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회복지의 '바우처제도'에 대해서^^

[한성맘]

  오늘부터 겨울이 온 것처럼 날씨가 급전직하했습니다.
신종플루도 한층 기승을 부린다고 하니, 다들 건강에 주의하셔야겠네요.
날씨가 추워지니, 우리나라의 낮은 곳에서 오늘도 열심히 일하시는 많은 분들이 생각납니다.
그 중에서 사회복지현장에서 궂은 일 마다않고 애쓰시는 몇몇 분들이 떠오릅니다.
우리나라 바우처제도에 대해서 그 동안 정리된 것을 몇 자 끄적여봅니다.

  바우처(Voucher)란, 사전적 의미로 증서 또는 상품권 등을 말합니다. 원래 마케팅에서 도서상품권, 문화상품권, 백화점 사은권 등 특정 상품의 판매를 촉진하고 고객의 충성도를 확보하기 위해 사용되는 기법 중의 하나였으나, 현재는 사회보장제도에서도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사회보장제도에서 정의하는 바우처란, 정부가 특정 수혜자에게 교육, 주택, 의료 따위의 복지 서비스 구매에 대하여 지불을 보증하는 전표를 말하는데, 이것은 특정한 재화나 서비스를 구입할 수 있도록 구매력을 높여주는 소득지원의 한 형태로 정의할 수 있지요.

  사회보장제도에서 바우처 제도가 탄생하게 된 주요 원인은 사회보장의 바탕이 될 상품을 판매하는 공급자의 이익을 보호하고, 또한 사회보장제도의 수혜자가 정부의 의도대로 움직이지 않을 것에 대비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입니다. 미시경제학의 기본적인 이론에 따르면, 사회보장제도의 수혜자의 효용이 가장 극대화되는 경우는 현금을 제공하는 경우이지만, 이때 사회보장제도의 수혜자는 정부가 기대하는 만큼 정부보조 대상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입하지 않고 다른 용도로 소비하는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생존과 환경개선에 꼭 필요한 식량비, 재활비, 교육비 등을 바우처로 공급하여 정부의 지원금이 다른 용도로 전환되는 것을 막는 효과가 있고, 또한 이용자가 바우처를 제때 이용하지 않으면 그 혜택이 사라져버리는 특성이 있으므로 사회복지이용률의 증가를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선진국의 경우 매우 다양한 종류의 바우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인데, 미국에서도 바우처 제도가 교육훈련, 주택, 의료, 통근이나 식료품 지원 등의 분야에서 다양하게 실시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저소득층 자녀의 진학을 위해 시행되는 학교 바우처 제도를 살펴보면, 이것은 공립과 사립학교를 따지지 않고 학생이 다니는 학교에 재정이 투입되는 제도입니다. 즉, 만약 학생이 사립학교에 가고자 할 경우 공립학교에 지원되는 만큼의 돈을 학생이 다니는 사립학교에 지원하는 형식입니다. 또한 저소득층 산모와 영유아만을 대상으로 우유, 치즈, 버터 같은 유제품과 분유를 구입하도록 지원하는 WIC(Women Infants Children Program) 제도도 있구요. 충분한 영양을 섭취해야 하는 엄마와 어린 아이들을 위해 추가로 영양을 섭취하라는 뜻에서 만든 것입니다.
  영국의 바우처 제도는 이용자가 자신이 필요한 프로그램을 직접 골라 디자인하는 직접지불제 방식이 큰 특징인데요. 우리나라의 지방자치단체나 사회복지관이 이미 만들어놓은 프로그램에 이용자가 소극적으로 참여하는 것보다 한 단계 앞선 형태입니다. 또한 양육 도우미, 보조견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바우처 제도가 있습니다.
  일본도 양육 도우미 바우처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프랑스와 벨기에의 경우에는 장보기, 함께 산책하기, 목욕시키기, 물건 배달하기 등까지도 바우처에 포함되어 있어 개개인의 다양한 욕구를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 큰 특징입니다. 또한 프랑스에서는 바우처 서비스의 질을 전문적으로 점검하기 위한 대인서비스개발국을 설치ㆍ운영하는 것도 눈여겨 볼 대목입니다.

