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중학교 시절이 떠오르네요. 외고가 참 가고싶어서
점수 1점에 목숨걸어서 1점 높혀주겠다면 수행평가도 밤새워서 최선을 다해서 하고
문제 하나에 목숨걸어서 하나틀리면 애들한테 욕먹으면서 흑흑거리며 울었습니다.
90점 맞기는 쉽지만 100점 맞기는 어려워서 문제 하나 더 맞히려고 문제집 한권을 다 풀기도 하고..
그때 참 유행하던 문제집이 있었는데.. 과학은 하이탑? 영어는 시사영어사에서 나온것들..
다른애들은 교과서도 하나 소화못하는데 교과서는 수업시간에 다 배우고
그런 어려운것들을 혼자 풀면서 주말을 보내고 그랬었는데..
외고에 못갔어요. 성적은 상위권이었지만 우리 중학교에서 외고는 반에서 1등도 못가는것이었기때문에
고등학교에 가니 중학교때보다 열심히 하진 않았지만 그럭저럭 괜찮은 성적이 나왔어요.
고등학교때도 정말 공부 열심히 했죠. 몸이 약해서 야자와 보충수업은 못했지만
수업시간에 집중해서 전부 이해하고 듣고
중간고사 기말고사 같은 때엔 꿈에 시험문제가 나올 정도였어요.
도대체 뭐가 나올까??? 하면서 예상문제를 혼자 생각해보며 시험범위를 너덜너덜해질때까지 싹싹히 훝어서..
근데 실제 시험지는 꿈이랑 틀리더군요.. -_-;;
좀 아까운게 저는 사교육을 못받았어요. 집이 가난한것은 아니었는데
학교수업 듣기도 피곤하고 학원다니고 과외받는 애들 다 공부 못하길래
학원다니고 과외해도 공부 못하는것을 보니까 딱히 뭐 할필요있나 싶고
실제로 최상위권 아이들중엔 오히려 혼자하는 애들이 많았고..
근데 지금 생각해보면 학원다니거나 과외받았으면 오히려 편하고 성적도 더 잘받았을꺼같아요.
나름대로 나 부모힘없이 공부할꺼다 이런 오기도 있었는데
나이먹은 지금은 누가나한테 돈쓰고 관리해주는게 참 좋다는걸 아니깐 -_-;;
수능을 그럭저럭 망치고, 서울에 있는 상위권 모대학에 입학했는데
스카이도 아니고.. 그러다보니
그다지 학력이 높지 않으신 분들은.. 잘 모르더라구요.
난 어렸을때부터 꽤 공부 열심히 한 아이였는데;
사람들은 서울대 연대 고대만 알지
군대가면 서강대는 몰라도 서강정보대학은 안다; 이런 식으로
서강대 정도 점수 되는 사람은 거의없는데 서강정보대학 가서 기술배우려는 사람은 있으니까
저도 사실 어릴때 서강대 잘 몰랐어요 ㅡㅡ;
그런데 서강대 점수 높잖아요.
우리떈 수능에 과학이 필수였고 사탐도 4과목을 봐야했는데
어린애들은 과학도 안보고 사탐도 2과목만 보고 대학에 들어가더라구요.
어릴때부터 수학때문에 얼마나 많은 공을 들이고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경희대, 중앙대, 홍익대 등의 대학에서는 아예 수학을 보지도 않는다고 하고.
나 서울대 다녀, 오오~
나 연대다녀 오오~ 이러면서
나 모여대 약대 다녀 이러면
뭐냐 -ㅅ- 이러지만
실상은 연대 고대 낮은과보다 모여대 약대가 더 높거든요? 교차지원하면..
이대같은 경우도 점수 높다고 그러지만 지리교육학과, 교육학과, 교육공학과 등의 사범대 낮은과는
동국대 홍익대 같은것보다도 낮아요.
좋은 학교 들어가는것이 단순히 수준높은 대학교육을 받아 교양인이 되겠다는 뜻도 있지만
한국사회에서 "배운사람"으로써 인정받으며 살기 위해 어릴때부터 죽어라 공부를 해서 좋은대학에 가는
의미도 있는데
좋은 학벌 같은것과 많은 재산 같는게 거의 같은 가치로평가될만큼
학벌이 아무것도 아니지만 아주 중요한 가치기도 하는데요,
외고라는 가치가... 공부잘하는 중학생...의 목표였던 가치가
한순간에 없어진다니
이게 뭘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앞으로는 대학도 뺑뺑이로 돌려서
운좋으면 서울대.. 라면
제가 중1때부터 10대시절을 반납하고 노력했던 것들은
아무의미가 없는 것이었는지..
또.. 법대가 없어지는것을 보며
엘리트 대학생의 대명사였던 법대생들은 사라지고..
서울법대- 뭐 이런 이미지는
누군가는 인생을 걸지만
그저 제도가 만들어내는 허상에 불과했던 것인지.
저는 높은 점수를 받아 좋은 대학에 입학하는게 중요한것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공부하는게 너무 지겹고 그래서 수능을 조금 망쳐도
현역으로 대학에 들어갔는데 그것도최초합격으로요,
근데 저보다 공부 못했던 고딩친구는 재수학원에서 그 어떤 쪽집게 강의를 받았는지
s대에 턱턱턱 붙어버리고
대학와보니 최초합 현역으로 들어온 상태좋은 동기 거의없고
전부 예비 100번 ㅠㅠ 막 이러고
재수는 기본 삼수 사수까지 있는걸 보니.
거기다가 그리 학력 좋지 않은 사람들 우리학교 쓸 점수 안되니까 어느정도 레벨인지 모르고
잘 안알아주지..
화도 나고 억울하고 그러네요.
나도 재수 삼수 해보고 예비로 들어왔으면 억울하지나 않으련만
서울법대 막 이러면 재수할일도 없겠지만
별로 좋은학교 소리도 못듣고 다니는데
인터넷에 보면 나 그학교 붙었는데 합격포기각서쓰고 재수준비한다 이런글도 있구..
나는 왜 그 어린시절에 재수학원 고고씽 안했나 후회도 돼고...
상반된 이야기지만
학벌이라는게 참 휴지조각가치 가치없다- 이렇게 생각도 들면서
그래도 20살때 재수해서 좀 더 좋은학교갈껄.. 이 학교다니는 내가 아깝다. 이런 생각도 드네요.
인생의 초반기 다른 선택사항없이 누구나 다 같이 달려야하는것이 공부라....
누구라도 할것없이 공통적으로 중요한 문제라
중요한것같아요.
이 나이 먹어서도 재수학원가서 재수하고싶네요.
근데 학벌보다 돈이 중요하다니 졸업하고 돈벌어야죠 ㅠㅠ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외고가 폐지된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 조회수 : 668
작성일 : 2009-10-20 09:53:58
IP : 58.226.xxx.123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09.10.20 12:50 PM (222.110.xxx.151)열심히 하셔서 좋은데 취업하세요!
단지 겉으로 드러난 외양 말고 내실 있고 급여 높고 안정된 쪽으로 갈 수 있도록...
여기저기 정보 좀 알아보시고요-
지금 재수 하셔서 간판 따는 것 보다 정말 중요하고 실속있는,
인생역전까지도 가능한 노후대책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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