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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쓰는 아이...
그맘때 아이들이 그럴 수 있으니 너무 걱정말라는 위로를 듣고 싶기도 하고
아니 어쩌면 이 아침 너무 속이 상해서 그저 내 속을 털어놓고 싶기도 합니다.
중1 딸입니다.
가수(걸그룹입니다)를 좋아해서 컴으로 연예인들에게 문자를 보내는 사이트에서
10만원 정도 돈으로 상품권을 사서 문자를 보냈다가 저한테 들킨 일이 있었습니다.
돈은 만원 이만원 씩 제 지갑에서 훔친 거였구요.
그 일로 컴퓨터도 중지에 들어갔어요.
전 정말 용서해주기 힘들었지만 결국은 제 아이니까 용서하고 그 일로 제가 겪은
충격도 잊으려고 아이니까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서 노력했습니다.
그 일이 얼마나 나쁜 일인지에 대해서 수도 없이 이야기했고 아이도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그 후로 아직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 마저도 저는 자신이 없습니다.
초등학교 5,6학년 때 컴퓨터 게임을 하면서 아이템을 구입하려고 제 지갑에 손을 대서
20만원 정도 훔친 일이 있었거든요. 전 정말 제가 아이를 그렇게까지 잘못 키운건지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고 아이와 얘기도 많이 했고 그때도 물론 다시는 그런 일을
하지 않겠다고 했었거든요. 그런데 1년 쯤 흐르고 이제 연예인에 빠지게 된 아이는
저런 일을 한거예요.
언젠가 평소 공부를 스스로 하는 일이 거의 없는 아이가 밤늦게 책상에 앉아있는걸 보고
나중에 방에서 공책 한권을 발견했어요. 그 안에는 소설이 쓰여있었어요.
등장인물은 자기가 좋아하는 걸그룹의 멤버들이더군요.
저는 그런 글을 팬픽(Fan Fiction 의 준말입니다)이라고 한다는 정도와 보이그룹 멤버들
사이의 동성애적인 이야기가 소재라는 정도는 알고 있었어요.
아이돌의 팬들이 10대가 많은 만큼 작품적인 완성도는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고
선정적인 내용들로 인터넷에서 무차별적으로 노출되서 아이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는 것도 읽은 적이 있었구요. 그런데 막상 성적인 표현들이 드러난 제 아이가 쓴 소설을
읽어보니 가슴이 두방망이질 치고 놀라움과 일종의 분노가 느껴지더라구요.
저는 아이를 꾸중했어요. 늦은밤 혼자 앉아서 그렇게 열심히 쓰고 있던 것이 고작 이거냐고.
죽어라고 공부는 하지 않으면서, 단 한번도 학교에서 쓰는 노트를 깨끗하게 정리한 적도 없으면서
이렇게나 꼼꼼하게 이런 저질스러운 것들을 쓰고 있었느냐고. 좋은 책들은 읽어본 적이 없어서
머릿속에는 온통 이런 것들로 가득하냐고. 화가 나서 정리되지 않은 말들을 쏟아부었습니다.
저는 그 노트를 찢어버렸고 아이는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그 후로 다른 노트에 쓰여진 글을 다시 한 번 발견했고 그때는 찢지 않았습니다.
읽지도 않았습니다. 그저 다시는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리고 어제 저는 또 다시 몰래 팬픽을 쓰고 있는 아이를 발견했고 쓴 부분을 찢어서
오늘 출근길에 들고나왔습니다. 세단기에 갈아버리기 직전에 읽어본 글은 이전 보다 더 충격적이었어요.
삼류드라마 같은 인물관계에 강제적인 성폭행 장면이 묘사되고 있었습니다.
정말 숨이 턱 막히더군요.
아들을 둔 어머님들이 자위를 하거나 야동을 보는 아이를 맨 처음 봤을 때 느끼실 충격과 같을까요?
글쎄요...전 정말이지 너무 머리가 복잡해서 일주일이라도 어디로 떠나서 마음을 정리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물론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어도 해서는 안되는 일이라면 참을 줄 아는 아이가 되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저의 소망은 요원한 일인가 봅니다. 성에 대한 아이의 비뚤어진 생각을 대화로 풀어나가야 하는데
아이에게 지친 저는 용기도 의욕도 생기지를 않네요.
