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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 딴 살림 차리신- 원글입니다..

심란 조회수 : 3,698
작성일 : 2009-10-30 11:41:53
아침에 아버님께 전화가 왔어요..
팩스 받았냐고..
받았지만.. 어제 남편과 이야기한대로..
남편이 화를 엄청냈다고..
어디 사무실에 그런 팩스를 누가 보냈냐면서..
뭐라고 했다고 했더니..

내가 약해먹을려고 보냈다고..왜 화를 내냐고..

전 남편 핑계대면서..
가운데서 힘들다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아버님은.. 니가 가운데서 뭐가 힘드냐고..
그렇게 힘드면..
그냥 내가 다른데서 부탁해서 쓰겠다고..하시면서
전화를 끊으셨습니다..

막상.. 그렇게 화 내시면서 끊으시니..
짜증이 나면서도 그냥 해드릴껄 그랬나 하는 복잡한 생각..

그리고 남편과 메신저를 했어요..
당신이 하라는대로 했다..
그랬더니 막 화내시고 끊으시더라..

당신이 아버지한테 뭘 해도 좋지만..
이제 난 빠지겠다.

당신이 알아서 해라.

남편..
어제부터 내색은 안했지만.. 무진장 자존심 상해했어요..
본인이 생각해도 상식에 어긋난 행동들..

남편은...아버지가 안 보냈다고 내내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아무리 그래도 자기 아버지가 그렇게 비상식적인 일을 할 분은 아닐거라는..

아뭏튼..
그렇게 이야기하고..
이제부터 남편이 처리하기로 했습니다..

여기서 제가 더 왈왈 거리면..
남편하고  크게 싸울거 같고..

밑에 유산이야기가 나와서 하는말인데..

아버지앞으로 상가 두개 있었던거 가시기 전에 어머니앞으로 해 놓고..
제가 큰아이 낳고 얼마후 어머니가 그거 처분해서 저희집 장만하는데 도와주셨어요..

지금 어머니 앞으로 상가가 하나 있는데..
그 세 받아서 쓰세요..

저나 우리남편은 눈꼽만큼도 어머니 재산에대해서 욕심 안가지고 있구
늘.. 쪼들리지 말고.. 그냥.. 어머니위해서 쓰시라고..합니다..

언젠가 어머니한테 돈이 얼마간 생겼다고..
저희 빚 갚는데 보태라고 했지만..
정중히 거절했어요..

가지고 계시다가 진짜 필요하실때 쓰시라고..

어머니가 돈 필요할때 제가 돈이 없을수도 있으니..
공돈 생기면.. 꼭 가지고 계시라구요..

결국은 몇달 있다가..
어머니가 저 몸조리하는데 쓰라면서 그 돈을 다 주셨지만요..


저한테 극진한 어머니때문에..
그리고 너무 어렸을때 결혼을 한 덕에
지금껏은 그냥 어른들이 하라는대로.. 했지만..

그 사이 집안에서의 제 존재감이 커지고..

더이상 하기 싫은일 하고 싶지 않은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처음으로 이렇게 태클을 걸었구요..

거기에 대해..
남편도 크게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어요..

슬슬..
제가 무서워지기 시작한건지도..모르죠..

하여간 여기서 일단락짓습니다..

여기서 보면..
제가 참 개념없는 사람으로 비춰졌는데..

참 재밌단 생각이 들어요..

어느 한 단면만 부각이 되면..
더없이 불행하고 바보같은사람이 될수도..

지극히 부럽고 행복한 사람이 될수도 있다라는 면에서요..
IP : 123.109.xxx.127
2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9.10.30 11:46 AM (211.232.xxx.129)

    오 지금 좀 심난해도 잘된거에요
    심난하고 복잡한 마음 가지실 필요도 없을듯..

  • 2. 잘하셨습니다.
    '09.10.30 11:48 AM (210.221.xxx.57)

    흥분해서 덧글 단 분들도 아마 상식을 벗어난 시아버지 때문이었을겁니다.
    막상 닥치면 원글님의 심정을 다 이해할 것이고요.
    제가 아는 어떤 분
    이십오년을 남편에게 속아 살았어도 어쩌지 못하고
    마늘 장아찌 오이지 담아 주면서 첩을 달고 살더군요.
    하물며 며느리란 입장에서 그 입장은 더 어렵고 애매한 것일수 있습니다.
    그래도 이제껏 원글님이 하신 것이 있으니 가족 모두에게 당당할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다.
    그 공덕으로 좋은 일만 일어나길......

