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대 그릇장에 있는 냄비며 그릇들 다시 꺼내어 정리했어요.
몇번의 이사로
아끼던 살림들 다 버리고
약간의 그릇과 냄비들만 가지고 있지요..
그래도 꺼내어 펼쳐놓으면 나름 많아보이는 살림살이입니다.ㅎㅎ
제일 안쪽 구석에서 나온 냄비하나가 저를 잠시 울먹이게 하더군요.
5년전 항암치료로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기운없이 쳐져있을 때가 있었어요.
먹지를 못하니 몸은 피골이 상접하리만큼 야위었던 때...
그런 어느 날
매콤한 낙지볶음이 먹고 싶었습니다.
낙지볶음은 왠지 먹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어린 딸아이에게 작은 냄비를 주면서
집근처 식당에서 낙지볶음 사다주기를 부탁했어요.
어린 딸은 흔쾌히 냄비를 들고서 심부름을 가주었어요...
올 때가 됐는데 싶어서 창밖을 내다보기를 여러 번...
작은 손으로 냄비를 꼭 잡고서
아니 냄비를 소중히 안다시피해서 들고오는
아이의 모습에 마음이 짠해졌습니다.
기운 차릴려고 아이가 사온 낙지볶음을 먹었지요.
하지만 두어 번 먹다가 더 이상 먹지를 못했어요.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던 낙지볶음도 결국은 못 먹었던거지요...
결국은 며칠 지나서 그 낙지볶음은 버려야했구요.
그때 아픈 엄마를 위해서
작은 몸으로, 작은 손으로 냄비들고 식당까지 갔다온 딸아이 모습이
지금의 커버린 딸아이 모습과 오버랩 됩니다.
그리고 그때의 그 냄비가 지금 제 앞에 있구요..
아픈기억이 있었지만
또한 아름다운 기억도 묻어있는 작은 냄비...
지금 너무 예쁘게 잠자고 있는 딸아이가 내일 아침에 일어나면
이 작은 냄비를 보여주며
그때 엄마를 위해서 낙지볶음 사다줘서 고마웠노라고 말해주겠어요...
그리고 이 작은냄비는 오래오래 간직했다가
딸아이에게 물려줘야겠어요...
건강해야지요~
이렇게 예쁘고 착한 아이가 있으니
저는 무조건 건강해야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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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이 묻어나는 냄비..
들꽃 조회수 : 402
작성일 : 2009-10-21 01:50:16
IP : 125.131.xxx.106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不자유
'09.10.21 4:13 AM (110.47.xxx.150)무조건 건강하시길 빕니다.
2. 지금 님을 위해
'09.10.21 7:05 AM (115.140.xxx.205)작은 기도를 했습니다.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이쁜 딸에게는 좋은 엄마가 짝꿍이지요3. 건강하세요..
'09.10.21 8:52 AM (118.32.xxx.130)지금은 건강해지신거죠??
저도 기도했습니다.. 건강하세요...4. 동경미
'09.10.21 10:51 AM (98.248.xxx.81)들꽃님, 편찮으셨던 때가 있었군요.
지금은 괜찮으신가요...
따님이 참 착하네요.
늘 건강하세요. 딸에게는 엄마가 꼭 있어야 합니다.5. ....
'09.10.21 11:40 AM (112.148.xxx.4)눈물이 핑~ 돕니다.
건강하시길 기도합니다. 예쁜 따님과 더 아름다운 추억 쌓아가세요...6. 들꽃
'09.10.22 1:22 AM (125.131.xxx.106)지금은 건강해요~
기도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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