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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에게 서운해요..

바느질하는 엄마 조회수 : 1,484
작성일 : 2009-11-18 16:47:38
둘째 낳고 육아휴직으로 회사를 쉬고 있었습니다.

한달쯤 전에 회사에서 전화가 왔더군요.

복직하라고..며칠 고민하다 남편에게 사직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남편이 당황해 하며 꼭 그만둬야 겠냐고 하더군요..

제가 그랬습니다. 회사를 그만 두는건 나도 아깝지만 이 일은 정말 더이상 하고 싶지 않다고..

다시 일을 한다고 생각하면 정말 끔찍하다..정말 다시 하고싶지 않다..

사실 남들에게 이런말 하면 다들 이해 못합니다..

그 좋은 직장을 왜 관두냐고 하지요..

하지만 겉으로만 번드르르한 직업..뼈골빠지게 고생하는거 자기 눈으로 13년을 봐왔으면서 그런 저의 마음을 이

해 못하는거 같아 남편에게 슬그머니 서운한 마음이 들더군요..

이해가 안되는건 아닙니다..

와이프가 대기업에서 많은 연봉 받으며 높은 직급으로 일하고 있다고 남들에게 뻐기고 싶은 마음도 있을거고..

사실 제가 벌어오는 돈도 무시 못 할거고.. 앞으로 아이들 교육에 들어갈 돈도 걱정일테고..

그런 마음 이해가 안되는건 아니지만 ..

그렇지만 제가 이렇게 힘들어 하는데..그렇게 끔찍할 정도로 이 일이 싫다고 하는데..

그래도 제가 남편이라면 사표 내러 간다는 아내에게 안 그만두면 안돼? 하는 말은 하지 않을거 같아요,,

그저 묵묵히 등을 두드려주며 13년간 정말 고생 많이 했다..그럴거 같은데...

좀 많이 서운하고 ..눈물이 날거 같더라구요..

남편이 절 많이 사랑해 주고 착한 사람이란거 아는데 좀 속상하고 그러네요..

그래도 저 오늘 사표 내고 왔습니다..

저희 친정 부모님들은 둘째 낳고부터 제발 저보고 그만 다니라고 많이 그러셨어요..

저희 큰 아이도 오늘 제가 회사 간다니까 눈물부터 글썽이며 엄마 .. 회사 안가면 안돼?

그러더군요..사실 제가 출장을 많이 다니는 직업이라 1년의 반을 해외에 나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희 큰 아이는 저희 친정 엄마가 키워주셨는데 ..출장 한번 다녀오면 아이가 절 보고 울고..또 한번 다녀오

면 또 저한테 잘 안오고..그러더군요..

그래서 결심했죠..사람이 이렇게 살면 안돼겠구나..

둘째는 그래서 제 손으로 키우고 싶었습니다..

여러분 ..저 잘했죠?

남편대신 님들이 저 잘했다고 토닥여주세요...
IP : 122.35.xxx.4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9.11.18 4:49 PM (114.207.xxx.181)

    정~~~~~말 질하셨습니다.
    열심히 일한 당신 이제 쉬어라!!!!!!

  • 2. 네.
    '09.11.18 4:49 PM (112.155.xxx.9)

    정말 잘하셨어요. 돈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이 엄마를 필요로할때 옆에 있어주는것이 더 중요합니다.^^

  • 3. 님!
    '09.11.18 4:51 PM (218.38.xxx.130)

    너무 잘하셨어요.
    혼자서 씩씩하게 크는 법을 알 수도 있지만
    큰 아이가 엄마를 그렇게 원하고.. 또 둘째도 어리고.
    백번 잘하셨어요. 백번 천번 잘하셨어요..
    일년 절반을 해외 출장 다니느라 남들 보기 멋은 있어도 얼마나 초조하고 힘드셨을지.

    남편분은 당장 줄어드는 수입 부분만 보고 걱정이 된 걸거예요.
    원래 남자들이 다른 부분은 못 보고 하나씩만 생각하잖아요..

    이제 님이 뿌듯한 엄마 노릇 하시는 거 보면서, 좋아하실 거예요.
    예쁜 아이들이랑 다정다감한 삶 사시길 제가 기도드릴게요..

  • 4. 참 잘하셨어요
    '09.11.18 4:55 PM (119.196.xxx.245)

    일년의 절반을 해외에서 보내셨다니.
    그동안 원글님과 아이의 마음고생이 얼마나 심했을까요.

    참 잘하셨어요.
    아마 두 아이들도 아주 잘 키우실 것같아요.

  • 5. 어떤..
    '09.11.18 5:05 PM (116.32.xxx.172)

    분들은 저한테 자식한테 너무 희생하지마라..나중에 허무해진다..이런말 많이하는데..전 제 자존감이 강해서 그런지..그런말 전혀 귀에 들어오지 않더군요...아이커갈때 엄마가 그 시기에 맞게 해줘야 할 일이 있습니다..그 시기가 다시 돌아오지도 않구요...주말에 아이에게 모든 시간을 할애 할 수있으면 괜찮을거 같아요..하지만 너무 피곤하시잖아요..엄마란 사람도 쉬어야하는데..여러다른말 하고 싶지만..현재 워킹맘들 화내실까봐^^ 더 깊은말은 못하겠구요...나중에 정말 잘 했구나 하는 생각드실거에요...

