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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어머니가 변했어요..

.. 조회수 : 1,341
작성일 : 2009-11-04 11:16:37
친정아버지가 하늘나라 가신후로 친정어머니가 참 많이 변하셨어요.
본인은 모르실꺼에요 가장 자주 접하는 딸인 저로서는
어머니가 달라졌음이 확연히 느껴집니다.
그래요 남편이 돌아가셨는데 안변했으면 이상한거겠죠..


결론만 말하면 정말 본인이 하고싶은 것. 만 하시는거요.
다른 가족들 위해서 하고싶지 않더라도 조금 도와줄 수도 있고
아직은 아이들도 어리니 조금만 도와주셨음 좋겠는데,,

사실 요즘엔 친정어머니 놀러오시거나 친정집에가면
편한게 아니라 눈치보기 바쁘고 기분맞춰드리고 오느라 더 힘들어요.
이것도 제가 해야할 숙제겠지만...


그 전엔 우리집 오셔서도 편하게 몇일씩 와계셨엇는데
오전에 갑자기 불쑥 찾아오셔서 저녁엔 그 먼 거리까지 소리없이 가버리시고
어머니는 여기 살돋에 나오는 콘도같은 집처럼 해놓고 살으세요.
친정집에가면 정말 군더더기 하나없이 먼지하나없이 가지런히 정갈하게
모든게 놓여있죠. 서랍이나 선반 싱크대위에 올라온것 전혀없이
싱크대속도 깨끗하고,,


그런데 전 3,5살 애 둘키우며 20평대 아파트에서 부비적 살고있어요.
어찌 제가 그런 환경속에서 어머니처럼 하고 살수 있겠어요.
그걸 이해 못하세요. 저희집 오시면 한숨부터 쉬시고 가실때까지
걸레만 들고 계세요. 눈뜨고 해질때까지 걸레,, 걸레 걸레,,,
제발 그만 하시라 말씀드려도 본인이 더러워서 못참으시겠다고
계속 걸리질,, 애들이 또 어지르면 또 청소...

그러고나니 집에가시고 나선 항상 하시는말씀은
너네집서 너무 일하고왔더니 몸이 안좋단 말씀 들은게 한두번이 아니에요.
이젠 그냥 안오셨음 좋겠어요. 오셔서 제발 청소좀 그만하시라고
제가 화까지 낸적도 있어요..
결론은 청소좀 그만하시라 화냈다가 본전도 못찾았습니다 ㅡㅡ;
와서 힘들게 해줘도 버르장머리없이 그런다고
넌 집구석을 이렇게 해놓고 잠이 오냐고 난 집구석
이렇게 해놓고는 정신사나와서 쉬지도 못하겠다고 오히려 혼만 났죠..
제가 어느정도 능력이되어 집에 파출부 아주머니라도 불러서
집이라도 깨끗히 해놓지않은  상태에서 오시면 너무 부담스러워요.

거기다 청소를 해주셔도 말없이 해주시는것도 아니고
저는 애들 뒷치닥 거리 하느라 정신없는 와중에
빨래 널어라 빨래 개실때 옆에서 같이 안개면 또 눈치주시고,,
개어놓은 빨래 제자리 가져다 놔라.
이거해라 저거해러 여기닦아라,,,


제가 화가 나는건요., 부준한 아침에 남편 출근시키느라 바쁜와중에
큰아이 유치원보 내기전에 둘째도 다 씻기고 옷입히고 준비하고
밥먹이고 그러면서 남편 옷챙겨주고(남편이 원래 홀자서 뭘 할줄아는게 없음 )
둘째는 아직 두돌이라서 혼자 제대로 못떠먹여서 여기저기 흘리며 먹느라
지나가면서 한수저씩 떠먹이고 여기저기 뛰어다는
그 바쁜 와중에서도 홀로 태연히 걸레들고
거실 바닥 걸레질 하고 계신답니다.
빗말이라도 큰애 세수라도 씻겨주시거나 유치원가방 챙겨주는거라도 도와주시면
오죽 감사하겠습니까.
가방이라봤자 물병하고 수저셋트 하나 싸주는겁니다.
그저 나는 세명 챙기느라 여기저기 뛰어다니는데
같은 지붕아래서 열심히 걸레질하시는 어머니보면
역시나 본인이 더러운걸 못참으니까,, 걸레질 청소하는거 너무 좋아하시니까
좋아하시는것만 하시다 가는구나,,, 싶은 생각만 들어요.



그렇게 큰아이 보내고 남편 보내고 집에 돌아오면
밥 먹을꺼 없냐? 밥먹자 그러시는거,,,(밥차리란 소리)
정말 힘 쭉 빠집니다.


시어머니도 이리 시키시진않아요.
어머니야 저희집 오시면 딱 청소만 하시니 그러시죠
아이들에겐 손하나도 안데시고 식사시간에도 손끗하나 안움직이시니
제가 그 모든걸 어찌 다 감당합니까.
거기다 어머니 입맛은 까다롭기까지... 어머니 반찬 따로 내놓지 않으면
애들반찬 닝닝하다고 식사 잘 안하세요 빵이나 라면먹고 가시고..

