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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게 세상을 등진 그 아이의 영혼을 위해....

슬픈하루 조회수 : 905
작성일 : 2009-11-11 16:19:20
10대를 자살로 내몬 교사라며 오늘 한겨례 기사를 봤는데요,
그아이를 누구도 보듬어주지 못했다는게 참 슬픈 현실입니다.

목숨을 스스로 끊을 정도로  막다른 곳에 내쫒긴듯한 아픈마음인채,
그 높은곳에서 한아이가 뛰어내렸네요.

아이들의 마음을 모르는 사람이 교사라는 일을 한다는게 너무도 안타깝고요.
지각있는 교사분들이 더 많겠지만 찜찜한 하루입니다.

아이들의 상처가 정말로 오래 갈수도 있다는것, 교육이 정말로 중요하다고 몸소 느낀 사람입니다.
초등학교 5학년 2학기 담임. 반년 그분에게 배웠지만 20년 훨씬 난 지금도 잊을 수 없는 사람이거든요.

악몽을 꿀때마다 나오는 사람이니까요.

1학기 담임이 전교조 때문에 학교를 어이없이 잘리고 대타로 온 선생님이셨는데
지금 그렇게 말했다가는 큰일날 소리를 함부로 지껄였죠.

전교조에 대한 비판적인 말을 서슴치 않았으며 너네 머릿속에 그년이 심어준 빨갱이같은  생각을 씻어내야한다며
전교조는 교사가 아니라고 하였죠.

50대의 남편을 먼저 잃은 우울증이였는지 아들에 대한 각별한 애정이 많았는데
수업중 군대간 아들 얘기를 하면서 울다가, 조금 떠드는 아이가 있으면

그 어린아이들에게 머리박고 엎드리는 군대의 얼차려 벌을 주는겁니다.
내 아들은 이추운날 나라를 위해 고생하는데 니것들이 이렇게 선생님 말씀하는데 떠들수가 있냐고요.

뭐, 저도 생전 처음 뺨을 맞았더랬죠. 왜 니네 엄마는 학부모 상담한다는데 안오는거냐고요.
다 말할수도 없는 수많은 일들이 있었죠.

하나에서부터 끝까지 잊을 수가 없었고, 그뒤부터는 교사, 학교 , 모든 것이 다 싫어
그저 그렇게 특별한 관심없이 학교를 다녔고, 지금 생각해보면 제 미래를 위해 진지한 고민을 함께해주셨던
고마운 선생님이 있었지만, 그분 때문인지 선입견을 가지고 좋게 대하지 못한게 후회가 됩니다.

존경할수 있는 평생 은사님을 제 스스로 거부해 버린거니까요.

예전, 같은 동네 살던 친구를 우연히 만났다가 그사람이 암걸렸다며 00병원 몇호로 문병오라고
전화가 왔었다며 진저리를 치더군요. 그아이도 잊지 못하고 있었는지. 말하면서 눈물이 글썽해지는걸 보니,
우리가 무슨 잘못이 있었을까... 생각이들었어요.

그친구도 생각할수록 화가 났던지 아직도 당신이 나를 맘대로 할수있는 선생인줄아냐면서
이제 아프니 정신좀 차리고 몸조리나 잘하라고 전화를 끊었다고, 그뒤로 연락없다고 하더라고요.

전화번호가 안바뀐 사람들은 다 전화를 받았던것같애요.
결혼했다거나, 나가 산다고하면 핸드폰 번호까지 알려달라고 하면서 집요하게 묻고요.
다행히도 우리는 이사를 가서 그 전화는 안받았지만요.

뭐, 교사분들을욕하려고 적은것은 아니지만 제 맘에 정말로 큰상처라,
이런기사가 나오면 그날은 꼭 울게됩니다.

지금도 눈물이 뚝뚝나오네요. 정말로 깊은 상처를 받았습니다. 그분때문에.
우린 형편이 어려워 선생님을 찾아가도 변변찮게 뭘 드릴 수도 없었던 때이라 엄마는 늘 내게 미안했었어요.

가끔 엄마도 얘길한답니다. 진심으로 상처 받았을까봐 매일매일 마음을 졸였다고요.
그때일은 잊어버린것처럼 굴지만, 실은 잊어버리지 못하고 있어요.

예전에 한번은 이런 비슷한 학교 얘기가 뉴스거리로 나왔을때 남편이 혼잣말로
얼마나 말은 안들었으면 그렇게 떄렸겠어..선생도 사림인데..라는 말을 무심코했다가

제가 너무 과민반응을 해서 가족 모두가 놀랐던 적이있지요.
남편과 밤에 맥주 한잔하며 제가 어렵게 이얘기를 꺼내자, 정말로 상처 받았다는거 이해한다며
제 등을 쓰다듬어 주는데 속에 맺힌게 좀 풀리더이다....

