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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의 생각?성격?차이 극복할 수 있을까요?
지금은 결혼 7년 차, 슬슬 권태기가 오나봅니다. 삐걱거리는 부분이 너무 많아요. 사실 둘 다 서로 애틋하게 사랑해서 결혼한 케이스는 아닙니다. 만나다 보니 어떻게 결혼까지 가고, 살면서 정이 들어가고 그랬는데 지금은 너무 자주 다투니 그넘의 ‘정’도 다 없어질라 합니다.
두 사람의 생각이 너무 차이 나서 힘듭니다. 원칙적인 부분에서부터 사소한 일에서까지요. 누군가 “부부는 서로 마주보지 않으면, 서로 같은 곳을 봐야 행복하다”고 했는데 저희는 서로 딴 곳을 보는 경우라 할까요.
사소한 예를 들어볼게요.
저의 시댁과 친정은 다 시골에서 어렵게 자식들을 키웠습니다. 그런데 시댁의 경우는 돈 아끼느라 자식들도 잘 먹이지 않고, 잘 입히지 않으면서 돈을 모았습니다. 물론 그 돈은 장남인 제 남편이 사업 한답시고 탕진해버렸지요.
친정은 반대 경우입니다. 저축은 없지만 자식들은 남부럽지 않게 먹이고 입혔습니다.
문제는요, 제 남편은 시댁의 영향을 받아서 “무조건 아끼자”입니다. 비싼 밥 먹어도 다 XX으로 배출되면 그만이다, 아무거나 배 부르면 된다. 애 교육도 비싼 학원에 보낼 필요 없다, 공부 잘하는 넘은 알아서 잘한다 이런 마인드입니다. 그러니 투자 같은건 꿈도 못 꿉니다. 쥐꼬리만한 월급을 꼬박꼬박 저축하면 그걸로 만족합니다.
제 생각은 다릅니다. 사람이 살면 몇백년 사는 것도 아니고, 물론 자식에게 물려줄게 있고, 우리 노후도 걱정해야 하지만 적당한 선에서는 즐겨야 한다는게 제 주장입니다. 살림을 말아먹으면서 비싼 옷 사거나 그런건 아니고 가끔 외식이나 여행 같은 것도 하고싶은데, 그리고 하나밖에 없는 애한테도 정도껏은 해주고싶은데…
주식이니, 펀드니, CMA니 하는 것도 다 제가 알아보고 조금씩 투자도 해보고 그랬습니다. 남편은 처음엔 항상 무조건 반댑니다. 그러다가 제 고집을 못 꺽고 제가 조금이라도 수익을 얻으면 즘즉해집니다.
암튼 매사가 다 이런 식입니다. 두 사람이 항상 생각이 어긋납니다. 물론 누가 옳다 그르다 시비를 캘 수도 없고 캘 필요도 없는 문제입니다. 타인이라면 아 저 사람은 저렇게도 사는구나 하고 넘어갈 문제인데 저희는 부부니 그럴 수 없습니다. 사소한 일은 부딪치는게 싫어서 각자 제 생각대로 처리하지만 애 교육이나 투자 같은 문제는 혼자서 할 수도 없는거고. 대화도 수없이 시도해봤습니다. 근데 생각의 뿌리라 할까요, 그런 근본적인 것이 변하지 않는 한 누구도 상대방을 변화시키지 못할 것 같습니다.
힘들때면 심각하게 이혼도 생각해봅니다. 남편도 마찬가지겠지요. 애가 불쌍해서 또 생각차이만 빼면 이혼할 사유도 따로 없습니다.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고맙구요, 님들은 이런 케이스가 없나요? 부부간 성격 OR 생각차이를 극복하고 잘 살고 있는 님들의 고견 듣고싶습니다.
1. ..
'09.10.27 11:11 AM (220.72.xxx.151)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수 밖엔 없어요..사고치는 남편보단 나아요..
2. ..
'09.10.27 11:34 AM (115.23.xxx.206)저희도 다른 부분이 맞지 않아요..
하지만, 서로 맞춰야지 어쩔수 없죠.. 일단은 누가 수긍하는게 중요한데요..
그게 내가 될지, 남편이 될지.. 그 판단이죠..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서로(남편과 아내..)다 맞다고 할껍니다..
그냥 성격차이고,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란거니까요..
그냥 맞춰가고, 그냥 또 꺽여져 가고. 해야 합니다..
어쩝니까.. 내 속으로 낳은 내 자식도 맘대로 안돼는데..
하물며 30년간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았는데요..
저의 방법은 이렇습니다.
1. 한번 말한다..
