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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요?

깊은상처 조회수 : 2,530
작성일 : 2009-10-14 07:07:02
얼마 전 남편의 외도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다정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던 사람이었습니다.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결혼을 했구요.
항상 남편을 내가 더 사랑한다는 생각때문에 그의 사랑에 목말라하며 살았지만
그래도 나에 대한 신의는 지킬 사람이라고 굳게 믿어왔고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시댁문제로 치이면서 어느 순간 저는
남편에게 항상 푸념만 하고 짜증만 내는 그런 여자로 비쳐졌나봅니다.
어떨 땐 제 스스로 생각해도 심할 정도로 시댁 문제로 스트레스를 퍼붓기도 했구요.
그래도 날 받아주고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저 혼자만의 착각이었나봐요.
그동안 나때문에 힘들었다며 나에 대해 느낀 점을 열거하는데 남편의 마음속에
나에 대한 미움으로 가득차 있네요. 그의 말만 들으면 전 아주 몹쓸 여편네가 되어있더군요.
왜 사람이 한번 미운털 박히기 시작하면 그 전에 좋았던 점은 보이지 않게 되잖아요.
남편에게 저는 그런 존재가 되어버렸나봅니다.
지옥이 있다면 바로 지금 내 마음속이 지옥이 아닐까 합니다.
다시 시작하자고.......자기가 정말 잘못했다고 너무 미안해서 차마 용서해달라고도 못하겠답니다.
아이들때문에 살지는 말자고 했습니다.
남편의 얼굴을 보면 자꾸 그 생각이 날 것 같은데, 한번이 어렵지 시간이 흐르면 또 그런일이 있지 않을까 싶은
의구심도 계속 생길테고......부부간 믿음이 깨졌는데 다시 시작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그런데 남편이 눈물을 흘립니다.
저한테 해서는 안될, 몹쓸 짓을 했다고 합니다.
다시는 그럴일 없을거고 나에게 믿음을 주기 위해 노력할거랍니다.
믿고 싶습니다. 아직도 남편을 깊이 사랑하는 저로서는 그냥 믿고 살고 싶은데
상처가 너무 커서 또 그런일이 생긴다면 그때엔 내가 죽을지도 모르는데
차라리 이쯤에서 나를 위해 그만두는게 옳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남편에게 말했습니다. 사랑이 노력으로 생길 수 있는거냐고.
이미 나에게 마음이 식었는데 사랑은 마음이 움직이는데로 가는거지 노력한다고 생기는게 아니라고.........
그래도 기회를 달랍니다. 남편을 보고 다시 웃을 수 있는 날이 올까요?
아이들 때문에라도 기회를 주고 가슴에 묻은 채 살아야할까요?
너무나 힘든 하루였습니다. 차라리 꿈이라면 얼마나 좋을까요..........
IP : 119.64.xxx.180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다시
    '09.10.14 7:12 AM (121.188.xxx.91)

    사랑할 수 있을까요?가 아니고 지금도 사랑하시잖아요..........
    용서라는 단어를 쓰기에는 그렇지만 용서해 주시면 시간이 지나....... 마음의 지옥에서 벗어 날 수 있지 않을까요? 남편 분의 노력 여하에 따라서요.

  • 2.
    '09.10.14 7:12 AM (121.151.xxx.137)

    저는 남편이 바람을 피우지않아서 감정을 다 이해하지는 못하겠습니다
    하지만 결혼 20년 이런저런일이 참 많았네요

    지금참많이힘들고 지치겠지요
    하지만 처음만나서 사랑을 느낄때는 느낌이지만
    사랑을 유지하고 가꾸는것은 노력입니다

    상대의 잘못으로 사랑이 물건너간것같고 힘들게 느껴지지만
    다시 노력하고 노력하면 또다시 오겠지요

    원글님 님이 선택해야겠지만
    모든것을 한번에 끝낼려고하지말고 천천히 천천히
    시간을 끌어보심이 어떨까요
    아무일없듯이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고
    아무일없듯이 혼자서 쇼핑도 하고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보면 뭔가 잡히는것이 있을겁니다

  • 3. 늦지 않아요.
    '09.10.14 7:41 AM (110.11.xxx.174)

    이혼의 결단은..다만 이혼하신 다음 한번 더 시도해볼 그랬다는 후회가 들까봐 더 천천히 생각하시라고 권하고 싶어요.마음은 아프시고 괴로우시지만 자신에 대해서도 성찰하시니 속 깊으신 분인 거 같습니다..다른 사람은 분노와 괴로움 때문에 잘 닿지 않는 경지입니다.
    잘 회복되시기 바랍니다.

