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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기 때 부모가 느끼는 아이 성격, 적성이 나중까지 맞을까요.
저는 딸만 둘이예요.
둘이 터울이 작아서 같은 개월수에 큰 애는 어땠고 작은 애는 어떻다는 걸 비교적 정확하게 기억해요.
큰 애는 이제 막 두 돌, 작은 애는 곧 만 10개월 들어서요.
큰 애는 빠른 아이는 아니예요.
그런데 굉장히 노력가이고, 신중하고, 완벽주의자적인 기질이 있어요.
뒤집기만 보더라도, 분명히 할 수 있겠다 싶은데 계속 몸 회전하는 연습만 한 달을 하더군요.
뒤집기를 시작하니 머리를 땅에 꽁 부딪히는 적이 없어요.
그 후로 기건 서건 걷건 연습에 연습을 거듭해서 처음부터 완벽한 형태를 보여주더군요.
큰 애에게 요즘 가끔 아가들용 DVD를 보여줍니다. 이게 영어 프로그램이예요.
(영어 교육에 관심이 있어서가 아니라, 너무 공부공부하는 게 아닌 걸 찾다 보니 그렇게 되었어요)
무슨 말을 하면 아이가 따라하는데, 좀 길고 못 알아듣겠다 싶은 게 나오면 목소리가 작아져요.
틀리는 게 싫은 것 같아요.
그렇다고 제가 아이에게 '틀리다, 맞다, 다시 해봐라' 그런 요구를 하는 것도 아니예요. 그런데도 그래요.
말이 빠르진 않아요.
적성이 이공계인가 싶을 때가 많아요.
블럭을 쌓거나, 물체 관찰을 하는 걸 보면 굉장히 집중력이 좋아요.
뭔가 끼우거나, 움직이거나 그런 것에도 집중을 잘하고요.
예체능은 절대 아닌 거 같아요. 두 돌이 지났는데 음악에 맞춰 춤춘다거나 그런 건 거의 없어요.
(고개만 까딱까딱)
그리고 자존심이 강해요.
생후 6개월 안되었을 때, 제가 안으면 머리카락을 잡아당겨서 제게 혼난 적이 있어요.
혼났다 해도, 눈 똑바로 보면서 그러면 안된다 엄하게 이야기하는 정도죠.
그랬더니 애가 그날 자기 전까지 제 눈을 안 마주치고 저를 모른 척 하더군요.
느낌이 딱 그거였어요. '나 삐졌어요. 엄마따위는 몰라요.'
둘째는 굉장히 빠른 아이예요.
100일에 뒤집고 좀 있으니 기고, 지금은 손 떼고 서서 걸어보려 바둥거려요.
이제 겨우 만 10개월인데 좀 있으면 걸을 거 같아요.
아이 봐주시는 분도 아무리 늦어도 11개월 전에 걷겠다 하시고요.
얘는 소리에 대한 호 불호가 확실해요.
큰 애는 노래를 불러주면 큰 반응이 없었는데 둘째는 좋아하는 노래들이 있어요.
잘 때도 자기가 좋아하는 걸 불러주면 얌전한데, 다른 노래를 부르면 낑낑거려요.
말도 빠를 거 같아요. 지금도 자기 장난감 몇 개에 대해서는 각자 고유한 소리를 내요.
소 인형과 호랑이 인형을 보면 소와 호랑이 울음소리 비슷한 소리를 내거든요.
(동물인형으로 놀아줄 때는 울음소리 흉내도 내잖아요)
첫 애와는 달리 애교가 있고, 이 사람이 어떻게 하면 좋아한다는 게 있는 듯 해요.
어른이 먹을 걸 들고 있으면 큰 애는 손에 있는 걸 낚아채려 했는데
작은 애는 살살 웃으면서 소리 내고 애교 부리는 유형이예요.
그 애교가 자기 언니에게는 안통한다는 걸 아는지, 큰 애가 든 건 빼앗으려 하는 게 문제예요.
그런데 작은 애는 큰 애가 가졌던 사물에 대한 집중력은 없어요.
큰 애는 집안 곳곳에 놓아둔 쌀알 든 필름통이나 작은 물병 등을 흔들고 또 흔든 아이인데
작은 애는 그런 관심은 덜해요.
그리고 큰 애는 연습하고 또 연습해서 잘 하게 되었을 때 짠 하고 자랑하는 아가인데
작은 애는 일단 몸을 던지고 보는 유형이네요.
큰 애가 두 돌까지 한 번도 꽁 박지 않은 머리를 작은 애는 뒤집기 시작부터 수없이 박았어요.
이런 식으로 우리 아이는 이렇구나, 저렇구나. 이런 쪽에 적성이 보이네, 이건 아니네 생각하는게 아이가 다 커서도 맞을까요?