너무나 크고 복잡한 문제가 머리위로 쿵하고 떨어져서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대야할지
생각이 나질 않습니다. 지금 당장은 아이가 미운 생각이 가장 큽니다.
다음주 부터 중간고사가 시작되고 학원에 다니지 않고 아직 혼자 공부하는 방법도 모르는 아이는
제가 시험공부를 도와줘야 하는데 그 아이를 보면서 뭔가 가르쳐줄 용기가 나질 않습니다.
시험이 끝나는 그 날까지 매일 대충 앉아서 다른 생각에 빠져있는 아이를 그저 두고 볼 일도
괴롭기만 합니다.
이 아침에 어디론가로 잠시라도 사라져버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도
남은 시간동안 시험범위의 공부를 마칠 수 있을지 이리저리 생각해보고 있는 제자신이
어리석게도, 불쌍하게도 느껴집니다.
1. caffreys
'09.9.23 11:17 AM (67.194.xxx.39)팬픽의 성적 묘사 수준이 어느정도까지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이의 장점을 이끌어내는 쪽으로 유도하심이 어떨지요.
그 나이에 소설을 쓸 수 있다면 문학적으로도 소질이 있을 수 있을텐데요.
그리고 ... 못하게 한다고 안하지는 않아요. 몰래 하지요.
부모와의 사이는 점점 더 멀어지겠지요...2. ...
'09.9.23 11:18 AM (220.65.xxx.2)정말 속상하고 우울하시겠어요.
저도 팬픽문화에서 대해서 듣기는 했지만 막상 제 딸이 팬픽을 쓴다는 것을 알면 여유롭게 대처하진 못할 것 같습니다.
저... 제가 자랄 땐 팬픽같은 것은 없었지만.. 저도 중고등학생 때 일기장에 야한 그림을 남몰래 그릴 때도 있었어요. 남녀가 성행위하는 것을 상상해서.. 또한 야한 상상 중의 일부는 소극적인 여성이 남성에게 강제로 유린되는 상황을 상상한 적도 많고요. (더 자극적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러나 그 시기 이후로 정상적인(?) 삶을 살아왔습니다.
왜곡된 성에 대한 의식을 갖고 있는 자녀를 바르게 자랄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 바람직하겠지만 막상 제가 원글님 입장이라도 참 힘들 것 같습니다.
잠시 지친 원글님께 스스로 휴가를 주시면 어떨까요? 중간고사... 맘에 걸리시겠지만, 저라면 따님이랑 공부말고, 가수말고 10대 소녀인 딸과 엄마가 공유할 수 있는 즐거움을 찾아 데이트라도 해볼 것 같습니다.
그리고.. 놀라운 숫자의 여중생들이 이미 성경험에 노출된 상태입니다. 팬픽에 맘을 쏟고 있는 따님 때문에 속상하시겠지만.. 그 나이에 지나친 성관계로 골반염에 걸려 병원 들락거리는 아이들도 많습니다.
아유.. 어지러운 원글님 심기를 더 어지럽힌 글은 아닌지 걱정입니다.3. 중1딸맘
'09.9.23 11:19 AM (121.166.xxx.172)너무 힘겨워하지 마세요. 토닥토닥...
제 딸도 사춘기 절정인 중1 딸입니다.
요즘 아이들은 확실히 우리 떄완 다르죠. 그걸 먼저 인정하셔야 할 것 같아요.
너무나 많은 성적인 화제들이나 자료들에 노출되어 있고 화면만 켜면 굳이 찾아보지 않아도 야한 장면의 사진들이 넘쳐납니다.
자극적인 자료들요...
제 딸은 쓰진 않아도 읽는 거는 거의 중독 수준이었어요, 지난 한 두달 동안....
학원가는 차 안에서도 읽더군요,.
해결은 아주 자연스럽게....논술 수업 마치고 무슨 문학작품인가에 대한 얘기를 하다가
제가 과장 섞어서 그랬어요.
