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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를 앞으로 어떻게 대해야 할 지 모르겠어요.
저희 부부는 주말부붑니다. 출근하는데 차로 2시간 가까이 걸려(서울이면 2시간 정도야 하겠지만 여긴 지방이라) 집에서 다니기는 힘들어 회사 기숙사에서 지내다가 주말에야 옵니다. 갑자기 직장을 옯기게 되어서 한달간 실직이었는데 현재 직장 결정되고서야 시댁이며 친정에 말씀을 드렸습니다. 어떤 회산지 얘기하고 지금 상황도 얘기하고. 그랬더니 시어머니 그런 얘기를 왜 이제야 하냐고 난리더군요. 부모가 자식한테 그런 일 생겼는데 도움이 안 된다고 모르고 있어야 하냐고ㅠㅠ
그랬는데 며칠 전 시어머니한테 전화할 일이 있어 저녁에 전화했더니 대뜸 "왔니?" 그래요. 올 사람이 없는데 무슨 소린가 싶어서 "누구요?"했더니 "누구긴 **(남편 이름)말이야"
순간 저 정말 뚜껑 열리는 줄 알았습니다. 회사 기숙사에서 지내고 주말에 온다고 몇 번을 얘기했는데 무슨 엉뚱한 소리랍니까? 직장 옮기는 거 일찍 얘기 안 해줬다고 난리칠 때는 언제고 그동안 제가 한 얘기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보냈는지. 그러면서 몇 년 전 일이 새삼 떠오르더군요.
저희 남편의 생모되시는 분은 남편을 낳고 20일만에 돌아가셨다고 해요. 그래서 남편은 5살까지 할머니와 고모손에서 자랐다고 합니다. 아버님이 그러고 얼마 안 있다 재혼했지만 시어머니가 바로 임신하고 그래서 떨어져 있었나봐요.
저 결혼하고 몇 달 안 돼 남편 생모님 제사가 있어서 갔는데 제사상 물리는 저한테 '네가 나중에 날 구박할지 어쩔지 니 마음이다만 나는 내 자식 남의 자식 차별없이 셋 다 똑같이 키웠다' 그러시더라구요. 전 그때 너무 당황스러웠고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차별없이 키워주신건 고마운 일이지만 꼭 저렇게 당신 입으로 얘길해야 하나 싶고 갓 시집온 새댁에게 느닷없이 구박 어쩌고 하니 도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구요. 제 상식으로는 저한테 하실 말씀이 아닌 것 같은데.
생일껀도 다시 생각나고. 결혼하고 얼마 안 있어 남편 생일이었는데 시집에선 전화 한 통 없더라구요. 저희 친정에선 집에서 떨어져 대학 다닐때부터 생일이면 엄마가 기숙사에 전화해서 생일축하한다고 그러고 맛있는 거 사먹으라고 얼마 보내주셨었는데 집에서 아무 것도 없으니 이상했습니다. 남편한테 원래 생일을 이렇게 보내냐고 했더니 자기 집은 그렇다고 해서 그런 줄 알았어요. 그런데 동서 하는 말을 들어보면 그게 아니더라구요. 생일이면 꼭 전화해서 형네 불러다 밥 같이 먹었냐 물어서 짜증난다고 하니. 그 말을 듣는 순간 남편이 너무 불쌍하게 보였습니다.
전에 시할머니께서 저만 보면 남편 가리키며 '억센 동생들 사이에서 불쌍하게 자랐다' '네 시모가 맛있는건 자기 자식들만 줬다' 등등 얘기할 때 할머니께서 좀 오버하신다고 생각했었는데 지금 생각엔 정말 그랬을 꺼 같습니다.
휴! 지난 일 다 제쳐두고라도 이번 일은 정말 무관심의 극치로밖에는 안 보이네요. 치매가 있는 연세도 아니니 말해준 걸 잊어버렸을리도 없고 한번 듣고 잊어버릴 일도 아니구요. 정말 당신 자식이었으면 이렇게 했을까 싶으니 너무 서운하고 화가 납니다.
앞으로 어머니 얼굴 볼 때마다 이번 일 떠오를 것 같은데 얼굴을 어떻게 볼지 모르겠습니다. 속은 아니라도 겉으로 웃는 성격도 못 되는데ㅠㅠ
남편 맘 상할까 얘기도 못 하고 여기에나 털어놓습니다.
모든 새어머니가 저희 시어머니같다는 얘긴 절대 아닙니다.
