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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제대로 기선제압했습니다..

이해불가 조회수 : 1,279
작성일 : 2009-10-20 10:26:10
어제 종일 문자로 티격태격하다보니
지레 지쳐 으름장 한번 놓고 대충 사과하고 넘어가려고 했습니다..

퇴근하기 한시간전 글 올리고 여러분 댓글에 힘받아 지치더라도
한번 가보자고 결심하고 남편을 만나러 갔어요..

집 앞 신호등앞에서 떡 만났는데..
그렇게 기세등등하던 남편이 꼬리를 확 내리더라구요..

절대로 죽어도 이젠 그런일 없을거라고..
근데.. 저하고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는데.. 말도 없이 자버려서 화가 났었다고..

그렇게 화나면 욕해도 되는거냐고..
오빠나 나나 두 아이의 엄마아빠인데.. 그렇게 모욕주면..
내가 어떤 자존감을 가지고 아이들을 키우겠냐고..
조목조목 이야기했어요..

그리고 오빠가 그렇게 좋아하는 레떼 언니들한테가서 물어보라고..
이런 상황에서 오빠가 잘했다고 하는 사람 한사람이도 있으면..
내가 엎드려 빈다고 했지요..

남편도 너무너무 미안하다고.. 자기가 혈서를 쓰겠다고하네요..

한번만 더 이런일이 있음 오빠가 그렇게 바라는 세렝게티로 걍 떠나라고 했어요.
빈몸으로..


바로 이틀전에 둘이서 이야기하길..
지금이 최고로 행복한 때인거 같다고 속삮였는데..

다음날 이런일이 발생하고나니..
참 어처구니가 없고..한 사람의 기분에 의해서 이렇게
내 삶이 좌지우지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어제 내내 고민했네요..

우리집 행복을 방해하는 최고요인은 바로
'남편의 성질머리'라고 어제 이야기를 하는데 본인도 동의하더라구요..
그러면서 성숙하려면 아직도 멀었다고..
근데.. 예전보다 많이 변하지 않았냐고.. 두번다시 안 그러겠다고 다짐에 다짐을 했습니다..

밑에 평상시에 어떻게 좋은 사람이냐고 물으셨는데..

유치원에 다닌는 딸아이 소풍가기 전날 직접 쿠키 구워서 아이 가방에 넣어주는 아빠예요..
생일때 케익도 만들어주고 아파트 앞에서 동네 엄마들하고 이야기하고 있음
원두커피 갈아서 날라주고,  육아로 많이 지쳤을때 '내시간갖기' 하라고
일주일에 한번은 편히 외출할수 있도록 배려해주기도 하고요..

회사 옮길때마다 통장이 바뀌면 통장 만들고 보안카드며 통장도장 다 제 앞에 갖다 바칩니다.
얼마안되는  수당나와도 봉투째 제게 내밀고요..
집안의 경제권을  제가 다 갖고 있어요..
남편이 카드 쓰면.. 제 핸드폰으로 찍히게 만들어둔지 벌써 몇년째입니다..

맘 내키면 스파게티며 이런저런 요리도 곧잘 해주고..
사실 장점보다 단점이 더 많은 사람이었는데..
서서히 단점보다 장점이 더 많은 사람으로 변하고 있는 중입니다..

남편이 제게 욕하는건 못 듣고
남편이 한 욕에 화가 난 제가 '너'가 어쩌구 저쩌구 하니까..

밖에서 그걸 들은 큰애가.. 머리 빗겨줄때 그러더라구요..

'엄마.. 남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면 안되..'

아빠 닮았다고 하면 기겁하는 아인데.. (엄마를  몇천배는 더 좋아해서)
그 속 깊은 아이앞에서 함부로 행동하지 말자고  약속을 했습니다..

이쁘고 사랑스러운 두 꼬맹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부모가 되기위해..
남편도 저도 더 노력하기로 했어요..

님들 덕분에 울지 않고 (제 커다란 결점이 눈물이 먼저 앞서는 거거든요..근데
우는걸 못 견뎌하는 울 남편은.. 제가 울면.. 더 성질을 내요..)
냉정하게 이야기 잘 하고 왔네요.. 고맙습니다..^^
IP : 123.109.xxx.127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9.10.20 10:32 AM (218.234.xxx.163)

    어제 글도 봤는데요. 원글님은 남편이 원글님을 만나서 좋은 사람으로 변하고 있다는데 자긍심을 가지고 있는듯 하시네요. 암튼 앞으로 남편분이 그런 욕은 절대 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네요.신혼도 아니시고 유친원생 아이까지 있으시다니 더더욱이요.
    그리고 이건 제 생각이지만 유친원생 아이가 있으신 정도면 오빠라는 호칭은 좀 그렇지 않나요?

  • 2. ...
    '09.10.20 10:36 AM (211.57.xxx.90)

    전.. 어제 글은 잘 못봤지만 읽는 내내 윗님 말씀처럼 '오빠'라는 호칭이 많이 거슬렸습니다.
    아이들 듣는 데서 말조심 하신다 하셨는데.. 호칭부터 바꾸셨음 해요.

  • 3. .
    '09.10.20 10:41 AM (220.118.xxx.24)

    '오빠' 좀 쫌!!

    어제 글 읽었는데, 오늘 글 보면서도 느끼는 생각은,
    언어와 부부의 수준은 분명 상관관계가 있는게야~

  • 4. 이해불가
    '09.10.20 11:34 AM (123.109.xxx.127)

    어른들 앞에서는 oo아빠라고 부르고
    둘이 있을땐 '오빠'라고 불러요..

    여보, 당신 이런 표현쓰는것이
    익숙치가 않은데..
    용기내어 몇번 썼더니
    미칠라고 합니다.. 닭살스럽다고..

    어쨌든 이 부분은 저도 개선을 좀 해야겠는데..
    그게 쉽지 않네요..

    (근데 저보다 두살위인 제 사촌형님도 아주버님께 오빠라고 불러요..
    7살 아이가 있고요.. 형님네 말고도 주위에 그렇게 부르는 사람이 많아
    크게 신경 안 썼는데 82에선 제대로 혼나네요..)

  • 5. 이제
    '09.10.20 12:17 PM (122.36.xxx.11)

    애도 컸으니 호칭문제를 정리 하시죠
    사촌 형님도 틀렸어요 ^^

  • 6. .
    '09.10.20 1:17 PM (122.32.xxx.21)

    ㅎㅎㅎ 여기서 야단 맞고 또 기죽으신거 아니죠?
    인간에겐 동물적 무리근성이 있어서, 가끔 질러줘야 남편이 쌍소리 같은 짓 할생각 못한답니다.
    잘하셨어요.
    호칭은 천천히라도 고치시고요^^

  • 7. 레떼언니
    '09.10.20 2:32 PM (115.137.xxx.2)

    ㅎㅎㅎ
    레떼언니들 82에도 많으실텐데요.
    한번 가서 혼나고 오시라하세요. 82언니들한테도 한번 혼나야하구요.
    평소 잘하다가 한번씩 그렇게 다 까먹는 남편 속상하죠
    잘 가르쳐서 예쁘게 데리고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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