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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인데,죽고싶네요.

마이우울 조회수 : 1,729
작성일 : 2009-11-04 14:08:00
마음이 많이 힘드네요.

초등 두명 키우는, 내일이면 40인주부입니다.
남편은 일주일에 1-2회 꼭 술이 떡이되어 들어오고,
또는 워커홀릭이라, 빨리 들어와도 10시네요.
(예전에는 술주사가 정말 장난이 아니였죠, 동네방네 맨발로 소리지르고 다니고
이빨 부러지고, 손목 부러지고, 올초에는 문도 부셨네요  ㅠㅠ, 요즘은 힘이 딸리는지
그렇게 주사는 부리지 않네요 그냥 토하다 자버리네요)
주말이면, 낙지처럼 침대에서 일어나지 않고, 애들도 아빠에 대한 불만이 많네요.
첫째딸이 울면서 아빠가 우리랑 놀아준적 있냐고 대드는 모습을 보더니 남편이 조금
충격을 받았는지, 같이 자전거 한번 타주네요.
제가 애교가 많은건 아니지만, 왠만하면 남편한테 맞춰주려고 많이 노력합니다.
보고있던 친언니가, 너무 잘해줘서, 고마운걸 모르는거라고,
너무 남편한테 잘할필요 없다고까지 저 생각해서 말해줄정도구요.
아는 언니들도, 그렇게까지 희생하면서 살필요없다고 충고해줄 정도니까요.
뭐라도 사러 나가자고하면, 왠만하면 따라나가주고, 애들키우는거며, 정말 저는 사생활이 없네요
회사-집-회사-집 이렇게 살고있는데, 회사에서 술 마실일이 있어도, 일년에 한번? 참석할까 말까네요
내 주변에는 가정적인 남자들이 거의다인데, 남편네 회사에는 다 주당들 입니다.
50되어가는 상무, 이사님이야, 집에서 관심 밖이시라 그러신지, 술자주 드시는것 같고,
이혼남, 총각들이야 자유로운몸이니, 회식 자주 하는걸텐데, 이 인간은 그 회식 자리에 끼지못하면,
술자리에서 중요한 얘기가 오고가고, 팀을 이끌어 가자니, 어쩔수 없이 참석해야 한다고...
이사람이 그렇다고 우리집에 잘하나요?
휴~  울집에 갈때 뭐하나 사들고 가는꼴을 못봤습니다. 제탓이겠죠. 아가씨처럼 여우같은 짓을못하니...
(고모부들은 본인 처가에 엄청 잘합니다)
결혼해서 10년 헛산것 같고, 애들만 아니면, 정말 딱 죽고 싶네요.
한달전에도 정말 우울증이 심해서, 핸드폰 메모에 친언니한테 여짓것 고마왔다는 유언장까지 남겼네요.....
이 인간은 술 못끊을 인간이고, 계속해서 이렇게 고독하게 살거라면, 정말 헤어지고 싶어요.
좋아지겠지 하는 희망이라도 품고살지 않게요...
애들을 맡기고 있는 형편이라, 시댁 근처에 사는데, 술때문에 제가 맘고생 하는걸 아는 어머니께서
어제 미역하고 고기하고 들려주시더라구요, 이번이 두번째 제 생일 챙겨주시는 거랍니다.
첫번째 생일 나몰라라 하시더군요. 전 사실 기대하지도 않았어요.  그러다가 술먹고 크게 주사부린걸안
이후 생일날 이번처럼 미역하고 고기한번 보내주시고...  이번이 두번째네요.
오늘 아침 너무 힘들어서, 밥못하고, 계란에 과일 카스테라 먹여서 애들 학교 보냈네요.
이와중에 밥먹고 싶다고 궁시렁 하더라구요.
아침밥 꼭 챙겨 먹여 보냈더니,  아침에 밥하고, 반찬하고, 하는게 쉬운줄 아나 싶었어요.
이젠 아무것도 안하고, 나 편하게 하고싶은거 하면서 살려구요.
저번주에 한번 술자리 못가게 했더니, 주말에 엄마들 모임(직장맘이라 애들키우는 정보가 중요해요, 첫째네반 엄마들 모임이라 정보를 많이 듣거든요)에도 못나가게 하네요. 에휴..  정말 내가 왜이러고 사는지...  
울 엄마는 내가 이리사는줄도 모르고, 남편이 속안썩이고 무난히 살고 있는줄만 아시죠.
단지, 시댁에 생활비 드리는것만 안타까워하시면서, 울 엄마도 아빠가 첫째라 시댁 먹여살리셔서,
답답한맘 다 아시면서도, 그래도 어떻게 하겠냐고만 하시죠.
누구한테 말하기도 그렇고, 답답한 마음에 주저리 주저리 해봤네요.
남들처럼, 돈벌어오는 기계로 생각하며 살아야 할까요?
전 그렇게는 못하겠는데...  어쩌면 좋을까요?
계속 반복되는 이런 상황들이 정말 진저리나게 싫네요.
IP : 59.187.xxx.132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에구
    '09.11.4 2:19 PM (58.227.xxx.149)

