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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돌림사건에 대한 가정통신문 그리고 아이들 반응..

아직 먼 걸까 조회수 : 614
작성일 : 2009-09-21 12:29:51
얼마전 용인에서 따돌림 당한 학생이 흉기를 휘두른 사건이 있었죠.
그날 여러 사이트 댓글에는 정말  피해자들을 옹호하는 게 거의 없을정도로
오죽하면 그랬겠냐 라는 의견이 많았어요. 물론 그 아이의 행동이 옳았다는 건 아니구요.
어느 정도 공감이 되고 또 그 아이 입장에 감정적 동조를 하는 분위기였죠.
그 흉기를 휘두를만큼 그 아이가 받은 상처는 칼로 찌르는 것보다 덜하진 않을거다란 이야기죠.
저도 동감해요.
물론 그 아이는 법대로 처분을 받을 것이고 칼로 찔렀다해도 그 아이의 오래된 상처가 더 나아질 건 없다는 것도..
그 아이 인생엔 큰 회한으로 남을 거란 것도요.
애초에 일어나지 말았어야할 일이니까. 근원을 따져본다면 문제의 원인은 나오겠지만
언제나 결과로만 평가되는 세상이니까요.

음 ...그날 예전 그런 따돌림의 경험이 있던 딸아이가 확교에서 돌아와 무척 풀이 죽은 목소리로 말하대요.
아침에 문자로.(저희가 사는 지역이 그 근처에요.) 아이들 사이에 소문이 퍼졌는데
친구들의 대부분이
왕따면 찌그러져 가만있을 것이지 웬 ㅈㄹ ?이라든지
그러니까 왕따지.. 이런 반응에 너무도 충격을 먹었더라구요.,.
아이들의 이런 반응에 저도 참 어이가 없었는데요.

다음날... 긴급 가정통신문이 왔어요..아마 교육청 지시로 그런 거겠죠.
그 가정통신문이란 게
따돌림 당하는 학생의 유형
자녀가 따돌림 당하는 징후
자녀를 따돌림학생으로 만드는 부모의 태도
이런 거드라구요.

그 세세한 내용은 뭐
목소리가 특이하다 옷차림이 유행에 떨어진다 혼자 있길 좋아한다
티브이나 드라마 이야기를 모른다..
다른 사람과 다른 행동 특성이 있다.
참내..기가 차서 말이 안나오대요.
따돌림의 문제가 마치 그런 아이들의 문제 때문인양 그 부모 탓인양.
가정통신문 돌려서
저런 조건을 충족하면 따돌림당해도 싸다
그걸 가르쳐주는 격 아닌가요. 학교라는 게.

왜 ...가해자 학생들의 유형
가해자 학생들의 징후
가해자로 만드는 부모의 유형..
이런 내용은  없을까요?
편가르기를 좋아하고 남 험담을 한다. 부모 몰래 문자를 한다. 부모가 학교 일에 관심이 없다..문제가 두드러지면 말이 자꾸 달라지고 일관성이 없다.(제가 경험한 바로는 그래요)
이런 아이들이 가해자 유형이라고 말해줘야하는 거 아닌가요?
그리고 그런 유형을 살피고 예방해야 옳은 거 아닌가요?

나와 달라도 어떤 경우에도 따돌림은 옳지 않다. 다른 것이 틀린 것은 아니다.
친구가 이상해보이면 어울리지 못하면
상담하고 노력해서 문제를 해결해야지 따돌리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다.
이런 걸 가르쳐줄 생각은 안하고.

그 다음날엔 따돌림 당한 적이 있는가 란 설문조사를 했대요.
물론 거기에도 누가 따롤림을 시키는지 그런 건 하나도 없고
언제 얼마나 당했는지 누구랑 문제를 의논했는지 그리고 하고 싶은 말.. 이런 것뿐이었대요.

