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등뼈 만원어치 사들고 시골에 갑니다.
홀로계신 어머닌 마당까지 환하게 불을 켜놓고 이제나저제나 기다리시고...
안방, 건너방, 사랑방중에서
그나마 위풍이 덜 한 사랑방에서 한겨울을 보내십니다..
오손도손 사랑방에서 겨울밤이 깊어가고,
오십줄에 들어선 아들은 어느새 피곤에 지쳐 잠들어버렸네요.
잠결이라도 시골의 위풍은 싫은지 자꾸만 이불을 뒤집어쓰는 아들.
그 옆에서 팔순의 어머닌 자꾸만 이불을 얼굴에서 걷어 놓습니다.
하나뿐인 아들 숨막힐까봐...
아들은 어느새 또 이불을 뒤집어 쓰고, 노모는 또 이불을 걷어내고...
며느리는 TV를 보며 두사람을 지켜봅니다.
어느새 졸려... 며느리도 잠이 듭니다.
노모는 새벽에 일어나 군불을 또 지펴주시네요...
내가 들고간 건 만원어치의 돼지등뼈 뿐인데...
그거 가마솥에 푹푹 끓여 우거지 넣고 감자탕 비슷한걸 끓여놓고 왔을 뿐인데...
해맑은 노모의 웃음은 저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하시는..
시댁 사랑방이 자꾸 떠오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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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댁 사랑방 풍경...
외며늘 조회수 : 1,015
작성일 : 2009-11-23 11:49:18
IP : 121.172.xxx.153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가슴이
'09.11.23 11:54 AM (59.86.xxx.194)훈훈해지는 풍경이네요...
건강하시길 바래요2. 한국문학
'09.11.23 11:58 AM (122.47.xxx.21)한페이지같아 맘이 아련해옵니다
3. 은행나무
'09.11.23 12:50 PM (124.216.xxx.180)비록 긴글도 아니건만 어머님의 따스함이 묻어나는 그리고 며느리의 착한 맘씨도 베여있는 글이네요.. 월욜 부터 훈훈한 내용의 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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