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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3일째 부부싸움...

조회수 : 1,029
작성일 : 2009-12-11 12:44:46
그제 크케 싸웠는데 어제도 또 크게 싸웠어요.


사소한 것이 발단이 되어 싸우다가, 2차적으로 - 처음 싸움의 원인과는 상관없는 주제지만,
그동안 남편이 참았던게 터졌어요.

결혼한지 8개월 정도 된 신혼인데.. .



싸움의 원인과는 상관없이, 불이 정말 크게 번진 사건은 이거였어요.

예전에 ~ 완전 결혼 초기에, 남편이 일부러 남겨둔게 아닌, 단지 삭제를 잊고 있었던 약 2년전
여친의 메일을 제가 우연히 보게 되었고,

( 남편이 메일함을 열어둔 채로 회사를 갔고,  전 집에서 남편 노트북으로 인터넷 하다가.. 보게 된거에요 )

나아가서, 그 동일인 이름으로 여러통 와있는 업무 메일을 보고 , 아 사내커플이었구나.
( 전직장에서 - 지금은 직장이 달라요 ) 를 알게 되었어요,..


저는 결혼 전부터 그런건 결혼하고서 나오게 되면 예의가 아니다. 행여 잊고 있던게 없었는지
체크하고 다 지워달라. 라고 하고 남편도 동의하고 알았다.. 라고 했는데,
역시나 세상에서 제일가는 덜렁거리는 성격의 소유자 답게, 본인도 잊고 있던 그런 메일들이
나왔고, 제가 보게 되었네요. (일부러 남겨둔건 아니라는것을 100% 확신 합니다)


남편에게 시간이 지나서 말을 했었더랬어요.


그런 메일 봤다.. (제목만 봤어요) 내가 전 여친
흔적 같은거 지워달라 하지 않았냐. 기분 나쁘다. 다시 체크해라..

사내커플 어쩌고 하지 않고 딱 위의 말만 했더랬어요.


남편이 미안해 했고, 자기가 다시 체크하겠다고 하고 메일도 다 지워지고, 그 뒤로 이 일은 넘어갔는데...


엊그제 사소한 다른 일로 싸우다가, 남편이 하도 화를 내며 저를 마치 마음의 병이 있는 사람처럼 (의심병)
몰아가길래 억울해서, 너 사내커플 같은건 죽어도 안한다 하더니, 사내커플이었잖아. 나 다 알고 있었어.


라고 말해버렸어요....  


이 발언에 남편이 충격을 받았던 모양입니다.


제가 그 동안 알면서도 모른척.... 같이 산 10개월 동안..자기를 단한번도 믿지도 않고 의심만 잔뜩하고,
뒤나 캔 ... 그런 여자로 생각되어지나 봐요.. .


그동안 남편이 스트레스 받은건 이해 합니다. 제가 평소에도 다른 여자 만나면 죽어 ~ ! 당신 바람 피울꺼지!
뭐 이런식의 농담을 워낙 스스럼 없이 많이 했는데, 남편은 그런식의 의심을 농담이라도 듣는것을 굉장히
자존심 상해하고 기분 나빠하는 스타일이에요 ...


남편이 바람을 피운다거나 주변에 여자가 많은 그런 스타일은 아닙니다. 오히려 자상하고.. 저한테만 참
잘하고 하는데... 제가 그런 메일을 봤기 때문인지...  저도 모르게 남편이 저런 농담 엄청 기분 나빠 한다는거
알면서도, 자꾸 툭툭 던졌던게... 엄청 쌓였나 봅니다.


그랬던 와중에, 제가 메일 본 것 이후에 사내커플이란것까지 알고 있었다. 라는게 알려지자... 충격이 더 한
모양이에요.

솔직하게 고백하면, 그 전에 제가 자꾸 사내커플 한적 있었냐 떠본 적도 있어요. ㅠㅠ
남편은 죽어도 아니라고 했구요. 네. 알면서도 찔러본거.. 이것도 제가 정말 잘못한거죠 ㅠㅠ
저는 알고 있는데도 아니라고 하니까, 다른 이유가 있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그냥 남편이 제게
거짓말을 한다는 사실에만 배신감을 느꼈던거 같아요.
제가 남편에게 잘못한건 생각 못하구요...


