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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추석에 시댁 안 가려구요.
신랑은 금요일쯤 시댁식구 누군가 찾아와서 얘기하려 할 것이니 저더러 아이(하나) 데리고 친정 가라합니다.
자기가 대응하겠다고..
하지만 전에도 이런 일 있었는데(신혼 조금 지나서) 그 때는 5분거리에 살았어도 아무도 오지 않았습니다.
상황이 그 때라 비슷한데 지금은 시댁과 차로 30분거린데 올리가 없어요. 이미 시댁에 몸 안 좋아서 못 간다고 얘기 한 상태라. 물론 믿지 않을거라는건 자명한 사실이지만 싫은 거 굳이 찾아와 얘기까지는 안 할거라고 생각됩니다.
아마 아이 데리고 친정 가라는 생각은 너도 우리집 안 가는데 내가 너희집(처가) 갈 것 같냐는 신랑의 오기가 숨어 있는것 같아요. 이 얘길 돌려서 말한것 같아요.
그래서 친정도 가지 않으렵니다. 지금 말하지 않고 금요일 당일 돼서 안 가겠다고 말할 겁니다.
이런 대화에서 신랑도 남이구나 느낍니다. 누나들이 찾아오면 자기도 중간에서 힘들다고 말할거라하는데 왜 당사자인 어머님한테는 얘길 안 하냐 하니까 어머님 충격 먹을까봐 안하겠다 합니다.
마누라가 아프다는데 부모충격 먹는거 더 걱정하는 신랑이 왜 이리 밉죠?
믿음직한 인생의 동반자라기 보다 남 같은 생각이 더 드네요.
1. 음
'09.9.30 1:45 AM (98.110.xxx.90)님 신랑 원망하심 안되죠.
이유가 뭔지 모르지만, 님도 명절에 아프다 핑계로 시집 안가는데 남편이라고 배알이 없겠어요.
처가 가기 싫은거 당연하죠.
내가 하기 싫은건 남도 하기 싫은법.
평생 시댁하고 담 쌓고 살면 남편도 보이지 않는 벽이 존재한다는건 알고 계시는게 좋아요.
몸만 님 옆에 살지 그 속은 절대 알수 없어요.
헛깨비 붙들고 평생 살 자신 있으면 그리 살아도 무방하지만 그게 아니고 남편하고 계속 사실 생각이라면 개선의 여지를 보여셔야 해요,님이.
무조건 시집은 거부한다고 능사가 아니에요.
머리는 생각하라고 있는거고요.
여자는 그래도 되고, 남자는 그라마 안된다..이건 요즘 젊은 남자분들한테 안 통하는거 같아요.2. 남편분도
'09.9.30 2:22 AM (204.193.xxx.22)착한아들 컴플렉스가 있어서 그럴거에요.
그래도 이정도면 많이 노력하시는거니까 옆에서 잘해주세요.
이럴때 잘해줘야 역시 와이프밖에 없는거구나 확 느낍니다.
섭섭하고 역시 남이구나 이런거 저도 다 알아요. 근데 그런거 말하지 마시고요
난 당신밖에 없다 이런거 팍팍 심어주세요.
지금 남편분도 원글님하고 같은 심정이실거에요...
그리고 차차 나아질겁니다. 지금은 과도기일뿐.3. ..
'09.9.30 7:42 AM (112.144.xxx.11)저랑 같으시네요
저도 이번에는 정말 큰맘먹고 제 맘대로 할생각이에요
남편한테은 미리 말해놨는데 알앗다고 혼자 갔다오겠다고 하더라구요
그러더니 어제는 자기도 안간다고.......
와........이렇게 되면 또 제가 맘이 약해져서 아니라고 같이가자고 할줄알았나봐요
하지만 이번에는 정말 독하게 마음먹고 정말 안가려구요
제가 명절 파출부도 아니고 그 많은 일에 시누이들 뒷바라지에...거기다 잔소리.....
어디한번 잘해보라고 저 독하게 마음 먹었어요4. 마마보이
'09.9.30 8:33 AM (203.90.xxx.225)울신랑도 시모말을 옮겼더니 지 엄마가 그런 말을 했을리가 없다고...니가 말을 바꿔서 심하게 하는거라더니 같은 차에서 하는 지엄마소리를 직접 듣고나서야 미안하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제가 돌기직전인거 알면서도 시모 마음상한다고 그만하시라는 말을 못한답니다.
구정이후로 안갔더니 니 집사람은 왜 안오냐구 하던데...
참나~ 아들만 왔다갔다하니까 남보기 챙피한가보죠?
이혼할꺼 아니니까 추석은 가줍니다만, 이젠 출장 파출부 덤은 없어요5. ...
'09.9.30 8:34 AM (122.203.xxx.66)안가면 안가는 이유, 못가면 못가는 나름의 사정이 있다고 생각해요. 본인의 판단대로 행동하는 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합니다.
6. 행복하자.
'09.9.30 8:38 AM (211.109.xxx.18)우리가 명절때 자유롭고 싶다는 건 그만큼 스트레스에 눌려서일 거예요,
그 스트레스가 없다면 왈가왈부할 일도 아닐 거구요,
날 파출부로 취급하는 시어머니,
자기 딸은 출가외인에서 제외시키고,
며늘은 친정 가까이 하면 큰일나는 양 호들갑떨고,
저도 그런 시간들을 다 겪었습니다.
우리 시누님들은 명절 때도 음식장만을 절대로 자기 집에서 하지 않았습니다.
명절에 다 모이면 순수혈통을 고집하며 피를 나눈 사람 끼리만 놉니다.
당연히 피가 섞이지 않은 며늘들은 부엌데기였구요,
그렇게 밤 늦게까지 놀다가 적당히 제사지낼 분량의 음식들을 죄다 싸서는 자기 집으로 돌아갑니다.
그렇게 몇 년을 보냈지요, 그때는 진짜 시댁에 가기 싫었어요, 결혼한 초창기이기도 했구요--그땐 무작정 친정으로 달려가고 싶어했지요--
결혼하고 23년, 시누이 애들도 많이 크고, 시누님들에게 이런저런 미운 소리도 해가며 적응해가고 있습니다.
지금도 시댁 가기가 편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저에겐 생각이 많습니다.
인간관계에서 절대로 패배하지 않겠다는 게 그중 하나입니다.
내가 피해가고 싶은 사람이 있고, 만나야 본전 찾기도 힘든 사람이 있습니다.
헌데, 그게 가족이라면?? --
머리도 복잡해지고, 맘도 답답해지지요.
애들은 본능대로 삽니다. 우리가 결혼을 하고 어른으로 산다는 것은 애들과 분명 달라야 합니다. 피할 수 있는 것은 피해야되고, 정신건강에 해로운 것은 바로 극약처럼 멀리해야 한다는 것에는 동감합니다.
하지만, 가족은 아닙니다.
피해간다고 능사가 아닙니다.
내가 등지는 많은 일들이 나 자신을 얼마나 초라하게 만드는 지,
내가 온 정성을 다해 키우고 있는 애들에게도 산교육입니다.
효나 불효를 말하는 게 아니고 힘든 일에 대해서 대처하는 자세를 배우게 하는 것이죠,
어떤 면에서나 내가 가장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은, 내가 나의 본분을 다했을 때가 아닐까 합니다.
나는 원글님을 비난하고자 댓글을 다는 것은 아닙니다. 세상에 그런 분이 둘이면 큰일 날 분을 시어머니로 둔 사람입니다. 하지만 오래되다보니 다 낡았습니다. 미움도, 분노노, 원망도 그게 그래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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