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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조회수 : 1,762
작성일 : 2009-11-14 15:11:37
아팠어요.

아침에 못일어나서 10시가 넘어서 일어났어요.

아픈줄 몰랐는데 일어나서 고구마 쪄서 아침을 먹이고 나니 제 몸이 안움직이더군요.

그래서 아픈줄 알고 누워있는데 아이들은 고구마로 아침을 먹으니 허한지 한솥 가득 먹고도 한시간 지나니 밥 이야기를 해요.

그래서 남편에게 설렁탕이라도 사오라고 말해요.

저도 뜨뜻하게 먹으면 나을거 같았어요.

그런데 설렁탕을 사오기만 했지 그대로 풀어놓고 아무것도 안해요.

제가 일어나서 솥에다 부으려고 하니 그제서야 일어나 도와요.

다시 누우니 아이들은 배고프다는데 남편은 아무것도 안해요.

난 밥을 안먹을테니 (배가 고파도 차리기는 너무 힘들어서..) 남편더러 도와달라고 부탁을 해요.

절대로 안일어나요.

그래서 그제서야 제가 일어나요.  김치를 썰어담고 정리를 해요.

그러니까 남편도 일어나요.

밥은 딱 세공기를 퍼요.

왜냐면 제가 안먹겠다고 해서지요.

제가 서운해하니까 성질을 내며 방으로 들어가버렸어요.


항상 제가 아플땐 저는 얻어먹지도 못하고 빈방에서 누워서 앓고만 있어요.

제가 아플때 자기들 입에 밥이 들어가면 제가 할 일을 대신해준것처럼 큰 유세를 떨어요.

이번에도 그래요.

제가 안먹겠다고 해야 자기가 밥을 차릴거 같아서 한소리인데...

제가 일어났어도 밥을 세공기 푸는 마음은 뭔지

아프면 밥도 안들어가는줄 알아요.


정말 아픈횟수가 몇번 되지 않지만

아플때마다 아프면서도 모든걸 다해야 하는게 너무 힘들어요.


결혼 15년이에요.


결혼 1년차때부터 그랬어요.

IP : 219.250.xxx.124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09.11.14 3:14 PM (180.65.xxx.85)

    아프면 별거 아니여두 서운할텐데....
    어째요...
    근데 남편분께서 처음부터 그런거 보니 몰라서 인듯해요..
    남자들은요 손에 쥐어줘야 알아요..
    얼른 나으셔서 한번 진지하게 말씀하세요..

  • 2. 위로
    '09.11.14 3:17 PM (61.97.xxx.37)

    정말 가슴으로 위로해드려요~~ 제일 가까운 이가 챙겨주지 않을때의 서운함은 더하죠... 말을 알아듣게 해도 언제나 변함없는 사람은 늘 그래요. 하는 수 없이 나 자신을 내가 더 사랑하고 아끼는 방법밖에 없는것같아요. 빨리 회복되시고 일어나셔서 맛난것도 챙겨드시고 스스로의 마음위로를 위해 작은 선물이라도 하셔요. 님을 위해서요.

  • 3. 토닥토닥
    '09.11.14 3:22 PM (123.204.xxx.50)

    몸이 아프니 마음도 약해져서...사소한거에도 쉽게 서운해지는거 같아요.

    근데 저라면..
    설렁탕 사왔으면...
    일단 고맙다고 한 후에 냄비가 어디에 있으니 거기에 넣어 끓이라고 말하겠어요.
    끓은 후에는 내가 지금 손도 하나 꼼작못할 정도로 아픈데..
    애들이 배고픈거 같으니 밥 좀 퍼 놓으라고 하겠어요.
    남편이 밥퍼놓으면 고맙다고 칭찬 한번 더하고...

    이런식으로 하나하나 시켜야 해요.
    여자는 하나 말하면 척 알아듣고 다 하는데
    남자는 하나시키면 그거 하나만 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남편에게 애우는지 보라고 하고 아내가 부엌에서 일하다 나와보니
    애는 자지러지게 울고 있는데 남편은 그거 물끄럼히 바라만 보고 있어서
    한마디 했더니...'애 우는지 보라면서?잘 보고 있쟎아'하였다는게 단순히 우스갯소리는 아니예요.

    남자 머리가 그렇게 프로그래밍 돼있어요.
    지금부터라도 한번에 한동작씩 구체적으로 지시하세요.
    시키는거 해주면 좀 과장해서 고맙다고...당신없었으면 큰일날뻔 했다고 칭찬해주시고요.
    보니까 그래도 시키면 하는사람이네요.

    남편은...하라는대로 다 해줬는데 아내가 불만이고 짜증내서 자기도 화가나있을거예요.

  • 4. ..
    '09.11.14 3:23 PM (114.207.xxx.181)

    심각한 글인데
    왜 나는이 글이 남녀탐구생활 성우톤으로 읽히는지..

