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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심한 밤에 그가 생각났드랬어요.

현랑켄챠 조회수 : 2,027
작성일 : 2009-11-27 03:28:54
나는 김제동을 좋아한다.
이런저런 이유를 다 버리고서
그가 사유방식을, 그 프로세스를 너무 잘 알기 때문에 그를 좋아한다.
'너무 생각이 많다'는 공통점으로...(제동상조~?ㅋ)

그는 스타골든벨이라는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고
MBC의 새로운 프로그램인 '오마이 텐트'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자신을 지탱해주는, 비빌 언덕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그는 '김광석의 노래'라고 답했고

그는 오랜 시간 내게 잊혀졌던 노래를 라이브로 불렀다.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김광석

그대 보내고 멀리 가을 새와 작별하 듯
그대 떠나보내고 돌아와
술잔앞에 앉으면 눈물 나누나

그대 보내고 아주 지는 별빛 바라볼 때
눈물 흘러 내리는 못다한 말들
그 아픈 사랑 지울 수 있을까

어느 하루비라도 추억처럼
흩날리는 거리에서
쓸쓸한 사람되어 고개 숙이면 그대 목소리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였음을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였음을

어느 하루 바람젖은 어깨
스치어 지나가고 내 지친 시간들이
창에 어리면 그대 미워져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였음을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였음을

이제 우리 다시는
사람으로 세상에 오지 말기
그립단 말들도 묻어버리기
못다한 사랑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였음을...



-----------------------------------------------

그렇다...오랜시간이다.
그녀와 헤어지고서....아주 오랜시간이었다.

그 날이 기억난다.....
동아대앞 을숙도 가는 길에 반백년이 다 되어가던
허름하게 싸리로 이어 만든
술집에 앉아
핸드폰을 집어들어
아는 사람을 다 불러 보았다.
그 야심한 시간....아무도 나타나지 않았다.
새벽 2시가 되자
한 사람이 허연 입김을 뿜으며
기타를 울러메고 나타났다.

그는 말없이 잔을 비우며,
김광석의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부르기 시작했다.

나는 그 앞에서 눈물을 보이지 않기 위해서
입술을 깨물었다.
어쩌면 나보다는 그가 더 슬퍼했을런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시간과 슬픔이 반비례한다면
그때가 최고의 정점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당장 눈물이 나지는 않았지만
그렇게 가슴 아픈 날은 또 없었으니까.
사랑은 그 자체로 빛이 나고 있었으나
대상은 사라지고 없었고
마음은 머무르길 원했으나
머무르는 그 곳에 생채기만 계속 덧내고 있었다.

'그립단 말들도 묻어버리기'

수많은 장면들이 눈앞을 지나쳐 갔다.
못해준 것들만 생각이 났다.
바보같은 내 모습, 행동들이 생각이 났다.

그는 노래를 하면서
세상에서 가장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김광석의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은
그에게서 들은 처음이자 마지막 노래였다.

그렇게
아버지는 노래가 끝나자
나보다 먼저 자리를 뜨셨고
나는 그제서야 참았던 눈물을 펑펑 쏟아냈다....



너무 아픈 사랑은..........사랑이 아니다.

IP : 123.243.xxx.5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현랑켄챠
    '09.11.27 3:30 AM (123.243.xxx.5)

    http://www.youtube.com/watch?v=MIKukxRIGTY

  • 2. 不자유
    '09.11.27 3:44 AM (110.47.xxx.73)

    늦은 시간에 오래간만에 들어왔다가 반가운 닉네임을 보네요.
    켄챠님 참 오래간만이지요.
    저는 그새 닉에 不자를 덧붙였답니다.^^::

    반가운 닉네임이나, 글은 애잔하네요.
    경험상 폭포 같았던 감정도 시간이 흐르면
    하류의 강처럼 잠잠해지더군요, 기운 내세요.
    밝고 힘찬 켄챠님 글을 기다리는 누이들 잊지 마시고.