1. 다른건 몰라도
'09.10.27 4:45 PM (121.160.xxx.58)저래도 '왔니??'는 자주 할 것 같아요.
2. 주말부부
'09.10.27 5:00 PM (122.42.xxx.22)주말부부라도 혹시 주중에도 오실 수 있으니
"왔니?"라고 물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생모가 아니라서 무관심이어서 그렇다고 생각되시나 봅니다.
생모사랑 못 받고 자란 것을 안타까워하는 아내분을 만났으니
이제부터라도 두분 더 많이 사랑하며 사셔요.
없는사랑 굳이 기대하며 섭섭해하지 마시고요.3. 순간
'09.10.27 5:02 PM (122.36.xxx.11)까먹기도 하니까요
무심코 왔니 ..할 수도 있겠지요.
다만 여러가지 일로 보았을 때 예사로이 여겨지지 않는단
말씀이시지요? 이해는 갑니다만...
아무래도 보이지 않는 그 무엇이 있겠습니다만
되도록 덮으세요. 그러려니 하시고...
자세히 따져서 생각할 수록 사이만 더 멀어질 뿐이니까요.4. ?
'09.10.27 5:08 PM (119.69.xxx.145)저희 시어머니는 생모신데도, 아들생일 몰라요
그저 아들이 잘 먹고 잘산다고만 생각하세요
원글님 글만 봐서는 원글님의 화가... ??5. 흠
'09.10.27 5:14 PM (218.38.xxx.130)뭐랄까
원글님 맘 속에 쌓인 것들이 그런 작은 말들에 폭발하는 건
원글님을 위해서도 좋지 않은 것 같아요..
릴랙스하시고
내가 내 습관 하나도 맘대로 하기 힘든데
하물며 나와 내 남편과 핏방울 하나도 안 섞인 나이 먹을대로 먹은 노인이
내 입맛대로 굴어주길 바라지를 마세요.
남편 착하면 남편 보고 사세요.
맘 탁 비우고.. 엄마 사랑 못 받은 만큼 내가 사랑해줘야지 하고 남편만 보세요..6. ..
'09.10.27 5:46 PM (118.216.xxx.244)기숙사 생활한다고 말씀드렸을때...아 그랬구나...하신게 아니라 그 난리를 치셔놓고, 왔니? 라고 태연하게 하시는 말씀은....저도 잘 이해가질 않네요--;;....
아들 기숙사에서 생활한다면서.....언제 집에오냐? 혹은, 오늘 혹시 집에 들렀냐...이렇게 언제 집에 오는지는 모르고 다시 물을순 있지만...아무렇지 않게 왔니? 는 그 사실조차 까먹고 있었던게 아닐까요?
원래 자기가 관심있고 필요한얘긴 흘려들어도 귀에 박히는데 자기에게 중요하지 않는 얘기는 아무리 옆에서 얘기해도 돌아서면 잘 기억나지 않는거 같아요--;;
그리고 제사상 물리면서 난 똑같이 키웠다........생뚱맞게.....갓 시집온 며느리에게 그런말씀 하신건 본인이 편애를 해서 뭔가 찔리는게 있어서 나오는말 아닌가요?
내뱃속으로 낳은 자식아니라서 속으로 그런생각 할 수 있겠다 생각할순 있지만 그걸 뱉지는 않잖아요....--;
속상하시겠지만 .....가식적이고 형식적으로 대하는수 밖에요....남편 얼굴보면 마음아플꺼 같네요..더 잘해주셔야겠어요ㅠ.ㅠ^^;;7. 음,,
'09.10.27 6:02 PM (221.146.xxx.74)사십대 중반인 저나
총기 좋으신 저희 시모께서도
비슷한 실수 잘 하세요
여러가지 일들이 있었겠지만
낳은 자식도
내 부모가 다 내 마음에 좋기만 한 건 아니랍니다
하물며 큰 표 나는 상처 안주고 남의 자식 길렀다면
저는 그 공은 큰 공이라 생각합니다.
자잘하게 편애 받는 기분은
친부모에게서 낳은 자식들도 조금씩은 있지 않나요?
꼭 편애를 해서 찔려서는 아니라도
자부보면 남의 자식인 거 새삼스러워 할 수 있는 말일 수도 있고요
그저 보통처럼
좋은 일은 좋게,
나쁜 일은 나쁘다
하시면서 지내시는게
원글님께 가장 편한 길 같습니다.8. 둥글레
'09.10.27 7:29 PM (218.145.xxx.156)친자식들 키워도 아래형제 더 생각하게 되어요.
