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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분간 못하는 남편땜에...
그동안 지딴에는 공부 한다고 했다지만 제가 보기엔 설렁설렁했다고 생각되구요..
그간 모의고사 성적도 노력한 것에 비하면 어느정도 나와줘서
겜을 줄이고 공부좀 더 하라고 했었지만
하루도 겜을 건너뛰면 하늘 땅이 뒤집히는 줄 아는 놈이라...
또 엄마말도 안먹히고 해서 가슴에 바윗덩이만 안고 3년을 지냈었습니다.
문제는....이번 수능 가채점이 그동안의 모의고사 성적보다 안나왔다는거에요.
(물론 아직 성적표가 안나왔으니 확실한건 아니지만 대략...)
애가 목표했던 대학교에 들어갈 수는 없지만 하향지원하면 웬만한 서울의 중하위권 대학교는 갈 수 있을 것 같네요.
애가 공부머리가 좀 있는 편이라 죽어라 했음 목표대학교에 갈 수 있었겠지만
그래도 전 그것만으로도 감사합니다.
우리가 부모로서 애에게 남들보다 더 잘해준 것도 없고
인강비, 학원과 대학생 과외 번갈아가며 하는것밖에 못도와줬어요.
그 정도만 나와 줘도 그냥 감사해요.
그런데..남편은 수능날 저녁부터 저기압입니다.
아이가 가채점을 하고 점수를 말하는 순간부터 들들볶기 시작됐네요.
아니..정확하게 말하자면 3년간 하루도 빼놓지 않았던 잔소리가 되풀이됐다고 봐야죠.
연고대 못가면 학비는 절대 안대준다.
월급 안 내놓는다. 저놈 학비 대줄까봐.
회사에서 누구아들이 서울대 들어갔네..하면 그날부터 잔소리에 울애 죽어납니다.
요즘 계속 술먹고 들어와서 괴롭히는 통에 정말 맘속으로 수십번 죽였네요.
어떤 때는 실행에 옮기고도 싶을 정도구요.
오늘 또 리바이블 하길래 진저리나서 버럭했습니다.
더러워서 그 돈 안받을테니 나가서 혼자 살라고...우리끼리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자기 엄마한테 배운거라고 자식 쥐어짜는 것 밖에 없는 사람입니다.
왜들 그렇게 자식을 힘들게 하는지 정말 수천만번 양보해도 이해 못하겠네요.
우리 부모님들은 자식에게 하나라도 더 못해줘 안타까워 하셨는데..
우리부모님이 저쪽 부모보다 훨씬 자식들에게 더 잘해주셨고 더 많이 베풀어 주셨어도
끊임없이 더 못해 주시는거 속상해 하셨는데
저쪽 집안은 해주는 것도 없으면서 끊임없이 요구해서 사람을 질리게 하거든요.
이제 남편까지도 징글징글해서 꼴도 보기 싫습니다.
1. .
'09.12.5 4:01 PM (203.229.xxx.234)원글님 말씀에 격하게 동감합니다.
그런데 회사에서 남자들이 대학입시 이야기로 그렇게들 서로 약을 올리나 봅니다.
저도 남편이 친구를 만나거나 회식만 하고 오면 눈이 이마에 붙어서 돌아온다는 추세를 얼마전에 깨달았습니다.
사는 것은 힘들고 낙이라고는 아이들 자랑 밖에 없어서 그런다고 마음 넒은 우리 여자들이 좀 더 이해해 주어야 하나봐요.2. 헐
'09.12.5 4:07 PM (218.52.xxx.39)그러는 그집아빠는 대체 어느대학 출신이길래.........
주위에서 봐도 본인도 공부못한 친구들이 더 일류대노래를해서 참 거시기할 때가 있는데 말입니다3. .
'09.12.5 4:12 PM (119.203.xxx.137)남편들이 아내보다 자식 공부 스트레스 더 받더라구요.
흠..우리 이웃에도 과고 조기졸업해서 포공 간 아이 아빠가
회사 가면 어릴때 부터 자식 자랑해서
그아빠에게 스트레스 많이 받은 남편들이
집에 오면 집이 집구석으로 격이 떨어진다네요.
집구석에서 하는 일이 뭐냐고????
그냥 남편을 위로하고 설득해 주시면 안될까요?