암튼. 어제 회사에서도 하루종일 마음이 지옥 같았어요. 남편에게 수십번 문자를 보내고 전화를 해도...
냉담하고.... 차갑고..


빨리 업무를 끝마치고 재빨리 집으로 갔는데 보는둥 마는둥... 저는 하루 종일 너무 힘들었는데
제발 자기 좀 가만히 냅둬달라 생각 좀 정리하고, 진정 시킬 시간이 필요하다. 오늘은 제발 나를 좀
가만히 둬달라고.. 혼자 있고 싶다고 하길래 .. 저는 불안하기도 하고, 서글프기도 하고,
내 진심을 전하고 싶어서.. 그런 사람에게 대고 엉엉 거리고 징징 거리고 어떻게든 말을 붙이려 하고
대화를 시도해보고 싶었는데, 그게 더 역효과였나봐요.



결국은 그런 제 모습에 신랑이 정말 크게 화를 내고..... 결혼한지 처음으로 각방을 썼네요.....
자꾸 말을 붙여보려고 시도하는 저를 피해 화장실 들어가서 문잠그고 결국 작은방 들어가서
문잠그고 새벽 3시까지 나오지 않다가.. 아침에 나가보니 거실에 혼자 이불 덮고 누워 있네요.




오늘도, 아침에 제가 먼저 출근할때 얼굴도 안보고 출근하겠다고만 하고 나왔어요.

남편에게 당신이 그토록 혼자 있고 싶어하니 당신이 연락할때까지 연락하지 않겠다.
그치만 난 당신이 정말 필요하고.. 우리 다시 예쁘게 살 수 있는 기회를 내게 주어라.
새우젓 찌개 끓여놨으니까 먹고..
오늘 대학 동창회 있다며? 재미있게 놀다와라.. 정말 사랑합니다. 라는 쪽지를 거울에
붙이고 나와서 회사에 앉아있는데 정말 마음이 지옥 같아요....




남편은 평소 잘 화를 안내지만 크게 화를 내면 동굴로 들어가는 스타일입니다.
반면 저는 빨리 그자리에서 풀지 않으면 제 초조함에 제가 미쳐가는 스타일 이구요.


그렇지만.. 이번일은, 제가 잘못한 부분 100 % 인정하고 시인하기에... 반성의 의미에서 남편이 하란대로
해주고 있는데... 제 마음이 정말 힘이 드네요.

그전에도 남편이 혼자 있게해달라 하면 보통 반나절이면 풀었는데..
아직 하루도 다 안지났긴 하지만 얼마나 갈지.. 남편 마음이 어떠할지.. 제가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이번엔,, 다른 때 싸움과는 달리 정말 저란 여자에 대해 실망하고 정떨어져 하는것 같기도 해서
그것도 너무 무서워요.. 저는 아직도 그를 너무 사랑하고, 제가 잘못한 부분 제가 실수한 부분 인정하고
잘 하고 싶은데 그게 돌아올지도..


사실 더 까놓고 말하자면 남편보다 외모가 딸리다고 스스로 생각  하는 부분 때문에,
멀쩡히 나를 사랑해주는 남자를 바람둥이에 전 여친을 잊지 못하는 그런 남자로 자꾸 제가
만든것도 시인할수밖에 없어서... 제 자신이 더 찌질하게 느껴져요..


그런 여자가 아니었는데 전.. 제가 왜 이렇게 된건지..
아무리 화가 나도, 정말 사랑해서 결혼의 ㄱ 자도 생각 안하다가 저한테 꽂혀서 만난지 5개월 만에
결혼하자고 그렇게 성화였던 사람이... 이렇게 한순간에 저를 무슨 달라붙는 지저분한 개 떼어놓듯
그렇게 여겨지게 행동할 수 있는지....

우린 어떻게 흘러갈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선배님들 무슨 말씀이라도 다 좋으니
속으로 눈물만 삼키고 있는 새댁에게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점심시간인데 밥도 안넘어가고... 너무 힘들고... 회사에서 펑펑 울수도 없고..
내일은 주말인데 어떻게 지내야 하는건지..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도 않고, 저 정말 힘드네요..