  • 3. 시트콤박
    '09.10.30 11:49 AM (116.41.xxx.94)

    잘하셨어요~토닥토닥

  • 4. ....
    '09.10.30 11:50 AM (221.151.xxx.225)

    님 현명 하시네요..
    현명한 결정 감축드리옵니다...

  • 5. 시어머니께
    '09.10.30 11:50 AM (122.203.xxx.2)

    정말 잘해드리세요. 같은 여자로서~~

    시아버지라는 사람 나같으면 인간으로 경멸할 것 같은데 (게다가 님 결혼 초에 그런일 벌인거라면서요?) 집집마다 특유의 사정이 있고 분위기라는게 있는거니 뭐~
    저같으면 아버님이라는 소리도 안 나올 거 같아요.

    저도 시집쪽으로 젊어 바람나 처자식(자식도 대여섯이에요) 다 버리고 이제는 늙어 혼자인데도 큰소리 치는 할배 한명 있는데 말도 한마디 섞지 않고 있어요.
    뭐 자주 만나는 사이 아니니 다른 사람들은 내가 말을 하는지 안하는지 모르겠지만~~
    그런 사람 인간 대접해주기 싫어요.
    경멸해요.

  • 6. 어휴,,
    '09.10.30 11:52 AM (61.85.xxx.189)

    무엇보다 남편분이 얼마나 창피 하실까 아내앞에서 ...

  • 7. 잘하셨어요..
    '09.10.30 11:54 AM (125.177.xxx.10)

    맘이 아직 좀 복잡하시고..생각이 많으시겠지만..잘하셨어요..
    이번에 그 부탁 들어드렸으면..두고두고 맘이 힘드셨을거예요..
    남편이야 자기 아버님이니까..싫어도 연락할 수 있고 부탁 들어드릴 수 있지만..
    원글님은 무슨 죄랍니까..
    남편분이 해결하시게 놔두시고..그냥 모른 척 하시구요..대신 남편분 기분이 많이 가라 앉으셨을테니까..두분이서 서로 다독여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 8. 이어서
    '09.10.30 11:56 AM (122.203.xxx.2)

    우리 시아버지는 본인 동생인데 이제라도 조강지처 만나서 해로 하라고 양쪽으로 그런말 하시더라구요. 듣는 내가 참 어이없었죠.(이상하게 그 작은어머니는 바람나 이혼한 남편쪽 형제들하고 왕래하고 살더라구요. 오히려 그 작은아버지가 형제들하고 연락 끊고 있다가 나이들어 연락하고~)
    그런 저런 거 다 싫고 우스워요.
    바람난 남편하고 이혼했는데 계속 시집이라고 연락하고 사는 거 뭐며
    성씨는 자기집 성씨라고 그쪽 자식들 보고 종가 모이는데 왜 안오냐고 훈계하는 거며
    이제라도 다시 합쳐서 살라고 하는거며
    오히려 그 바람난 할아버지가 자식을 잘키웠네 못키웠네 큰소리치는 거 하면(그자식들이 아버지라고 똑바로 보고 싶겠냐구요? 자기한테 똑바로 안한다고~~원 참~)

    암튼 다 기가 차고 경멸스러운데 참느라 혼납니다.
    명절때마다~

  • 9. 에고
    '09.10.30 11:58 AM (59.18.xxx.124)

    말씀 듣고 보니 원글님도 원글님이지만 남편분이 짠하네요.
    얼마나 민망하고 속상하실까요.
    원글님 마음 추스리시고 남편분도 위로 많이 해주세요.
    부친이 저런게.. 본인 탓은 아니잖아요. 짠하네요.

  • 10. 암튼
    '09.10.30 11:58 AM (122.203.xxx.2)

    그런 시부 자리는 주!제!파!악! 확실히 시켜주세요.
    말 안하고 있어서 맘도 그러는 줄 아나?
    확실히 인간 대접 안하고 있다는 거 느끼게 해주세요.

