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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기적인 여자? 착한 여자 콤플렉스 환자?
어려운 일이 닥쳐도 버텨낼 수 있었던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제 사십 중반에 들어서니 몸도 마음도 약해져서 자꾸만 멈칫하게 되네요.
친구도 대충은 알고 있지만 자존심상 자세히 말은 못하겠고
친정어머님께는 더더군다나 의논을 할 수 없어
답답한 마음에 이 곳 자게에 풀어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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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고 이십여년이 흐르는동안, 남편에게서 생활비는 커녕 집안일로 십만원 이상
넘어가는 돈을 받아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시아버지부터 시작해서 돈을 여자가 관리하는 것을 싫어하는 경향이 있는
시댁 분위기와도 무관치는 않은것 같아요.
거기에 수입상을 하는 남편의 직업상 수입이 일정치가 않은것도 한 원인이었구요.
제가 전문직의 한 직종이라 생활비정도는 벌 수 있고
매달 돈 때문에 전전긍긍하는 것을 보고서 생활비를 달라고 강경하게 말을 할 수 없었어요.
그런데 마음 편하게 해주려고 했던 것들이 습관이 되니 나중에는 당연한 것이 되고 말더군요.
한 때 사업이 잘 풀려서 돈이 넘쳐날 때에도 집안일에 쓰는 것은 인색하더라는....ㅜㅜ
사업상 부채가 있는데 그걸 갚자고 해도 말을 전혀 듣지 않더니
결국은 다른 곳에서 엉뚱하게 다 날려버리고...
그럭저럭 꾸려나가던 사업이 올해 들어서는 정말 되는 일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팍팍하게 되어가더니, 결국에는 이 달 말경에 수입자금 상환일이 닥쳐서
수중에 돈은 없고 빌릴 곳도 없으니 저에게 손을 내미네요...
말을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펀드로 삼천 들여놓은게 있다고 말을 했더니
두고두고 급전이 필요할 때마다 그 돈을 들먹입니다.
사실 그 돈은 애들 대학자금으로 생각하고 배수진을 치는 마음으로 한 푼 두 푼 모은 돈이에요.
있는 사람에게 돈 삼천만원이 무슨 몫돈이겠습니까만,
군대에 간 아들이 내년이면 복학할 것이고, 딸도 올해 수능 치루었으니
조만간 대학생만 둘이 되는지라 그래도 그 돈이라도 있는것이 내심으론 든든했지요..
그런데 그 돈을 내놓으라는 겁니다....
직업상 대출이 잘 되는지라 그동안 남편의 대출 보증은 모두 제가 섰어요.
제 앞으로 대출도 만땅으로 받았구요..
대출 할 때마다 곧 갚겠노라고 큰소리 치더니
결국은 그 이자의 상당부분을 제가 내게 하더군요.
한 달에 근 백만원 정도의 이자가 나가요..
아무리 남편이라고 해도 솔직히 돈에 관한 한 믿음이 없어서 보증 서 주기 싫어 미적이면
절더러 도와 주지 않는다며 볼 멘 소리를 해댑니다.
7남매 막내며느리로 들어와서 귀신 나올것 같은 집에서 부모님과 함께 살았어요.
다혈질에 심장병 있으신 시아버지와 3-4번 뇌졸증으로 쓰러지셔서 한 쪽 팔을 못쓰고
게다가 결벽증까지 있어서 사람 미치게 만드는 시어머님 모시고 살았어요.
끝까지 모시지는 못했지만 오륙년을 그렇게 살았더니 거의 미치겠더군요.
그렇잖아도 약했던 몸이 피골이 상접하고...
우여곡절끝에 분가를 해서도 애 둘을 업으며 살림하며 돈을 벌었구요...
남편... 도와 주지 않더군요... 친구에 술에 ...
이야기 하자면 한정 없습니다...
그런데도 도와 주지 않는다고 그래요.... 에휴휴~~
제가 삶의 기술, 특히나 남자에 대해서 모르고 그냥 그렇게 사는게
자식 위하고 집안 평안하게 하는 것인줄만 알고 살았어요.....미련한 곰탱이마냥....
이번에는 그래도 딸네미 수능치룬다고 시험날까지는 말 안하고 조용히 있어준 것입니다.
아들 수능때에는 난리를 부려서 두고두고 가슴에 한이 됩니다...
남편이 만만치 않은 성격에 불안장애까지 있어서 가끔 안정제를 먹는데
이런 일이 생기면 별별 이상한 소리를 해대면서 힘들게 합니다.
어제도 "내가 없으면 당신이랑 애들은 행복하겠지? "
하는 둥 불안한 뉘앙스를 풍기며
은근히 반협박을 합니다....
제가 들은둥 만둥하면 다음엔 또 어떤 식으로 힘들게 할 지 모르겠어요.
한 두번 겪어본 것도 아니고 매번 제가 졌으니깐요..
근데 정말 이 돈은 안되거든요...
사실 딸 수능끝나면 정말 헤어지고 싶었어요.
성질이 무섭고 집착이 강한 것을 알기에 주저하고 있던차인데
어제 돈 이야기로 힘들게 하니 오만정이 다 떨어집니다.
저 어떻게 해야할까요?
돈 해주고 나면 한동안은 조용하겠지만 , 그 다음에 저는 또 어찌 살까요?
1. 고민글 보면
'09.11.14 4:26 PM (58.226.xxx.71)늘 느끼는데, 답은 고민하는 분 스스로 이미 알고 있어요.
