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밑에 가사 도우미 구하신다는 얘기가 나와서 적어봅니다.
10년 넘게 도우미 아줌니 (중간중간 많이 바뀜) 얘기를 해볼라 합니다.
맞벌인데도 내 살림 내가 하겠다, 해서 집안일 하나 안 도와주는 남편 앞에서 임신 초기에 걸레질까지 하다 유산도 하고 암튼 그렇게 살았어요.
근데 후배가 언니 왜 그리 힘들게 사냐, 도우미 아주머니를 써라, 해서 알아보게 됐습니다.
1. 처음 할머니
제가 애기 낳고 도저히 안 돼서 불렀지요. 소개업체에서 오셨죠. 저랑 거의 얘기만 하시다가 가셨어요. 근데도 다시 꼭 찾아달라, 소개업체에 수수료 주기 싫다, 며 전화번호 주고 가셨죠.
2. 대박 아줌마
그 뒤에 다시 소개업체에 전화해서 아주머니가 오셨는데 일을 너무 잘 하시는 거예요. 울엄마가 보시더니 이 아줌마 잡아야된다, 했고... 아주머니도 중간수수료 없으니 좋다, 해서 오셨는데... 이 아주머니는 책장정리까지 다 해주세요. 날잡아서 책 다 빼서 책장닦고 가나다 순으로 꽂아주시기까지... 정말 예술이셨는데 조카를 보게 되었다며 그만 두셨어요. 제 애를 우리 엄마가 봐주셔서 울집에 엄마가 자주 와 계셨거든요. 친하게 지내셨는데 그만 두신다 그럴 때 저랑 울엄마는 거의 패닉.
3.. 여러명의 소개업체를 거치며 다양한 아주머니들을 겪음... 전 일을 해서 집에 없기 때문에 이상하게 일해놓고 가시면 정말 당황스럽더라구요. 쓰레기더미를 다시 뒤져야하는...-_- 아무거나 다 버리셔서...
4. 도둑 아줌마
어린이집 엄마에게 소개받았어요. 제가 고정 도우미 아주머니를 애타게 찾는다해서... 첫인상도 좋고 걱정하지 말고 맡겨 달라해서 그랬죠. 처음엔 괜찮으신거 같더니만 점점 갈수록 청소 제대로 안 하시고... 냉장고 있는거 다 꺼내 드시고 가져가시고... 결국엔 제가 짤랐는데 압권은 저희집 금붙이는 다 훔쳐가셨네요. 소개해 준 엄마에게 그걸 말해야 되나 말아야 되나 고민하다 어렵게 얘기했더니 자기네 집은 시어머니 보석까지 다 훔쳐갔다네요. 근데 이게 증거가 없잖아요. 빈집을 그냥 맡겨놓고 가는 거니까요.
그런거 간수를 잘 했어야지, 라고 말하신다면... 서랍 깊숙히 넣어놨습니다. 아주머니는 청소만 하시는 분이었고 빨래, 요리는 제가 다 했어요.
5. 그 후 아무도 쓸 생각을 안 하고 혼자 버둥대다
6. 지금의 아줌마
아우~~ 다시 어린이집 엄마에게 소개받았는디... 지금 5년짼가 6년째예요.
이 아주머니는 너무나 훌륭하셔서 쉬는 날이 없으신 거 같애요. 일주일에 2번 오시는데 반나절에 3만5천원 드려요. 근데 저희집은 식구도 적고 제가 설거지나 빨래는 미리 돌려놔요.
근데 워낙 일을 잘 하셔서 첨엔 일주일에 한번 빼기도 힘들었어요.
울엄마나 제가 뭐 같이 먹자 해도 절대 안 드시구요 울엄마랑은 이제 친해지셔서 (저보다 집에 자주 계시니까요) 커피타서 같이 드시는 거 같애요.
제가 잘 못 하는 정리정돈 예술로 하시고 청소 깔끔하시구요. 요리는 안 하세요.
너무 감사해서 설,추석 꼭 챙겨 드리고 저희집에 들어오는 선물도 나눠 드려요.
어쩔 수 없이 도우미 아주머니 써야 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런 분은 정말 감사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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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 도우미 아줌니 경험담
잡담 조회수 : 1,653
작성일 : 2009-11-09 01:07:46
IP : 59.7.xxx.203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저..
'09.11.9 1:16 AM (125.177.xxx.103)아래 도우미 아줌마 구하는 원글입니다.^^
지금 아주머니 넘 좋으시네요. 그런데 요리를 안 하신다니.. 정말 요즘 도우미 분위기는 다 요리 따로, 청소 따로인지요. 휴... 제 사정에 딱 맞는 사람 구하기가 정말 어렵네요. 저희 집 오시는 아줌마, 좋은 분인 것, 오늘 새삼 느끼네요.2. ///
'09.11.9 4:08 AM (121.135.xxx.126)저도 원글님이랑 좀 비슷한 생각이에요. 요리랑 빨래는 안맡기거든요. 딱 제가 못하겠는 것만 부탁드렸습니다.
그래서 오로지 정리정돈과 청소만.. 그리고 쓰레기버리기 -_- 아무튼 청소 하나는 정말 만족스럽게 해주셨어요.
일주일에 반나절 오셨구요. 지금은 제가 직장 그만둬서 안오시지만.. 그 아주머니 아직도 그립네요.
저희집 일을 마지막으로 일 그만하신다고 하셨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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