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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못 나으면 밥도 먹지 말라는 이웃 할머니

세상에 조회수 : 1,367
작성일 : 2009-11-03 18:31:42
남편이랑 저는 아이 안 낳기로 먼저 약속하고 결혼했습니다.
하지만 시댁이랑 남편은 은근히 애를 바라는 눈치기는 하지만...
그래도 결혼 전에 한 약속이니 특별히 스트레스를 주거나 하시지는 않구요.

문제는...
지금 사는 곳이 지방 소도시 변두리인데 동네가 좁고 남편이 자영업을 하다보니
동네 사람들과 교류가 많은데 주변사람들이 애는 언제 낳냐고, 조금이라도 피곤한 기색을 보이면
애 가졌냐 어쨌냐 다따부따 말들이 많습니다.

그래도 아줌마들까지는 애 안 낳기로 했다고 그러면 이상하게들 생각하지만 더 이상 뭐라 안하죠.
근데 할머니들 때문에 너무 괴롭습니다.

우리 가게 도와주시는 할머니가 특히 애는 꼭 낳아야 한다는 둥, 애를 못 나으면 밥도 먹지 말라는 둥
가끔가다가 내 속을 뒤집는데 죽겠네요..

처음엔 할머니들 세대엔 그랬으니까.. 하고 넘어갔지만 매일 보는 할머니가 이젠 밉기까지 합니다.

다음에도 그러면 정색을 하고 그러지 말라고 하긴 해야할텐데..

제가 소심하고 싫은 소리를 잘 못해서 그런 얘기 하면 목소리가 막 떨리고 행동도 부자연스러워지고
스트레스치수가 만땅 올라가거든요.. ㅜ.ㅜ

요즘 애 안 낳고 사는 커플들도 많고 낳고 싶어도 불임이라 못 갖는 사람들도 많은데
아무리 80대 할머니이지만 너무 하다 싶네요.


다음에라도 그런 얘기 나오면 심 호흡 가다듬고 조근 조근 얘기해야겠어요.
혹시라도 연세 많으신 할머니께 언성높히며 후회할 말들을 할까봐 걱정이네요.. ㅜ.ㅜ

저 같은 경험 가지신 분들 조언 좀 부탁드려요.
IP : 123.248.xxx.148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9.11.3 6:43 PM (125.208.xxx.25)

    저희부부 단골 횟집 사장님이 하루는 저보고
    "밥값해야지?" 이러시더라구요.
    남편은 그게 뭘 말하는지 몰라서 "네?" 하고,
    저는 그냥 웃고말았지요.

    님이야 저와 다른 경우니...
    그런 분께 하나하나 설명해봤자 못알아들으십니다.
    대놓고" 저 불임입니다" 가 한결 낫죠.

  • 2. 그냥
    '09.11.3 6:44 PM (125.130.xxx.128)

    웃으면서 밥 안먹을께요~~ 하세요. ^^
    80넘은 할머니... 누가와서 말해도 안듣습니다.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세요.
    그래도 원글님은 아이를 그냥 안낳기로 한거잖아요.
    대한민국에서 애없이 사는게 얼마나 피곤한건데요.
    그정도 각오없이는 스트레스만 받습니다.
    저도 아이가 없습니다. 안생겨요. 그래도 옆에서 뭔소리를해도
    그냥 그런가부다~~ 그렇게 되던데요. 천성이 무자식인가봅니다 ^^

  • 3. 애 있이
    '09.11.3 6:47 PM (218.49.xxx.177)

    살아도 힘든게 대한민국입니다.
    애 없을땐 언제 낳냐, 애 하나 생기면 둘째 물어보고 둘째 낳아도 셋째물어보니
    스트레스 완전 받아요.
    자기들이 키워줄것도 아니고, 본인들이나 잘 할것이지 왜 자꾸 스트레스 주는가몰라요.
    완전 짜증나요. ㅠㅠ

  • 4. 글쿤요
    '09.11.3 6:52 PM (123.248.xxx.148)

    저도 님같은 여유로움이 있어야 할텐데 말예요.
    너무 우물안에서만 살았나봅니다. ㅜ.ㅜ

    살면서 배울게 아직 너무 많으네요..