"우리 땐 너네 펜픽같은 게 하이틴 로맨스 였거든..온갖 연애담...키쓰 어쩌구...지금 보면
강도가 야약하겠지만 그 땐 쇼킹 했어...아마 그 때 하이틴 로맨스 좀 덜읽고 너 처럼 문학작품
이나 교양서적을 좀 더 읽었다면 너한테 하는 엄마 말도 좀 더 고급스러웠을 텐데...후회막급이다. 엄마 입이 좀 험하잖냐???"했어요.
그랬더니 우리 딸 왈 " 엄마 뭔 말 하려는 지 알아요. 이번 펜픽까지만 읽고 안 읽을께...그냥
심심할 때 읽는 거지 중독은 아냐...내 친구들은 훨씬 더 해..."하더군요.
그 이후 조금씩 덜 보더니 요즘은 거의 안 읽습니다.
셤기간이기도 하고 거의 비슷한 스토리에 질린 듯도 하고...여운이 남지 않는 글이란 생각을
조금 하는 것 같더군요.
정말 어렵고 힘들지만(우리가 신이 아니기에...) 많은 딸들이 그거 읽구 있으니 너무 심각하게
여기진 마시고 딸래미가 갖고 있는 엄마한테 말하지 못한 불만이나 그런 게 있을 수 있으니
입은 다물고 많이 들어봐 주세요. 그리고 단계별로 정리를 하면 어떨까요? 쓰는 건 반대, 읽는 것만 허용...그것도 시험이 끝난 후...이런 식으로 ...
너무 좌절 마세요. 아이들이 버릇없고 엇나가고 저질스러운 듯 해도 엄마의 진심을 읽을줄 알
더군요. 당장 표현하고 미안해 하지 않아도 ...알고는 있을 겁니다.
마음 속에 사리 만든다는 심정으로 한번 노력해 보세요.
힘내시구요~~4. 음..
'09.9.23 11:26 AM (112.148.xxx.223)저도 딸아이가 비슷한 과정을 거쳤기에...일단 부모가 통한다고 생각해야 의욕도 생길 수 있을거예요
팬픽은...심각하게 생각지 마시고 요즘애들 팬픽카페 같은데 보시면 아마 비슷한
수준이 아닐까 싶어요.
물론 잘 지도해 나가셔야죠 돌려서 우회적으로 그런 것이 왜 나쁜지를
조근 조근 설명하셔야 하구요 팬픽이 아니고 성폭력..또 글에 대해서도 아이가 보여줄 때까지
기다려서 칭찬도 하시고 인생에 대해 얘기도 하시구요
그 적정선을 잘 타려면 그 카페에 대해서도 잘 아셔야 하고 개념팬이 되도록 아이를 잘 지도하세요 벌과 상을 적절히 조화시켜야 해요 이런 아이들은 감수성이 예민하기 때문에 조금
삐끗하면 서로 다른 세상에서 살게 될 확률이 큽니다
저 역시 딸때문에 골머리 많이 앓아서...그 가수들이 좋지는 않지만 대충 같이 동영상도 봐주고
대신 자기 할 일을 잘 해야 팬으로서도 할 일을 하는 것이라고 잘 다그치기도 해요.
많은 전쟁과 많은 인내가 필요합니다 용기내세요5. 제가
'09.9.23 11:35 AM (59.25.xxx.39)중학교때 팬픽을 좀 썼었어요. 물론 야한것도 당연히(?) 썼었지요. 당시는 인터넷이 이렇지 않았으니까 공책에 적어두고 책장에 꽂아뒀는데 하루는 그걸 깜빡하고 책상에 올려둔 상태로 학교갔었어요. 물론 엄마는 청소하시다가 읽으셨구요....근데, 저희엄마는 정~말 무심한 말투로 '쓰려면 제대로써서 엄마에게도 좀 보여주고~ 잘쓰면 소설가로 나갈지 누가 아냐?" 이러시더라구요. 너무 쿨하게 말씀하시니까 오히려 더 창피해져서 더이상 적지는 않았지만 꼴에 팬픽쓴다고 참고한다며 책을 많이 읽어서 그런지 국어성적은 전국상위1%안에 들었고 대학도 나름 빠지지않게 갔고 지금 사회생활 무난히 잘하고 결혼해서 애낳고 잘살고 있어요.^^;
저나이때는 호기심이 많아서 한번씩은 저런짓도 해보는 것 같아요. 너무 조급해마시고 기왕 팬픽 쓰는거, 좋은 방향으로 써보는건 어떠냐고 얘기를 나눠보시는건 아떨까해요.6. 결국은
'09.9.23 11:35 AM (211.219.xxx.183)한 때라는 말씀에 동의합니다.
