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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겪은 타미플루 부작용

보노보노 조회수 : 9,441
작성일 : 2009-10-23 13:05:53
어제 오늘 타미플루 부작용에 관한 글을 봐서요,
그냥 제가 겪은 게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 싶어서 간단히 올려봅니다.

일단 저는 아이들 약 먹이길 아주 싫어하는 엄마구요,
감기같은 경우, 어지간하면 자가면역으로 극복하라고 냅두는 무식한(?) 엄마예요.
아프면 학교 안 보내고 집에서 푹 쉬게 하구요.

그렇다고 애들이나 저나 남들 걸릴 때 독야청청 지내진 못하구요,
아주 심한 경우 아니면 가볍게 앓는 편인듯 합니다.

근데 저희가 일본 거주할 때 아이 감기가 다른 때와 달리 굉장히 오래 가는 거예요.

열도 안 떨어지구요, 그게 한 3년 전으로 저희 아이가 중1 정도일 때인데

할 수 없이 병원엘 갔더니 뭔 검사를 하겠다 그러더라구요. 그때는 신종플루라

그러진 않았고 그해 겨울에 유행하던 무슨 독감인지 아닌지 검사해봐야겠다면서요.

검사 후 그 독감(정확히 기억이 안 나요)이라 그러시면서 약 처방을 주시더라구요.

근데 당시 일본에서 타미플루 부작용에 관한 뉴스가 많이 보도됐던지라 저도 타미플루

란 이름은 익숙한데 약 처방 안에 타미플루가 있었어요. 정말 먹이기 싫었지만

감기가 너무 오래 지속되는데다가 그 해의 유행성 독감이 맞다고하니 얌전하게

의사선생님 처방전 들고 가서 약을 사다가 먹였죠.

다음 날 새벽, 아이가 저희 자는 방으로 오더니 막 뭐라고 중얼거리는 거예요.

귀에서 계속 소리가 들린다면서.

근데 그 말을 조곤조곤 하는게 아니라 혼자 막 신경질을 부리면서

"아, 귀에서 자꾸 소리가 들려, 아 소리가 들려$@#..."

하면서 정신 나간 듯 짜증인듯 하소연인듯 그러더라구요.

놀란 내색을 숨기면서 차분히 말을 걸어봤지만 대화가 되질 않았어요

계속 중얼거리는 아이의 손을 잡고 아이방으로 가서는 침대에 뉘였죠.

그리고 계속 옆에서 지켰어요. 중간에 두어번 중얼 중얼거리더니 잘 자더라구요.

너무 놀라고 무서웠어요. 정말 뉴스에 나오는 것처럼 창밖으로 뛰어내리면 어떡하나 싶어서

조마조마했지요. 그리곤 그 다음 날부터 약은 안 먹였어요. 다행히 아이는 별탈 없이 나았구요.

다 문 열고 뛰어내리진 않겠지만 아이에 따라서 정신적 혼란 상태에 올 수 있다는 얘기는

전혀 없는 말은 아니네요. 음... 그러니까 엄마들이 잘 판단하셔야지요. 만에 하나 있을

부작용을 감수하더라도 이 약을 먹일 것인가, 말 것인가를요. 제 생각으론 아이가 많이 안

좋을 경우엔 선택의 여지 없이 복용할 수밖에 없을 거 같아요. 그리곤 주의 깊게 보셔야

할듯해요. 또 하나 저희 아이가 타미플루에 특히 예민한 경우였을지도 모른다는 점도

감안해서 생각해주세요.


-혹시 괜한 불안을 조성해서 꼭 약을 먹어야 되는 경우에도 거부하게 만들까 걱정이 많이 됩니다.
저희 아이의 경험은 그야말로 한 예에 불과한 것으로 이런 경우도 있었구나 정도로 받아들여주셨으면
해요. 글 올리기를 많이 망설였지만 풍문으로 떠도는 ~카더라 통신에 휘둘리는 것보다는
같은 회원이 겪은 사례를 들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으실듯 해서 올려봅니다-
IP : 203.229.xxx.212
2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
    '09.10.23 1:08 PM (119.67.xxx.25)

    저 아래 글엔 열 잘 내린다고 쓴 사람인데
    님 글 읽고 보니...
    우리애도 악몽을 꿨다면서 울었던가 소리질렀던가 그랬던거 같네요... 흠... ㅡ,.

  • 2. 감사
    '09.10.23 1:08 PM (211.104.xxx.37)

    이런 경험담은 정말 귀한 거랍니다.
    글 남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 3. 뒤늦게
    '09.10.23 1:11 PM (125.187.xxx.175)

    다른 곳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귀한 경험담 들려주셔서 고마워요. 이건 당최 뉴스 기사도 못 믿겠고, 82에서 엄마들이 올려주신 얘기 찾아 열심히 읽고 있습니다.
    사람따라 플루 증상도 제각각, 약에 대한 반응도 제각각이네요.

