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말로 하는거 이해 바랄게요 정직한 글의 성격상 일기처럼 술술 쓸게요
나와 시어머니 관계가 뭔지 도통 모르겠다 뭘까?
생각 하다 보면 웃음이 나온다 말 나온 김에 한번 말해볼까나
조그만 몇층 안되는 상가건물에서 위아래 살고 있는 엄마와 나...
시부모님 아래층 나 윗층 독립 아닌 독립이렸다
큰아들 끼고 살고 싶으셔서 그렇게 지으셨나보다 하고 시작된 살림
처음에는 전기세도 내주시고 얼씨구나 했더니만~~
언젠가 부터 슬슬 하나하나 넘어오네
어라 좋다 말았네
엄마나 나나 서로 좋아하는 관계는 분명 아니었다
처음에는 좋았던 시간들도 있었는데 서로 실망도 하고 미움도 있었고 갈등도 심했다
어찌 어찌 그렇게...엄마는 불쑥 내 집에 몰래 오셔서
청소 상태가 안된걸 보면 끔찍히도 싫어하신다
울 시엄마는 깔끔 대마왕녀다
잔소리 엄청 하신다 난 나 몰래 집에 들어오는게 싫고 좀 털털하면 어떠랴
난 청소에 목숨 걸지 않고 아이랑 신나게 놀고 음식 하는 시간에 더 의미를 둔다
또 당신 아들이 기죽어 사신다 생각한다 며느리가 세다구
언제는 활발해서 좋다고 하시더니 이젠 억세다고 하시넹 ㅋㅋㅋ
(말 그렇게 자주 엎어도 되는거유 엄마?)
실상은 남편이 나보다 세서 결정 적인 순간에 늘 승리(?) 하는데
남편이 나를 이뻐라 하는걸 엄마는 싫어는 안하지만
은근히 질투 하는거 같긴 하다 홍삼 젤리를 주시길래 반쯤 먹다가
홍삼이 들어간 걸 알고 내가 반쯤 먹고 반은 도로 종이에 넣어 퇴근후에
남편 준다 하니 웃으셨다 아들 챙겨서 좋으셨나보다
저번에 갈비집서 남편에게 점심을 얻어 먹는데
엄마가 갑자기 우연히 등장~
하여 바쁜 사람 아내 점심 사준다고 은근 눈 흘기시더니 계산해 주신다
엄마는 나를 처음에 싫어했다 첫째는 나이차가 너무 나는 며느리라서
둘째는 부잣집 딸이라 부담스럽다 했다
친정서 반대가 심한 걸 눈치 채시고 얼굴이 울그락 불그락 하셨다가
결국 결혼을 하니 이뻐 하는 척 하시다가 가끔 나를 쥐어박는 소리
가슴 아픈 소리로 내 기를 죽였다 참 은근히도 까셨다 하지만 내 기는 그리 쉽사리
죽는 기가 아니라서 기회가 생기면 기상천외한 말 받아침으로 응수했다
서로 지기 싫었는지 신경전은 계속 되었다
둘이 막~~미워 하는 사이도 아닌데..
그렇다고 막 ~~~ 좋아하는 사이도 아닌데
참 이상하다
내가 맛난 반찬을 해서 갖다 드리곤 했다
내 음식 솜씨는 참 좋고 모양도 아주 근사하다
헉 하고 놀란 표정을 하지만 이내 아무렇지 않은 척 표정관리 하신다
왜냐면 그녀도 음식이라면 솜씨 끝짱나는 분이시기에...
저번에 드린 게장을 내가 손수 한 거 아시고 놀랬다가 할말이 없으셨는지..
끝내 하신 말 " 게 살아 있는거 잡았니" 살았음 어떠하리 죽었음 어떠하리
며칠전 신경전 또 한바탕 있었다
엄마 밉다 싫다 하면서도 어느새 한우갈비찜을 드린다고 열심히 음식 하는 내 마음 나도 모르겠다
이건 뭘까? 애증일까? 엄마도 나 싫다고 대 놓고 말씀 하신다
근데 기분이 참 묘하다 도로 온 반찬통에는 내가 그렇게 좋아하는
반찬 고추 장아찌가 가득이다
내가 끔찍히 좋아하는 걸 알고 만들어 주신거다
우린 어떤 관계일까?
어떤 감정들을 가지고 있는걸까?
도통 모르겠다
*쓰고보니 시엄마를 엄마라고 했네요 여기서 엄마는 시어머니 입니다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저와 시어머니 관계
도통 모르겠어요 조회수 : 1,087
작성일 : 2009-10-20 23:24:01
IP : 61.85.xxx.189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전형
'09.10.20 11:33 PM (116.36.xxx.161)전형적인 고부 사이십니다~ 이성으론 잘 해줘야지 했다가...감정적으론 미워하는...그정도면 건강한 관계이신듯..
2. ..
'09.10.20 11:36 PM (59.19.xxx.153)님하고 시어머니하고 생각하는게 느끼는게 같나봐요,,서로 경쟁하듯이 말입니다
밑바탕엔 서로 좋아하고있네요3. 그정도면
'09.10.20 11:54 PM (125.178.xxx.192)아주 좋으신거네요.
부럽습니다.4. 소연
'09.10.21 12:15 AM (220.76.xxx.29)시어머니랑 그정도만 하고 살아도 부럽습니다 ^^
5. 아줌마
'09.10.21 12:29 AM (125.186.xxx.56)너무 부럽습니다..전 시엄마 두분에 너무도 깐깐하고 깐깐한 시아버지에 양쪽다 신랑을 잡아 먹으려고 요이 땡하고 대기하고 있는것 같습니다.전 님처럼 자상한 시아버지와 님처럼의 시엄마 있었음 좋겠습니다ㅋㅋ 정말 부럽네요^^
6. 부럽습니다
'09.10.21 6:17 PM (116.124.xxx.149)전 말 안섞고 살려고 노력 중입니다
뭐라고 말만 하면... 시어머니 식으로 해석해서 나를 나쁜 년을 만드시거든요
그저 아무 말도 없이.. 인사만 열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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