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생각 없이 말을 할 때가 많아요.
하지 않아야 할 말을 다 하고, 제 속 뒤집어 놓고 나중에 '미안' 한 마디 달랑 하지요.
그리고 그 한 마디로 모든 게 다 정리되었다 믿는 거 같아요.
모든 사람에게 그러는 것도 아니예요.
시어머님을 비롯, 자기 형제들에게는 안 그래요.
옆에서 보다, 저 정도면 한 마디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싶을 때도 허허실실 넘어가요.
그러면서 제게는 버럭 성질을 내지요.
아이들은 예뻐하지만, 기분 나쁘면 괜히 아이에게도 버럭 해요. 전 그럼 정말 화나요.
새벽까지 오락한다고 pc 앞에 붙어있으면서, 밤에 아이가 잠투정한다고 화를 버럭 내면서 때리려 한 적도 있어요.
아직 두 돌도 안된 애예요.
요즘은 아이에게는 좀 자제하는 것 같긴 해요.
같이 사시는 시어머니가 가끔 없는 말을 남편에게 해서 이간질을 해요.
그럼 난리가 나지요. 이혼한다는 둥 못하는 말이 없어요.
나중에 사정을 알면 자기가 잘못 알았다 미안하다 하면서, 똑같은 일 반복 또 반복이예요.
아들만 소중한 시어머니라 기대하는 것도 없지만 가끔 화가 치밀어요.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아주 점잖으시죠. 다들 그런 분인 줄 짐작도 못할 거예요.
저와 단 둘이 있거나 남편과 저, 어머니 셋만 있을 때는 사람이 달라져요.
웃기는 건, 시누이가 있을 때는 갑자기 다정한 시어머니로 돌변하시는 거죠. 사람 놀리는 것도 아니고.
시어머니 말 뒤집으시고(본인 말씀하신 거 뒤집는 거 예사예요. 일상사라 놀랍지도 않아요)
제 친정 우습게 여기시는 티 내시고
그러다 남편 외에 다른 사람들만 있으면 갑자기 다정한 시어머니인 마냥 호호하시는데 제가 기분이 좋을리 없잖아요.
그걸 매일 남편에게 이야기하는 것도 아니예요. 저도 참을만큼 참아요.
그러다 이건 정말 심한 거 아닌가 하는 때 남편에게 이야기할 때가 있어요. 도대체 왜 저러시냐고.
남편이 직접 본 것도 많아요.
제 남편, 어머니 이야기만 나오면 애절해 죽어요. 그 절반만 제게 애절하면 좋겠어요.
우리 엄마 너무 고생 많이 한다. 어쩌구 저쩌구..
제 친정에서 갓난쟁이 때부터 아이 봐주시는 동안 그 반에 반도 애절하게 생각한 적 없고요.
툭하면 피곤한데 이번 주는 쉬자, 장인 장모님 댁에 가서 애만 보고 오자 등등 말해서 사람 속 뒤집고요.
그러더니 자기 엄마는 입주 도우미 두고 별도의 용돈 받아가면서 아이와 놀아주시고 (놀아주시는 것만 해요)
쉬고 싶으면 평일에도 몇박며칠씩 용돈 받아 여행도 다니시는데도 너무 힘들다고, 안쓰럽다는 말을 입에 붙이고 살아요.
제 시어머니, 친정에서 아이 키워주실 때는 이것 좀 해달라 해라 저것 좀 해달라 해라 온갖 주문들 다 하시더니
(갓난쟁이에게 영어를 가르치라 하라는 둥, 먹이는 건 뭐 먹이고 어쩌구 저쩌구..)
본인이 보시더니 영어는 커녕 책 한 권 안읽어주시고 (도우미분이 다 이야기해줘요) 애 먹는 거 관심도 없으시죠.
이런 건 다 부차적인 문제죠.
그런데, 자기 엄마는 그렇게 애절해서 이간질하는 것도 매번 속아 부인에게 버럭 하는 사람이
자기 부인은 시어머니에게 말도 안되는 말 듣는 거 앞에서 봐도 버럭은 커녕, 한 마디 편 들 줄 모른대요?
지금껏, '엄마, 그건 아니잖아요.', '엄마, 그건 심해요' 이런 말 한 마디 한 적 없어요.
없는 말 지어내서 앞에서 눈물바람으로 하소연하는 시어머니 보면 정말 기가 막혀요.
그 자리 나와서 남편에게 이야기하면 그거 사실이 아닌 거 남편도 다 시인해요.
그러면서도 자기 엄마는 무슨 말을 하든 그 앞에서는 꿀먹은 벙어리예요.