  • 6. ,,,
    '09.11.18 5:10 PM (202.4.xxx.66)

    잘 하셨어요.
    그렇게 하기 싫은일을 해야할 이유 없지요.
    게다가 집에는 아이들이 있고.
    잘 하셨어요..

    경제적인 측면만을 보고 직장생활을 해야하는건 아닌거같아요..
    이제 사람답게 아이들 많이 사랑해주시면서 사세요~~
    그동안 고생하셨어요...

    이렇게 말하는 저도 직장맘.....저두 언제 그만두면 좋을까 생각하는 사람이에요..

  • 7. 용감한
    '09.11.18 5:24 PM (110.12.xxx.66)

    결정 축하드려요
    정말 잘하셨어요
    돈은 아이 키우고 버셔도 됩니다..충분히 능력이 있어보이시는데요
    힘내세요^^

  • 8. 바느질하는 엄마
    '09.11.18 5:37 PM (122.35.xxx.4)

    따뜻한 댓글에 정말 감사드립니다..
    너무 고마워서 저도 몰래 눈물이 막 났어요..
    마침 집에 오셨던 친정엄마가 그동안 고생 많았다며 파티라도 하자시는데 얼마나 눈물이 나던지.. 님들 정말 감사합니다..

  • 9. 훌륭한
    '09.11.18 6:43 PM (210.223.xxx.250)

    엄마시네요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텐데
    아이들과 좋은 시간 많이 누리시길 바래요

  • 10. 정말
    '09.11.18 7:20 PM (112.164.xxx.109)

    잘하셨어요
    돈은 나이먹어서도 벌 기회가 얼마든지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시간이 정해져잇어요, 아이가 엄마를 필요로 하는 시간이
    아이들이 어느정도 자립하고나면 그때 돈벌이 해도 됩니다.
    그때부터는 정말 편하게 일하며 살겠지요

  • 11. 나 아는이도
    '09.11.18 8:01 PM (221.140.xxx.70)

    아이가 사춘기가 되서 이성을 사귀길래 좀 신경쓰고 간섭을 했나보더라구요.
    엄마가 아이 할머니에게 맡겨놓고 일을 했기때문에 아이는 항상 엄마가 고팠던거구요.
    이러저러해서 고성이 오가고 했는데 아이가 하는말이 엄마는 내가 엄마를 필요로 할때
    곁에 있어주지 않았냐고 엄청나게 퍼부우면서 대들더래요.
    그렇다고 이 아이가 잘못된것은 아닌데...엄마가 필요성을 느꼈다면 실행해야지요.
    우리 남편이 항상 했던말은 집에서 안보이는 돈을 벌어라 였어요.
    아이 잘키우고 살림 하는것도 큰돈 버는 것이라며...
    아이들 다 자란 지금은 술 한잔씩하면 고맙다고 해요.
    아이들 이쁘게 잘 키워줘서 고맙다고~~~~~~~

  • 12. 원글님 정말
    '09.11.18 9:34 PM (115.136.xxx.228)

    현명한 결정을 하셨습니다!
    남편분에 대해서는 너무 섭섭하게 생각하지 마시고,그럴 수도 있겠다고 넘어 가시길 바랍니다.

    이제 행복해할 아이들을 생각하니 흐믓하네요.

  • 13.
    '09.11.19 8:26 AM (220.85.xxx.202)

    잘하셨어요.

    남자들 정말 그런 심리가 있나봐요. 남편 회사에서 와이프 어디 다니는지 다 알고 있나봐요.
    우리회사관련해서 기사가 나면 남편보다 남편 동료들이 더 빨리 안대요. 와이프 **다닌다면서..
    남자들 아이돌보고 집안일하면 노는줄 아는가봐요. 똑같이 맞벌이에 육아까지 하는 와이프 힘든 줄 모르고.

  • 14. --
    '09.11.19 9:09 AM (99.62.xxx.61)

    잘 하셨어요. 아이들한테는 엄마가 있어야해요.

  • 15. 돈 보다
    '09.11.19 10:56 AM (58.224.xxx.12)

    자식 농사가 비교할 수 없을만큼 중요하지요
    제 아이 반 친구 엄마중에 농협에 다니는 분이랑 은행에 다니는
    엄마가 있어요 엄마들을 보니 참 인품도 좋던데...
    농협 다니는 엄마 달은 늘 어두운 얼굴에 말도 없고...
    우리 집에 몇 번 놀러 왔는데
    조그만 일에도 울음을 그치지 않고..하여튼 정서적으로 문제가 많아 보였어요
    은행다니는 엄마 아들은..반에서 가장 말썽꾸러기에다가
    친구들을 잘 때린대요. 선생님께 가장 많이 야단 맞는 애라고 제 딸이 그러더군요
    저도 지금 남편이 실직 상태라
    무슨 일이라도 하고 싶지만...초1인 둘째와 사춘기 첫째 때문에
    집에 있기로 했어요
    알뜰하게 살림하고 애들 사교육 대신 엄마표로 공부 시키는 것도
    돈 버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두 아이 차례대로 귀가해서 제가 만든 간식 먹고,
    학교에서 있었던 일 재잘재잘 얘기해 주고,
    책 읽고, 저녁먹고 공부하는 모습보면
    엄마로써 존재가치를 느껴요
    원글님 이제부터 아이들과 행복한 시간 꾸려가세요
    그동안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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