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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저냥 마음이 허하네요.

못돌이맘 조회수 : 849
작성일 : 2009-10-24 17:49:34
남편과 제가 맞벌이해서 벌어들이는 월급이 200만원.....제부업이 30만원.

퇴근하고 돌아와서, 집치우고나면 정신없이 애들 뒷치닥꺼리와 저녁준비.....
간신히 한숨돌리고나면 부업바구니 끌어안고 부업을합니다.

저번달엔 부업양이 많이서 45만원이 통장으로 들어온것보곤 행복해서 어쩔줄을 몰라 방문 걸어잠그고 혼자 쌈바춤을 췄어요.

이달에도 30만원은 무난히 넘길것같고 잘만하면 40만원 가까운 돈이 들어올것 같아 돈만생각하면 행복하기 그지없지요.


하지만 돈이 되는만큼 사람몸이 너무 피곤해서, 지난달부터 부업양이 많을때는 저녁 12시는 되어야 잠자리에 들수있고, 아침 6시에 기상해서 아침밥 준비하기전까지 부업을 손에잡고 있어야 겨우 겨우 부업기일을 맞춰요.

애들과도 놀아주고 싶고, 애들공부도 봐주고 싶은데, 언제나 부업때문에 애들보곤 니들끼리 놀아!!!가 제입에 붙은 말이라죠.

오늘은 지난달 부업비가 예상보다 많이들어온 기념으로 애들 가을옷을 사주기위해 아울렛에 나갔다가 70%하는 이월상품 매대에서 티두개만 사서 집으로 돌아오며 나갈때의 기운충만한 기분이 절여진 배추마냥 늘어져서 돌아왔어요.

아울렛매장의 티하나가 조금 괜찮타 싶으면 4만원은 훌쩍..... 매대의 50-70%하는 상품도 2만원은 훌쩍.....

아이는 요즘 친구들이 많이 입는옷이 후드티라며 후드티하나 사주세요라는것을 외면한체, 이월매대의 옷을 고르고 있으려니 괜시리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이월매대의 저렴한 후드티는 아이한테 맞는 사이즈가 하나도 없어 결국 못사고, 집에 와서 내내.....그냥 눈 질끈감고 신상후드티하나 사줄걸, 그것 3만6천원 하던데.....라며 후회스런 마음이 드네요.

올가을 신상품이어서인지 아직 세일을 하지 않아서, 아이보곤 조금만 있으면 세일할텐데 세일하면 꼭 사다줄께라고 약속했는데, 그게 세일하지않으면 어쩌나 혼자 끙끙거리고 있어요.

아울렛 다녀오자마자 부업바구니 끌어안고 역시나 애들은 애들끼리 내버려두고.....

오늘 아침엔 부업때문에 집안구석구석 손길이 못미쳐서  오늘 무심코 볕좋은날이라고  커튼 열어저치니....구석구석 먼지가 한가득 ㅠ.ㅠ

때마춰서 티비에선 집안공기가 아이의 건강을 헤친다는 방송이 나왔었지요.


결혼전  만나왔던 남자들...

그중에선 집을 해오겠다는 남자도 있었고, 부모님재산많다는 남자도 있었고, 본인의 능력이 좋다는 남자도 있었는데....

왜 나는 집도 없고, 부모님 재산도 없고, 본인능력도 없는 지금의 이남자가 뭐가 마음에 들어서, 결혼했을까 잠시 잠깐의 후회도 해봅니다.

내발등 내가 찍었지 누가 찍었냐라며 툴툴대보지만, 그래도 좋은게 있으니가 남편을 선택했겠지요.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결혼한 댓가가 가난이란게 옵션으로 붙어서 문제지만요.

둘째녀석 재롱바라보며 요녀석 재롱에 웃고 있으면서도 한편으론, 이녀석 가진것 알았을때 낳을까 말까 고민했다는게 아이한테 미안한마음 반..... 없는 형편에 둘째를 낳음으로 인해 생긴 경제적 압박엔 왜 낳았을가 하는 후회반...



애들 옷이라도 하나 사주고, 애들한테 뭐라도 하나 맘놓고해줄려면 부업을 잡고 있어야하는데, 큰아이한테 작은애맡겨놓고 엄마가 부업바구니만 끌어안고 있는 모습 보이는게 큰애한테나 작은애한테나 미안한 마음이 드네요.