  • 4. 면역력
    '09.10.23 1:12 PM (61.102.xxx.34)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딸아이가 양성확진받고 일단 타미플루 처방은 받아왔어요.
    그런데 확진 받기 전 이틀 정도 열이나고 조금 앓았지만
    지금은 열도 없고 약간의 감기증세만 있어서 안 먹이고 있어요.
    물론 열이 많이 나고 급하면 선택의 여지 없이 먹여야겠지만
    멀쩡한 아이에게 양성판정 났다고 무조건 먹이는 건 생각해봐야 할 듯 해요.
    바이러스의 내성을 생각해서라도 안 먹고 나을 수 있다면 그게 훨씬 좋지 않을까요.

  • 5. ..
    '09.10.23 1:23 PM (115.138.xxx.66)

    전 타미플루뿐만 아니라 어렸을때 감기약만 먹으면 악몽과 선망에 괴로웠던 기억이 있네요.. 그래서 고등학교 졸업한 이후로는 절대 약안먹고 감기에는 그저 민간요법과 휴식으로 버티고 잇는데 오히려 빨리 낫는것같아요.. 민간요법이라 해봣자 따뜻한 유자차, 쌍화탕 정도..?
    양약 은근 독해요..

  • 6. `
    '09.10.23 1:26 PM (61.74.xxx.197)

    우리 아이도 악몽을 꾼듯했어요. 뭐라 허소리도 하구요.
    너무 무서워서 의사에게 말했더니, 자다가 잠꼬대한듯하다고 별 대수롭게 넘기더라구요.
    저도 되도록 약안먹이자 주의라 해열제도 잘 안먹이고 그냥 저절로 낫게 두는 엄마인데요.
    아이 아빠는 약이 무슨 보약인듯 초기에 막 먹이는 스타일이라
    아빠가 강하게 우겨서 그냥 일주일치 다 먹이긴 했어요.
    악몽 부작용은 복용 첫날만 있었구요.
    타미플루가 회복기간을 하루에서 하루반 정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고 종합병원 특진 의사도 말했어요..전 정말 안먹이고 그냥 하루정도 더 앓게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남편땜에. 아..또다시 남편에 대한 분노가 치미네여..흑.
    그냥 일반해열제로도 열은 내렸어요.

  • 7. 늘 조심~
    '09.10.23 1:33 PM (125.131.xxx.216)

    저희 아이는 수면제 마취제인 캐타민 투여후에 쑈크가 와서 저도 너무 놀란 기억이 있네요.
    검증된 약이지만 사람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하는 현상은 언제든 발생할수 있지요.
    어떤약이 내게 부작용이 올지는 그 누구도 장담 못하죠.
    약이라건 어느약이던 부작용은 있을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약을 전혀 안 쓸수는 없지요.
    그날 놀란거 생각하면, 그야말로 아찔입니다..
    가벼운 수술하다가도 사람이 죽는다는게 이런거구나 느꼈답니다.

  • 8. 보노보노
    '09.10.23 1:40 PM (203.229.xxx.212)

    약 먹이기 싫어하는 엄마한테는 약 먹이라고 하는 주변 사람들이 원망스럽지요. 누구는 애 고생시키는 거 모르나, 약 먹이면 빨리 편해지는 줄 모르나... 아무리 안스러워도 참아야 한다, 그러면서 노심초사 아이를 지키는데...... 옆에서 보는 사람들은 그게 한심하게 보이나 봐요...
    위에 '님의 남편에 대한 분노에 깊이 공감하면서.....

  • 9. 아 감사
    '09.10.23 6:44 PM (118.223.xxx.92)

    저희아이가 타미플루먹인후부터 밤에 잠자다가 깨서는 자꾸 눈앞에 이상한게 보인기도 하고(같은물체가 반복해서) 똑같은소리가 규칙적으로 들린다고 해서 이상타생각했었는데..
    감사드려요. 이제야 궁금증을 해소했네요.

  • 10.
    '09.10.23 8:32 PM (124.80.xxx.98)

    22개월 애기는 열이 8일간 40도 가까이 오르내렸는데
    타미플루 먹여도 차도도 없고 하루는 분노 발작처럼 엄청 울고 떼쓰고
    화내고 그랬어요.

  • 11. 이옥희
    '09.10.23 10:26 PM (110.14.xxx.3)

    저희 애들은 대학생아들은 얼굴에 열꽃이 피더라고요
    고등학생인 딸은 어지럽다고 하고 하루종일 잠을 잤어요
    그 뒤로 타미플루 안먹였어요
    열이랑 플루증상은 없어졌고요
    약간의 부작용도 있는것 같았어요

  • 12. 타미플루
    '09.10.24 12:46 AM (218.153.xxx.62)

    특히 일본에서는 타미플루 부작용에 대한 경각심을 많이 보도했다고 하네요.
    지금 우리나라는 타미플루에 오남용이 심각한 것 같아요.
    저 아는 의사분은 고위험군이 아니면 타미플루가 필요없다고 하시거든요.

  • 13. 자연의
    '09.10.24 1:05 AM (222.113.xxx.233)

    자정능력이 있으심을 믿으세요..