요즘 애들 사춘기 빨라요. 성에 대한 관심도 많습니다.
차라리 그걸 문학적;;;으로 해소시키는 게 나을 수도 있지 싶어요.
저도 학생 때 그런 쪽으로 꽤 심취했었는데-.-;;;
멀쩡하게 잘 커서 취직 잘 하고 결혼 잘 하고 건실한 사회인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학업에 큰 지장이 있는 게 아니라면 그냥 적당히 눈감아주시는 게 어떨까요.7. .......
'09.9.23 11:37 AM (211.41.xxx.185)너무 다그치시기보다는
내용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성폭행이나 그런거는 왜 안좋은지...
읽을거면 차라리 문학적으로 잘쓰여진 내용을 골라서 읽으라고 하시면 어떨까요?8. 아이와
'09.9.23 11:51 AM (123.214.xxx.108)여행이나 공연같이 대중매체에서 떨어져 엄마와 함께 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면 어떨까요?
더 넓은 세계와 넓은 예술세계를 접하게 되면 자기가 집중하고 있던 것들이 굉장히 협소하던 것이란걸 깨닫게 되고 그럼 집착이 좀 사라질 것 같은데요..
직접적으로 그문제에 대해 직면하려고 하지 마시고 아이를 그 관심사에서 자연스럽게 멀이질 수 있또록 다른 것들이 그 사이에 비집고 들어갈 수 있게 해줘보시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9. 저희
'09.9.23 12:01 PM (58.224.xxx.7)동서도 맞벌이인데..초6외동딸 하나 있는데..
엄마 없이 외롭게 집에 있으면서 연예인에 빠지고 펜픽에 빠지더군요
아이 혼자 집에만 있게 두시지 말고 운동이라도 시켜 보는 건 어떨런지..
제가 주위에서 본 맞벌이 자녀들 중 정서적으로 문제 없는 아이가 거의 없더군요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인터넷 하다가
중독에 빠지게 되는 거 같아요
경제적으로 많이 어렵지만...제가 전업을 하면서
중1 딸 집에서 공부시키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입니다
사춘기라도 지나가면 나아지겠지요 어떤 이유에서든지 우리 자녀들이
세속의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순수하게 자라 주었으면 좋겠어요10. 우울한아침
'09.9.23 12:19 PM (59.10.xxx.225)원글 쓴 이입니다.
여러분 정말 감사드립니다.
혼자 골방에 갇힌듯 답답하고 희망이 없는 기분이었는데.
이렇게 진심으로 건네주시는 말씀을 들으니 한결 용기가 나네요.
지금껏 한번도 아이가 문학적인 재주가 있다고 생각을 한 일이 없어요.
아니 객관적인 눈으로 볼 때 아이는 그런 재주는 '아직'없습니다.
턱 없이 부족한 독서가 그 원인이구요. 그 탓은 제게 있습니다.
제가 아이가 어릴때 부터 일을 했고 아이는 할머니와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았어요.
여자아이 치고는 상당히 번잡한 편이어서 잠시라도 집중하고 보는 비디오를
많이 보여줬답니다. 제가 함께 있는 시간동안에는 책을 함께 읽으려고 노력했지만
제대로 노력을 못한 것 같습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서도 마찬가지였고
숙제로 쓰는 일기를 읽어보면 정말 형편없었어요.