오늘 하루더 고민해보고, 매대에서산 옷 반품하고, 큰맘먹고 신상 후드티로 교환해올까 말까 생각해보렵니다.

그래도 애들 둘이 서로 조근조근 사이좋ㄴ게 붙어서 놀고 있는 모습보면 예쁘고, 가진건 없어도 제눈에 콩깍지를 씌워준 남편이 아직도 콩깍지가 덜떨어졌는지 좋아보이니 이것도 행복이라면 행복이겠죠.

글추가....

제가 은근히 돈을 좋아하다보니 한푼이라도  아까워서 조금이라도 싸게파는곳있으면 발품을 팔아서라도 쫒아가는 습성이 있는터라,  다달이 돈들어오는 부업을 아까워서 끌어 안고는 있는데, 애들 생각하면 부업을 그만두고 애들하고 놀아주고  애들과 시간을 보내야하는게 맞는걸까, 아니면 애들 어릴때 한푼이라도 더 모아놔야 하는게 옳은걸까 어떤게 좋은것인지 모르겠어요.

오늘처럼 1-2만원에 부들부들 떠는 제성격탓에 괜시리 마음만 허합니다.


제 성격이 문제라니까요, 성격이 ㅠ.ㅠ

그냥 큰맘먹고 하나 사입히면 될것을 몇번이고 들었다 놨다 끙끙거리는 제성격이....
또 큰맘먹고 구입한옷이 1주일내로 세일을 해버리면.....그땐 밥맛이 똑 떨어져버리는 제성격이 ㅠ.ㅠ

내일은 애들 데리고 근처 공원에 자전거끌고 나가봐야겠어요.

대신....집안 가득 쌓인 부업바구니를 모른척~~해야겠지만요^^



IP : 119.67.xxx.98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박수를
    '09.10.24 5:56 PM (116.122.xxx.194)

    내 가족들 아픈 사람이 없다는게 행복이라 생각하시면 ..
    더 좋을꺼예요
    원글님 참 대단하시네요
    박수를 보내고 싶어요
    지금 힘들어도 시간이 지난후 좋은 날이 올꺼예요
    힘내세요..ㅎㅎㅎ

  • 2. 그러세요
    '09.10.24 5:56 PM (118.176.xxx.135)

    그 후드티 안입히시면 님 마음에 스크래치 나시겠어요
    더 힘들게 일하신 댓가지만 그래도 보너스처럼 여겨지는 돈은 기분좋게 쓰세요
    참 열심히 사시네요
    아이들이 당장은 엄마랑 제대로 못놀아서 속상해도
    열심히 사는 엄마보면서 더 많은걸 배울거에요
    마음이 허한건 계절탓도 클테니까
    마음으로라도 가을을 즐겨보자구요
    집근처 가로수만 봐도 단풍이 제법이더라구요
    낼정도엔 아이들데리고 한번 바람쐬고 오세요

  • 3. ^^
    '09.10.24 7:52 PM (211.209.xxx.10)

    아이들이 몇살일까요??
    우리아들 6학년인데 후드티가 넘 많아요. 갑자기 커버려서 작아진게 많은데...
    드리고싶은데 연락할방법이??? 여기 분당이에요.
    나중에 한번 들어와볼테니 연락처주시던지요, 후드티 거의 새거에요.

  • 4. 못돌이맘
    '09.10.24 8:17 PM (119.67.xxx.98)

    ^^님...

    말씀만 들어도 고마워요~

    하지만 벌써...교환해왔답니다, 아까 글쓰고 난뒤 바로 쫒아가서요, 동작한번 빠르죠.

    이왕 사는김에 큰놈 작은놈 세트로 맞춰서요 내일은 둘다 입혀서 공원으로 고고씽하러 갑니다.

  • 5. 하늘하늘
    '09.10.24 9:01 PM (124.199.xxx.171)

    못돌이맘님, 화이팅입니다^^ 댓글 달려고 로그인했어요^^ 남편이 좋아보이신다니 결혼 잘 하신거교, 아이들이 건강하니 얼마나 다행인지요. 다만 본인이 고달픈 게 그런데... 가족을 위한 거니까 열심히 하시되 너무 심하게 열심히는 하지 마시고 가끔 농땡이도 좀 부리면서 사세요. 그래야 나중에 나이 더 드셔서 보상심리로 가족들 괴롭히는 일 없을거예요^^ 어쨌든 힘 내시고 가족들 모두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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