  • 5.
    '09.11.3 6:54 PM (220.75.xxx.180)

    40-50대 아줌마도 안 바뀌는데 80대 할머니가 바뀌기를 원하다니
    뭘 조근조근 말씀드려요
    심리상담사들도 4-50대 부터는 치료가 어렵다고 하던걸요 워낙 머리가 굳어서
    그냥 유령취급 하심이

  • 6. 컥..
    '09.11.3 6:54 PM (123.248.xxx.148)

    애기 둘 키우기도 얼마나 힘든데.. 셋까지나.. ㅜ.ㅜ

    하긴 매스컴에서도 다산가정이 애국자라는 둥 장려하는 분위기이니..

    에휴..

  • 7. ^^;;
    '09.11.3 6:55 PM (123.248.xxx.148)

    유령취급;;;;
    그러게요. 주신 댓글들 읽어보니 내가 속이 좁았나보다 하고 반성하고 있습니다.
    살 날도 얼마 안 남으신 노인네들인데 그냥 웃고 넘어가야겠어요..

  • 8. -.-
    '09.11.3 6:56 PM (112.152.xxx.240)

    남편이 문제가있다고하세요,..
    남자 잘못이라면 암말안할꺼에요...

  • 9. 에효
    '09.11.3 7:00 PM (121.151.xxx.137)

    남편분이 문제가 있다고하시면 안되요
    저도 지방에 살아서 잘아는데
    직장다니는분도 아니고 자영업자이시라면 주변분들이랑 사이가 안좋으면 힘들죠
    또 자기들보다 못한것이 있으면 좋다고 씹어대거든요
    남편분이 문제가있다고하면
    남편분이 고자이라든가 입에 담지 못할 험한 소리 할겁니다
    자신들끼리 ㅋㅋ 거리면서요
    그럼 남편분 더 기분나쁘고 일도 안될수도있어요

    저라면 그냥
    할머니 그러게요
    왜이리 안들어서는지 모르겠어요
    병원에서는 둘다 건강하다고 햇는데 말이죠
    저희도 걱정이에요 하고 엄살떠세요
    그럼 더 걱정해줄겁니다
    어떻게하니 젊은것들이 ㅉㅉ 하면서요
    그럼 뒤로 가서 웃으세요

    노인네들 어쩔수없어요

  • 10. ㅋㅋ
    '09.11.3 7:01 PM (123.248.xxx.148)

    윗님 댓글 읽고 막 웃었네요.
    것도 방법이긴 하지만 가뜩이나 서울서 델꾸와서 고생시키는 부인한테 미안해해서 기죽어 있는 남편인데 미안해서 못하겠네요 ^^

  • 11. 근데..
    '09.11.3 7:05 PM (123.248.xxx.148)

    제가 그닥 젊은 것들이 아니라 윗님 조언대로 한다면 여자가 나이가 많아서 애가 안 들어선다고 그러면 제가 상처 받을꺼 같아요. ㅜ.ㅜ
    노산이 애 안 갖기로 한 이유중에 하나거든요..

  • 12. ..
    '09.11.3 7:08 PM (118.217.xxx.173)

    80년을 살아오신 할머니 생각을 절대 바꿀수 없어요
    예전에 농사지읏고하려면 자식이 많아야 햇고
    낳아도 죽는 자식 많아서 하나라도 더 낳아야 했겟죠
    첫딸이 살림밑천 ,,이말은 계속 부려먹고 동생낳으면 업어키우고 ..이런거잖아요 그런 세상에서 그게 진리인줄 알고 살아온 할머니들이니
    지금 우리들이랑은 생각이 다르죠
    당신들이 며느리 시절 애못낳으면 쫓겨날 각오로 살아야 했으니 ..칠거지악이잖아요
    지금 애안낳고 살겟다는 세대들을 상상이나 할까요??
    어차피 생각은 안바뀌고 조근조근 말해도 듣지도 않으실걸요
    그냥 네네 하고듣고 마세요
    그러게요 ..하시다가 참 전화 해야지 하고 도망가버리세요

  • 13. ;;;;
    '09.11.3 7:16 PM (118.127.xxx.22)

    그 할머니의 생각은 그 할머니의 8대조 할머니가 와서 얘기해도 못 바꿀걸요. ;;;;
    그냥 그 할머니 오시면 자리 피하고 말을 섞지 마세요.
    그래도 시할머니 아님에 감사해 하고 말아야죠. ;;;;
    저는 시어른들이 제 뒤통수 볼때 마다 그런 말씀을 날려주셔서 미칩니다. ㅜ.ㅜ
    제사나 명절 지내고 돌아오는 길엔 제 뒤통수랑 등에 꽂힌 화살들 빼느라 정신 없어요. ㅜ.ㅜ

  • 14. ...
    '09.11.3 7:35 PM (218.156.xxx.229)

    안 낳으면이 아니라 못 낳으면...밥 먹지 말라!!는 거군요.