IP : 125.131.xxx.1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9.12.11 1:37 PM (222.109.xxx.95)

    그런 메일 보고 맘 안다칠 사람 없을거예요. 미리 없애라고 부탁까지 하셨으니까요.
    제가 보기엔 그냥 신혼에 있을 수 있는 투정 같은데 남편분이 무척 독하시네요. 아무리 잘못했어도 본인 잘못도 일부 있는데 그 정도 용서를 빌었으면 넘어가주는게 보통인데요. 더군다나 신혼에요. 너무 저자세로는 하지 마세요. 결혼후라도 남녀관계는 남녀관계라서 너무 그러시는것도 별루예요..

  • 2. 윗분
    '09.12.11 1:56 PM (121.154.xxx.33)

    윗분 말씀에 동감이에요. 그건 충분히 상처받을 일이라고 생각해요.

    다만 처신중에 지금 글쓴님이 너무 저자세로 나가네요. 이렇게 되면 화해하게 되더라도 나중에 비슷한 일이 생겼을 때도 똑같이 남편은 동굴로 들어가고
    님은 종종걸음치고 울고 그렇게 되요.

    제 생각은 그냥 내버려 두라는 거에요. 초초해하지 말고 스스로 걸어나올 때까지 내버려두세요.
    다만 그 동안 닥달하고 날 용서해다오 하면서 100통의 문자나 전화를 하는 일만 자제하세요.

    그러면 스스로 나와서 자기가 왜 그랬는지 설명까지 하게되는 경지?!에 이르게 됩니다.

    그러니 지금 할일은 아내되는 글쓴님께서 너무 안달복달 하지 말고, 문자나 전화도 자제하고 그냥 기다리세요. 일주일이 되건 이주가 되건 좀 시간을 주고 그게 정말 길어질때 한마디 하세요.

  • 3. ?
    '09.12.11 2:14 PM (112.151.xxx.152)

    과정이야 뭐가 어찌됐든 남편의 삭제되지 않은 전애인과의 메일을 보고 부인이 상처받은 거 아니예요.
    원글님 그정도 하셨음 된 거 같아요. 남편이 화 길게 낸다고 겁먹지 마세요.
    어찌보면 본인도 당황해서 이 상황을 어찌해야 할 지 몰라 길게 끌고 가는 듯 하기도해요.
    그냥 냅두세요.
    그렇다고 원글님이 남편분 쌩까지도 마시고, 화 풀어주려고 안날내지도 마시고.
    그냥 아~주 평범하게 원글님 생활 하세요.
    원글님보다 남편분이 더 불편하실겁니다.

  • 4. ..
    '09.12.11 11:34 PM (75.183.xxx.153)

    아무리 전 여친의 메일을 보고 화가 났더라도 평상시에 원글님의 행동은
    남편에게 상처가 됩니다 내가 안하는걸 자꾸 너그랬지 그랬지? 하고 장난 삼아 듣는다고
    생각해보세요 그것도 도덕성을 의심하는 누가 들어도 싫은 소리에요
    평소에 그런소리가 쌓여 있는 와중에 마누라가 너 그랬던거 알아 해보세요
    나 같으면 마누라 얼굴 보고 싶지 않을거 같아요
    원글님도 본인의 행동이 잘못이란거 알니까 지금 저자세 인거구요.
    신혼초에 고치세요 그게 아무렇지 않은거 같아도 입에 붙어 버리면 정말 큰일나요
    바람 안피고 바람 핀다 소리 듣느니 피고 폈다 소리 듣자 까지 나올 수도 있어요
    싸움의 발단은 장난처럼 시작되요 남편분께 사과하고 사과받고 다시는 그런소리 마세요.

  • 5. 부엉이
    '09.12.12 1:02 AM (59.27.xxx.98)

    원래 남자들은 화나면 동굴속으로 들어가서 절대 안나오려고 합니다

    만약 쫒아들어가면 물어죽일거니까 그냥 나올때까지 모르는척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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