   그럼, 우리나라에서 시행되고 있는 바우처 서비스의 종류를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지역사회서비스혁신사업 바우처 : 취학 전 아동이나 부모에게 체계적인 독서지도 및 관련 정보 등을 제공함으로써 사교육에 의한 아동기의 지적 능력과 생산적 발달 촉진을 도모하여 모든 아동의 출발기회의 형평성 제고를 도모하기 위한 바우처 제도입니다. 만 6세(당해년도 1월 1일 기준) 이하 아동 중 가구소득을 고려하여 대상자를 선정한다.
2) 교육 바우처 : 원하는 학교를 선택한 다음에 그 학교에 바우처를 제출하면, 학교가 이를 근거로 교육청에 예산지원을 요청하고 예산을 받게 되는 제도입니다.
3) 산모신생아도우미사업 바우처 : 출산가정에 산모, 신생아도우미를 통한 가정방문 서비스를 지원하여 산모ㆍ신생아 건강관리 및 출산가정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바우처 제도입니다. 전국 가구 월평균소득 50% 이하의 출산 가정이 대상이며, 출산일로부터 30일 이내(서비스 개시일 기준)까지 이용가능합니다.
4) 영유아재활치료 바우처 : 영유아의 언어ㆍ인지능력 치료, 행동발달 치료뿐만 아니라 미술치료, 음악치료까지 가능한 것으로, 만 5세까지는 장애진단이 없어도 의사 소견서를 첨부하면 이용이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저소득층에 따라 지원금이 다르고, 다문화가정의 경우에는 다문화가정 지도교사들이 방문하여 한글, 육아방법 등을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5) 장애아동 재활교육 바우처 : 장애아동의 재활교육을 위해 보건복지가족부가 전국적으로 추진ㆍ확대한 제도인데요, 재활교육 설명회 등에 대한 안내는 각 기초 지자체 시군구청에서 담당하고 있습니다.
6) 증증장애인활동보조 바우처 : 신체적, 정신적 이유로 원활한 일상생활과 사회활동이 어려운 장애인에게 활동보조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장애인의 자립생활과 사회참여를 증진하기 위한 바우처 제도입니다. 장애인복지법상 등록 1급 장애인(15종 전체), 연령 만 6세 이상∼만 65세 미만이 대상이며, 외국인 등 주민등록이 없는 경우에는 자격이 없습니다. 매월 지원되는 바우처 중 사용하지 않은 바우처는 다음 달로 이월이 가능하구요.
7) 노인돌보미 바우처 : 혼자 힘으로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어려운 노인에게 가사 지원 및 활동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여 안정된 노후생활 보장 및 가족의 사회ㆍ경제적 활동기반을 조성하기 위한 제도입니다. 만 65세 이상의 노인 중 가구 소득,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하여 돌봄서비스가 필요한 대상자를 선정하구요, 매월 지원되는 바우처 중 사용하지 않은 바우처는 다음 달로 이월이 가능합니다.
8) 가사간병방문 바우처 : 신체적, 정신적 이유로 원활한 일상생활과 사회활동이 어려운 저소득 취약계층에게 가사간병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저소득 취약계층의 자활 및 사회참여를 증진하고, 차상위계층 등 근로능력이 있는 저소득층에게 공익성 높은 사회적 일자리(가사간병 방문)를 제공하여 일을 통한 빈곤탈피를 촉진하기 위한 바우처 제도입니다.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 차상위계층(최저생계비의 120% 이하) 중 가사, 간병이 필요한 저소득 차상위계층이 대상이고, 만 65세 이상 노인(장기요양  등급 외 A, B인 국민기초생활수급자), 장애인(1∼3등급), 소년소녀가장, 조손가정, 한부모가정, 중증질환자 등 시ㆍ군ㆍ구청장이 인정하는 자이어야만 합니다.
8) 실업자훈련 바우처 : 정부가 실업자에게 바우처(이용권)를 지원하여 직업훈련을 받도록 하는 재취업지원제도입니다. 과거 실업자직업 훈련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지정한 기관과 과정에 참가토록 해 기대만큼 실효를 거두지 못하였으나, 현재는 훈련생 자신이 원하는 훈련기관과 훈련과정을 선택할 수 있고 정부는 그에 대한 훈련비용을 정산해 준답니다.

