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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노무현 전 대통령 “대통령 되려고 한 게 가장 큰 오류”

회고록 조회수 : 1,162
작성일 : 2009-09-21 18:40:52

故노무현 전 대통령 “대통령 되려고 한 게 가장 큰 오류”
최우규·김광호기자
  
ㆍ회고록 ‘성공과 좌절’ 출간
ㆍ준비된 세력없이 집권… 실패와 좌절의 기억뿐
ㆍDJ 못지않은 YS 업적… 3당합당으로 망쳐버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4개월 만인 21일 그의 공식 회고록 <성공과 좌절>이 출간됐다.



이 책은 노 전 대통령의 90쪽 분량의 미완성 원고, 홈페이지 ‘사람 사는 세상’의 비공개 카페 ‘봉하 글마당’에 올린 글, 재임 시절 비공개 인터뷰 내용 등을 전 청와대 비서진들이 골라 꾸린 것이다.

◇실패와 좌절, 참담함=회고록의 1부 ‘이제 저를 버리셔야 합니다’에는 ‘박연차 게이트’ 등으로 수사를 받는 상황에서 느낀 심경과 아쉬움을 주로 담았다.

숨지기 사흘 전인 지난 5월20일 쓴 글에서 노 전 대통령은 “지금 나를 지배하는 것은 성공과 영광의 기억이 아니라 실패와 좌절의 기억들”이라며 당시 참담했던 상황을 전했다. 이어 “정치를 하면서 이루고자 했던 내 목표는 분명히 좌절이었다(좌절됐다)”면서 “시민으로 성공해 만회하고 싶었지만 이제 부끄러운 사람이 됐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내 실패를 진보의 좌절, 민주주의의 좌절이라고 말하고 싶은 사람들이 있는 것 같지만 그런 사고는 역사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여러분은 여러분이 할 일이 있고, 역사는 자기의 길이 있다”고 선을 그었다.

노 전 대통령은 그러면서 “권력의 사유화는 권력의 속성이고 이를 막는 것은 정치의 근본 과제”라며 “주변 관리는 정치인의 책임으로, 개인적 문제가 아니라 시민이 당당한 사회가 되기 위해 그래야 한다”고 가족, 측근들의 비리에 대해 사죄했다.

노 전 대통령은 또 “국민통합, 대화와 타협의 정치, 세력균형, 동거 정부, 연정, 지역구도 극복 등은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면서 “대통령이 되려고 한 것이 가장 큰 오류”라고 말했다.

개인적으로 준비되지 않은 이가 준비된 조직적 세력 없이 정권을 잡았고, 우리 사회가 받아들일 준비가 안된 개혁을 하려고 한 게 무리였다는 회고다. 속에 담긴 것은 대통령으로서 이루려던 ‘꿈’의 좌절에 대한 회한이다.

이 책에는 지난 4월11일 검찰에서 조사를 받고 나온 권양숙 여사가 노 전 대통령에게 “권력은 돈하고, 언론하고, 검찰에 있다. 정치인들은 껍데기”라고 말한 대목이 나온다. 이에 대해 노 전 대통령은 “아내 말이 맞는 것 같아서 불안하다. 언론이 돈과 손잡고, 언론재벌이 언론을 독점하는 세상에서는 정치판도 돈 많은 사람들의 세상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도전과 성취, 과제=2부 ‘나의 정치역정과 참여정부 5년’에서는 성장기와 참여정부 5년 등을 다뤘다.

노 전 대통령은 ‘양김’에 대해 극명하게 갈린 평가를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선 “세계에 자랑할 만한 지도자로, 지역분열을 막아내지 못한 책임은 부인할 수 없지만 건국의 아버지 같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며 “그렇지 못한 것은 민주세력이 분열된 데다 워낙 빨갱이로 덧칠해놓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반면 김영삼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1987년 이전 정치적 업적은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못지않고 많은 업적을 갖고 있다”며 “1990년 3당 합당으로 모든 것을 망쳐버렸다”고 비판했다.

특히 3당 합당을 놓고 “이는 한두 명의 기회주의자들이 정치판을 조금씩 어지럽히는 게 아니라 정치 전체가 통째로 기회주의 판이 돼 버렸다”고 힐난했다.

자신의 팬 클럽이면서 정치적 자산인 ‘노사모’에 대해 노 전 대통령은 “시민적 행동의 한 모범으로 한국이 나아가야 할 미래”라며 “시민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제도와 정책이 중요하다. 정치, 민주주의 그리고 역사를 알아야 한다. 학습하고 조직하고 행동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스스로 “저는 교양이 없다”며 “대통령이 될 줄 알았으면 미리 연습을 하는 것인데”라고 밝혔다. 이어 “준비 안된 대통령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다른 점에는 승복하지 않지만 언어와 태도를 이야기한다면 충분히 훈련받지 못했던 점은 있다”고 밝혔다.