친정아버지 돌아가시기전엔 정말 따뜻하고 다 내어줄만큼
마음이 넓으시고 푸근했던 엄마인데
이젠 제가 책임져야할 나이가 되어가는것같아요.


IP : 121.133.xxx.118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9.11.4 11:28 AM (114.207.xxx.181)

    아버지 돌아가신 지 얼마나 되었어요?
    아마 배우자 사망의 스트레스가 자녀사망의 스트레스 다음으로 2위라고 알고 있어요.
    어머니가 변하신것은 엄마도 나름의 살려는 의지가 있으니 스트레스의 방출이라 봅니다.
    당장 님도 남편이 어느날 갑자기 사라진다 생각해보세요.
    미치지 않겠어요?
    엄마가 미치지 않을으려고 하는 몸부림으로 봐주세요.
    저희 엄마는 아버지 돌아가시기 직전에 조울증이 발병해서 병원치료를 받는 와중이라
    오히려 가볍게(?) 넘어가셨어요.

  • 2. 헉..
    '09.11.4 11:28 AM (218.153.xxx.186)

    남일같지 않네요...

    울엄마도 비슷하세요..ㅡ,.ㅡ
    그래서.. 친정가서 자면 더 힘들구.. 오셔서 며칠씩 주무시면..아주 힘듦니다..ㅡㅡ;;

  • 3. ^^
    '09.11.4 11:50 AM (221.159.xxx.93)

    에휴 정말 한숨부터 나오네요..똑같아요 저희 엄마도
    게다가 더 짜증나는건요 우리집에 오셔서 일만하다 가신것처럼 다른 자식들 한테 말씀 하시는거요..입도 정말 까다로와서 삼시세끼를 새밥 해야하구 반찬도 한번 상에 올린거 절대 안드세요
    식탁 쳐다보고 반찬이 마땅치 않으면 물말아서 꾸역꾸역 드십니다..울신랑 저한테 싫은소리하구..엄마 몇일 왔다가면 전 죽음 이네요..제가 허리디스크.갑상선 저하가 있어서 애들 치닥거리도 힘들거든요..해마다 김장때 와서 당신이 같이 해주셨는데 이번부터 오시지 마라 했어요..도우미 쓰려구요..삼시세끼 밥해드려야지 오시면 또 보나마나 몇일 계시다 가려고 할텐데 가라고 하실수도 없구 가실때 애아빠가 태워다 드려야하구..용돈 드려야 하구..배보다 배꼽이 더 크네요..나도 나중에울 딸한테 이런 엄마될까 두려워요..왜 어른답게 처신을 못할까요..다른 딸 집에 가면 파출부 처럼 일만 하시다 오면서..며느리 집에 가셔서는 밥한끼도 못얻어 드시고 오면서..왜 나만 엄마한테 입속의 혀처럼 해주길 바라시는지..이젠 안참을래요..싫으면 싫다고 말하고 표현 하려구요..내가 살고봐야지요..댓글달다 제 신세 한탄이 됐네요 ㅎㅎㅎ..답답해서 그래요..답답해서...

  • 4. 어쩔 수 없어요
    '09.11.4 12:01 PM (211.41.xxx.233)

    나이가 들면 다시 어린아이가 되요
    자연의 섭리지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 더 성숙하고 배려하는 걸로 알고 있지만
    다시 기저기 차고 죽 먹고 ...그러다가 돌아가시는 겁니다
    그냥 늙으셔서 원점으로 돌아가시는 과정으로 이해하세요

  • 5. 더 살아 봐
    '09.11.4 12:22 PM (122.32.xxx.57)

    에구,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울 엄만 아직도 60이 넘은 딸 집에 가서 당신 맘대로 하려고 해 트라블 일으키고 삐쳐 온다우~
    우린 친구들끼리 만나 친정엄마 때문에 받는 속풀이 모임이 있다우~
    그럼 알만하지요????
    일명 서울 깍쟁이 엄마 딸들은 더 피곤하다는 거 아슈????
    사람사는 데 있어 수순이니 그러려니 하고 사슈~
    쪼께 더 살아 보고 겪는 거라 이리 말할 수 있는 겨~

  • 6. 원글이,,
    '09.11.4 12:24 PM (121.133.xxx.118)

    헐 윗님 어찌 정곡을 콕 !!
    저희 어머나 서울깍쟁이 맞는데요 ㅎㅎㅎ
    저만 이리 사는게 아니군요.. 다음번 이사갈땐 친정에서 그리고 시댁에서
    조금 더 멀리 떨어진 곳으로 이사하고 싶습니다.

  • 7.
    '09.11.4 1:21 PM (98.110.xxx.159)

    전 님 어머니 심정도 이해가 되요.

    다른건 모르겟고, 바쁜 아침에 남편은 본인이 알아 옷 챙겨입고 먹고 출근하라 하세요.
    님이 남편을 점점 바보로 만들어 가고 있네요.
    왜 혼자 못한다고 생각할까요?, 성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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