  • 11. 근데
    '09.10.30 12:02 PM (61.255.xxx.49)

    그 시어머님 넘 좋으시네요...잘하셨어요~

  • 12. 칭찬칭찬
    '09.10.30 12:04 PM (218.38.xxx.130)

    잘 하셨어요.. 마음 괴로운 일 억지로 하실 필요 없어요.
    그 시아버지는 어쩔 수 없이 알고 사는 노인네쯤으로 치부하세요.
    부당한 요구는 거절하시구요.
    남편도 속상할 테니 당분간은 좀 덤덤히...아버지 관련된 말은 안 하시는 게 좋겠네요.
    어휴..남자들 시댁 일에 자존심 세우는 거 정말 ㅎㄷㄷ이라능

  • 13. 잘하신듯
    '09.10.30 12:10 PM (118.218.xxx.82)

    남편분 자존심은 상하셨겠지만
    아버님 되시는분은 소소한 부탁하시면서 가족과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하시는것 같은데
    부탁이 귀찮아서가 아니라 아버님이 자신 인생 잘못 살고 있다는건 아셔야할듯해요.

  • 14. ....
    '09.10.30 12:11 PM (114.204.xxx.211)

    절대로 여기서 약해지시면 안되요. 끝도 끝도 없이 요구사항이 더 늘어날겁니다.
    어머님께도 소소한 얘기 말하지 마시구요. 남편 자존심 안 상하게 신경쓰시면 될겁니다.

    그래도 어머님이 좋으셔서 다행이예요...

  • 15. 시아버지가
    '09.10.30 12:44 PM (220.75.xxx.180)

    화낼거 뭐 있냐고 그렇게 화낼거면 다른곳에 부탁한다고요

    아니 적반하장이군요

    그래 시아버지 짓을 하고 싶다는 거네요

    하기야 원글님과 어머니,남편이 그렇게 습관 들여놓았으니 시아버지만 탓할 수도 없지만

    만약 반대로 시어머님이 바람나서 외국가서 외간남자 아이낳고 살고 있어도 꼬박꼬박 시아버지한테 해준것 처럼 해줄려나요????

  • 16. 적절히
    '09.10.30 12:48 PM (220.86.xxx.45)

    잘 하셨네요
    앞으로도 현명하게 집안 일 이끄실것 같아요^^

  • 17. 마음 푸시길
    '09.10.30 12:49 PM (121.98.xxx.45)

    원글 보구 댓글은 않달았는데요,
    원글님 나무라는 듯한 댓글들 보면서 마음이 아팠어요.

    원글님의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었던 상황 이해가 갔거든요.
    남편분을 많이 사랑하시는 것 같아요. 그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면서 늘 배려하시는게 보여요.

    사람의 관계가... 더구나 핏줄인데, 그렇게 무자르듯 잘라지지는 않겠죠.

    남편분도 그런 맥락이겠죠.

    어쨌든 그 복잡한 상황에서 빠지시기로 했으니 싫은데 억지로 해야하는 상황은 겪지 않으셔도 되겠네요.

    그간도 잘 하신 것 같은데, 앞으로도 어머님께 잘해드리셨으면 좋겠어요.

    이 일 말고는 너무나 행복하실 거 같은걸요 뭐.

    크든 작든 간에 문제없는 집은 없답니다.^^

    결혼 10년 넘구 40을 낼모레 남겨두고 드는 생각이 평범하게 살기가 참 힘들다는 생각이 드네요.

  • 18. 제가 보기엔
    '09.10.30 1:26 PM (122.153.xxx.162)

    원글님을 나무란다기 보단....
    딱하고 화나는 마음을 그렇게 표현한거예요.

    기본심성이 고우신 분인데 더이상 휘둘리지 마시고 딱 가지쳐내세요..............아버님이 본인것만 챙겨 사라지신줄 알았는데 그래도 어머니 몫은 어느정도 챙겨주신거니,

    은근슬쩍 나중에 한다리 걸칠 계산까지 하신거 아닌가 싶네요.
    나중에 덤테기 쓰지 마시고 좀 야박하게 하세요. 복은~~~ 오지 않아요...