참.. 우습다라고 느끼시겠지만 제겐 큰상처였나봐요. 지금도 눈물이 멈추질 않네요.

모든 선생님들께 부탁드립니다. 아이들은 하나도 잊지 않습니다.
당신들을 존경할 수 있도록 사랑으로 아이들을 보듬아 주시길 바래요.

참 기사하나땜시..얘기가 주저리 주리 늘어졌네요.
교사분들을 싸잡아 욕하려고 쓴글은 아니니 그러한 댓글은 싫어요ㅠ
제 개인적인 상처이니.. 위로를 해주시면  제가 좀더 가벼운 맘으로 그분을 털어내지 않을까 싶네요.

안타깝게 세상을 등진 그 아이의 영혼을 위해 기도하는 하루를 보냅니다.
IP : 125.187.xxx.51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원글님
    '09.11.11 4:37 PM (180.66.xxx.44)

    맘 느껴져 저도 가슴이 막 아파옵니다. 직업으로 본다면 일종의 수많은 직업군의 하나지만.. 그 아래 어미닭의 품속에 자라는 어린 병아리 같은 아이들... 추억이라면 추억이고 평생 멘토가 될수도 있는 교사라는 울타리안에서 적어도 일년이상 매일 만나고 울고 웃는 관계가 어디 직업이라 단정할수 있던가요... 그래서 교사가 천직이라하지 않나요.. 울 아들 미국서 첨 와서 배정맡은 주임반...그때 3학년이었는데 엄청 놀라고 긴장하고 매일매일 숙제 두시까지 하고 혼날까봐서 ...결국엔 미국 별로 않좋아하던 녀석이 ..다시 미국가면 안돼...? 해서 참 가슴아팠더랬는데..선생이 우울증증세에 욕은 기본이요. 남자아이들 오리걸음에 단체기압에 밥 빨리 안먹는다고 엄마들 청소 할때 바닥에 꿇어앉혀 다 먹게하고 ...전학온 어떤 여자애는 일주일을 학교 안간다고 울다 토하고...엄마는 전화도 할 용기가 없어 쩔쩔매고... 그 선생 다른학교 가서 들리는 소리가 거기서는 엄마들한테 쫓겨 나서 일년만에 딴곳에 갔다고... 그 기억 오래갑니다. 그 다음해도 넘버 투로 불리던 교사배정되어...;;;;; 울 아들 의 3~4학년이 아주 암울 했답니다. 엄마의 심정도 찢어졌답니다. 말로는 그런선생님만 있는건 아니야..참고 견디고 열심히 하는수밖에...하고 위로했지만 ..너무 너무 가슴 아팠습니다. 지금은 정말 좋은 선생님만나 그나마 6학년 잘 보내고 있지만요. 귀국당시 참 여러모로 힘들었을 울 아들...지금도 짠 합니다. 원글님도 그 선생님 측은지심의 맘으로 이해해 주세요. 어쩌겠어요. 그도 한낱 인간인걸요...

  • 2. 그 기사는
    '09.11.11 4:45 PM (220.88.xxx.254)

    읽지 못했는데 우리나라가 아이들에게 참... 힘든 곳인가봅니다.
    저도 이상하게 중고딩때 돈있는애 좋아하고 변태같은 선생들은
    40에 들어서도 기억이 안잊혀져요.
    사람이 참 모진건지 둔한건지...

  • 3. ,,,
    '09.11.11 5:07 PM (124.54.xxx.101)

    두 딸을 키우지만 아직까지 진상 선생님을 만난적이 없어서 다행으로 생각하지만
    저는 고3때 악마같은 담임 한테 받은 상처 때문에 자살을 기도한 경험도 있네요
    그 선생은 학교에서도 악명이 높은 선생이었는데 재수없이 찍힌게 저였어요
    잘못한거 하나없이 당하는거보고 반 친구들이 다 안타까와 했었는데
    그 넘은 무슨 트집을 잡아서라도 벌 세우고 때리고 괴롭혔죠
    그 와중에 공부를 열심히 해서 학력고사 점수가 아주 잘 나왔었는데
    배 아파하더군요
    고등학교 졸업하고 10년 넘게 꿈에서 그 넘한테 쫒기는 꿈을 꾸었네요
    지금이야 교사들의 만행을 인터넷으로 고발하기도 하고 교육청에 신고도 하지만
    그 당시에는 그런일은 꿈도 못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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