얼마 전에는 조금이라도 친숙한 이야기나 말투면 읽는 일에 흥미를 느끼지 않을까 싶어
책따세 권장도서 중에 아이들이 재미있게 읽을만한 것들로 책을 사줬는데
앉은 자리에서 한 권을 읽을 정도로 재미있어 하더라구요.
그래서 앞으로 그런 책들을 좀 더 읽게 하면서 글을 읽는 재미를 느끼게 해주고
사이사이 좀 더 깊은 이야기의 책들을 섞어줘야 겠다고 나름 기뻐했습니다.
아이가 쓴 팬팩을 보면 유치하고 성적인 소재나 인물설정도 그렇지만
독서부족에서 오는 형편없는 작문실력이 씁쓸합니다.
아이와 격이 없는 엄마가 되고 싶은 마음이고 아이가 가입한 팬까페도 가보았고
콘서트에 데리고도 가보았습니다. 하지만 결국엔 되돌아오리라는 믿음이 없이
이렇게 기다리고만 있는 것이 잘하는 것인지도 모르겠고 힘이 듭니다.
지금 한때라도 위로해주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정말 그렇게 믿고 싶거든요.
다시 마음을 다잡고 아이에게 그런 이야기를 쓰는 이유가 뭔지,
팬픽을 쓰면서 어떤 것이 좋은지,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들을 그런 이야기에
등장시키는 것이 미안하지 않은지, 다른 이야기를 써 보는 것은 어떤지
이번 시험이 끝나면 완성해서 제게 보여줄 수 있을지 물어보고 싶은 용기가 생겼어요.
포기라는 말을 떠 올리는 것 만으로도 눈물나는 제 자식이고, 새끼이니까요.
정말 하루하루 몸에 사리가 생겨나는 듯한 날들입니다.
제게 오늘 따뜻한 말들로 위로해 주신 많은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11. 중3 제딸도
'09.9.23 12:33 PM (58.29.xxx.50)팬픽에 2학년 2학기 내내 미쳐 있는 것을 알고
어찌나 놀랐던지 원글님 글 보니 그 후덜덜했던 시간이 다시 떠오릅니다.
아이가 글쓰기에 어쨌든 관심이 있나봐요.
저도 우리 애가 그런 관심이 있는 줄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처음엔 애 혼내고 저도 많이 좌절하기도 하고
컴 뒤져져서 지우고
하는 걸 몇 번 하다
이것이 근본적이지 않은 방법이란 걸 경험하고 나서야
아이를 도서관으로 델고 갔습니다.
도서관에서 맘껏 책을 읽게 했어요.
공부하라 해서 눈에 들어올 때도 아니니까
거의 6-7개월 그리 보냈더니
요즘은 많이 잠잠해 지고
좋은 책 보는 눈도 생겨서
흐뭇한 책들 골라서 읽고 있습니다.
공부도 더 열심히 하겠다며
나름 자기 목표도 얘기하더군요.
이미 중독된 상태인데
단시간에 혼낸다고 해결되는 거 아니라는 걸 인정하고
다른 관심 대상으로 자연스럽게 이끌어 주는 게 좋은 방법인 거 같습니다.12. ...
'09.9.23 12:50 PM (124.49.xxx.214)원글님, 위에 포탈에 신고하란 글, 그냥 넘기지 마시고 잘 읽어 보세요.
포탈에 신고하시면 그 카페로 제제들어갑니다.
카페매니져는 그런 내용으로 쓰지 말라고 공지 올릴 수밖에 없습니다. 팬픽글 감독하고 삭제하게 됩니다.
물론 숨어서 친구들과 숨은카페를 만들 수도 있고 자기 블러그에만 올릴 수도 있습니다만
블러그도 찾아내서 공개 된 팬픽은 신고할 수 있지요.
블러그 게시글이 신고당하면 숨은글로 쓸 수 있겠습니다만
숨은게시글, 숨은카페글이란게 말이지요.
<<남이 읽으며 좋아해주지 않는 상황이면 쓰는 재미도 줄어 듭니다.>>
댓글로, 잘 읽었네 재밌네라는 반응이 없으면 시들해 집니다.
또 공개적으로 그런 내용이 사회에서 제제당할 일이란 걸 느끼면서
쓰는 수위도 줄어 들겠지요.