  • 19. 원글님
    '09.10.30 1:49 PM (221.146.xxx.74)

    참 착하시네요

    시모께서도 얼척 없는 남편을 만났지만
    자식과 자부복 있으시구요

    답글 달진 않았지만
    저는 좀 우려되는게 있어요

    시모분이 남편을 기다리는 건
    한편으론 이해가 가요
    저희와 완전히 다른 세대에서 다른 가치관을 익히신 분이시죠
    결국 남자의 한때 바람으로
    그 어처구니 없는 스토리를 마감하고 싶으신게 아닌 싶어요

    그런데요...
    시부가 그 여자 정리하고 돌아오셔서
    시모와 나머지 여생을 보내시면서
    고생한 아내 손 잡아주고 지내신다면
    꼴보기 싫어도
    천륜인 남편이나 당사자 시모 의중이 그런 바에는 어쩔 수 없겠지만,,

    그 정리가 그렇게 안될 수도 있다는게 우려스러워요
    말하자면
    시부가 저쪽 여자의 위자료 문제가 걸리거나
    혹은 배다른 동생의 거취 문제가 생길때를 말하는 거죠

    그런 점에서 원글님께서 좀 정리하실 필요가 있긴 해보여요
    예를 들자면
    어머님이 연락하시는 걸
    어머님 필요에 의해 해드릴 순 있지만
    명확하게 아버지 며느리 노릇은 안하겠다는 태도를
    저쪽에 계속 보여드리는 거죠

    이번 일은 잘 하신 거라 봅니다.
    너무 마음 쓰지 마세요
    바깥분이 짊어져야 하는 짐이 가엾지만
    부부라도 때론 도울 수 없는 문제가 있는 거지요
    다른 부분들에서 힘이 되 드리면 된다고 봅니다.

    힘 내세요

  • 20. 원글
    '09.10.30 2:37 PM (123.109.xxx.127)

    사춘기때 부모의 불화로 인해..
    남편은 자기는 '행복하면 안되는 사람'이라고 못 박았답니다..

    조금이라도 즐거운일이 생기면..
    또다시 나쁜일이 생길것 같은 두려운 마음이 앞섰다면서...

    그래서인지 늘 어두운 표정을 하고 있고
    결혼해서 '동화의 밤'을 꿈꾸는 저완달리..
    개인적이고 말도 없고..
    뭔가 늘 화나 있는 것 같은 남편 .. 웃게 해줄려고 노력도 많이 했어요..

    그래서.. 늘 다짐했던 부분이..
    우린 책임있는 부모가 되자..
    낳는게 문제가 아니라.. 키우는게 더 큰 문제라고..

    결혼하고 5년이 지나서야..
    서로에 대한 신뢰와 사랑을 확인하고..
    아이를 가졌습니다..

    뭐.. 그렇게 맹세해도 만날 투닥거리고 싸우긴하지만요..ㅎ


    우리 아이들 낳고 이젠 가정의 따뜻함을 알게 된 남편..
    가정안에서 누릴수 있는 행복을 만끽할수 있게 된 남편과
    전 바른 부모가 되어 잘 살고 싶습니다..

    정말 현명한 아내, 며느리, 엄마로써요..

    응원 덧글 달아주신 분들께 감사드리고요..
    우리 가정 잘 이끌어나가야겠단 다짐,
    한번 더 했습니다..^^

  • 21. 원글님은
    '09.10.31 10:26 AM (180.66.xxx.44)

    부모덕이 영 없는 것도 아니란 생각 했답니다. 잘해드리세요. 그게 나중에라도 후회 없고 당당할꺼예요. 남편도 고마와 할꺼구요. 남편님 말 안해도 원글님 한테 넘 고마운 맘 있으실 꺼에요
    서로 그렇게 돕고 의지하고 버팀목 되며 사는거지요.

  • 22. 힘내요 원글님..
    '09.10.31 10:27 AM (211.104.xxx.208)

    그래요..원글님...원글님은 위로 보지 마시고(어른들은 어차피 그리 사셨는걸요...ㅠㅠ) 원글님 아이와 남편만을 위해서 원글님 가정 꼭 지키세요...혹시 남편분이 괴로워하셔도 아이들 생각해서 이리하자 저리하자 잘 설득해가면서 가정 꼭 지키세요...문제있는 부모 효도라는 이름으로 도리라는 이름으로 돕다가 내 가정 자체가 흔들리는 집 많답니다. 다들 나빠서 남이 보기에 불효하는것이 아니거든요....시아버님 설 자리를 아예 없애는 방법으로 나가시면 좋겠어요...너무 강하게 말고 어머님 살아계신 동안은 살살...눈에 안뜨이게요....힘내세요...그동안은 잘하셨어요...새댁이 뭐 어쩔수 있었을까요? 할만큼 하신다음에 이제 원글님 아이들도 있고 하니 강해지셔하는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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