  • 5. 참..
    '09.11.14 3:26 PM (219.250.xxx.124)

    일일히 다 시켜도 안 일어나요. 솥에다 넣어달라고 부탁했는데 안해서 제가 일어난거구요.

    제가 시켰지만 결국 언젠가 할텐데.. 왜 곧바로 해야 하냐면서 화를 낸거에요.

    그리고 윗님. 저도 그 톤으로 썼어요. 이상하게 그 말투만 생각이 나서요.

  • 6. 저도..
    '09.11.14 3:34 PM (118.32.xxx.91)

    저도 남녀탐구생활 성우톤으로 읽혀요..
    참 심각한 내용인데.. 남편좀 혼나야겠어요..

  • 7.
    '09.11.14 3:52 PM (59.22.xxx.71)

    남자들은 밖에서는 일을 알아서 다하면서 집에서는 딱 시키는것만 하는지...
    그것두 잘하면 고맙지...집안일에는 머리가 안돌아가나봐요,,에휴.

  • 8. 잘못가르치셨어요
    '09.11.14 3:59 PM (121.135.xxx.212)

    시어머님도 아드님 잘못 가르치셨고,
    원글님도 남편 잘못 대하셨어요.
    애들이 보고 배웁니다. 지금이라도 하나하나 조목조목 타일러 교육시키세요.

  • 9. *
    '09.11.14 4:06 PM (96.49.xxx.112)

    시켜놓고 안 해서 왜 안하냐고 하면 '할거다' 라고 말만 하고,
    "아직" 안 한 거 뿐인데 왜 그러냔 식으로 나오면 정말 곤란하죠.
    남자들은 다 그런건지..
    제 남편도 그렇네요.

    비교적 일도 잘 도와주고, 술도 안 마시고, 꽤 괜찮은 남편이지만
    정말 가사일이나 원글님처럼 제가 아팠을 때.. 이럴 땐 짐스럽고 원망스럽고 그래요.
    그래도 어쩌겠어요, 하나씩 다 가르쳐야죠.
    힘내세요.

  • 10. 해라쥬
    '09.11.14 4:12 PM (124.216.xxx.189)

    점 두개님
    저도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요새 이게 인기는 인기인가보네요 ㅎㅎㅎㅎㅎㅎ

  • 11. ㅋㅋ
    '09.11.14 4:54 PM (125.143.xxx.239)

    윗님 말씀처럼 한동작씩~~~ 시키세요
    남자들 요게 중요합니다

    한꺼번에 주르륵 말하면 못해요 ㅎㅎ
    차차 시키세요 지금부터라도 해야지 더 나이들면
    남자가 해야 할 기회가 더 많아져요

    속이 부글 거려도 좋은듯이 시키고 고맙다고 칭찬도 해 주면서..
    그렇게 하면 차차 나아져요
    남편을 아이라 생각하고 시키고 난 다음에 꼭 칭찬과 고마움을...

  • 12. 참..
    '09.11.14 5:05 PM (219.250.xxx.124)

    다 해봤어요. 작년부터는 귀찮아서 군말 하기가 싫네요.
    그냥 한마디 하면 다 해주면 좋겠어요.
    한마디 해서 안하면 말하느니 차라리 내손으로..
    10년넘게 시도하다 안되니까 그냥 이렇게 되네요.

  • 13. 근데
    '09.11.14 5:12 PM (121.130.xxx.42)

    결혼 15년차면 애들 초등 이상은 되지 않나요?
    빵사다 먹든 라면 끓여먹든 지들 배고프면 찾아먹으라고 하세요.
    전 그래도 11~12살 때는 누가 안시켜도 엄마 죽 끓여다드렸어요.
    부엌일 해본 적 없어도 눈치로 밥에 물 부어 끓인 죽이지만 있는 반찬해서요..
    애들이 아직 너무 어리면 남편더러 애들 뭐라도 시켜먹이라고 하시고 끙끙 앓으세요.

  • 14. 승질나
    '09.11.14 8:36 PM (125.177.xxx.178)

    저희 남편도 좀 그런 과예요. 쬐끔 나은 것도 같네요.
    저 아플때 한 거 생각나서 남편 아플때도 잘해주고 싶지 않더라구요.
    누워서 약이랑 물이랑 좀 달라그러면 주면서 꼭 한소리 하게 되네요.
    나 아플때는 아무것도 안해주면서 어쩌고 저쩌고..

    그럼 좀 알아서 자상하게 챙겨주는 남자는 드라마에서만 있는 건가요?
    저는 그런 남자랑 결혼하지 못한게 자주 아쉬워요...........

  • 15. 15년
    '09.11.14 8:52 PM (211.178.xxx.119)

    차 이시니...그냥 가만히 누워계시지 그러셨어요.
    애들이 아주 어린 것도 아니고..

    저는 애들 3살,7살때 제 생일날 하필 일요일날 너무너무 아파서.
    내리 3끼를 중국 음식 시켜먹였다는.....
    그렇게 넘어가준 남편이 고맙더군요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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