    잠시 제목 착시... ㅡ,.ㅡ;;;

    그러나 자영업 하신다면...그냥 속으로만 욕하심이...

    그런 할마씨들에게 인심 잃어봤자...소문만 퍼지고...에고고...

  • 15. ...
    '09.11.3 8:00 PM (121.135.xxx.74)

    80대의 말안통하는 할머니와 대화를 하려는 님이 좀 힘들어보입니다.. 대화를 하려하지 마세요..
    그냥 네 그러게요 저는 밥 안먹어야 되겠네요. 호호호 하고 넘어가세요..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고.. 잘 안되겠지만 너는 너고 나는 나다 정신으로 사셔야 해요.
    한국에서 애안낳고 살기가 얼마나 힘든데 그것도 각오안하고 무자녀가정을 결정하셨어요..

    사실 저도 같은 입장입니다만 저는 그 할머니보다 원글님 남편이 더 걱정되네요.
    제 남편도 조금씩 변하더라구요. 아이 가지고 싶다는 쪽으로요.. 그래서 저도 갈등중입니다.
    그딴 할머니는 무시해도 되지만 나랑 같이 사는 남편의 의사는 무시하면 안되니까요..

  • 16. ....
    '09.11.3 9:33 PM (118.222.xxx.78)

    제가 아이없는 40대로써
    원글님께 말한 처지가 되니 다행입니다..

    원글님이 그 길을 선택했다면 그정도 스트레스는 견뎌야하지않겠습니까?

    님도 성인이고 이런일이 한두번이 아니었을텐데
    상대를 생각지않고 님의 '의지'를 내보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특히 나이있는분들에게 애를 않낳을꺼라 설명한다는게
    그 노인이 그런 말한거나 뭐가 다르겠습니까?

    그 노인은 자기기준에선 바른말을 한거고 님은 님의 결심을 말한거니까요.

    안낳던 못낳던 님의 속사정까지 다 밝힐필요는 없지요.
    그러니 상대도 배려해서 때에따라서 말하세요.
    " 준비중입니다." " 기다리고 있어요" " 하늘이 주겠지요"
    이런말들이 상대를 편하게 할수도 있습니다. 일종의 접대용멘트지요.

    그런경우 따라오는" 어느병원이좋네"이런류의 후렴구는 즐겁게 들어줍니다.

    아이없는 삶을 결심한 분이 이정도 못하시겠습니까.

    저는 어쩔수없이 없는경우지만 잘 견딘답니다.

  • 17. __
    '09.11.3 9:43 PM (119.199.xxx.26)

    여자가 애 못낳으면 죽어야 하는 나라네요, 한국은.
    미쳤어요? 애 때문에 죽게? 이렇게 응수하심이...

  • 18. 내가
    '09.11.3 9:50 PM (116.41.xxx.185)

    못낳는것도 아니구..서로 합의하에 안낳기로 했다면 발끈할 필요도 없는거 아닌가요..
    그냥 웃으면서 넘기면 그만일거 같은데..
    기다려도 없는 상황에서 속아프게 상처를 건드리면 몰라도...
    내가 안낳는건데...

  • 19. 원글
    '09.11.4 11:13 PM (123.248.xxx.148)

    맞습니다. 저야 안 갖기로 했으니 불임 커플들보다야 덜 스트레스 받겠죠.
    그래도 옳지 않은건 맞잖아요.
    왜 여자가 여자를 비하하는 말을 계속 들어야 할까요?
    그 할머니 저한테 말하듯이 혹시라도 주변에 있을지보를 불임부부들에게 그런 소리라도 한다면요?
    그런 시대에서 태어나 사고방식이 굳어버렸으니 그런 할머니를 원망하거나 미워할 필요까지는 없겠지만.

    아무리 나이드신 할머니 할아버지라도 시대가 바뀌고 옳지 않은건 말씀 드려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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