이런 사람이, 제가 어머니에 대해 안좋은 말 한 마디라도 하면 버럭 난리예요.
그래서 나보고 어쩌란 거냐. 지금 나보고 우리 엄마 나쁘다는 말이라도 하라는 거냐.
자기 부모 잘못은 잘못 아니예요? 잘못한 거 잘못한다 이야기하는 게 무슨 죄인가요?
며느리 앞에서 사돈 무시하고, 없는 말 지어내시고 과거에 본인이 했던 말 다 아니라 싹 부정하시는데
그걸 제가 하나라도 지적하면 자기가 되려 화를 내면서 그래서 나보고 어쩌라는 거냐 하네요.
저는 당한 것도 억울한데, 남편까지 저러면 정말 화가 나요.
그런데 더 화나는 건, 해결된 건 하나도 없는데 다음날 아침이면 남편은 전날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싹 잊어요.
어제, 정말 너무 너무 화가 나고 속상해서 아이 재우고 이야기하다 펑펑 울었어요.
오락할 때는 새벽 1시고 2시고 신나게 놀던 사람이
옆에서 제가 펑펑 울면서 이야기하는데 피곤하다고 눕더니 5분도 안되어 코 골고 자더군요. 11시도 안되었을 때예요.
그걸 보니 정이 뚝 떨어졌어요.
그러더니 오늘 아침, 출근준비하면서 왜 삐졌냐 또 그래요.
당신이 나라면 기분 좋겠냐 했더니, 제게 되려 화내요.
아침부터 사람 기분 나쁘게 한대요.
저보고 아무 문제 없는데 왜 아침부터 짜증내냐먼서, 성질을 내더니 출근하더군요.
그러면서 제게 한 마디 해요. 자기 사랑해서 결혼한 거 맞냐고요.
제가 무슨 핸드폰 충전지도 아닌데, 하룻밤 자고 나면 아침에는 반짝반짝 눈금 4개로 하루 시작해야 하나요?
이성적으로 대화를 해라 하실 분들 있을텐데요. 저 수없이 시도해봤어요.
대화하고 다음날이면 무슨 말 했는지 내용도 싹 잊는 거 같아요.
수십, 수백번 이야기하면 달라지는 게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그날 한 번 '미안해' 한 마디면 끝이예요. 다음날 변한 건 하나도 없어요.
여전히 모자가 똑같이 친정-처가집 무시하고 (남편은 무시까진 아니지만 자기 엄마 애절해 죽는 거 절반도 배려 안해요.
똑같은 행동 우리 부모님이 해주시면 그럴 수도 있지, 그 반에 반만 어머님이 하시면 너무 힘들어 보이네, 안쓰럽네...)
어머님 저에 대해 무슨 말만 하면 버럭하고, 제게 왜 어머님께 살갑게 대하지 않냐 뭐라 하고
(남편은 자기에게 싫은 소리 한 마디 안한 우리 부모님께도 살갑지 않아요.
그러면서 제가 살갑지 않으니 어머니가 가끔 마음에 없는 소리 하시는 거래요.
어머니가 제일 이간질과 거짓말 많이 하셨을 때가 제가 싹싹하게 굴었을 때란 건 싹 무시하더군요)
제가 어머님에 대해 한 마디만 하면, 지나간 과거 어쩔 거냐 제게 되묻습니다.
사람을 사랑하는 것과, 용서하는 건 별개 아닌가요?
사랑하니 다 용서하고 받아들이라는 건가요?
그럼 매일 자기 부인을 제일 사랑한다고 입에 달고 사는 자기는 제게 화내고 짜증내고 버럭하는 건데요.
자기는 성질 있으니 그런 거고, 저는 성질 없어서 그냥 웃고 살아야 한다는 건가요.
오늘은 정말, 애만 없으면 이혼한다는 말이 실감이 나네요.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사람 속 뒤집고 다음 날이면 왜 삐졌냐 되묻는 남편.
정말 화났음 조회수 : 517
작성일 : 2009-09-24 16:12:47
IP : 121.50.xxx.11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09.9.24 4:23 PM (221.159.xxx.93)화성에서 온 여자 금성에서 온 남자..제목이맞나 모르지만 남자와 여자의 차이를 알고나면 이해 될걸요..남자들은 그렇드라구요 ㅎㅎ
가끔 뇌를 열어 보고 싶어요2. 처음엔
'09.9.24 4:26 PM (115.128.xxx.199)남편 혹시 B형이냐고 여쭐려다 주륵읽어보니...
에효... 속터지시겠네요
앞으론 남편에게 사사거건 똑같이 해주시던가(아님 더~~)
님만의 탈출구를 만드시길 취미든 무어든요
제발요
계속가면 님속터져 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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