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사랑하면 밥 먹었는지 챙기는 거라던데...

섭섭 조회수 : 950
작성일 : 2009-09-23 19:54:47
남편 이야기에요.

성격도 좋고, 긍적적이고..말 한마디로 저를 웃게 만드는 정말 좋은 사람이지요.

근데 사람인지라 가끔 저를 서운하게 하는데..특히 먹는 거 같고 좀 그래요.

제가 살찌는 거에 민감해서 밥을 잘 안 챙겨먹거든요. 버릇이에요..

저녁이라고 이름지어서 밥을 안먹은지가 언제인지..대학때 기숙사에 살다보니 그냥 생식 타 먹었고

직장생활 하면서도 혼자 살아서 그때그때 선식, 생식, 칼로리바란스 등등 먹고 스포츠 센터 가고 그랬어요.

그러다 결혼하고 남편 저녁을 챙기다보니 조금이라도 저녁을 먹게 되었는데

살이 찌는 거 같고, 남편 야근이 잦아지면서 다시 두부를 먹거나 바나나 갈아먹거나 이러고 있어요.

우리 신랑도 제가 이러는거 잘 알지요.

연애할때도 제가 0.5인분 먹고 남편이 1.5 인분 먹는게 당연했어요.

커피를 마셔도 저희는 하나만 사요. 저는 한 두모금만 마시고 나머지는 남편이 마셔요.

문제는 이게 오랜시간 지속되어서 인지 남편이 뭘 먹을때 저한테 먹어보라든지, 먹자라든지 그런 말을 안해요.

오늘 고기를 구워먹자고 해서 고기를 굽는데 제가 고기를 먼저 한판 다 구워서 잘라주고 다음판을 굽고 있었어요.

너무 먹고 싶은 것도 아니였지만 그래도 안먹을 생각도 없었는데 남편이 저한테 한점 먹어보란 말도 없이 한접시를 다 먹더라구요. 그때부터 괜시리 화가 났어요.

쌈을 열심히 싸길래 나 주려고 저러나 하고 있었는데 자기가 먹고, 또 열심히 싸더니 또 자기가 먹고.

전 별로 고기 안좋아해요. 그치만 넘 섭섭하더라구요.

냉면이 한개 남아서 고기 먹고 입 텁텁할테니 냉면 해주려고 육수 녹이고 있었는데 전 그거 같이 먹으면 되겠다 싶었어요.

냉면 만드는 동안도 여전히 남편은 고기 먹는 중.

안먹냐고 한번 묻길래 그냥 고개 저으면서 냉면 먹을래. 그랬어요.(먹을 맘이 싹 사라지더라구요.)

냉면 갖고 와서 몇 젓가락 먹다가 남편보고 먹으라니 "너 먹어" 그러길래 "나 먹고 있으니까 자기도 먹어" 그러면서

오늘 있었던 얘기를 하는데 슬쩍 냉면 그릇을 가져가더니 그릇들고 국물까지 다 먹어버리대요.

배 안고팠지만 괜히 짜증이 나더라구요.

맨날 아이스크림도 혼자 가져다 먹고. 제가 안먹는다고 말하는게 버릇이 되어서 그런거니 제 잘못이기도 하지만

좀 너무한 거 같아요.

예전에 만나던 남자가 저보고 "너는 왜 내가 밥을 먹고 다니는지 한번도 안 물어보냐"면서 원래 좋아하는 사람이 밥은 먹고 다니나 그런게 궁금한 거라고 화를 냈었어요.

그때 왜 저렇게 먹는거 가지고 예민하게 구나 싶었는데 제가 결혼해서 맨날 남편보고 점심 먹었냐, 저녁 먹었냐 물어보는데 남편은 안그러니 그 서운한 마음이 이해가 되네요.

낼 남편 없을때 혼자 맛있는거 엄청 먹어야겠어요.



IP : 210.113.xxx.205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9.9.23 8:01 PM (114.207.xxx.181)

    아까 어느분 글에도 댓글을 썼지만
    '음식끝에 정난다' 가 단순한 책 제목만이 아닙니다.
    사람 사이에 음식이란게 참 미묘한거에요.
    음식 한 입에 情도 붙고 떨어지고,
    먹는거 챙겨주는데에 사랑도 가고 오는 겁니다.