    우선 생일 축하드려요
    오늘 저녁 아이들과 남편주과 행복하게 보내시면
    좀 위로가 되실듯 한데...
    넘 우울해 마시구 힘내세요

  • 2. ..
    '09.11.4 2:20 PM (118.220.xxx.154)

    내용이 길어서 다 읽지는 못했어요 죄송해요

    생일 축하드립니다.

    오늘만이라도 즐겁고 행복하시길 바래요

  • 3. ...
    '09.11.4 2:23 PM (121.160.xxx.195)

    남편은 일주일에 1-2회 꼭 술이 떡이되어 들어오고,
    또는 워커홀릭이라, 빨리 들어와도 10시네요.
    ------------------------------------------

    요대목에서 부러버! 했답니다. 일주일 내내 술마시고... 하루 쉬는날엔 새벽부터 골프가고... 자기 하고픈 것은 다하면서 사는데도 남들은 좋은 남편이라고 하니... 그냥 참고 사는수밖에요.

  • 4. 생일
    '09.11.4 2:25 PM (59.18.xxx.124)

    축하드려요.

    생일이라 더 우울하신듯해요.
    얼른 털고 일어나셔서 제과점가서 케익 사오세요.
    까짓. 내 생일 케잌, 내가 사다먹으면 어떻습니까.
    자녀분들이랑 촛불 켜고 노래하고 박수받고, 다 하세요.

  • 5. 무크
    '09.11.4 2:31 PM (124.56.xxx.35)

    생일 축하드립니다^^
    집집마다 뚜껑 열어보면 우울하지 않은 사람 아무도 없지 않을까요?
    그 상황에서 버티고 피해갈 수 있는 나름의 노하우를 터득하느라 그리들 고군분투하는 거겠지요.

    참고사는 부분이 많으시겠지만, 참고 산다는 생각 자체를 저는 버리려고 하는 편이에요.
    참는 게 아니고 걍 무시해 버리는 방법인데, 원래 저런 거.....라고 해 버리는 게 제 정신건강에 더 좋더라구요.
    내가 왜 참아야 하나 라는 질문에 봉착할 때 피해갈 길을 미리 만들어버리는 거죠.
    저도 생각이 많은 사람이라 스트레스 엄청 받는 성격이라, 그냥 왠만한 건 제 머릿속에 담아두지 않으려고 무지 노력하네요.
    그러다보면 조금씩 나아지겠지요.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사랑스런 자녀들과 행복한 생일되세요.
    그리고 가끔은 남편분 기분 좋을 때 살짝 이런 말도 던져보세요.
    아이들 다 크고나면 남는 건 자기랑 나 밖에 없으니까 우리 더 많이 사랑하고 살자~~~
    듣던 안 듣던 가끔씩 던져주면 그 말을 생각하게 될꺼에요.

    효자인 우리 남편한테 전 늘 그래요.
    자식도 소용없고, 부모님들은 먼저 가실꺼고, 이 세상에 자기랑 나 밖에 없다고.
    그 때는 별 말 없다가도 가끔씩 그 말을 생각하고 있다는 걸 저도 이제는 아네요^^

  • 6. 잘하지 마세요
    '09.11.4 2:32 PM (115.178.xxx.253)

    1번을 원글님. 2번을 아이들로 두세요.
    남편은 개과천선 하기전까지는 순위에도 넣지 마세요..

    남편에게 휘둘려서 생활하지 마시고
    약속 못나가게 한다고 못나가지 마세요..
    남편이 회사일로, 술로 그리사니 나는 애들과 재미있게 살겠다하세요.

    이혼이 쉽지 않다고 다들 그러잖아요
    이혼이후에 하는 노력으로 이혼전에 햇으면 잘 살았을거 같다구요..

