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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려야 할까요 말리지 말까요 (오징어 아님)

걱정 태산 조회수 : 857
작성일 : 2009-10-31 23:15:19

초등학교 6학년 아들 때문에 고민입니다

아기때 잠깐 낯가림 하더니 돌무렵 부터는 아무에게나 덥석 안기고 누가 뽀뽀 하자고 하면 안 가리고 입을 쪽쪽 맞추더니 이렇게 걱정을 안기네요

4학년 무렵부터 영어를 배우기 시작해서 ( 좀 늦었지요?) 5학년 무렵에는 돈 문제로 쉬었습니다 (미쳤지요)

그리고 6학년이 되자 다시 영어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꼴랑 2년이 채 되지 않은 실력으로 아무에게나 들이댄다는 겁니다

저희 동네에 영어 학원이 많고 학교들이 영어 선생님을 원어민 선생님들로 둔 탓인지 외국인들이 많이 삽니다

게다가 한참 개발중인 옆동네 때문인지 외국인 노동자들 많습니다

거기다가 국제 결혼하신 분들도 많습니다

은행에 가서 외국인 분만 있으면 옆에 찰싹 달라붙어서 뭐라고 뭐라고 .... 그 분은 한국말을 잘 하셔서 응 뭐라고 ? 한국말로 해봐 -_-;;

저번주에는 백화점 가는 길에 TGI 프라이데이 먹고 싶다길래 데리고 갔는데 대기실에서 기다리는 사이에 흑인 몇분이 (덩치 엄청나게 큼) 이야기 하는 자리에 냉큼 끼어서 날씨가 참 좋다 어디서 왔냐 나는 이곳에서 쭉 살았고 나이는 열두살이다 이곳은 백화점이다 ;; 흑인 아저씨들은 아이를 둘러싸고 의자에서 내려와 쪼그리고 앉아서 또 뭐라고 꼬부랑꼬부랑

자리가 나서 들어가면서 다시 보자고 인사 흑인 아저씨들도 들어오니까 가서 또 뭐라고 쫑알쫑알 영어 울렁증과 덩치 큰 아저씨들 울렁증까지 있던 저는 직원에게 부탁해서 아이 데리고 왔습니다

아저씨들이 웃으면서 가끔 박수도 치면서 아이 상대해 줬지만 혹시 나쁜 이미지 준거 아닐까 걱정

신호등에 서 있는데 어? ** 학교 선생님이다 ( 고등학교 선생님) 이쪽에서 손 흔들고 헬로우 하니까 그쪽도 아는체 오~ ** 나 옆에 세워두고 어디 가냐? 서점 간다 나는 과학책 좋아한다 린든? 니든? 씨도 좋아하냐 물론 좋아한다 다음에 또 보자 하고 바이바이

이쪽 버스 정류장에서 차 기다리고 있는데 저쪽에 사람 걸어가니까 어 청담 선생님이다 ㅠ_ㅠ 민 선생님 ~ 그냥 가니까 헤이 미스터 민~ 서로 하이 헬로우 바이바이

오늘도 오천원짜리 피자 먹고 싶다길래 사러 가는길에 피자집 앞 빨간 의자에 궁둥이에 연장 찬 외국인 아저씨들이 앉아 있으니 헬로우 하이 어디서 왔냐 일 하러 왔냐 나는 피자 좋아한다 너도 피자 좋아하냐 ㅠㅠㅠ

아저씨들 쪼그리고 앉아서 하하하 허허허 피자 나올때까지 아는 단어 모두 써서 영어만 할려고 하고 아저씨들이 아는 한국어로 말할려고 하면 영어 할줄 모르냐 타박까지

헤어질때도 만나서 즐거웠다 또 보자

말려야 할까요 냅둬야 할까요

봄 무렵에는 아이 없어졌다고 난리가 났었는데 필리핀에서 오신 분들이 데리고 가신 거였어요

부대 찌개 먹으러 가는 길에 만나서 같이 갔다가 마트에서 장 보는거 도왔다고 .......