    저희는 아들 셋을 감기약 거의
    먹이지 않고 병원에(감기로) 다닌적
    별로 없습니다.

    침 요법 하나로 성장시켜습니다.
    가족사랑속에 한방 치료 요법에
    내공이 생기면 건강을 지키는데
    충분합니다.

  • 14. .
    '09.10.24 2:01 AM (70.187.xxx.14)

    정말 약 안먹이면서 키우는 편인데요...
    큰아이 40도 넘고
    작은아이 더 심하고
    조카하나는 이틀동안 움직이도 못할정도였는데요...
    큰아니 타미플구 2알째,
    작은아이 첫알에,
    16살 조카는 5알 먹고 열 내렸어요.
    신종 독감은 다른 해열제가 잘 안들어요.

  • 15. 타미
    '09.10.24 8:02 AM (68.105.xxx.129)

    타미플루는 증세가 나아져도 5일이상 복용해줘야 한다고 합니다.
    임의로 끊어도 되는지 잘 모르겠지만 내성이 생긴대요.
    여기 미국이고 의사선생님께서 그부분들 신신당부 하셨었어요.
    참고하세요.

  • 16.
    '09.10.24 9:45 AM (211.178.xxx.98)

    우리나라는 너무 미국따라가는 경향있지않아요?
    근데 미국은 의료쪽으론 참 꽝이잖아요
    미국영국한국 뺴고는 이렇게 심하게 호들갑안떤다는데요?

  • 17. 미래의학도
    '09.10.24 10:12 AM (58.142.xxx.192)

    미국에서는 이미 타미플루 내성 바이러스까지 나온상황이라서요..^^;;;
    플루에 듣는약이 두가지 인데요 리렌자랑 타미플루....
    미국 케이스에서는 리렌자로는 치료가 됬다고 하는데요...
    투약을 시작하셨으면 처방받은 5일동안은 잘 드셔야해요.....

  • 18. 평소에도
    '09.10.24 10:16 AM (220.86.xxx.170)

    궁금햇던건데..위의 미래의학도님! 왜 내성이 안생기려면 처방받은대로 다 약을 먹여야 하는건가요? 오히려 내성이 안생기려면 낫자마자 안먹여야 되는거 아닌가요? 무식한 머리로 이해가 안되서 늘 고민하던 문제였어요. 혹시 아시는분 계신감요?

  • 19. .....
    '09.10.24 10:37 AM (124.49.xxx.143)

    저의 아들은 5세에요. 기침 감기가 계속 안떨어져 분당 차병원에 갔더니 작년에 폐렴으로 입원한적 있는데, 폐렴 천식기가 있어서 신종플루에 치명적이라고 신종플루 검사하고 확진나면 약먹일거냐고 검사안하고 먹일거냐고 물어보더군요. 순간 무슨소린가 했어요. 확진이 안떨어져도 타미플루 처방된다고 하더군요. 그럼 지금은 신종플루 아니어도 나중에 신종플루걸릴수도 있고 어차피 불안한것 같아서 그냥 검사안하고 먹인다고 했어요. 그래서 감기약이랑 타미플루 같이 먹였죠. 특별한 부작용 없었어요. 근데 감기가 다 낫는듯 했는데 얼마 안가 고열이 오르락 내리락 해서 다시 병원갔더니 폐렴이라고 해서 5일 입원했다가 퇴원했어요.

  • 20. 산수유
    '09.10.24 10:58 AM (125.138.xxx.229)

    귀중한 경험 감사합닏아.
    이 좋은 내용 제 블로그에도 올리고 싶은데 안될까요.
    이상하게 쪽지가 안되네요..

  • 21. 산수유
    '09.10.24 11:52 AM (125.138.xxx.229)

    귀중한 경험 감사 합니다로 정정..
    왜 그렇게 찍혓는지 모르겠네요..ㅎㅎ

  • 22. 아파 죽겠어
    '09.10.24 12:57 PM (123.215.xxx.242)

    저 감기 걸린 지 이틀 뒤부터 밤에 기침이 발작적으로 나면서 숨쉬기가 힘들어
    갑자기 겁이 덜컥 났습니다.
    이미 동네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으로는 안되겠다 싶어 삼성병원에 갔는데 이건 뭐 간이 건물에 환자들은 천막안이나 밖에 의자에 앉을 수밖에 없더군요.
    검사비가 무려 14만오천원이나 하고ㅠㅠ
    그것도 시간 엄청 걸려서 검사 받는데 의사가 확진 안나온 상태에서 그냥 타미플루 처방하더라구요. 제가 사람을 많이 상대하는 직업이거든요.
    한숨 자고 났더니 며칠 전 이미 열이 다 내렸었는데 열이 다시 나네요.
    아주 죽겠습니다.
    기침을 하면 가슴이 쥐어짜는것처럼 아파요. 이상한 맛의 가래가 너무 많이 나오구요.
    열은 또 왜 갑자기 나기 시작하는 걸까요?
    노약자나 환자도 아니고 한창 나이의 성인 중에 저같이 약해빠진 사람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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