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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영어유치원 고민을 보면서...

브라운베어 조회수 : 1,129
작성일 : 2009-11-24 17:36:54
요즘이 내년 유치원을 결정해야 할 시기어서인지
영유에 대해 고민하는 분들이 많으신듯 해서 제 경험을 한번 적어봅니다.

제 큰 아이가 돌 무렵 위씽 비디오가 하이텔 천리안 주부동에 막 소개되어서
제 큰아이는 그 때부터 영어 비디오를 보고 들으면서 자랐구요.
다음 해부터 제가 아이들 영어 그림책을 공부한 후 일을 시작하면서
제 큰 아이는 어쨋든 꽤 좋은 영어환경에서 자랐어요.

웬만한 영어 비디오는 나오는 족족 다 섭렵했고
집에 영어그림책이며 테입도 참 많았죠.
제가 하는 일인데다 아이를 하나 키울 때라
좋다는 책은 아까와하지 않고 샀어요.

아이가 좀 크니 영어 유치원이 막 생겨나면서 영유냐 일유냐 다들 고민이 시작되던 때였는데
제가 마침 영유에 일을 나가보니
그 곳이 참 열악하더라구요.
저는 일단 강사 입장에서보다는 엄마 입장에서 학원과 아이들의 관계를 보아서인지
엄마들 보이는 데에만 치장을 하는 그 곳에 제 아이를 보내기는 싫었어요.
그래서 제 큰 아이는 어린이집과 유치원만 다녔구요.
영어는 저하고만 했죠.
7살 때부터 학습모드에 들어가면서부터는
매주 시간을 정해서 빼놓지 않고 꼬박꼬박 했어요.
영유도 안다니고 학원도 안다니고 하는 것치곤 잘하는 편이었는데
챕터북 집중듣기를 하는 도중에 갑자기 온 가족이 미국에 오게 되었죠.

지금 2년 째인데 학교 선생님이 한국에서 영어공부 어떻게 하고 왔느냐...저에게 물어볼 정도로
제법 잘하고 있긴 해요.
얼마 전 학교 담임과의 컨퍼런스 때는
이제 미국 학교 다닌지 1년 갓 지난 저희 큰 애 롸이팅을
다른 미국 친구들에게 example로 보여주고 있다 하셔서 남편이랑 쫌 놀랬지요.
(음..자랑이 아니구요...혼자 시켜서도 되더란 말씀을 드리고 싶어서요...
저 정말 한국에서 악착같이 저 혼자 시켰거든요. 둘째 낳고도 3주 후부터 영어 공부는 다시 진행시켰었어요.)
아이 어렸을 때 무작정 듣게하고 읽히고 이럴 때는
이게 과연 효과가 있으려나....저도 답답했는데
막상 여기 와서 영어 환경에 부딛치고 보니
아, 그때 깜깜한 밤길 가듯이 무작정 더듬거리며 앞으로 나아갔던게
효과가 있구나~ 절감하긴 했어요.

그런데
터울 좀 지는 둘째가 이번에 pre-k를 들어가서 지금 석달째 다니고 있어요.
얘는 미국 산지는 2년 차지만
영어환경에는 거의 노출되지 않았던 아이죠.
큰 아이와 달리 얘는 뭐 이런저런 이유로 영어책 한권 읽어주지 못했고
밖에 나가봤자 한국 아이들하고만 어울려 놀았고
미국티비도 절대 안보고 한국어 나오는 비디오만 틀어달래서 줄창 봤어요.
미국 살면서도 영어에 관심이라곤 없고 엄마교육 또한 받춰주질 못해서
abc도 모르고 pre-k에 놀러~ 들어갔어요.