우리 아이 능력이 그만큼 밖에 안되는걸 인정하고
그래도 인성은 우리 **이가 낫지 않냐 뭐 이러면서요.
그댁 남편뿐 아니라 공부 잘하는 자식둔 직장동료 있음
주변 사람들이 괴롭더라구요.
그놈의 sky를 없애던지 해야지...4. 남자들
'09.12.5 4:30 PM (121.130.xxx.42)속물근성이죠 뭐.
어릴땐 공부공부 하지 말라고,애 잡지 말라고, 사교육 시키지 말라고
심지어 책은 왜 짜꾸 사주냐고(엄마가 책 욕심 많을 경우) 혼자 쿨한척 하던 남편들.
다~~~~ 소용없구요. 대학만 잘가면 부인한테 엎드려 절합니다.
그 반대면 집구석 운운 소리 나오기 쉽상이고요.
대학이 뭡니까.
요즘은 국제중이니 외고니 과고니 해서 중고등 입시철에 벌써 돌풍이 지나가죠.
정말로 교육에 관심 있고 자식에게 애정을 쏟는 아빠들은 안그러지요.
자기 자식에 대해 잘 알고있으니까요.
부모가 도와줘서 될 부분들은 이미 적극적으로 이끌어주고 밀어주고 했으니까
미련도 안남고, 요즘 얼마나 애들도 힘든지 더 잘 압니다.
원글님 남편한테 버럭거리지만 마시고요.
아이들이 이렇게 건강하게 착하게 자라준것에 감사해야 한다고 다독여야 합니다.
남자들은 알게 모르게 부인한테 세뇌가 되거든요.
저희 친정도 가만보면 아빠가 자식에 대한 기대치에 만족을 못하셔서 궁시렁거리시면
엄마가 그렇게 말씀하셔서 아빠도 그런가?? 그러네.. 그렇구나!! 세뇌되시는 것 같아요.
울 엄마는 항상 자식들에 대해 우리 애들 같이 착한 애들이 어딨냐고
부모 속 안썩이고 건강하게 자라 결혼해서 자식 낳고 지들끼리 알콩달콩 잘산다고
좋아하시며 여전히 펴주기만 하는 분이거든요.5. ㅇ
'09.12.5 4:31 PM (125.186.xxx.166)공부잘해서, 부모 기세워주는것도 한때예요. 부모 자식간의 사이가 그거보다 훨씬 중요한데...
애가 항상 애인줄 아시는지..6. 우리남편
'09.12.5 4:45 PM (222.236.xxx.188)마찮가지였어요
애가 학교 다닐때 전교권에 들만큼 성적이 좋았는데 수능에서 수학을 3등급 받았어요
언어가 거의 1등급 컷에 걸리는 점수를 받더니 2등급을 받고 수학을 3등급 받으니 아빠가 원하는 대학에 가지 못했어요. 얼마나 볶였는지... 지금도 작은애 성적이 나오면 큰애와 연관지어서
한시간은 잔소리를 합니다.
남자들 40대 후반이 되면 친구들,동료들 앉으면 애들 성적이야기라 공부 못하는 애들 아빠들
재산 없는것 보다 애들 공부못하는것이 더 기죽인는 일인가 봅니다.
아빠그런 심정 이해해서 잘 다독여주세요. 애에게 더이상 상처주지 말고 지금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자고 설득을 하세요.
우리애는 한단계 낮은 학교에 갔지만 적응잘하고 공부도 열심히 하고 해서 지금은 만족합니다.7. .
'09.12.5 4:51 PM (118.220.xxx.165)초4 딸 둔 우리남편이 맨날 공부 못해도 된ㄷ 하더니
중간 기말고사에 1-2등을 하니
아이가 공부 잘하니 아무래도 으쓱하게 된다네요
남자들도 은근 아이가 공부 잘하면 자랑하고 그런가봐요 공부 못하는 아이 아빤 입도못 열고요 남편분도 이해는가요
그러면 평소에 아이랑 대화도 하고 공부도 챙기고 해야지 세상에 공짜가 있나요
공부 잘하는 아이 아빠들 본인도 공부 잘했고 지금도 늦게 퇴근해도 꼭 오늘은 뭘 배웠나 체크하고 잔대요8. .....
'09.12.5 4:52 PM (116.126.xxx.59)진짜.. 천지분간.. 못하네요..남편이....