지지자들이 등을 돌리게 된 사건들도 술회했다. 2003년 이라크 파병 결정에 대해 “당시에도 그랬고 지금 생각해봐도 역사의 기록에는 잘못된 선택으로 남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대통령을 맡은 사람으로서는 회피할 수 없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두고는 “대통령 취임하고 반년이 지나지 않아서 전체적으로 우리가 FTA로 가야 한다는 방향은 이미 결정돼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FTA 등으로 자신을 비판해온 진보진영에 대해 “정책은 과학적 검증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공허하게 교조적인 이론에 매몰돼 흘러간 노래만 계속 부르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시종 갈등해온 언론도 다뤘다. 그는 “우리의 언론은 권력 하수인 역할을 하다가 해방된 다음에는 이 권력, 저 권력과 제휴하고 있다. 그것이 바로 조·중·동”이라며 “‘당신들은 선수가 아니다’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적었다. 이어 “저와 생각을 같이 하는 언론들도 저를 비판해야 자신의 민주성이 더 빛날 것으로 여겼는지 도와주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최우규·김광호기자>
IP : 119.196.xxx.239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9.9.21 6:46 PM (119.203.xxx.45)

    마지막
    "저와 생각을 같이 하는 언론들도 저를 비판해야 자신의 민주성이
    더 빛날 것으로 여겼는지 도와주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가슴이 아프네요.
    그분이 부엉이 바위 위에서 몸 던진 마지막 순간 까지도 그랬지요.....

  • 2. .....
    '09.9.21 6:52 PM (218.49.xxx.100)

    저로서도 이라크파병때 그때 그자리에 있었다면 같은 결정을 내릴수밖엔 없었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줄이 참..그렇네요.
    그래놓고 ............ㅠ ㅠ

  • 3. 저도 마지막 말씀
    '09.9.21 6:52 PM (114.204.xxx.147)

    그래서 경*, *겨레 꼴보기 싫을 때 많이 있습니다.
    아직까지도 이들은 툭하면 Cooool 한척 하고 있구요.
    그래도 조중동보단 낫지하며 보고 있는겁니다.
    조금만 더 편이 있으셨더라면......하는 아쉬움이 자꾸 듭니다 ㅠㅠ
    그날 아침 경*에 글 썼던 김건* 신부 아직도 글 지우고 있나요?
    오랜만에 들러야겠네요 ㅠㅠ

  • 4. .
    '09.9.21 6:53 PM (119.71.xxx.181)

    저도 무척 마음이 아프네요.
    당신은 좌절감 속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지만,
    긴 역사 속에서 절대로 다른 평가가 당신의 몫으로 준비되어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 5. ...
    '09.9.21 7:16 PM (211.176.xxx.108)

    생각해보면 참 쾌남이었고
    호남이었고.
    그래서 더 안타까웠고.

    이 사람은 대통령이 되지 말았어야 했어요.
    안타깝습니다.

  • 6. ==
    '09.9.21 7:22 PM (121.144.xxx.80)

    이 글을 보니 언론들 땜에 속이 터지네요.
    산 정상에까지 올라가 집안을 특수 렌즈로 찍어대는 기자들 땜에 밖에 나오지도 못하고
    연일 잡범 취급하듯 다룬 언론 때문에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사랑합니다. 영원히.........

  • 7. ..
    '09.9.21 7:58 PM (220.126.xxx.186)

    내가 그래서 한겨레 경향을 안보죠
    앞으로 무죄추정의 원칙을 적용하겠다면서 사과하는것도 좀 웃겨서

    전두환급처럼 검찰청에 불려나가고(긴급체포도아니였음)1억하는 시계
    논두렁이에 버렸다는것도 아무 내용없이 속보로 보내고있고 기가막히죠

    눈물나려고 하네요--;

  • 8. 스카이하이
    '09.9.21 8:20 PM (222.110.xxx.231)

    언론들이 최고 죽일놈들이죠
    조중동폐간이 우선입니다

    아~ 노짱 생각하니깐 또 울컥하네요.

  • 9. ㅠㅠ
    '09.9.21 8:54 PM (115.140.xxx.18)

    ㅠㅠ

  • 10. ..
    '09.9.21 9:38 PM (123.140.xxx.11)

    ㅠㅠ 정말 안타깝습니다.. 보고싶어요.........

  • 11. 실패한
    '09.9.21 10:24 PM (219.251.xxx.73)

    대통령 아닙니다.
    역사가 당신을 성공한 대통령으로 평가할 겁니다.

  • 12. 누가 뭐래도
    '09.9.21 10:55 PM (58.234.xxx.218)

    누가뭐라해도...제겐 유일한 대통령이십니다. ㅠㅠ 보고싶어요.

  • 13. ==
    '09.9.21 11:04 PM (59.14.xxx.232)

    무조건 조중동 폐간!!!

  • 14. .....
    '09.9.22 6:01 AM (118.218.xxx.82)

    그립습니다.

  • 15. **
    '09.9.22 9:52 AM (202.136.xxx.66)

    겨레와 향이에게 서운한감은 있지만
    조중동 폐간이 최우선입니다.

  • 16. 가슴아프네요
    '09.9.22 6:46 PM (121.88.xxx.149)

    한마디 한마디 가슴에 저립니다.
    저도 경향에 많이 실망했는데 지금이라도 안볼까 하는데 참....
    우리 노짱님 후세에 훌륭한 대통으로 기억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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