  • 3. 아이쿠
    '09.11.27 4:38 AM (67.204.xxx.167)

    반가워라.
    잘 지내고 계셨어요?
    안그래도 문득문득 그분은 요새 왜 안보이시나..
    하고 있었어요.
    간간히 들어와 답글도 달으시고 예전처럼 모습을 보이시어요.

  • 4. 현랑켄챠
    '09.11.27 8:23 AM (123.243.xxx.5)

    스무 두살의 촉촉했으나 풋내나는 사랑얘기죠. 뭐...지금은 너무 푸석푸석해서 ㅋ.

  • 5. 들꽃
    '09.11.27 8:36 AM (125.131.xxx.161)

    켄챠님 반가워요^^
    댓글 다시 달아요~ㅎㅎ
    그동안 잘 지내셨죠?
    자주 오세요~
    언제나 건강하고 밝고 유쾌한 켄차님 되시구요~
    여기 오셔서 살아가는 이야기도 함께 나눠요^^

  • 6. 프리댄서
    '09.11.27 8:50 AM (218.235.xxx.134)

    오, 방가방가..
    와... 이거 켄챠님에게서 사막의 냄새 같은 게 나네요? 방랑은 잘 하셨나요?^^

  • 7. ^^
    '09.11.27 8:59 AM (119.141.xxx.24)

    좀~ 오래 걸리셨네요.
    현랑켄챠님의 유쾌한 글들이 생각날때가 있었드랬습니다....
    이제 82에서 자주 뵐수 있겠죠?

  • 8. phua
    '09.11.27 9:51 AM (218.52.xxx.109)

    번개도 합쎄다~~~^^

  • 9. ^^
    '09.11.27 10:21 AM (211.172.xxx.91)

    그 노래 듣고 싶다~
    방가방가^^

  • 10. 앗;;
    '09.11.27 10:22 AM (141.223.xxx.82)

    안그래도 얼마전
    뜬금없이 님 소식이 궁금했더랬는데...
    와아~
    그동안 잘 지내셨어요?

  • 11. 진짜
    '09.11.27 10:41 AM (222.99.xxx.104)

    정말 반가워요.
    자주자주 들려주시면 좋겠어요.^^*

  • 12. ㅋㅋ
    '09.11.27 10:46 AM (122.42.xxx.21)

    저 동아대앞에서 몇년살다 이사왔는데.......(그래서 어쨌다고 ㅎㅎ)

  • 13. 켄챠총각
    '09.11.27 11:43 AM (218.232.xxx.175)

    번개는 언제 할까요?

  • 14. 카후나
    '09.11.27 11:44 AM (122.35.xxx.37)

    민노당 뭐 이런 글에도 답글로 달았었는데요...

    켄챠님.. 저 기억하시나 몰라요... 여기서 재미나게 만나서 여기서 난리통에 헤어졌었는데..

    님 아디보고 급로긴했어요^^ 아직도 down under??

    잘 계신거죠??

  • 15. 현랑켄챠
    '09.11.27 2:20 PM (123.243.xxx.5)

    네, 전 아직 호주에 있습니다.
    그러나 곧 귀국할꺼에요. 내년초쯤이 될 것 같아요.
    지금은 하나둘 정리하고 있지요.
    저 가면 번개하려고 단단히 벼르고(?) 계신 분들이 많은 거 같아요.
    진짜 한다고 하면 몇 분 안나오실 것 같은데...ㅋㅋ
    한겨울에 소풍가기도 뭣하고 말이죠.
    경복궁 투어나 함 갈까요?
    시절이 하 수상하긴 한데 말이죠....ㅠㅠ

  • 16. 번개
    '09.11.27 10:48 PM (125.188.xxx.27)

    저도 목빠지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호주 하면...켄챠님만 생각나니..ㅎㅎㅎ

    울 사촌동생...유학가있는데..무지하게 서운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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