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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혼내고...

나쁜 엄마 조회수 : 1,050
작성일 : 2009-10-24 22:52:04
아이와 잠시 외출했다 돌아오면서 쓸데없이 화를 내고 혼냈습니다
초등1학년인 아들은 한참 조잘대기 좋아하고 다른 남자 아이들보다 이야기도 잘하고 살갑게 구는 편입니다
그런 귀여운 아들을 오늘은 제 성질대로 혼내고 손찌검 했습니다

저는 지금 혼자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신랑은 올해초 사업부도로 교도소로 가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이게 무슨 일이 나에게 있나 싶었고 앞도 막막하고 사실은 당장 나랑 우리 아들 먹고 살것도 없어 어쩌면 우리 신랑 걱정보다 나와 우리 아들 걱정을 먼저 했는지도 모릅니다
월급 120만원짜리 직장을 구했고 주말없이 주중에 하루 쉬는 직장입니다
당연 아이에게 소홀해질수밖에 없고 하루에 고작 2-3시간 함께 하는 게 전부여서 아들이 불쌍하고 안되어 운적도 한 두번이 아닙니다
그런데 이놈의 직장이라는게 팀장이 30살인데 시어머니입니다
나이어린 상사에게 뭐라는 소리 듣기 싫어 최선을 다해 일하고 있건만 말안하고 있으니 바보취급하며 스케줄이나 다른 면에서 항상 손해를 보게됩니다
그런 스트레스를 요즘 항상 아이에게 풀었습니다
독설과 손찌검으로 말입니다
안해야지 이건 아니다 하면서도...솔직히 너무 힘이들어서 어떤때는 정말 어쩔수 없었다고 자위도 하면서...
하지만 이건 아닌거죠 그렇죠
오늘도 울다 자는 아들녀석 등을 보며 혼자 마음이 아파 가슴을 쥐어뜯으며 뭐라 한말씀 해줍시사 글을 남겨봅니다
위로와 째찍 조언 정말 부탁드립니다
가까운 사람들에게 조차 털어놓지 못하는 온갖 나의 아픔들이 다 아이에게 향하게 됩니다
어떻게 해야됩니까...
IP : 58.235.xxx.18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9.10.24 11:01 PM (118.223.xxx.130)

    제가 나이를 먹고 보니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조급함에 더욱 아이에게 화를 내거나 했던것 같습니다.
    직장의 스트레스를 어째야 할지...
    이문제의 해소 방법이 있어야 아이에게도 좋은 모습을 보일텐데...

    그냥 내마음을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고 겸손하게 맘먹는 겁니다.
    아이에게도 가르치거나 해줄려고 하지 말고 아이를 그대로 보면 틀림없이 아이가 나의 마을 기쁘게 하는 뭔가 있을 것이고 그것이 나의 자부심이 될 수있게 저금해 두는 거지요.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 않겠나 해서 그냥 말해봅니다.

  • 2. ...
    '09.10.24 11:05 PM (125.130.xxx.128)

    거의 모든 직장인들이 직장에서 일보다 인간관계를 더 힘들어합니다.
    원글님만 그런게 아니에요. 그래서 모든 가정이 집에서 화풀이를 하거나
    하진 않습니다. 오히려 집에 와서 가족을 보고 힘을 충전하지요.
    원글님은 상대적으로 약하고 저항이 덜한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풀고 있어요.
    어려울때일수록 주위사람과 의논하고 나누면 마음도 편해지고
    또 때로는 해결책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누군가와
    술이더 차던 앞에 놓고 하소연한번 해보세요.
    원글님 너무 많이 지치신거 같아서 저라도 들어드리고 싶네요.

  • 3. ...
    '09.10.24 11:05 PM (221.152.xxx.184)

    아이 잘때 마음아파하지 마시고 아이 깨어 나면 얘길 하세요.
    직장에서 스트레스 받는걸 너에게 투사해서 화를 과잉으로 낸것 같다구요
    초1이면 자기 생각도 있는데 같이 있지 못하는 엄마에게 야단 듣고 손찌검 받는 아이도 안됐네요. 아이 마음에 생채기를 내지 않도록 직접 사과를 통해 마음을 가다듬어 주시면 좋겠어요

  • 4. 반사
    '09.10.24 11:30 PM (59.14.xxx.197)

    아이 크는거 잠깐이에요.
    그 때 엄마가 못해준거 몇 년 있다 곱배기로 받습니다.
    어릴수록 아이에게 잘해줘야 사춘기때 무난하게 넘길 수 있습니다.
    님도 화내고 싶어 아이에게 화 냈겠습니까?
    웃는 엄마 얼굴이야말로 아이에게 힘이 아닐까요?
    ( 물론 저도 아이에게 잘하지 못합니다, 님이 충고를 바라시는거 같아서 주제넘게
    몇 자 적었는데 남들이 저를 본다면 너나 잘하세요 하면서 아마 비웃을듯..)