중 1이면 세상에 일어나는 성적인 모든 것은 이미 다 안다고 봐야할 겁니다.
알고 있다해서 다 쏟아내는 것과, 안다해도 나쁜 것은 거르고 상식적인 세상을 묘사하거나
살아가는 법은 이제 아이가 성숙해가며 해야할 또 다른 계단이고요.
잘 살아가도록 원글님의 지속적인 관심과 이해가 필요할 겁니다. 힘 내세요.
원글님 아이가 그런 팬픽을 쓰게 된 건, 누군가 다른 아이도 그런 팬픽을 썼고 호응받았기 때문이에요. 주변인들의 호응, 흥미진진함을 자기도 따라하고 싶었겠죠.
카페 가입해서 신고 하세요.13. 우울한아침
'09.9.23 12:58 PM (59.10.xxx.225)'...'님, 아이가 분명 인터넷에서 처음 팬픽이란걸 보고 따라 썼을거라고는 생각합니다.
그런데 지금 쓰고 있는 것은 노트에 직접 쓰고 있는 거예요.
컴퓨터를 중지시키니 한 달이 넘었습니다.
까페에 글을 올린 적이 있는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한번 물어봐야겠습니다.
아이 말로는 자기반 여자애들도 많이들 쓰고 있다고 하니 돌려읽고 호응을 주고받았다면
아마도 학교가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 걱정이네요.
학교에 못가게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제가 그런 팬픽들이 있는 까페를 발견하게 된다면 꼭 신고하겠습니다.14. 쩝
'09.9.23 1:21 PM (61.72.xxx.218)제가 주위에서 본 맞벌이 자녀들 중 정서적으로 문제 없는 아이가 거의 없더군요 ==> 댓글 중 이건 뭥미....
15. 저는..
'09.9.23 1:28 PM (222.239.xxx.45)초등 2학년 그 꼬꼬마 때 여성잡지 뒷 부분에서 발견한 다양한 체위를 그림으로 소개하는 페이지를 보고 몰래 찢어내서는 침대 매트리스 사이에 끼워 숨겨놓고 밤이나 혼자 있을 때 가슴 콩닥거리며 보곤 했구요. 자위하는 방법도 5-6학년 때 터득했어요. 인도의 부유한 왕자님이 호화로운 침실에 가둬 놓고 겁탈하는 상상 등을 하며..; 그리고 중학교 3학년 시절부터 간간히 이성교제를 했었죠.
많이 조숙했던 편이긴 했지만 정상적으로 잘 살고 있답니다. 성적인 호기심을 드러내더라도 한 인간으로 자연스럽게 인정 해 주시는 편이 자녀분께 더 좋은 영향이 갈 것 같아요. 전 엄마한테 다행히? 들키지 않고 지나갔어요(아마 저도 걸리면 어떤 대가를 치렀을지는 잘 모르겠군요). 고등학교 때 이성친구는 인정해 주셨구요.16. 팬픽
'09.9.23 4:14 PM (220.117.xxx.153)쓴다고 소설 쓸거라는 상상이나 문학적 재주가 있을거라는 생각은 ,,아닙니다.
팬픽은 거의 포르노 수준의 글이라고보심 됩니다.
일단 컴퓨터 없애시구요,핸드폰은 홀 적은 요금제로 바꾸세요,다른건 다 차단한다고 신청하시구요,원글님도 현금은 가급적 가지고 다니지 마세요,
지갑 단속 하시구요,,
지금 한참 그럴때이긴 하지만 모든 애들이 그러는것도 아니고 지금 단속 안하시면 계속 그럴수도 있습니다.
저도 애들한테 마음 상하고 나면 정말 눈 마주치고 밥 주기도 싫은데 ,,,어쩌겠어요,,에미인데,,
조치 취하시고 그냥 모른척 건드리지 마시되 잘 살피세요.
애들이 수렁에 발 들이는건 잠시지만 거기서 건져주는건 부모 몫이더라구요,
그리고도 나중에 잘못되면 부모탓하잖아요,,정말 엄마가 무슨 죄인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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