어머니 입장에서는 똑같이 키우셨을 수도 있어요.
그러나 며늘들어왔는데 혹여 생모가 아닌것을 바탕에 깔고
모든걸 판단하고 혹여 오해받을까봐 그런 말씀도 할만하다
생각됩니다. 글구 왔냐? 이말은 말하는 사람에 따라 방식이
다르니... 탓하실 건 못되어요.
장성안 아들 생일잔치는 시부모님 모셔와 하는 집도 많아요.
저희도 전혀 신경 안쓰십니다.
글구 그연세시면 말하려는 말 제대로 안나오고 이상한 말도
막 튀어나오고 합니다. 총기있으신 2,30대 분 기준에서
정확하게 걸러 분석 파악하심 님만 피곤해지십니다.
첨부터 신형 안테나부터 세우시지 마시고 일단 잘하시고 나중에 판단하세요.9. 쯔....
'09.10.27 9:56 PM (114.207.xxx.221)신형안테나.........가 핵심이네요
어쨌건 이십년이상 길러놔도 위아래서 저런소리나 듣고
시엄니분도 짠 합니다
뭐든 그리 색안경끼고 보면 뭐 친자관계도 아니고 다 컸으니 인연 딱 끊는게 답이죠
인간사가 정말 다 부질없네요10. ..
'09.10.28 2:02 AM (118.216.xxx.244)시어머니께서 어떤말씀도 하실수 있지만 며느리 입장에서 화나는건 어쩔수 없는거 같아요~그래서 원글님도 답답한 마음에 다른데선 하소연 못하니 쓰신글 같구요..전 충분히 이해되네요....이렇게 글쓰시면서 여기서 라도 마음푸시고....화이팅하세요^^;;
11. 차라리
'09.10.28 7:11 AM (115.128.xxx.217)무심한게 낫다고 위안하고 사세요
(마음에 쌓아봐야 님만 힘들어요)
시모의 지나친 관심과 애정도 꼭 좋은건아니죠12. 원글님에게
'09.10.28 1:32 PM (218.38.xxx.100)남편생일에 동생네 불러다가 밥 먹었냐고 채근하는 것보다 낫지 않나요?
원글님 전 시어머니가 더 안쓰럽네요.
원글님의 느낌이 맞을 수도 있고 계모라는 색안경으로 인한 오해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게 중요하나요?
피를 나눈 조카도 내 자식과는 천양지차이고, 심지어 내 속으로 낳은 자식도 편애하는 부모때문에 상처받아 올라 오는 글도 종종 있잖아요.
저런 미묘한 문제로 원글님이 속상해 하실 정도면 원글님 시어머님이 '차별없이 키웠다'... 자부하실만 해요.
태어나자 마자 어머니와 생이별한 원글님 남편분도 애잔하지만 의붓자식 키우는 계모도 딱하기 그지 없답니다.
원글님 시할머니부터 자기 자식만 맛있는 것 줬다느니 불쌍하게 자랐다느니... 그 말이 맞든 틀리든 감시의 시선이잖아요.
어디 잘하나 두고 보자... 자신을 제외한 온 동네가 그런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다는 것... 그것 자체만으로도 우울증의 쓰나미예요.
그 부담감때문에 아이가 더 짐스러워지고 미워지게 되는 악순환도 빈번하게 일어나구요.
새엄마가 들어오면 아빠도 새아빠가 된다고... 부자지간에 이간질시키고 엇나가게 만들려 맘 먹으면 얼마든지 가능한 게 계모의 위치랍니다.
전처자식 끼고 도는 시어머니밑에서 경우지키며 키워주신 계모라면 괜한 억하심정으로 서로 피곤해지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자기 자식도 5살때부터 키우면 갓난쟁이시절부터 주물러서 키운 자식과는 애착의 정도가 달라요.
그리고 시어머님도 친엄마 아니라고 저러나 싶어서 상처받은 일이 오해든 사실이든 간에 지금까지 대하장편 한 질은 될 거예요.
어쩔 수 없는 속정은 강요하지 마시고 서운해하지 마셨으면 해요.
아무리 얄미워도 그 분이 계시기에 홀시아버지 수발들 일은 면했다 생각하시면 다행이다 싶은 맘에 더 편하게 대하실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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