  • 5. ...
    '09.10.24 11:54 PM (124.111.xxx.37)

    나보다 나이 어리고 약하다고 막말하고 손찌검한다면...

    원글님에게 막대하는 팀장과 다른 게 뭔가요?

  • 6. ..
    '09.10.24 11:56 PM (115.138.xxx.66)

    카네기의 행복론 추천해드려요.. 꼭 읽어보세요..

    그리고 토닥토닥 위로해 드리고 싶어요.. 많이 힘드시고 가슴이 답답하시겠지요..
    그래도 이렇게 글 쓰시는거 보면 한쪽 마음으로는 아들에게 짠한 마음도 있으신게지요..

    원글님, 항상 부드러움은 강함을 이긴다는 말이 있습니다. 힘든 마음을 얼른 내려놓으시고
    (우리가 고민만한다고 세상은 절대로 바뀌지 않거든요..) 세상일을 한걸음 떨어져서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그러면 답도 보이고 미래도 보일꺼에요.. 그렇게 부드럽지만 세상을 강하게 이겨 나가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세요..
    아이들은 세상을 보는 시각이 한정되어 있거든요. 엄마가 가장 큰 존재이고 가장 큰 세상일겁니다. 그런 엄마에게 모진 소리와 손찌검까지 받았으니 아이또한 많이 힘들테구요..

    위에 추천해드린 책 꼭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저도 힘들었던 그 순간들을 그 책 읽으며 이겨낼수 있었거둔요..

    화이팅~! 화이팅~! 화이팅~!

  • 7. 저도
    '09.10.25 12:33 AM (218.237.xxx.231)

    제가 나쁜엄마인것 같아서 많이 속상해하는 엄마인데요...
    원글님의 상황처럼 나쁜 상황도 아니고 그냥저냥 보통인데도 아들 둘 키우면서 성깔머리를 고칠수가 없네요.
    근데 얼마전에 5살 큰아이 비염치료때문에 석달정도 한의원 다녔어요. 거기서 아이가 얼마나 민감한지 알게되었고, 제가 함부로 하는 것이 아이에게 얼마나 큰 상처가 되는지, 그게 어떻게 다시 표출되어 나오는지도 뼈져리게 알게되었답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아이들에게 화풀이하면 안된다고 합니다. (얼마전 TV에서 들은 이시형박사 말씀....) 화풀이는 꾸중도 아니고 교육도 아니래요.
    힘들겠지만,
    남들 못보내서 안달인 몇십만원짜리 영어,수학,예체능 학원같은데 못보내신다면....
    사는게 너무 힘들어서 애한테 별로 해주는 것 없는 것 같다고 느끼신다면
    나는 몇천만원짜리 엄마가 되어주마... 이렇게 결심하세요.

    제가 가끔 되뇌이는 말입니다....

  • 8. 독하게..
    '09.10.25 1:49 AM (58.141.xxx.111)

    정말 독하게 잔인하게 말씀드릴께요.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원글님이 혼자 푸시지못하고 어린 아이에게 화내고 손찌검을 하신다면.. 차라리 다른 일을 알아보세요.
    지금 원글님이 생활비를 벌어야 하는 절대절명의 시기이고 그 직장의 120만원의 급여가 얼마나 중요하고 소중한지 압니다.
    하지만.. 아무리 중요하다고 해도 원글님 아이보다 중요할 수는 없을꺼예요.
    앞으로도 원글님께서 스스로 직장 스트레스를 발산하거나 해결할 자신이 없으시다면
    차라리 거길 그만두시고 다른 곳을 알아보시는게 장기적으로 아이에게나 원글님에게나 좋을 것같습니다.

    내일 아이에게 엄마가 힘들어서 그랬다.. 그러면서 사과는 하실꺼죠? 아이의 마음이 조금은 풀리겠지만 이해는 안될껍니다. 그럼 앞으로도 엄마가 힘들면 날 때리겠지 하는 무서움이 남을 수도 있고요. 엄마는 어른인데 왜 내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 날 때리나 하는 원망도 생길지도 모르죠. 그런 감정이 쌓이면 사춘기가 시작되면서 확 틀어질지도 몰라요.

    너무 늦기전에 아이에 대한 사랑을 보여주세요.