    다시는 이런 우울한 생일 보내지 마시고
    친구들과 생일 식사도 하고, 아이들과 재미있게 촛불도 끄고
    그렇게 계획하세요..

    그렇게 원글님이 아이들과 자기 생활하면서 재미있게 지내고
    왕따시키면 남편은 천천히 돌아올거에요..

    그때 되면 껴주시고 당분간은 조금 변하는걸로는
    껴주지도 마세요...

  • 7. 축하
    '09.11.4 2:41 PM (125.188.xxx.27)

    무조건 축하드립니다.
    얼굴도 모르는 저희가 이렇게 열렬히 축하해 드리니..
    무조건 행복하세요.아셧죠?
    사십..별거 아니예요..늘 기쁘게 즐겁게 사세요..

  • 8. 인천한라봉
    '09.11.4 2:43 PM (211.179.xxx.58)

    생신축하드립니다~~~~

    본인을 위해서 쏘.세.요! 기분전환 ^^;;
    오늘 만큼은 아주 왕 행복한날이길~~

  • 9. .
    '09.11.4 2:57 PM (211.48.xxx.30)

    축하드립니다^^*
    좋은 날이 꼭 올 겁니다.
    마음 푸시고 아가들이랑 맛난것 드시려 출발 하세요.

  • 10. 마이우울
    '09.11.4 3:26 PM (59.187.xxx.132)

    댓글보고 많이 위로 받았네요
    더욱 독립적인 인간이 되어보려구요.
    남편한테 휘둘리지 않고...
    너무 착하게 살지 않으려고 합니다. ㅠㅠ

  • 11. 축 생일
    '09.11.4 3:27 PM (125.177.xxx.131)

    축하합니다. 그래도 생일인데 아이들이랑도 좋은 거 먹으러도 가고 안되면 케익이라도 자르세요. 남자는 마흔 넘어 아주 서서히 가정으로 돌아오는가 봅니다. 오십이 가까운 저희남편도 성질 많이 죽어 아이들에게는 특히 잘하고 저에게도 무난합니다. 늘 같을 거라는 어둔 생각은 오래 하지마세요. 설마하던 일도 내가 감지하지 못하는 어느순간 좋은 방향으로 변하더이다.
    힘내세요.

  • 12. 동갑
    '09.11.4 4:51 PM (222.127.xxx.26)

    저랑 동갑이시네요... 생일 축하 드려요..^^
    한 고개를 또 넘는... 그런 생일이라 더 우울하신 거에요..
    지난 일도 더 생각나고...
    이미 지난간 일 잊으시고 윗분들 말씀대로 오늘 어찌 재미나게 보낼까 생각해 보세요.

    저도 지난 몇년간 남편 무진장 미워 하며 속 끓이며 살았네요..
    주변 친구들도 보면 결혼 10년 정도 넘어서면서 위기도 많이 오고
    새로운 관계 정립이 되고 그런 것 같아요.
    문제는, 대부분 남편들에게 실망하고 그저 나랑 아이들이랑 열심히 살자로
    결론이 나는 경우가 많다는...ㅜ.ㅜ
    측은지심으로 남은 여생을 버틸 수 있을까... 저도 두렵기는 마찬 가지예요...

    그리고 왜 남편이 가지 말라 한다고 아이 친구 엄마들 모임도 안나가시나요??
    회사 생활도 하신다면서요?? 없는 시간 쪼갠 약속 아닌가요??
    남편이 뭘 해주기는 아예 바라지도 마시구요,
    스스로 계획을 하세요...
    이번 주말 아이들과 뭘 할까? 어딜 갈까?
    그리고 허락은 필요 없어요!!
    같이 가던가, 아님 혼자 밥 챙겨 먹고 집에 있던가...
    선택권은 주구요...^^;

  • 13. 마이우울
    '09.11.4 5:03 PM (59.187.xxx.132)

    봄에 한번 그랬었죠.
    혼자 집에두고, 애들데리고 1박2일
    엄청 짜증내고...
    감당이 안되서...

  • 14. 강해지세욧!!
    '09.11.4 5:22 PM (222.127.xxx.26)

    인간관계에는...
    그게 친구 사이던, 부부사이던, 형제 사이던, 다~~아
    힘의 헤게모니가 있다고 생각해요..
    쎄!!~게 .나가세요!!
    제가 힘 불어 넣어 드릴께요.
    씨~게!!!
    그렇다고 싸우시라는건 아니구요,
    그냥... 나 자신을 단단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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