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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야!한국사회] 루저 / 김규항

한번 더 생각 조회수 : 329
작성일 : 2009-11-19 09:22:40
   아침에 읽고 공감이 가는 바가 있어서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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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한국사회] 루저 / 김규항
  
» 김규항 <고래가 그랬어> 발행인
  
  
한 여자 대학생이 텔레비전에서 “외모도 경쟁력이며 180센티미터 이하의 남자는 루저”라고 해서 큰 소란이 났다. 나는 포털의 메인 화면에 뜬 기사를 보고 그 일을 알았는데 내가 본 기사엔 두 가지 이야기가 있었다. 하나는 예의 ‘180센티미터 이하의 남자는 루저’라는 이야기고 다른 하나는 낱말까지 정확하게 기억은 못하지만 ‘스펙이 좋다면 사랑 없이도 결혼할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내가 두 번째 이야기를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하는 건 단지 내 기억력이 신통치 않아서가 아니라 매우 희한한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첫 번째 이야기는 인터넷 마녀사냥 시비가 날 만큼 일파만파 퍼져나갔지만, 두 번째 이야기는 마치 그런 이야기가 없었던 양 온데간데없이 사라져버린 것이다. 대개의 사람들은 사라진 이야기에 공감한 것이다.


그러고 보면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한 이야기도 그 절반, 즉 ‘외모도 경쟁력’이라는 부분은 사라져버렸음을 알 수 있다. 대개의 사람들은 그 역시 공감한 것이다. 결국 남은 건 ‘180센티미터 이하의 남자는 루저’라는 말뿐인데 그에 반발하는 사람들은 물론 자신이 루저라는 말에 발끈했지만 그 반발엔 꽤 중요한 사회적 맥락이 들어 있다.


이제까지 대놓고 외모를 상대 성을 선택하는 기준으로 말하거나 경쟁력 없는 외모를 가진 상대 성에 대한 경멸을 공공연히 표시하는 건 남자만의 권리였다. 이를테면 경쟁력 없는 외모를 가진 여자에 대한 경멸은 오늘 한국의 코미디 프로그램의 가장 핵심적인 소재다. 코미디 프로그램의 지존이라는 <개그콘서트>엔 아예 그런 캐릭터만 전담하여 높은 인기를 구가하는 여자 코미디언이 있으며 대부분의 여자들은 그 여자를 보면서 웃는다.


‘180센티미터 이하의 남자는 루저’라는 말은 그 공고한 체제에 대한 도발이었다. 그 여대생은 의도했든 하지 않았든, 그 내용이 바람직하든 않든, 매우 중요한 사회적 도발을 감행한 것이다. 같은 이야기도 미국의 마돈나가 하면 사회적 도발이 되고 한국의 여대생이 하면 골 빈 소리가 되는 게 아니라면 말이다. 그 여대생의 사회적 도발은 그뿐이 아니다. 그 여대생은 오늘 우리가 어떤 사람들인지 다시 한번 생생히 알게 해주었다.


말하자면 그 여대생은 우리가 사람을 됨됨이가 아니라 스펙으로 평가하며, 그런 사실을 더 이상 숨기려 들지 않을 만큼 닳고 닳은 사람들임을 알게 해주었다. 양식 있는 사람들, 말하자면 오늘 이명박 반대를 외치는 진보적이고 개혁적인 사람들은 내가 왜 ‘우리’에 포함되는지 억울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명박 반대를 외치는 사람들은 정말 이명박을 지지하는 사람들과 다른가?


글이나 말, 혹은 기사나 성명서 따위 말고 실제 삶에서 말이다. 하긴 다른 구석도 있긴 하다. 이를테면 이명박을 지지하는 부모들은 편안한 얼굴로 아이를 경쟁에 몰아넣지만 이명박을 반대하는 부모들은 매우 불편한 얼굴로 아이를 경쟁에 몰아넣는다. 교육 목적이 인간이 아니라 스펙이라는 점은 같지만 표정만은 정말 다르지 않은가?


우리가 정말 이명박을 반대한다면 그래서 이놈의 세상을 눈곱만큼이라도 바꾸고 싶다면, 우리가 이명박과 다른 사람이어야 하고 우리 아이를 이명박을 지지하는 사람들과 다른 방식으로 키워야 한다. 그래도 현실이 어쩔 수 없지 않으냐고? 그렇다면 우리는 이명박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단지 이명박과 사이가 나쁜 사람들일 뿐이다. 여전히 억울하게 느껴지더라도, 사실이다.

한겨레


IP : 116.123.xxx.167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9.11.19 9:36 AM (122.40.xxx.102)

    아주 공감가는 내용이네요.

  • 2. ..
    '09.11.19 9:39 AM (222.107.xxx.217)

    맹박씨와 사이가 나쁜 사람일 뿐인 사람 싫습니다.
    맹박씨를 반대하는 사람으로 살렵니다.

  • 3. .
    '09.11.19 10:19 AM (122.32.xxx.21)

    루저-외모경쟁력-엠비반대로 흐르는 주장의 논리가 어설픕니다.

    그저 넷상의 회자거리에 무임승차한 살롱좌파의 입놀림일뿐...

  • 4. 기승전결의
    '09.11.19 11:35 AM (203.232.xxx.3)

    논리가 좀 엉성하지만 그건 지면상의 제약으로 인해 그리 된 것 같구요.
    이 글의 본질적인 주장에 공감합니다.
    이런 글은 최소한 2000자는 쓸 수 있게 해 줘야 해요.

  • 5. ..
    '09.11.19 1:15 PM (125.131.xxx.224)

    우와~ .님...예리하시네요...저는 그냥 공감갔었는데...."이명박을 지지하는 부모들은 편안한 얼굴로 아이를 경쟁에 몰아넣지만 이명박을 반대하는 부모들은 매우 불편한 얼굴로 아이를 경쟁에 몰아넣는다. 교육 목적이 인간이 아니라 스펙이라는 점은 같지만 표정만은 정말 다르지 않은가?"-->이부분이 정말 공감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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