아니면 큰 후에 어려서 보여준 것과는 전혀 다른 성격과 적성으로 바뀌기도 하는 걸까요.
그리고, 아이에게 없는 적성 혹은 부족한 성격은 어렸을 때 만들어줘야 할까요?
저는 큰 애가 말이 늦다 안달하지도 않고 (두 돌 다른 여자애들보다는 느려요)
아이가 사람을 가린다고 걱정하지도 않아요.
뭐든 자기 적성 맞는 거 잘하면 되는 거고,
어른도 사교적인 사람이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는데 아이라고 무조건 애교를 부려야 하는 것도 아니잖아요.
제가 그렇게 사교적인 성격은 아니었지만 커서 사회생활하는데 문제 없는 정도는 되거든요.
그런데 시어머니나 남편은 큰 애가 소심한 듯 하다, 말이 느리다며 걱정들을 해요.
제가 무슨 이야기를 하다 'OO이는 그다지 애교가 없어요' 하니 펄쩍 뛰어요. 애를 두고 무슨 그런 말을 하느냐고요.
못하는 거, 나중까지 못하는 게 당연하다는 건 아니지만
굳이 적성과 다른 걸 강요하는 건 (공부든 성격이든) 아이에게도 스트레스일 듯 한데
이런 제 생각이 맞는지 모르겠어요.
아이 키우신 다른 분들은 어떠셨나요?
1. ....
'09.12.11 10:53 AM (123.204.xxx.83)전문가들말이 아이들이 타고난 기질이 있다고 해요.
부모의 역할은 기질을 바꾸려고 애쓰지말고
그 기질에 맞는 교육법을 택해서 기질의 장점은 최대한 살리고,단점은 최소한 하는거...그게 제일 같아요.
원글님 생각에 동의해요.2. 천성
'09.12.11 11:00 AM (114.199.xxx.241)맞아요...타고 난 천성,기질은 어쩔수 없다는 말...공감합니다.
큰 애와 작은 애 전혀 딴판입니다.
자존심 강하고 고집 센 큰애 고치려다 서로 상처만 받은 경험있습니다.3. ..
'09.12.11 11:30 AM (218.157.xxx.106)첫애가 말이 느린것도 완벽기질이 있어서 그럴겝니다.
그런 애들이 말문 터지기 시작하면 아주 잘한다죠.
억지로 기질을 바꾸려거나 하지 말고, 그냥 타고난 기질의 장점을 최대한 부각시키는게 좋아요. 그런데, 어릴때부터 부모님들이 아이에게 넌 이래 혹은 넌 이런 성격이야, 라고 단정지어 말할 버릇하는건 좋지 않다고 하더군요.4. 음
'09.12.11 11:34 AM (211.51.xxx.98)저는 좀 다르더군요. 제 아이는 어려서 무뚝뚝하고 잘 웃질 않아서
참 이상하다고 생각했거든요. 애교는 전혀 없구요. 그리고
결정적인 것은 유치원에서 놀 때도 미술 영역에는 전혀 관심이
없어서 옆에 가지도 않았구요. 오죽하면 선생님들(모두 sky대 아동학과
석사들)도 얘는 미술에는 흥미가 없다고 하셨는데,
지금은 미술하고 있어요. 초등학교 2학년때 아동미술전공하신 분이
몇번 가르치더니 미술에 타고난 소질이 있다고 하시더군요.
그리고 고딩인 지금 애교 작살입니다. 제가 한 무뚝뚝해서
저희 아이가 이렇게 애교있는 얘가 될 줄 몰랐어요.
키우다 보니, 그 근본은 많이 변하지 않은 것 같으나
디테일은 아주 많이 변하는 것 같아요. 때로는 디테일이
근본을 바꾸기까지 할 정도로요.5. 그건
'09.12.11 2:25 PM (202.136.xxx.9)어떤부분은 그렇고 또 어떤부분은 바뀌고 그렇지요머..
일률적으로 어릴때와 똑같다와 아니다로 나뉘나요.
저는 어릴때 엄청 소심해서 놀이터에서 그네타는데 저멀리서 다른애가 나타나면 그네에서 내릴정도였대요. 이유는 저아이가 그네타고싶을지도 몰라서-.-;
노래하고 춤추고 이런거 정말 싫어했고 (하기싫어서 울정도), 좋아하는건 블럭과 그림그리기.
고등학교때부터 슬슬 바람나더니-.-; 춤,노래 좋아해서 대학교때 나이트에서 살았구요. (좋은 케이스는 아닌가)
애교도 뒤늦게 늘어서 남자한테는 애교작살이라 연애도 잘하고 결혼도 잘했어요.
아 소심하고 느린성격도 바뀌었구요. 다들 어릴때 소심했다그럼 아무도 안믿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