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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한심해 했던 꼴이 된 나..
직업상 애기엄마나, 초등생 학부형들을 많이 만나고 다니면서
결혼하기 전에, 아니 애기 낳기 전에 가장 한심해 보이는 엄마들이..
머리 아무렇게나 틀어올리고, 관리하지 않은 맨얼굴에
옷은 김치자국이나 다른 얼룩들이 진 채로 대충 걸치고,
애한테는 짜증내고 남편한테는 툭툭 쏘아대던.. 그런 사람들이었는데.
애기낳고 7개월이 된 지금, 어느 순간 생각해 보니 내가 바로 그 모습이네.
임신 막달에 겨우 들린 미용실이 마지막, 머리는 손댈 수 없게 흐트러져 있고
젖먹이다 빠진 머리카락들이 이제 좀 나기 시작하는지 여기 삐죽 저기 삐죽.
대충 추위만 피할 추리닝 바지에 애기 우유 토한 자국이 난 티셔츠 입고
스킨 로션만 겨우 바르니 여기저기 얼룩덜룩한 얼굴의 낯선 내가 거울 속에 멍하니 있구나.
그렇다고 애기 보는데 전력을 다 하느냐.. 그것도 아니고.
멍한채로 애기 혼자 놀으라고 있기도 일쑤이고, 애기 잠 자는 시간이 제일 좋고.
그러면서도 애 본다는 핑계로 살림도 대충, 남편 챙기는 것도 대충.
애기낳고 나니 부부관계가 임신 때 보다 더 어렵고, 피곤하고..
그걸 반은 이해하고 반은 이해 못하는 남편이 원하면 매우매우 화를 내고 짜증내고 내치기만 하니.
간 밤에 술에 취해 들어온 남편이 영화보면서 혼자 자위하다 잠든 모습을 보는데..
놀라거나 서운한게 아니고 그 모습이 어찌 그리 짠해 보이던지.. 미안하기도 하고..
어찌 어찌 하루하루가 지나가서 애기는 벌써 7개월 넘어서고
회사 그만두고 집에만 파묻힌것도 이제 1년 다 되어가고..
더 부지런히 애기도 돌보고 남편도 돌보고 나도 관리하고 싶은데
마음은 그런데 몸은 이리 천근만근 점점 더 게을러져만 가는 것 같네..
애기 좀 자라면 다시 일을 할 생각이었는데 이렇게 머물러 있고 늘어져 있다 보니
다시 사회생활을 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되고.. 어휴..
뭐 하나 쉬운게 없구나..
1. .
'09.10.9 4:19 PM (121.130.xxx.42)지금이 젤로 힘든 시기입니다.
그렇게 버텨내시면 옛날 이야기 할 날 옵니다.
힘내세요2. 목은
'09.10.9 4:29 PM (211.244.xxx.185)안 부으셧나요?
전 오늘 병원갓더니 갑상선이 부었다고 하더라고요
어째 한거없이 피곤하고 춥고 하더니만..3. ..
'09.10.9 4:35 PM (59.17.xxx.1)원글님 글 보니 그냥 헛웃음 나네요.ㅎㅎ
연연생 낳고 고생하던 생각이 나서요
지금은 언제 그랬냐 싶어요.
잘 견디시고 힘내세요..4. 헉
'09.10.9 4:37 PM (210.102.xxx.9)죄송하지만,
더 끔찍한 건 아이가 아직 첫째라는 사실이군요.
둘째까지 낳을거라면 둘째가 돌은 지나야 제 자신이 돌아봐지기 시작하더군요.
아직 멀었어요.
거의 다 그러고 산다면... 조금 위안이 되시려나.5. 위안
'09.10.9 4:44 PM (124.56.xxx.53)구구절절 동감이고, 윗분 말씀처럼 첫애라.. 앞으로도 갈길이 멀지만요.
그러나 한가지 위안이 되는 건, 예전엔 이해 못했던 그 '아줌마'들의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경험>이라는 것이 쌓인다는 거에요.