    나도 사람인데 내가 너무 힘들어서 아이한테 화를 냈다.. 아이한테 미안하다.. 이건요..
    그냥 원글님 자기 합리화밖에 안됩니다. 그냥 핑계밖에 안된다고요.
    아이를 때리는 건 어떤 이유에서라도 안됩니다. 원글님과 아이가 더 힘들어지시기 전에 뭔가 방법을 찾으세요. 꼭 부탁드립니다.

  • 9. ...
    '09.10.25 6:40 AM (134.130.xxx.14)

    차라리 그 팀장을 들이받으심이...
    그런 나쁜 사람들이 세게 나가면 암말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사람인지 잘 보셔서요. 그럴수록 독하게 더 괴롭히는 사람이면 그러심 안되겠고요.

  • 10. 무릎끓고
    '09.10.25 6:41 AM (58.233.xxx.30)

    사과해도.아이 마음에 생채기는 이미 생겼다는 건 각오하세요. 원글님이 하신 일 그 아이가 평생토록 고통스럽게 짊어질 상처가 되어버렸습니다. 하지만, 원글님이 이리 마음아파하기고 자신이 한 일을 안다는 거 자체가 희망이 있는 엄마입니다.

    나비효과 아시죠? 원글님은 뺨한대 때렸지만 아이의 마음속에 남은 수치심과 고통은 훗날 몇배가 되어 돌아올거고, 원글님은 그 몇배의 고통을 덜어줄 노력을 하셔야 아이와 원만하게 지낼 수 있겠죠. 님은 당장 사과해야 마땅하지만 사과했다고 해도 이미 일은 벌어졌다는 건 각오하시구요.

    그래도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뭔지도 모르는 부모들이 너무나 많기에, 원글님 이만하면 희망적이라고 토닥토닥 해드리고 싶습니다. 이렇게 잘 아시는데도 아이에게 행동을 그렇게 하신건, 이미 원글님 자신이 많이 무너지셨네요. 작은 스트레스도 사람을 얼마나 휘청이게 하는데.... 원글님이 얼마나 스트레스 받고 있을지 짐작합니다. 강해지세요.

  • 11. ..
    '09.10.25 9:22 AM (210.218.xxx.228)

    스스로 잘못되었다는 아시니, 일단 다행이네요...
    윗분들 얘기들 본인 스스로도 다 아시는 얘기죠??
    지금 너무 힘드셔서 그래요.... 엄마가 힘드니 여유없으니 애한테 쏟아버리는 거죠..
    저도 애 키우면서 가끔씩 괴로워하는 부분이에요
    원글님 힘내세요... 지금 상황이 너무 안 좋아서, 정말 너무 힘드심이 그려져요...
    아이 많이 안아주시고, 엄마가 너무 힘들어서 너한테 잘못하는 거 같다고
    스스럼없이 말씀하시고 다시 또 많이 안아주세요..
    저희 엄마도 저희 형제들 어릴때 아빠 사업이 부도나서 교도소 가시고 마음 고생 많으셨어요
    우리 엄마도 가정주부만 하다가 참외장사니 식당일이니 하시면서 겨우 살았던거 기억나요..
    하지만 타고난 성품이 부드러우신지라 우리에게 싫은 소리 하나 안 하셨던 같아요
    인생이 굴곡이 있는지라, 아버지 교도소에서 나오셔서 다시 자리잡는데 10년도 넘게 걸렸지만
    지금은 너무너무 성공하셔서 모두들 남부럽지 않게 살고, 예전일 웃으면서 얘기해요
    원글님 지금이 인생 바닥이라 생각하시고 앞으로 좋을 일만 남았어요...
    자식 꼭 잡으시고, 지금의 고난 슬기롭게 잘 헤쳐나가시길 빌어요
    말이야 쉽지만,,, 참 힘드시죠... 제가 한 번 꼬옥 안아드릴께요.... 힘내세요!!!!

  • 12. 나쁜 엄마
    '09.10.25 10:13 PM (58.235.xxx.18)

    님들 글 다 잘 읽었습니다
    오늘 직장에 나가 하루종일 마음이 안좋았습니다
    하지만 어느님이 말씀하신것처럼 아이는 이미 상처를 받았겠지요
    그걸 지금 어떻게 할수없다는 게 참 답답하지만...우리에겐 미래라는 것도 희망이라 것도 있으니 앞으로는 그러지말아야지 다짐 다짐해봅니다
    맞아요 지금 내상황이 너무 어렵고 힘들어 어쩔수없다는 자기합리화 맞습니다
    이제 아이와 저희의 미래를 위해 다시 뛰어볼랍니다
    저를 안아주시고 격려해주신 여러분 너무 감사합니다
    지금 저에게 얼마나 힘이 되는지 여러분들은 모르실거예요
    다시는 나쁜엄마라는 글 올리지않도록 마음 다잡을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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