  • 4. 지금은 완충의시간
    '09.10.14 7:59 AM (61.255.xxx.4)

    지금심정으론 이렇게 사는게 의미가 있을가 싶겟지만
    좀더 확실한건 더 시간이 지나봐야 알겟죠
    치명적 사건이 있었는데 바로 위로받고 회복되고 그게 더 비정상 아닐까요??
    지금 괴로운건 당연해요
    지금의고로움을 지나고 머리가 맑아지면 결단이 생기리라 생각해요
    두분을 위해 밝고 희망찬 결정이면 좋겟지요
    비온뒤 단단해진다고
    일상의 모든걸 배제하고 남자와 여자로서 두분 관계 서로의감정 입장 미래
    등을 충분히 생각해보시고 천천히 결정하세요
    되도록 그냥 포기가 아닌
    뭔가 도약된단계로서 선택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일단은 진공 처럼 모든걸 비우시고 그냥 생존을 위한 시간으로 생각하시길

  • 5. 동경미
    '09.10.14 8:35 AM (98.248.xxx.81)

    처음 만났을 때의 사랑은 노력없이 갑자기 다가왔겠지만, 사랑은 노력없이는 안되는 거지요.
    사랑이 노력한다고 되냐고 하셨지만, 결혼한 부부의 사랑은 노력을 해야 생기는 거랍니다.
    많이 힘드시겠지만, 그래도 남편 분이 많이 후회하시고 계시니 한번은 기회를 주시면 좋겠네요.
    용서하겠다는 생각은 하지 마시고 시간이 약이니 시간을 흘려보내신다 생각하시고 지나가세요.
    남자들이 단순하기 때문에 그냥 자기가 불편하고 갑갑하고 억울하다는 생각만으로도 헛된 짓을 하고 그럽니다.
    아이들 생각해서 사는 것이 꼭 무의미한 것은 아니랍니다.
    아이가 없어도 마찬가지이지만 아이가 있다면 남편과 헤어지는 것만 생각하셔야 하는게 아니라 내 아이의 아빠를 아이의 삶에서 일부 잘라내는 것이기도 합니다.
    집에만 계시지 마시고 밖으로 나가서 기분전환도 하시고 다른 일에 몰두할 기회를 가지시면 좋겠네요.

  • 6. 사랑이란
    '09.10.14 8:48 AM (116.122.xxx.194)

    나도 동경님 글에 한표..
    사랑이란 특히 부부의 사랑이란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 7. 헛웃음
    '09.10.14 9:02 AM (221.159.xxx.93)