지금이 내 생에서 제일 밑바닥인 듯 보여도, 언젠가 치고 올라갈 그 날을 위해 경험을 쌓는다 생각하세요.6. 동감
'09.10.9 5:07 PM (218.232.xxx.33)18개월 남자아이 키우는 엄마인데요, 저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네요...
이 상황에 둘째라...정말 사양하고 싶답니다 ㅎㅎ
7개월 때보다는 그래도 지금이 좀 나아요. 체력적으로 힘든 면도 있지만 애가 크면서 예쁜 짓도 하고, 말귀도 알아듣고 하니까요.
하지만 저도 가끔은 이 끝없는 노역(?)이 언제 끝날까 가슴 답답합니다.
결혼 안 한 친구, 애기 낳고도 열심히 일하는 친구들 보면
남들은 쫙쫙 뻗어 나가는 거 같은데 나만 이 모양 이 꼴인 것 같고 말이죠...
내가 원하는 때에 과연 이 사회가 나를 받아줄까 싶어 두려워요.
정말 지금이 내 생에서 제일 밑바닥인 것만 같아요...7. 완전동감
'09.10.9 5:50 PM (180.64.xxx.127)저두요,결혼전엔 티비에서 츄리닝 차림에 머리 부스스 정말 나는 저렇게 안살아야지 했는데 상황이 그렇게 되더라구요.그렇게 하고 싶어서도 아니고 특히 경제적으로 위기가 닥치니까 나를 돌아본다는건 생각도 못하겠더라구요.다 닥쳐봐야 이해하지 자기 상황이 아니면 이해못할꺼에요.정말 돈이라는게 뭔지...
8. ㅎㅎㅎ
'09.10.9 6:07 PM (112.153.xxx.25)지금 딱 제모습이 그러네요 ㅋㅋ..에휴 웃어도 웃는게 아니구만요
== 아기 무릎위에 올려놓고 댓글쓰는중- -;;9. 그래서
'09.10.9 6:24 PM (221.138.xxx.26)남이야기 함부로 하는 것 아니라는 말씀 저도 구구절절히 맘속에 새기고 있는 중이지요. 결혼전에 남편 아침 안주는 여자들이 젤 한심해보엿는디....
10. 힘내세요.
'09.10.9 7:11 PM (211.55.xxx.30)토닥토닥.....
이렇게 힘들여서 아이 키우고 있는 엄마들 모두 힘들 내셨으면 좋겠어요.
지나보니 그래도 그때가 행복한 때 였다는걸 알게 됐어요.
얼굴 좀 푸석하면 어때요. 엄마의 희생으로 아기도 잘 자랄건데요.
너무 외모가지고 다운되어 있지 않으셨으면 합니다.11. 에휴
'09.10.9 10:29 PM (119.71.xxx.207)전 쌍둥이 엄마예요.이제 막 돌 지났어요.저는 원글님의 세배정도는 더 힘들걸요, 아마...ㅠ.ㅠ.
화장실도 제대로 못가고, 머리도 3일에 한번 감고, 로션 발라본지도 몇달이 되어 가는 지경이예요..세수하고 있노라면 한놈씩 화장실앞에 앉아 울고 있는데 로션을 어떻게 발라요...
에구..정말이지 이 노역이 언제 끝날지..정말 가슴 답답한 날들이 많이 있어요.
하지만 언젠가는 끝이 있겠죠.언젠가는 좋은 날 오겠지 하면서 삽니다.
그런데, 저는 대충 부시시하게 하고 다녀도 그건 별로 신경 안쓰이던데...
애 기르면서 이쁘게 단장하고 다니는 엄마들이 저는 더 신기해 보여요.
언젠가는 나도 화장하고 운동하고 마사지 받고...그런 날이 오리라...믿으며 산답니다.12. 전..
'09.10.9 10:41 PM (116.122.xxx.68)실내용 실외용 옷을 철저히 구분해요.
그리구 싸더라도 옷을 아주 여러벌~~ 사서 아침저녁 갈아입어요.
요것만 해도 훨씬 깔끔해지더군요.
애 둘에 둘째가 석달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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