지금은 공원으로 꾸며진 곳 공사할때 지나가다가 일하는 아저씨들에게 인사 잘하고 물도 갖다주고 쑥버무리도 갖다주고 ;; 그러다 친해졌다고 합니다

버려진 경운기 (예전에는 농사 짓던 곳이라 ) 에 올라가 먼 곳을 보며 기타 (?) 치며 노래 부르는 아저씨 옆으로 냉큼 올라가서 옆에 앉아있다 노래 끝나면 고개 끄덕끄덕 하면서 한곡 더 불러라;;;

아빠차에 앉아 있는데 노동자 아저씨들이 지나가니까 아는체를 하자 그쪽도 ** 어쩌고 하며 차를 둘러싸는데 솔직히 무서웠습니다

너무 비사교적인 형을 보다가 사교적인 둘째 보니까 조금 좋기는 하지만 이렇게 외국인들과 어울릴려고 하는게 한편으로는 조금 무섭습니다

워낙 세상이 흉흉하다 보니 쓰기 어려운 여러가지 일들이 상상되서요

어째야 할까요 역시 말리는게 좋겠지요
IP : 58.224.xxx.167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직
    '09.10.31 11:19 PM (220.117.xxx.70)

    어리잖아요.
    그런 아이들도 중학교 가면 완전 수줍음 타서 언제 그랬냐는듯이 고개 푹 숙이고 다니지 않나요?

    너무 걱정하실 필요 없을 것 같은데요..

  • 2. ..
    '09.10.31 11:24 PM (59.10.xxx.80)

    저런 스타일이 영어 빨리 늘고 잘한대요. 그런데 외국인 노동자들...좋은사람도 많지만 조심해서 나쁠건 없어보여요.

  • 3. 걱정
    '09.10.31 11:31 PM (121.130.xxx.42)

    아이 엄마는 당연히 걱정되고 조심스럽지요.
    남자 아이도 늘 조심해야 합니다.
    솔직히 학원 강사도 100% 못믿거든요.

    저런 성격이 말은 참 빨리 는는 게 장점이긴 합니다만
    엄마한테 허락도 안받고 필리핀 사람들 따라간 건 정말 잘못한 행동이네요.
    많이 혼내셨죠?
    일단은 부모님 없을 때 아무에게 말 거는 거나 함부로 따라가는 것 부터 못하게 하세요.

  • 4. ...
    '09.10.31 11:34 PM (112.149.xxx.70)

    흠............ㅎㅎ
    제가 보기에도,원글님의 아이같은, 자제분은
    얼마지나지않아~ 아주~유창한 실력으로 업그레이드 되실듯합니다.
    무지막지 들이대면 더 늘면 늘었지,실력이 하향되진 않을듯해요.
    저의 세대는 매일 영어학원 다녀봤자,,,,,,,,;;
    입에서 나오지 않고,맴~맴 돌고,뭐라고 말해야할지,,,,,뜸들이고..이랬어요.
    지나친 사교성으로 봐지지않고,
    제가 볼땐,시대에맞는 글로벌한 아이같네요~
    저의 아는 언니네의 아이도 여자아이인데
    해외갈때,엄마 아빠,가이드 다 필요없고
    혼자서 척척~ 정말 편한 가이드 뒀다고 부러웠네요ㅎㅎ

  • 5. ...
    '09.10.31 11:45 PM (124.111.xxx.46)

    근데 상대방의 의향은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들이대기만 하는 건
    당하는(?) 외국인 입장에서는 별로 기분이 좋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주지시켜야 하지 않을까요?

    예전에 영어회화학원 다닐때 선생님이 그러더라구요.
    지하철 타고 가고 있으면 꼭 어디서 왔냐, 몇 살이냐 묻는 한국사람들 있는데
    솔직히 기분 좋지 않다고...

    외국인에게 말을 걸때에는 먼저 상대방의 의사부터 묻는 게 예의라고 가르치세요.
    TGI에 친구들끼리 좋은 시간 보내러 왔다가 어린 아이가 와서 짧은 영어로 뭐라고 하는 거
    계속 들어주고 맞장구 쳐주는 거 그렇게 유쾌하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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