2. 두번, 세번 더 말한다..(지도 사회적 동물이고, 배울만큼 배웠는데.. 생각이 있음 바뀌겠지.)
3. 잔소리를 한다..(서로 극에 받친 관계.. 주로 아내가 열받아 있겠죠..)
4. 포기한다.. (그냥 너는 너.. 나는 나를 인식한다..)
전 신혼때 1-4번까지 했어요.. 하다 지치더라구요..
그러다 3번을 빼고 그냥 1,2,4로 건너뛰는 해탈의(??) 경지까지..
오래살았냐고요?? 낼모레 3주년입니다..
원글님 이세상 조금은 즐기고, 편하게 살고 싶다고 하시죠??
맘 편한게 제일 잘 즐기고 사는겁니다..
한번뿐인 인생 즐기면서, 맘편하게, 여유있게 사는게 별거 겠습니까..
그냥 4번으로 밀고 나가시는게 어떠세요??3. ㅎㅎ
'09.10.27 11:39 AM (211.109.xxx.18)문제가 너무 없는 부부 같습니다.
남자들은 대개 다 같습니다.
아이들 학원교육 거의 다 반대지요,
하지만 때되어서 다른 집 애들보다 성과가 안좋으면 그때 화내지요,
전요,
남편이 반대할 때마다 남편에게 한 말이 있습니다.
당신도 학원도움 좀 받았다면 지금쯤 서울대 가고도 남았을 거라고,
그러면서 중학교때 애들 학원좀 보냈는데,
애들이 좋은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좋은 대학교에 들어가니까,
다 아내 덕이라고,
지금도 아이를 잘 키운 건 다 내덕이라 합니다.
학원도 잠깐입니다.
중학교때 시간도 많고 집에서 마냥 놀리기도 그렇고, 심심풀이삼아 다니게 하는 게 백 번 낫죠,
전 '서당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읇는다'는 표현을 좋아합니다.
하물며 개도 아닌 사람인데,
남편을 잘 요리하세요,4. ...
'09.10.27 12:22 PM (98.248.xxx.81)결혼 후 7년 정도면 한참 권태기가 찾아올 무렵이지요.
서로 생각이 다르면 일단 대화도 잘 안되고 무슨 얘기를 해도 서로 감정을 건드리게 되니 많이 힘드실 거에요.
그런데 현재 남편이 어떤 큰 잘못을 저지른 것도 아니고 단순하게 서로의 생각과 의견이 틀리다고 헤어진다면 10년 이내 부부들은 대다수가 이혼할 거에요.
실제로 미국은 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 교실에 가보면 반 정도가 이혼가정입니다. 권태기를 못 이긴 케이스들이지요.
대부분의 부부들이 서로 많이 달라요.
그런데 누가 얼마나 비숫한 생각을 하는 부부인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서로 다름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나와 다른 배우자를 포용할 수 있는지 각 배우자의 능력이랍니다.
두 분 중 한분이라도 상대를 포용할 수 있는 유연성이 있다면 그 결혼은 희망이 충분히 있는 것이고 두 사람 다 그렇지 못하다면 조만간 이혼으로 갈 수 밖에 없는 분들인 거지요.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유연성이 없는 분들은 재혼을 한다 해도 그다지 나을 게 없고 오히려 꼭같은 문제가 더 불거지게 되지요. 왜냐하면 초혼에서 상대를 이해하려는 의지와 재혼은 또 다르거든요.
아이가 있으신 분이니 아이를 위해 본을 보이겠다는 심정으로라도 남편과의 차이를 잘 풀어나가세요. 생각차이로 헤어지는 부모를 보고 자란다면 아이도 남과의 생각 차이를 수용하지 못하는 힘든 삶을 살 거에요.
성적인 부분에서의 문제는 없으신가요.
권태기의 이유 중 하나는 부부간의 섹스리스도 있답니다.
이 부분도 간과하지 마시고 살펴보시고 잘 해결해가시기 바랍니다.5. 원글이
'09.10.27 1:57 PM (58.225.xxx.49)주옥같은 댓글들 정말 고맙습니다. 저 심각하게 반성하고 있습니다. 윗님 말씀처럼 저만 생각을 약간 바꾸고 남편을 좀 더 이해하려고만 노력한다면 저희 부부는 정말 문제랄게 없는 부부입니다. 아마도 신혼초부터 항상 남편이 양보해서 그게 버릇이 된 지금 제 마음이 그걸 용납하지 못해서 스스로가 많이 화가 나기때문으로 생각됩니다. 저부터 까칠한 성격 둥글게 만들고 남편을 좀 더 이해하려고 노력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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