우리나라 영어유치원의 커리큘럼이 미국 초등 pre-k와 k의 커리큘럼을 따라하고 있죠.
실지로 보내보니
제가 한국에서 일하면서 미국사이트 보고 흉내내며 수업하던거랑 똑~같아요.
그런데 학교를 다니면서 아이가 하루하루 영어에 기울이는 관심도와 실력이 급변화하는데
저는 무척 놀랬어요.
특히 아이의 모든 관심이 영어로만 집중되어서 하루종일 알파벳만 물어보더니
pre-k  다닌지 얼마 안되어 알파벳 떼고 파닉스를 얼추 알더라구요.
큰 애때 거기까지 가르치느라 참 힘들었는데 말이죠.
제가 사는 곳은 한국인들이 많은 곳이라
학교에 한국인 선생님도 계시고
한 반에 한국인 친구들도 제법 많고
영어만 해서 아이가 생존가능한 곳은 아니거든요.
학교에서를 제외하면 (학교에 한국아이들이 많아서 미국애들이 스쿨버스 안에서 다같이 '하지 마"를
배워 외치고 있을 정도^^)
집과 동네에서는 완전 우리말만 쓰니
좀 억지를 쓰자면 한국에서 영어유치원을 다니는 환경보다 좀 더 좋은 영어 환경일 뿐인거죠.
그런데 제가 끼고 가르치면서 아이의 관심을 유지시켜 보고자 안간힘을 썼던 큰아이 때와 비교해보니
둘째는 놀랍도록 수월한거예요.
그러다보니 저희 큰 애도 그냥 그 맘때 영유를 보냈더라면
더 실력이 좋아서 여기 왔을지도 모르겠다....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하더라구요.
제게 수업받으러 왔다가 영유를 보낼까말까 상담하시던 엄마들한테
그냥 일유 보내시고 책 많이 읽어주시라...고 답했었는데...
아,쫌 미안하다...생각까지 들었어요.

여기까지 쓰고보니 저도 제가 무슨 말을 하려던건지 좀 헷갈리긴 하는데
저희 큰 애 경우를 보면
책읽기와 집중듣기,비디오보기 등만으로도 (제 큰아이는 많이 느린 아이라 아웃풋 절대 안보여주었어요)
어느 정도 되더라...이거 하나하구요.
그래도 영유를 보내고 싶으신데 고민하시는 맘들은
보내보시라....이 말씀 드리고 싶었어요.
혼자 하는것보다는 엄마나 아이나 좀 수월하게 진행된다..는 장점이 있는것 같아요.

요즘 원비 말씀하시는걸 보면
제가 큰 아이때 고민하던 때보다 배 정도 오른것 같은데
사실 저는 한국에 있었더라도 그 원비 주고는 쉽사리 못보냈을 거예요.
그래도
그 원비를 내고서라도 영어는 꼭 시키고 싶다..고민하시는 분들은
화려한 시설보다는...좋은 원어민과 한국인 선생님이 계신 학원을 찾아 보내보시면 좋지 않을까요...?

참,미국에서 학교를 보내두요...
집에서 영어공부 좀 시키라고 선생님들이 요구한답니다.
책 많이 읽어주고 단어공부 시키라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많이들 튜터 붙여서도 공부 시키죠.
그러니 한국에서 영유나 학원을 보내시면서도 거기에만 기대시면 돈낸만큼 효과 못보십니다.
집에서도 많이 신경쓰셔야 해요~
IP : 24.155.xxx.230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영어잘하려면
    '09.11.24 5:48 PM (220.81.xxx.87)

    미국 가서 사는게 최고죠.

  • 2. 그런데요
    '09.11.24 6:16 PM (173.26.xxx.194)

    영어유치원하고 미국에 있는 환경하고는 다를수밖에 없지 않나요?
    미국서 한국부모에게서 자라서 한국말만 쓰던 아이들도요 만세살 넘어서 preschool 가면 다 영어 잘해요. 그리고 그게 사회에서 다 하는 말이니까 자기들도 다 적응하죠. 그렇지만 처음에 아이들이 받는 스트레스 말도 못해요. 아이들이 다 표현을 못해서 부모들이 모를뿐이죠.

  • 3. //
    '09.11.24 6:43 PM (218.50.xxx.207)

    잘 하는 아이들 보면 보내고 싶죠..
    그런데 영유는 정확히 학원이에요.. 다들 아실테지만..ㅎㅎ
    잘 따라가는 아이는 잘 해요.. 자기 앞가림 잘 하고 영어도 얼추 늘고 잘 지내죠..
    하지만 모든 아이들이 그런 건 아니에요.. 그 환경 자체가 스트레스인 아이들도 꽤 있어요.
    대여섯살 아이들이 수업시간에 책상에 엎드려 있는거 상상 되세요?
    중고딩때나 그런줄 알죠.. 얼마나 속상하게요?
    아이를 엄마가 정확히 봐가면서 판단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남들 다 하고 잘 하더라고 밀어넣는게 상수는 아니란 말이지요..