문제는 알고 있는 것과 행동하는 것은 다른 차원이라는거죠.
더 늦기 전에 행동하세요. 혹, 남편분이 잘못된 선택을 하더라도,
그건 그 사람의 선택입니다.
기운 내세요. 그리고 자신의 인생을 사세요.
인생...그렇게 길지 않아요. 누가 대신 보상해 주지도 않구요.2. .
'09.11.14 4:27 PM (125.184.xxx.7)절대 안됩니다.
저희 엄마, 평생을 아빠한테 생활비 한 번 못 받아보고
오히려 사업자금이며 빚이며 돈 대주고 사시다가
결국 우리 엄마 아이엠에프 때 갑자기 휘청하니깐
아빠 집 나갔습니다.
막 대학 입학한 저랑 고등학생이었던 동생 두고서요.
저 대학도 결국 졸업 못하고 그냥 돈 벌었습니다.
아빠는 없는 사람으로 생각합니다.
차라리 엄마가 처음부터 모질게 헤어졌더라면
우리 세 식구 그냥 평범하게 행복하게 살았을텐데
생각하면 정말 ㅡㅡ;
자식 생각해서라도 현명하게 처신하시리라 믿습니다.
와이프를 무슨 금고 쯤으로 여기는 남자는
가장의 자격이 없습니다. 제 생각엔요.3. 해결사
'09.11.14 5:14 PM (117.53.xxx.157)저..조심스레 말씀드리면 님..병 얻습니다.
아이때문에 물론 참으시고 나아지겠지라는 생각이 있으시겠지만 사람변하는것처럼 힘든일은 없을듯 합니다.
절대로 그돈 해주시면 안된다 생각하고 수능치뤘으니 이제 한번 강경하게 나가셔야 할때 같습니다.
아이들과 의논하신후에 제대로 한번 대처하심이 어떨런지요/4. 여기서
'09.11.14 5:23 PM (203.130.xxx.65)자게에서 알게된 새 단어가 있었습니다.
enabler 남을 도와 주고 있다고 본인은 생각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남을 망치고 있는 사람
남편을 도와주는 줄 알았는데, 그럴 수 있도록 상황이나 여건을 만들어 주는 사람이라는 걸 알고서
한동안 충격에서 해어나오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되지 않도록 15년간의 내 쓰라린 노력이, 결국 남편이 그렇게 되도록 멍석을 늘 깔아준 것이라는 걸 인정하기 힘들었습니다.
돈을 주느냐마느냐를 떠나서 이 개념을 갖고 지금 할지도 몰라서 불안한 그 일을 판단해보세요.5. __
'09.11.14 6:13 PM (119.199.xxx.26)전 정말... 제발 한국여자들이 좀 이기적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전 비록 결혼을 안했지만 이런글 읽을때마다 제 가슴이 다 아파져요.
이젠 자신 만을 위해 사세요.6. 나?크산티페.
'09.11.14 6:26 PM (220.83.xxx.39)절대 그 돈 풀어놓지 마세요!! 목숨걸고 사수하세요.
펀드도 잘못돼서 없다고 하세요. 오리발 내미세요.
대학등록금도 남편이 해결하도록 하세요.
"내가 없어도 애들이랑 행복하겠지?" <== 님보고 돈 달라고 겁주는 거예요.
남자들 사업하다가 한방에 말아 먹는 거 순간이예요. 사업하는 사람들은 내일을 몰라요.
남자들에겐 돈 있다는 말 하면 안돼요.
무조건 없다하고 생활비 챙겨야해요.
몸이 건강한데 생활비도 안주면 인력시장에라도 나가라고 등 떠밀어야 함.
그러다 잘못돼서 두분다 신용불량되면 그땐 빼도 박도 못함.
도와주지 않는다고 볼멘 소리를 ? 돈 벌어다 준 적 없으면서 그런말이 나오는지.
지금 남편에겐 도와주는 것이 망치는 것임.7. 하나더.
'09.11.14 6:35 PM (220.83.xxx.39)남편이 사업하는 아내들은 남편이 모르는 돈 주머니 확실히 차고 있어야 함.
아내들이 사업자금 빌려다주고 대주는 것 처럼 어리석은 일 없다고 봄.8. 원글이
'09.11.16 11:19 AM (222.102.xxx.46)답글 달아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글을 올리는 사람이 이미 답을 알고 있다는 말씀..맞을거에요..
다만, 나의 생각이 맞는지 확신이 서지 않고
남편의 말을 들어주지 않은 후의 일이 걱정이 되어서일겁니다.
사실.. 두렵기도 합니다.
두고 두고 원망을 할 터인데 그걸 감당할 수 있을련지...
여기서...님.. enabler란 단어는 처음 들었습니다.
그리고 내내 찜찜했던 일들을 정리하는 단어임을 알았습니다.
사실, 결혼 생활 내내 죽을 둥 살 둥하며 살아온 것이 맞게 살아온 것인지
확신이 없었습니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우리 식구 살지 못할거라 생각하며 지내왔는데
돌이켜 생각해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더이다...
혼란스러움과 당혹감을 느낄때도 있었지만, 그런다고 남편에게 모든 걸
미루기에는 불안했어요.
그런 순간들이 이어져 오늘날까지 변함이 없더군요.
결국 제 판단이 올바르지 않았다는 결론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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