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은 작은집
종가는 서울
우리는 수도권
시집은 지방.
친정도 시집과 같은 도시.
갓 결혼해서 추석맞았는데 시아버지 올라오시고(시어머니 안계심) 우리랑 같이 종가로 갔다.
난 결혼 후 처음 맞는 명절에 어리버리 있다가 친정에도 못가고 시아버지 사촌형네 집까지 다녀왔다. 거기가 원뿌리라고~~시아버지 사촌형네 집이면 한마디로 우리 부모님 입장에서는 사돈의 팔촌집이다. 거기 꼬맹이가 딱 사돈의 팔촌이니까~
억울하고 서러운 마음에 눈물까지 났었다.
시집 형제들은 또 형제들대로 지방에 있는 사촌큰형네 집에 가서 명절 쇠고~~
난 뭐 이런집이 다 있나 했다. 처음엔~~
종가 며느리도 막내 며느리(나)까지 봤는데 올줄 몰랐다고 하더라.
그땐 뭔말인지 잘 이해못했는데 종가 며느리도 아들며느리 앞세우고 오신 작은아버지(우리 시아버지)가 귀찮은거였다.
내 신혼의 싸움주제는 그거 하나였다.
왜 명절에 우리집을 못가게 하느냐?
난 니네 종가보다 니네 원뿌리라는 데보다 우리 부모가 더 보고 싶다, 더 소중하다, 왜 나를 못가게 하느냐? 시아버지 자기만족을 위해 왜 나보고 희생하라 하느냐?
명절에 종가 찾는게 그렇게 중요하면 지방에 있는 형들과 번갈아서 하자고 해라~~~
남편도 나와의 싸움에 지치기도 하고 자기 생각에도 내 논리가 잘못되지 않았으니
2년쯤 되었을때 형님들과 시아버지 앞에서 이야기 하더라.
명절에 각각 흩어져 지내지 말고 우리도 우리 가족끼리 모여서 지내보자.
우리 결혼하고 제대로 우리 가족들끼리 얼굴본적이 몇번이나 있나, 명절아니면 언제 가족들이 모여보냐?
시아버지
안된다.
안된다.
나 죽거든 그리해라.
나 죽기전에는 안된다.
시아주버니들 아직은 종가를 챙겨야 한단다. 우리가 거기 가줘야 한단다.
그건 시집식구들 생각이고 내가 왜 시집 식구들 양반 놀음에 희생해줘야 하나?
명절때마다 인상 관리 할수가 없었다.
남편이 결국 결단을 내렸다.
추석에는 서울로, 설에는 지방(친정,시집)으로 가서 쇠겠다고~
시아버지 생각해 보자 했다.
남편왈 아버지가 올라오셔도 우리는 이번에 내려갑니다.
그래서 3년째부터 지금까지 쭉 추석에는 종가로 설에는 친정,시집으로 가서 쇠고 있다.
그랬었는데 나죽기전에는 우리 보고 종가 챙기라고 그렇게 단호하시던 시아버지가
이번 추석에 용돈 부치고 안부전화드리니
이번에는 안내려 오냐고 하신다.
웬?
추석에는 뻔히 안가는거 아시면서 왜 이러시나 했더니
오늘 남편이 안부전화하니 또 안내려오냐고 물으신다.
남편이 아니 전에는 우리보고 내려오지 말고 꼭 서울로 가라고 하시더니 왜 그러십니까? 하니 와서 얼굴보면 좋다신다.
(전에 우리와 똑같은 입장의 사촌한테도 명절에 종가를 안챙기고 자기네집으로 내려가서 쇤다고 윗대조상 챙길줄 모른다고 하시더니~~~)
우리 시아버지도 늙으셨나보다.
당신이 하신 말씀 멋쩍지도 않으신지 당신 고집때문에 신혼 명절때마다 당신 아들이 얼마나 들볶였는지 알기나 하신지?
근데 이제는 추석엔 서울행, 설에 지방행이 너무나 편해졌는데
또 시아버지 입맛대로 바꾸긴 싫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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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버지가 추석에 안내려오냐고 묻는다~~??
결혼11년차 조회수 : 693
작성일 : 2009-10-02 22:48:02
IP : 121.136.xxx.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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