솔직히...
자식이 전부다 내 뜻대로.. 되는것이....아닌데....
원글님 진짜 속상해서 어쩌신데요..정말...9. 자기 체면
'09.12.5 6:12 PM (121.133.xxx.238)깎이는 일(한국 사회에서 애들 성적이 부모 성적이고 애들 인생이 부모인생??인걸 전제로 깔고)
을 왜 집에서 화풀이 하나요?
아빠들은 애들 한창 공부할 때는 신경도 별로 안쓰더니
나중에 결과 나오면
저리 오리발 내미는거 같아요.
원글님 집 콕 찝어서 이야기하는게 아닙니다.
대부분 그렇더라고요.
갑자기 신성일 엄앵란 집 이야기가 생각나네요.
아들 공부 못한다고
신성일이 그렇게 애를 잡았다네요.
애 한창 공부할 시기에
자기는 선거 나가서 재산 떨어 먹고
바람이나 피운 주제에10. 딱우리아버지
'09.12.5 6:26 PM (122.35.xxx.18)해주시는것도 없고 평소 아무런 관심도 없다가
공부 잘하면 당연 좀 휘청하면 난리
늘 방치하다가 본인의 원하던
수준의 대학 못갔다고 어디서 그런 대학엘 다니냐고
4년동안 학비 주며 공부하지 마라
집에나 빨리 들어와 집안일이나해라
그런 학교 다니며 어디 취직이나 하겠냐 시집이나 가라.
엄청 쥐어짜던 울 아버지 생각나네요.
그 4년 너무 지긋지긋해서 딱 학교 휴학하고
돈 벌고 싶었지만 이 악물고 참았네요.
이제와서 너만한 모범적인 딸도 없었다 하시지만
그때 생각 지워지지가 않아요.11. 아이고
'09.12.6 2:30 AM (118.221.xxx.70)우리 시아버지같은 분 또 있네요.
중고등학생 시절 성적 떨어지면 술드시고 물건 집어던지고 온통 난리피우셨다더니
대학때는 (저랑 연애하던 시절) 왜 너는 남들 다 타는 장학금도 못타냐고 들들 볶고,
토익 공부 하나도 안하고 시험만 세번 봐서 900점 맞아놓으니 하시는 말씀이
요즘 고등학생애들도 토익 만점 척척 받는다더라~ 뭐 이런 식..
그다음엔 취업이죠. 공대인데 S전자 가라고 난리십니다.
이유는 오직 하나, 남들한테 자랑하고 싶으셔서~
그런데 좋은 회사들 많이 붙어놓고 자기 하고 싶은 분야로 가느라 인지도가 낮은 회사로 갔죠.
자기 적성에 딱 맞는 일 찾아서 너무너무 즐겁게 일하고 퇴근하기 싫다 할 정도인데
그러면 우리 아들이 행복해하니까 다행으로 여겨야할터인데 왠걸 얼마전 하시는 말씀,
당신친구분들한테 붙었던 다른 회사 다닌다고 하신답니다. 자존심 상해서~
물론 이해는 갑니다. 잘난 아들 자랑도 하고 싶으시겠죠.
더군다나 아들이 머리는 좋은데 치열하게 살지 않는게 항상 못마땅하시니 더더욱..
근데 요즘 세대는 윗세대랑 전혀 다르거든요~
예전에 2006년 월드컵당시 차범근씨가 신문에 썼던 칼럼에서
자기에게 축구는 어떻게든 이겨야만 하는 생존에 가까운 것이었는데
아들인 차두리는 축구를 업으로 삼으면서도 너무나 즐겁게 하는 것을 보고
우리 세대가 치열하게 산만큼 자녀들 세대는 그만큼 즐기고 누리면서 사는 것 같다고 썼더군요.
남들보다 더 노력하고 좋은 대학, 직장에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삶을 즐기고 풍족하게 누리면서 사는 것 또한 중요한데
저희 윗세대 어른분들 - 특히 자수성가하신 분들은 그런걸 이해못하시는것 같아요.
하여튼 저도 결혼전엔 남편(당시엔 남자친구)한테 아버지를 이해해보라고 그랬었는데
시집와서 요즘엔 하도 온갖 며느리들이랑 비교당하고 살다보니 전화도 받기 싫습니다. 에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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