움직이시길... 한국에서 일하는 중국인들...거진 한국인들
    받는 보수만큼 챙겨갑니다. 나중에는 그런 중국인들 밑에서 일하게
    되는 날도 올수 있겠죠. 저도 집에만 있다 일을 갖게 되었는데... 좀더
    일찍 나올걸 하는 생각들더군요. 일을 찾아보세요.

  • 4. 저도...
    '09.12.13 12:52 AM (115.23.xxx.63)

    넘 저와 비슷하시네요...
    정말 사는게 재미없고,
    맏딸에, 맏며느리에... 늘 해결해야하는 숙제들만 가득하고...
    넘 사랑하는 우리딸 대학 졸업할때 까지만, 아님 어쩜...
    아이들만 아니면, 더 살 이유가 아무것도 없는데...
    아이들 좀 더 클때까지만...그냥...살고 갔으면 좋겠네요...
    정말 사는게.... 그렇네요

  • 5. 혹시.
    '09.12.13 1:18 AM (110.12.xxx.153)

    우울하시면서 혹시 잠도 잘 안오시나요.....제가 딱 2년전에 그랬습니다.


    오죽하면 애들 두고 가는 사람 이해가 간다고 할정도로...6개월정도 되니깐 몸까지 황폐해질대로 지치고,
    물 한모금 못넘길 정도로 안좋아지고 눈은 안에서 끌어잡아 당기는것 처럼 마르더라구요.


    어느 계기로 처음엔 우울하더니 심해지니까 불면증이 같이 동반해서 하루에 두세시간이면 정신이 멀뚱멀뚱....어떤때는 48시간을 꼼짝않고 못잘때도 있었어요.


    잠을 계속 못자니 금새 미쳐나갈 정도로 괴로웠고 아무리 재미있는 프로를 본들 감흥이 없고 모든 음식이 맛이 없고 밥맛도 잃어버리고...


    나보다 더 못한사람도 사는데 내가 왜 이럴까 하면서 일부러 햇볕 받으며 밖으로 걸어봐도 ....집에 있어도 공허하고 어디가나 나 혼자 무인도에 있는것 같았어요.


    나중에 물한모금만 먹어도 목에 걸려 안넘어가서 오래전 부터 다니던 한의원에가서 소화 안되는것 부터 침을 맞으며 물도 넘어가고,
    불면증도 침을 맞으며 5시간 정도 자면서 서서히 고쳐지면서 점차 우울증도 나았어요.



    한의원에 가서 상담해보세요.
    저도 마음에 있는 속상한 이야기도 하고 그랬는데 머리에 피가 많이 올라가서
    생각이 너무 많아 그런다고 발쪽으로 내린다고 침을 줬어요.

    침 맞는데 한번가면 4천원 정도해요....일주일에 3번.
    몇주 다니면 괜찮을것 같아요.

    혹시 서울이면 가보시라고 한의원 전화번호 남겨요.
    5호선 충정로역에서 걸어가요.....02-363-3494

  • 6. 인생...
    '09.12.13 3:18 PM (218.238.xxx.38)

    길어봐야 한세상입니다...
    값지게 생각하고 사시길...

  • 7. 술이
    '09.12.14 6:36 PM (122.36.xxx.11)

    우울감을 증폭시킵니다.
    알콜성 우울증이라는 말도 있지요
    혹 그동안 술이 습관적이었다면
    우울감은 술 때문에 커졌을 가능성이 큽니다.
    우선 술을 끊으세요. 아주 오랫동안.
    그게 불가능하다면 알콜의존증 쪽으로 알아보시고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82633 자유게시판은... 146 82cook.. 2005/04/11 154,576
682632 뉴스기사 등 무단 게재 관련 공지입니다. 8 82cook.. 2009/12/09 62,243
682631 장터 관련 글은 회원장터로 이동됩니다 49 82cook.. 2006/01/05 92,524
682630 혹시 폰으로 드라마 다시보기 할 곳 없나요? ᆢ.. 2011/08/21 19,975
682629 뉴저지에대해 잘아시는분계셔요? 애니 2011/08/21 21,672
682628 내가 투표를 하지 않는 이유 사랑이여 2011/08/21 21,380
682627 꼬꼬면 1 /// 2011/08/21 27,412
682626 대출제한... 전세가가 떨어질까요? 1 애셋맘 2011/08/21 34,607
682625 밥안준다고 우는 사람은 봤어도, 밥 안주겠다고 우는 사람은 첨봤다. 4 명언 2011/08/21 34,794
682624 방학숙제로 그림 공모전에 응모해야되는데요.. 3 애엄마 2011/08/21 14,851
682623 경험담좀 들어보실래요?? 차칸귀염둥이.. 2011/08/21 16,993
682622 집이 좁을수록 마루폭이 좁은게 낫나요?(꼭 답변 부탁드려요) 2 너무 어렵네.. 2011/08/21 23,215
682621 82게시판이 이상합니다. 5 해남 사는 .. 2011/08/21 36,193
682620 저는 이상한 메세지가 떴어요 3 조이씨 2011/08/21 27,399
682619 떼쓰는 5세 후니~! EBS 오은영 박사님 도와주세요.. -_-; 2011/08/21 18,311
682618 제가 너무 철 없이 생각 하는...거죠.. 6 .. 2011/08/21 26,632
682617 숙대 영문 vs 인하공전 항공운항과 21 짜증섞인목소.. 2011/08/21 74,080
682616 뒷장을 볼수가없네요. 1 이건뭐 2011/08/21 14,556
682615 도어락 추천해 주세요 도어락 얘기.. 2011/08/21 11,626
682614 예수의 가르침과 무상급식 2 참맛 2011/08/21 14,361
682613 새싹 채소에도 곰팡이가 피겠지요..? 1 ... 2011/08/21 13,392
682612 올림픽실내수영장에 전화하니 안받는데 일요일은 원래 안하나요? 1 수영장 2011/08/21 13,646
682611 수리비용과 변상비용으로 든 내 돈 100만원.. ㅠ,ㅠ 4 독수리오남매.. 2011/08/21 26,041
682610 임플란트 하신 분 계신가요 소즁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3 애플 이야기.. 2011/08/21 23,545
682609 가래떡 3 가래떡 2011/08/21 19,759
682608 한강초밥 문열었나요? 5 슈슈 2011/08/21 21,819
682607 고성 파인리즈 리조트.속초 터미널에서 얼마나 걸리나요? 2 늦은휴가 2011/08/21 13,808
682606 도대체 투표운동본부 뭐시기들은 2 도대체 2011/08/21 11,933
682605 찹쌀고추장이 묽어요.어째야할까요? 5 독수리오남매.. 2011/08/21 18,084
682604 꽈리고추찜 하려고 하는데 밀가루 대신 튀김가루 입혀도 될까요? 2 .... 2011/08/21 21,835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