    몇일전 글을 올렸다가 미친년 이란 말까지 들었네요
    제 경우를 조금 말씀 드려 볼까요..결혼 20년..올 5월달에 남편이 고딩때 첫사랑 여친과 연락 한다는걸 알앗고 남편의 심경에 변화가 있음을 눈치 챘어요
    가만 지켜 보다가 그여자하고 통화도 해봤구요..그여자..30년만에 연락이되서 반가운 마음뿐이었다고 저를 안심 시키더군요..자기도 가정이 있는데 동창 남자하고 그런짓을 하겠냐고..
    제가 좀 둔해서 그런지 그냥저냥 지나갔네요..그러다 우연하게 문자메세지 한통을 보고 둘이 사랑을 키워가고 있다는걸 알았어요..이번주 토요일 남편 서울 갑니다 그여자 만나러..제가 가라고 햇어요..이해 안되시죠?저 미친년 맞나요? ㅎㅎㅎ..그 두사람..그냥 지켜보면서 방치했엇어요..둘다 너무 보잘것 없는 외모에다가 정말 별볼일 없거든요 ㅎㅎ..근데 그 두사람은 그게 아니었나 봅디다...사랑한다는데 어쩌겠어요..그여자 때문에 나이 오십 넘어 잠도 잘 못자고 우울증에 빠진듯 무기력하게 사는 남편 보자니 불쌍하더라구요..그래서 휴가 내서 다녀 오라고 햇어요..20년 처자식 먹여 살리느라 고생한 포상을 준거에요..이해 못하실거에요..당연하죠..미친년 소리 들어도 싸죠 ㅎㅎㅎ..음..무모한 자신감일까요...그두사람..이미 제 손바닥 위에서 놀고 있어요..그여자 ..내가 무슨 씨나리오를 쓰고 있는지 알면 아마 오줌 지릴걸요 ㅋㅋㅋ
    흥분하고 먼저 덤비면 집니다..남자는 더 도망가요..첨에만 빌죠..냉정해 지세요..지금부터는 그냥 동거남 취급만 하세요..애들 아빠라는 여지를 두지 마세요..님맘만 힘들어져요
    아휴 더 못쓰겟네요..어차피 님몫이네요..부모형제들에게도 절대 말하지 마시고..도움 안됩니다
    인터넷에 보면 도움 받을만한 사이트 많아요..
    첫번째 하실일...흥분절대금지!!..남의일처럼 한발짝 떨어져서 가만히 보세요..
    저는 워낙 단순한 남편이라서..답을 빨리 찾을 수 있었지만..글쓴님 얼마나 힘드실지 제가 그맘 너무너무너무 잘 아네요..토닥토닥

  • 8. 남편이
    '09.10.14 9:04 AM (121.168.xxx.181)

    나에게 몇년전에 한 말이 었네요 제가 유방암 진단받고 제주도에 놀러가게 되었을때 나에게 해준말이었거던요 사랑한다는것은 노력한다는거라구...난 그말을 너무 좋아하고 동감합니다 지금 맘 아프겠지만 다시한번 노력해보세요

  • 9. ...
    '09.10.14 11:00 AM (61.73.xxx.19)

    원글님은 아직도 사랑하시고...
    남편분이 원글님을 다시 사랑할수 있을까 물으시는 건가요?

    미워서 외도했고...다시 반성한다...
    무관심해서 외도하는 것과는 조금 다르지 않을까요?
    물론 남편의 처신에 맘 아프시겠지만.

    아직 원글님이 남편을 사랑하신다면...
    제생각에는 남편분은 다시 원글님을 사랑하실수 있을것 같아요.
    미워하는 마음은...무관심과는 다른거니까..아직 불씨가 있지 않을까요?

    다만 그저 외도해서 도덕적으로 잘못했다가 아니라
    이런 원글님의 마음이 다친걸 깨닫고 반성했으면 좋겠네요.

    힘내세요.

  • 10. 헛웃음님
    '09.10.14 12:23 PM (124.49.xxx.81)

    님의 시나리오가 궁금하지만 아직 밝히면 안되는거겠죠..
    님께 응원보내구요, 나중에는 꼭 알려주세요...
    나쁜 연놈들은 다 똥구뎅이로...

  • 11. 저도 헛웃음님
    '09.10.14 12:30 PM (121.170.xxx.179)

    응원 보냅니다.
    그리고 이겨서 공유합시다.
    화이팅

  • 12. 나를 위해
    '09.10.14 1:21 PM (122.42.xxx.20)

    현명한 선택을 하시리라
    더 굳건한 사랑을 맞이하시리라
    두분 모두 좋은 분들이신것 같아 그런 느낌이 듭니다만
    모든결정과 과정이 "나를 위한" 것이길 빕니다.

    세상에서 가장 다정한 눈빛도
    용서를 구하는 눈물도
    나에게 하듯 누군가에게도 똑같이 할 수 있다는 사실에
    그것으로 님이 죽을수도 있다면
    이제부턴 남편의 사랑에만 기대어 사시지 말고
    나를 위해 사셨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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