  그 외에 여행, 에너지, 스포츠 바우처 등으로 더욱 확대되는 추세에 있구요.

  우리나라 바우처 제도의 문제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자격증이 없어도 일정 시간 교육만으로 활동하는 활동보조인은 숙련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예를 들어, 장애인활동보조 도우미의 교육이수 시간은 총 60시간으로, 이러한 교육으로는 장애인들의 활동을 전문적으로 보조하기에 턱없이 부족합니다. 또한 종사자들은 다른 사업을 겸직하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격증 제도를 속히 만들고,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하여 종사자들에게 적정 수가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지요.
  둘째, 현재 노인돌보미 바우처와 증증장애인활동보조 바우처 등의 경우에 2개월간 연속으로 본인부담금을 납부하지 않는 경우 또는 2개월간 연속으로 바우처 사용실적이 없는 경우에 서비스 대상자 자격 포기로 간주하여 자격 상실 처리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사회적 약자에게 혜택이 돌아가게 한다는 사회복지의 기본 이념에 반하는 것으로, 바우처 제도가 너무 시장논리를 지향하는 것은 앞으로 개선되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셋째, 서비스 수요에 비해 서비스 공급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장애인들의 경우 사회복지적인 서비스의 수요가 다른 계층에 비해 높지만, 장애인활동보조 바우처의 경우에 제공되는 서비스가 제한적이어서 효과가 그리 크지 않다는 점입니다.
  넷째, 지금까지 저소득층 자녀들이 급식비지원, 방과후 학교 자유수강권 지원, 교육정보화 지원 요청을 할 때의 잦은 노출로 인해 수치심을 유발하거나 또는 신청에 따른 불편과 불만이 증가하였는데, 이 점도 속히 시정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바우처 제도의 과제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서비스의 종류는 현금, 현물, 기회, 그리고 바우처 등으로 다양합니다. 이 중에서 바우처의 도입은 다양한 서비스 제공이라는 측면에서는 성공한 듯하나, 질적으로 훌륭한 서비스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합니다. 예로, 장애인 예산을 지방자치단체에 이관한 후에 재정자립도가 약한 지방자치단체가 장애인복지 분야에서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는데, 이것은 정부가 예산의 축소를 이유로 그 책임을 지자체에 떠넘긴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하지요. 그러므로 장애인들에 대한 바우처 제도를 실시함에 있어서 앞으로 개선할 점이 많은데, 그 중에서 몇 가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바우처에 대해 제대로 된 교육 없이 서비스의 종류만 늘리다보니 질 높은 서비스가 제공되지 못하고, 서비스를 제공받는 입장에서도 만족도가 떨어지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서비스 담당자에 대한 충분한 교육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둘째, 이용자들의 욕구와 기대에 부응하는 다양한 바우처 서비스를 개발하여야 하며, 이를 위한 국가의 재원마련이 요구된다고 봅니다.
  셋째, 이용자들이 바우처 서비스를 충분히 숙지하고 이용하기 위하여 적극적인 홍보와 지원 체계가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서비스 담당자들의 사회적 지위가 저평가되는 일도 개선되어야 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뜬금없이 몇 자 끄적여 보았습니다.
  다들 신종플루다, 세종시 수정이다, 아프간 파병이다, 수능이다, 일자리 구하기다 정신없을 때,
한번쯤 우리나라의 사회복지의 현황에 대해서 돌아보는 것은 어떨가 해서 이 글을 적어보았습니다.

[ㅎㅎ]

탱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