  • 4. ....
    '09.11.24 6:51 PM (119.64.xxx.14)

    원글님 의견에 몇가지만 첨부하자면, (참고해야 할 사항이랄까)

    우선, 우리나라 영어유치원과 미국의 pre-k 커리큘럼이 아무리 비슷하다고 해도. 요즘처럼 영유가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는 실정에서 대부분의 영유 원어민 강사들의 질과 미국 현지 교육기관의 교사들의 질은 너무 차이가 나요
    그 시기 아이들에게 교사의 역할은 엄청 중요하죠. 커리큘럼만 있다고 다가 아니니까요
    그리고 아무리 한국어 많이 쓰는 환경이라고 해도 미국 현지에 사는 것과 여기서 영유 다니는 걸 비교하는 건 무리가 있는듯해요.

    그리고 또 한가지는,
    유아, 유치부 아이들의 교육 목적이 단지 '영어'는 아니기 때문에 무조건 영어 하나만 보고 영유 보내는 건 좀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할 듯.
    결국 아이가 나중에 공부 잘해서 좋은 학교 가고 원하는 직업 갖게 하는게 목표지.. 단지 영어만 잘하는게 인생의 목표는 아니니까요. (중고등학교 가서 영어는 그럭저럭 괜찮은데 전체 성적은 별로인 애들 많아요)
    5-7살 시기에는 모국어 기반이 다져지는 시기인데, 너무 영어에만 치중하다보면 모국어 기반이 흔들릴수 있어서.. 언어쪽으로 특출나게 발달한 아이가 아니라면, 고학년으로 갈수록 모국어 논리력 이해력이 떨어지는 경우도 많아요. 영유를 보내게 되면 집에서 아이 영어공부를 더 시킬게 아니라 오히려 우리말 책을 더 신경써서 읽혀야 할것 같아요. (골고루 된다면 좋겠지만 우선 순위를 둔다면 당연히 모국어 > 영어예요. 조기유학가거나 이민갈거 아니면요)
    저도 관련분야에 오랫동안 종사하고 있어서 이 문제에 대해선 평소에 하고 싶은 말이 많았는데.. 님 글 보고 묻어서 몇마디 끄적이고 갑니다 ^^;

  • 5. 제생각
    '09.11.24 7:36 PM (119.193.xxx.154)

    영어유치원 5세 6세 아이들,,스트레스받으면 자기도 가기싫다고해요,,
    무슨무슨 이유때문이라고 얘기도하구요,,
    책상에 업드려있으면서,,그환경이 싫으면서 참고있는 아이는 요즘은 없을듯하구요,,
    그냥 친구랑 말다툼만해도 가기싫다고하는게 요즘 아이들인데,,참고있진않을걸요,,

  • 6. 저도
    '09.11.24 7:56 PM (121.161.xxx.138)

    원글님과 거의 비슷한 과정으로 아이 영어를 가르쳤어요.
    저도 영어전공자라 내 자식 영어에 대한 욕심이 좀 많았어요.
    운이 좋았던 것이 제 아이가 태어나고 서너살 무렵쯤부터
    갑자기 국내에 영어교재들이 봇물처럼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저희 아이도 위씽 시리즈로 뽕을 뽑은 케이스구요,
    거기 1권 중에 샐리의 생일파티 나오는 내용 중에 Rain Rain Go Away...
    하는 노래를 아이가 정확한 발음으로 따라 부르는 것을 보고
    집에서 해도 되는구나...하는 것을 판단했어요.
    지금은 어느덧 초등 고학년이 되었는데
    지금은 cnn같은 것 거의 다 알아 듣는대요(자기말로는).
    쓰기 같은 경우는 한글로 일기 쓰던 실력 딱 그만큼 나오네요.
    모국어 실력의 중요성을 절감해요.
    다만 말하기가 엄마가 가르치기에 한계가 있는데
    이것만큼은 돈 따로 들여서 원어민 과외에 의존하고 있어요.
    지금은 중단한 상태지만.

  • 7. 원글님
    '09.11.24 9:27 PM (114.206.xxx.148)

    경험을 나눠 주셔서 감사합니다.
    원글님 글이 저에게는 많은 도움이 되네요.
    영어 유치원에 보내든 보내지 않던 원글님 글 기억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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