답답하더이다. 이미 지난 일이고 제 아이도 지금은 잘 지내지만 그 상처가 없어지진 않아요.
제 아이도 따돌림당한 이유는 잘난 척한다였어요. 네.. 공부 잘했어요.
그러나 늘 겸손을 가르쳤고 나서지 말라고 교육시켰어요.
그런데 그 잘난 척이라는 게요..참 ...
우리 아이가 혼자 멍하고 있으면요. 자기들이랑 수준이 안맞아서 안놀려고 그런다 표정 구리다 이러면서 따돌린 거에요. 자기들 맘대로 해석하고 샘내고.. 상장받으면 그거 찢고요..
전 아직도 제 아이가 일기장에 죽고싶다 란 말 쓴 것을 보았을 때 충격이 아직도 있어요.
제 아이가 느낀 살인에 버금가는 그 분노를 제가 알아요. 엄마인 저도 그랬으니까요.
따돌림은 아이뿐 아니라 그 부모의 삶 전부를 흔들게 만드는 집요한 행위에요.
제 아이는 지금 너무나 잘 생활하고 있으면서도
문득문득 내년에 학년이 바뀌는 걸 걱정하고 있어요. 그 불안감이 어디서 나온건지 다들 아시겠지요.
제가 답답한데 아이는 오죽하겠어요.
제 아이가 하고싶은 말에 이렇게 썼대요.
맨날 피해자 조사만 하지 말라고
누가 따돌리는 걸 주동하는지 그런 애들도 조사하라고요.

학교 선생님들도 너무나 안이하고.. 저런 걸 그야말로 요식행정이라고 하나요?
아마도 내 아이가 한번이라도 저런 경험이 있으신 부모라면 다 공감하실거에요.

더 웃긴건요. 제가 지역적 편을 가르는 것 같아 조심스럽지만
서울에 있는 몇몇 학교 선생님들께 물어보니(주로 강남이죠)
그 학교의 아이들 반응은 댓글들과,  우리 어른들과 거의 다르지 않아요.
여기선 저런 식으로 왕따당한 놈이 잘못이다 그러는데요. 참 웃기죠..
전 제 아이 친구들 반응듣고 요즘 애들은 다 그런가 하고 넘어갈려다가
다른 곳 아이들 반응이 다 그렇지는 않은거에 너무나 놀라서
제가 정말이냐고 어떻게 애들 반응이그렇게 다르지? 물어봤더니
그쪽은 일분일초가 바쁘고 아까운데
모여서 작당하고 신경쓰면서 따돌림하고 그런 짓할 이유가 없다더군요.
다들 자기 살기 바빠서요.
물론 여기도 비평준화 지역이라 애들이 눈코뜰새없이 바쁘긴 한데
아닌 애들도 많아요. 물론 제가 들은 건 일부분이라 일반화할 수 없겠지만... 정말 이 지역은 너무 심해요.
그런데 그 문제의 심각성에 비해
학교나 선생님 아이들에겐 대책이란 있을 수도 없고 문제성에 인식도도 낮은 거 같아요.

정말 학교에 뭐라고 하고 싶은 심정인데
그런다고 뭐가 달라질까요? 이 동네 뜨고 싶어집니다. 정말.
IP : 124.54.xxx.16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사실은
    '09.9.21 12:37 PM (58.237.xxx.112)

    엄마들이 이런문제에 대해 치맛바람을 내야 하거든요.

    내 아이 잘봐달라고 음료수 돌리고, 소풍 도시락 싸고, 돈주고 할게 아니라.

    엄마들이 학교에 건의도 하고 해야하는데, 학교에 다니는 엄마의 아이들이 더 깡패 같은 아이들도 많다고 하니...

    진짜 가해자의 유형, 누가 가해자인가...를 설문조사하는게 맞긴 맞네요.

    그리고 사실 주위에 은근히 왕따 당한다 그러면 걔가 뭘 잘못했겠지...라는 심리가 있긴 있는것 같아요. 진짜료.

  • 2. 원글님 말씀에
    '09.9.21 1:11 PM (115.136.xxx.202)

    정말 공감합니다.
    주로 학교 통신물의 내용이 그렇더군요.

    어떤 행동을 하던간에 따돌린다는 행동이 나쁜 거라고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따돌림 안당하려면 이런 행동을 하지 말라.. 이거더군요.

    거꾸로 해석하면 이런 행동을 했으니 따돌림 당한 거다.. 이거 아닌가요?
    정말 기가 막히고... 저런 인식을 가진 사람들이 선생이라니......

    제대로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이 선생이라는 직업을 택했으면 좋겠습니다.

  • 3. dd
    '09.9.21 1:22 PM (121.131.xxx.35)

    그렇기는 한데...같이 놀기 싫을 때는 이유도 있지 않을까요..
    사실 자꾸 때리는 애들은 피하게 되던걸요..
    전 둘 다 조사해서 내려보내야 한다에 한 표 넣을래요..
    휴 아무도 안 노는 아이와 그 엄마로부터 너무 당한 기억이 있어서요.
    정말 똥이 무서워서 피하냐.. 더러워서 피하지의 심정으로 다녔던 기억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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