  • 2.
    '09.9.23 8:33 PM (220.70.xxx.185)

    글을보니 늘 안먹는게 습관이다보니 이제는 남편분도 권하지 않는것 같군요^^
    먹으라해봤자 안먹는다고할게 뻔한데 사실... 먹는것도 같이 먹는게 즐겁지 옆에서 안 먹는다하면 기분 별루죠??? 만약에 또 그게 먹고싶다면 나도 한쌈 줘바라 그렇게 말하시면 안될까요?
    그말하기가 그리 어려운감요? 섭섭한거 조금 이해는가지만 글케 해 보시면 뭐 서운할것도 없네요 ㅋ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66268 펀드에 대한 문의(컴터앞대기) 3 펀드문의요 2007/11/23 414
366267 잠원동에 가인헤어 가보신분 있나요? 잠원동 2007/11/23 230
366266 마포 도화동에 겨울동안만 운동할 스포츠센타 없을까요? 5 다여트녀 2007/11/23 236
366265 픠뢰벨 책을 저렴하게 살수있는 방법이 있나요? 알뜰하게^^.. 2007/11/23 120
366264 홍콩 자유 여행가요.... 도움 좀 주세요. 9 홍콩 초짜... 2007/11/23 713
366263 함께 생각해 주세요 13 고민 2007/11/23 1,054
366262 전세집 도배하려는데..방산시장 업체 소개 부탁드려요. 3 급도배 2007/11/23 527
366261 묘사(시향)에 휴가내고 오라는 시아버지.... 5 어휴...... 2007/11/23 744
366260 휴면예금 환급 해 보신분 계세요? 3 ^^ 2007/11/23 361
366259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 살만한 곳 추천해 주세요. 3 크리스마스 .. 2007/11/23 340
366258 gap청바지 사이즈요.. 5 gap 2007/11/23 546
366257 신랑 모임에...가야 하나!! ㅠㅠ 11 가기 싫어!.. 2007/11/23 1,187
366256 주식이 오늘도 하강이군요 2 주식이 2007/11/23 600
366255 신문....한번 읽는데....얼마정도 시간이 소요되세요.. 4 신문읽기 2007/11/23 441
366254 기차표 예매 언제 할까요? 2 구정열차 2007/11/23 160
366253 항공마일리지 쌓기 좋은 카드가 뭐가 있을까요? 11 항공마일리지.. 2007/11/23 639
366252 택배 빠른곳 추천좀 해 주세요.. 7 kskwon.. 2007/11/23 540
366251 헉...게장의 게를 냉장실에 2틀정도 두었는데...괜찮을까요? 1 꽃게장 2007/11/23 342
366250 하나로 인터넷요금이 안나왔네요 좋지만 2007/11/23 100
366249 장아찌 종류가 먹고싶어요 1 추천해주세요.. 2007/11/23 175
366248 먹는거..너무 권하지마세요..이것도 스트레스..ㅜㅜ 21 괴롭다.. 2007/11/23 1,699
366247 초3년 수학 문제 도와 주세요 2 해원짱 2007/11/23 326
366246 코스트코에 보온죽통파나요? 동하맘 2007/11/23 228
366245 어제 [네버엔딩 스토리]라고 임상아 나오는 거.. 13 보셨어요? 2007/11/23 1,777
366244 법랑냄비세척은 어떻게들 하세요? 법랑 2007/11/23 471
366243 영어 발음좀 알려주세요. 4 공부중 2007/11/23 474
366242 다큐멘터리DVD 창고개방 1 좋아해 2007/11/23 294
366241 원칙에 충실한 요리책 추천해주세요~~ 13 요리 2007/11/23 1,317
366240 중고책? 1 책? 2007/11/23 207
366239 100일 아기..아토피 병원,선생님 추천부탁드려요..&스테로이드 질문.. 14 아기엄마 2007/11/23 4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